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 <하>] 장경태 '성적 학대' 발언, 민주당 내부서도 "굳이 왜?"
더팩트ㅣ2023.04.29 00:00 / 수정: 2023.04.29 00:00
꼼수 탈당 민형배, '특별 복당'이 '꼼수 복당'인 이유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도착 당시 화동의 볼에 입맞춤을 한 것을 두고 "성적 학대 행위로 간주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꽃다발을 선물한 화동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 장경태, 尹 화동 볼에 입맞춤 "성적 학대"… 與 "포르노 생각밖에 없나"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환영 나온 화동의 볼에 입맞춤 한 사진을 두고 여야의 설전이 벌어졌다고?
-사건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이 지난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해 화동 볼에 입을 맞췄다"며 "미국에서는 아이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 입술이나 신체 다른 부분에 키스하는 것은 '성적 학대' 행위로 간주된다"고 언급하면서부터야.
-장 의원은 이어 "이런 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간주되고 (미국) 여러 주의 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심각한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이를 신고하는 핫라인 번호도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경고했어.
▲ 장경태 의원은 27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휴대전화로 의원실 관계자에게 "화동은 여자아이였지?" "인종이나 출신, 종교 좋을텐데, 여자아이에게 뽀뽀하다니 ㅉㅉ"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여권에서는 즉각 장 의원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냈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부시 전 미 대통령이 화동의 볼에 입맞춤한 사진을 올렸어. 장예찬 위원은 "장경태 의원, 머리에 온통 포르노나 성적 학대 같은 생각밖에 없냐. 욕구불만이냐"라며 "윤 대통령이 미국 화동의 볼에 입을 맞춘 게 성적 학대라구요? 그럼 부시 대통령도 성적 학대를 한 거냐. 이따위 저질 비난을 제1야당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한다는 게 민주당 수준"이라고 힐난했어.
-장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어. 이후 장경태 의원실에서는 공지를 통해 "최고위 발언과 관련해 보완 설명 드린다. 2014년 고법에서도 여아 손등에 뽀뽀만 해도 강제추행으로 벌금형 판결이 있었다"라며 관련 기사 주소를 첨부했어. 또 아동 성적 학대에 대한 캘리포니아주 형법, 버지니아주 법을 첨부하며 자신의 발언에 논리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지.
-하지만 당내에서도 장 의원의 발언을 두고 '국정 외교에 대해서 비판할 게 많은데 굳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어. 이후 27일에는 장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휴대전화로 의원실 관계자에게 "화동은 여자아이였지?" "인종이나 출신, 종교 좋을텐데, 여자아이에게 뽀뽀하다니 ㅉㅉ"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어. 여당에서는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라는 의견도 나오네. 장 의원이 김건희 여사 캄보디아 순방 '빈곤 포르노' '조명 사용 논란' 등으로 당내에서 대 정부 목소리를 높이는 만큼, 성적 학대 논란도 당분간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
▲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이 27일 복당하면서 다시 한번 '꼼수 복당'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형배 의원. /이새롬 기자
◆ '꼼수 탈당' 민형배, 복당도 꼼수?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을 강행 처리하려고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이 371일 만에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어. 이전부터 여론이 형성됐다고?
-민 의원이 탈당한 지 1년째인 지난 20일 당내에 '복당'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왔어. 민주당 의원 21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광야에 외롭게 두지 말라"며 민 의원 복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안민석·최강욱·김용민 의원 등 다수가 '강경파'로 불리는 이들이었어.
-이후 원내지도부 내에서 적극적인 논의에 돌입했어. 사실 '돈 봉투 의혹'으로 국민 시선이 따가워서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해. 하지만 박홍근 원내대표 체제에서 민 의원이 법안 통과를 위해 탈당했으니 박 원내대표 임기 종료 전에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나 봐. 박성준 대변인은 "고민은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원내지도부가 28일 바뀌지 않느냐"며 "(그전에) 매듭을 짓는 게 맞는다는 지도부의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어.
-결국 당의 요청으로 25일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가 민 의원 자격을 심사했고, 하루 만에 당 최고위에서 의결해 복당 절차가 마무리됐어.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오네.
-민 의원 같은 탈당이 이례적이기 때문이야.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국회 숙의 기구인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제동을 걸자 갑작스레 민주당을 탈당했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참여하기 위해서야. 결국 최장 90일 소요될 수 있는 안건조정위 절차를 10여 분 만에 종료시키면서 '꼼수 탈당' 논란이 불거졌어. 당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고려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반드시 검수완박 입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지. 이에 대해 지난 3월 헌법재판소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축소하는 법안 자체는 유효하지만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한 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법안 심사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어. '꼼수 탈당'이라고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왔어.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야가 검수완박 입법을 합의했다가 국민의힘이 뒤집어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입장을 밝혔어.
▲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민 의원 탈당 1년이 된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민 의원 복당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이를 주도한 안민석 의원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 /정필모 의원 블로그·SNS 글 갈무리
-민 의원도 마찬가지야.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탈당을 '아이가 교통사고 날 것 같은 상황에 빨간불을 무시하고 건너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검사 독재 정권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여야 합의를 파기한 국민의힘에 책임이 우선 있다고 강조했어. 그는 자신의 복당을 비판한 당내 의원들을 향해선 "정체성이 의심된다" "내부 총질"이라는 말까지 하며 반박했어.
-복당 형식도 눈에 띄는 게 있다고?
-민주당은 당의 요구에 따른 '특별 복당' 방식을 취했는데 이를 두고 '꼼수 복당'이라는 말이 나와. 민주당 당헌·당규상 자진 복당은 총선 공천 심사에서 10% 감점하는데, 민 의원은 당이 요구한 거라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탈당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어.
-민주당은 그동안 민 의원을 비롯해 탈당이나 제명된 의원들과 함께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고 입법을 강행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어. 지난 17일 국회 교육위에서도 당시 '무소속'이었던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 위원으로 참여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 이자 면제법)에 대한 조정위 심사를 또 종료시켰어.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과 허위 재산 신고로 제명됐던 김홍걸 의원의 복당도 함께 허용했어.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송영길 전 대표는 책임지겠다며 탈당했는데, "복당이 이렇게 쉬워지니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도 나와. 국회법도 이참에 손봐야 하지 않나 싶어. 민주당은 의석은 171석으로 늘었지만, 민심의 눈초리는 더 날카로워졌다는 걸 명심했으면 해.
▲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기념촬영하는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운데), 박홍근 전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28일 민주당은 원내대표로 박광온 의원을 선출했지?
-맞아.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초기만 하더라도 홍익표 의원으로 기운 듯한 분위기였어. 하지만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기류가 바뀐 것 같아. 박 신임 원내대표는 비명계이면서 친이낙연계야.
-이번 원내대표 선출의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박 의원이 과반을 넘겼어.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어. 민주당 전현직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경우 내년 총선이 힘들지 않겠냐는 게 이번 원내대표 결과로 드러났다는 평가야. 이번 결과가 이 대표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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