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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청와대

[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한반도 평화 논의

잠용(潛蓉) 2021. 10. 29. 20:33

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종료… 한반도 평화 논의 (종합2보)
NEWSISㅣ김성진 2021.10.29. 19:27

 

▲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시국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교황궁 방문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 바티칸에서 교황을 두 차례 면담하는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2014년 10월)·이명박(2009년 7월)·노무현(2007년 2월)·김대중(2000년 3월)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 차례씩 바티칸을 찾아 교황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은 이날 두 번째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 코로나19,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전 면담 이후 멈춘 교황의 방북 논의에도 진전이 있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교황 면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라며 사실상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 뉴시스 

 

▲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교황 의장단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0.29. bluesoda@newsis.com © 뉴시스


하지만 '영변+플러스알파(α)'를 조건으로 한 유엔 대북제재 완화 방안이 국제사회 반대 문턱을 넘지 못했고, 5개월 뒤인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교황 방북도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화두로 던진 이후 한미일과 유관국 간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교황의 방북 의지가 재확인 된다면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교황은 2018년 1월 주교황청 외교단 신년하례식 연설를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1주년 등 주요 국면마다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과의 면담을 위해 오전 10시15분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바티칸 교황궁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차량이 교황청에 입구에 도착하자, 레오나르도 사피엔자 몬시뇰 궁내원 의전 담당자를 비롯한 7명의 의장단이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짙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회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김 여사는 검은색 원피스 정장에 검은 미사보로 천주교식 예우를 갖췄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등이 문 대통령 부부를 수행했다. 추규호 주교황청 한국대사 내외도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역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서 근무 중인 한현택 신부가 맡았다. 한 신부는 지난 2018년에도 문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몰타기사단 한국 대표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 "북한 방문하시면 평화 모멘텀", 교황 "초청창 오면 기꺼이 갈것"
한국일보ㅣ신은별 기자 2021.10.29. 20:02

© 제공: 한국일보


문 대통령, 교황에 "다음에 한반도서 꼭 뵙길 바란다"
"백신접종 완료자들, 미접종 가족에 무증상 전파 확률 38%"
문 대통령, 3년 만에 교황 면담서 방북 요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 주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교황궁 2층 교황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북한을 방문해주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교황과의 면담 당시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할 의사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2018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 준비가 됐다"며 북한 방문에 긍정적인 뜻을 보인 바 있다. 박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인영 장관, WFP총장·턱슨 추기경 면담... 대북 인도협력 등 논의
연합뉴스ㅣ배영경 입력 2021. 10. 31. 09:54 수정 2021. 10. 31. 10:13 댓글 2개

 

▲ 이인영 통일부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G20 정상회의 수행 차 로마行... WHO·적십자 측과도 면담 예정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교황청의 피터 코도 아피아 턱슨 추기경을 만나 대북 인도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통일부가 31일 밝혔다. 이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 수행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그는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북한의 최근 식량 수급 상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북 인도적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북한 주민의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WFP가 선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비즐리 사무총장은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장관은 교황청 내 기후변화 이슈를 담당하는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인 턱슨 추기경을 만나 한반도 종전과 인도주의 협력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청의 역할과 구체적인 협력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고 한국인의 염원인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황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및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사무총장 등과 잇따라 면담을 하고 내달 2일 귀국할 예정이다. 애초 전날 예정됐던 취동위(屈冬玉)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과의 면담 일정은 FAO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다.


[ykbae@yna.co.kr]

 

문정부 지나친 '종전선언' 지양, 주요현안 '글로벌 외교' 지향해야
파이낸셜뉴스ㅣ이종윤 입력 2021. 10. 31. 19:04 댓글 2개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7일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 6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 미 외교정책 주도 설리번... 현 시기 조건 하 '종전선언' 반대 명확히 한 것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진행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북 요청'을 했고, 교황은 "기꺼이 가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알려졌다.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른 북한 최고지도자의 대외 행보 제약 등 직접 교황청과의 협의에 나서 방북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반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초대장' 발신 소통이 이뤄졌을 것으로 우리 정부의 '중개'에 따라 김정은 총비서가 교황과 만남 자체는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하지만, 종전선언 등의 추진 과정에서 교황의 방북이 '평화의 메신저'로서 '평화 이벤트'로 추진될 수 있지만, 여전히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을 제안하자 미국에서는 유엔군 사령부 등 정전 협정 체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불거지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와 관계자들은 '종전 선언'은 "정전 체제의 법적·구조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과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미국 정부를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28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외교는 양국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는 동시에 양국 공동인식 및 공통점은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지금 한·미 간 외교협의 역시 이런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과 관련해 "해당 발언을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시각차에 관한 부분은 외교적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과 미국은 입장차는 다르지만 '출구론'적 입장인 데 반해 문정부만 종전선언을 북·미 대화와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견인할 촉매제로, 즉 ‘입구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백신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의사를 묵살해 왔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흥미롭다고 하고 있지만, 적대시 정책을 폐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미국 조야와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의도는 제재의 완화나 해제, 결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등이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해석이다. 미국도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열려있는 입장이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과 '조건 없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출구론'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바이든 행정부에서 외교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단계별로 정확한 순서(sequencing)나 시기, 조건에 관해 (한국과)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 김 대표가 방한 중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모색해나가기 위해 한국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한지 불과 3일도 안 된 시점에서 나온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김 교수는 "설리번은 최대한 외교적으로 젊잖게 한국과의 입장 차이를 밝혔지만,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드라이브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아주 명확히 밝힌 것"이라며 "박수현 수석은 '시각차'는 있지만 '이견'은 아니라고 했지만, 시각차가 곧 이견이다"라고 해석했다.

문 정부는 고위급 인사의 방미와 정책협의 후, 마치 자신의 종전선언 드라이브에 미국이 동조하고 있다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성 김 대표는 한국 정부의 계속되는 종용에 “종전선언 제안”도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한국 정부의 체면을 살려준 것 같다. 하지만 성 김은 24일 방한 당시에도 한국 대표에게 북한이 먼저 대화에 나와야 종전선언 논의가 가능하다, (북한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했고, 이번에 설리번은 종전선언을 유인책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담 후 지난 28일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을 떠났다.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났고 이어 로마에서 G20 정상회담, 글라스고에서 COP26 정상회담도 참석한다. 그 후 헝가리를 방문한 후 한·비세그라드 그룹(V4·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하는 일정이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 아세안+3 화상회의에서 주로 '종전선언 외교'를 했다"고 지적하고 "이번 해외 순방 길에서는 한국에 걸맞은 글로벌 외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러면서 "지나친 종전선언을 선전하는 외교 행보를 지양해야 한다"며 "지난 한·미정상 회담 이후 지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한·미 간 시급한 주요 현안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 파이낸셜뉴스]

 

文도 자제했는데... 거침없는 김정숙여사 "교황에 종전선언 부탁"
중앙일보ㅣ강태화 입력 2021. 11. 06. 05:01 수정 2021. 11. 06. 06:42 댓글 1278개

“교황님을 만나뵙고 종전선언 지지와 평양 방문을 부탁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누가 한 말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각국 정상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말로 들리지만, 사실 이 말을 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 아닌 김정숙 여사다.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현지시간) G20 정상 배우자들과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질 바이든 미국대통령 부인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의 배우자 모임에서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부터 찾았다. 그리고는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ㆍ미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여사에게는 “교황에게 방북과 함께 종전선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만찬에서 뵙게 될 (남편)드라기 총리에게도 특별히 부탁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EU 상임의장의 배우자인 아멜리 데르보드랑기앵 여사에게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멈추거나 두려워 말라”고 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극도로 민감한 안보 사안에 대해 김 여사가 거침 없는 발언을 이어간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순방 내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왼쪽),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이탈리아 총리 부인(가운데)이 31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카피톨리네 박물관에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7박9일 간 다자·양자 회담을 비롯한 공식일정 33개를 소화했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철조망을 활용한 ‘평화의 십자가’ 전시회 때 국내 인사들에게 “종전선언을 형상화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것을 제외하고 순방 내내 한번도 ‘종전선언’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안보와 관련해선 원론적 발언만을 소개했다. 교황 방북에 대해서도, 방북을 요청한 사실만 알렸을 뿐 구체적 대화 내용은 제한적으로만 공개했다. 실제 김 여사가 언급한 ‘교황에 대한 종전선언 지지 요청’을 비롯해, 교황이 했다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발언’ 등은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심지어 교황 면담 직후 청와대는 공식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이 논의됐다는 얘기를 듣지는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종전선언은 핵심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있고, 작은 오해도 민감하게 확대될 수 있다”며 “교황의 방북도 북한과 교황청이 당사자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및 회담 결과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사안이 김 여사를 통해 돌발적으로 공개된 것에 대해선 “노코멘트”라고만 했다. 특히 교황의 방북과 관련해선 김 여사뿐 아니라 청와대 대변인이 구설수에 올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순방 중이던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대하는 교황의 방북에 ‘찬물’을 끼얹은 말이자, 교황 방북이 쉽지 않은 상황을 날씨탓으로 돌리는 말로도 해석됐다.


이에 대해 미국의소리(VOA)은 바로 다음날 “아르헨티나는 박 대변인의 묘사처럼 항상 따뜻한 나라가 아니라 일부 지역은 혹한 피해를 입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며 “교황의 방북을 가로막는 요인은 ‘날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워싱턴의 중평”이라고 보도했다. VOA는 “아르헨티나 스키 리조트는 영하 25.4도를 기록했다”는 등 박 대변인의 주장을 반박한 관계자들의 발언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이번 순방 기간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또다른 사안은 일본 문제였다.
청와대는 순방 전부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신임 일본 총리와 문 대통령의 첫 대면 접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일(反日) 감정을 조장한다고 해석될만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국가기록원을 방문해 '러시아 제국과 타타르 세계'(1730년 제작)의 이름을 가진 고지도를 보며, 헝가리 언어로 한반도 동쪽바다를 '소동해'라고 기록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국가기록원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속 책은 100년 전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한 버이 삐떼르 헝가리 신부가 남긴 글을 재편집한 '낭독본'으로 조선에 대한 찬사, 믿음과 신뢰, 기대로 구성돼 있다. /뉴스1


반면 김 여사는 지난 3일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지금의 동해를 ‘소동해(小東海, MARE ORIENTALE MINVS)’로 표기한 고(古)지도를 전달받아 조선의 위치를 직접 찾아본 뒤 “한국은, 여기에 한국이 있네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일본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김 여사는 또 1902년 고종을 알현했던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의 일기(1902년)과 저서(1918년)를 낭독한 뒤 “그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기록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지난 2일 기시다 총리가 영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하자, 당일 오전 일정을 일부 조정하는 등 기시다 총리와의 만남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ㆍ일 정상의 대면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