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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불교·죽음

[불경] '묘법연화경' (妙法蓮華經) (4)

잠용(潛蓉) 2013. 6. 6. 06:15

묘법연화경 변상도 (돈황 막고굴 유물)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여러 비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이 대가전연은 오는 세상에 8천억 부처님을 여러 가지 공양 기구로써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그 부처님들이 열반하신 뒤에는 탑을 세우되, 높이가 1천 유순이며 길이나 너비가 똑같이 5백 유순이라, 금· 은· 유리· 차거· 마노· 진주· 매괴(玫瑰)7)의 칠보를 합하여 이루어지고, 여러 꽃과 영락과 도향(塗香)· 말향(末香)· 소향(燒香)과 증개(繒盖)· 당번으로 그 탑묘에 공양하고, 이 일을 마친 후에는 다시 2만억 부처님께 공양하되 전과 같이 하나니, 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한 뒤 보살의 도를 갖추고 마땅히 성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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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보의 하나인데 옥(玉)의 일종이다.

 

그 이름은 염부나제금광(閻浮那提金光)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불세존이리라. 그 나라의 땅은 평탄하고 또 유리로 땅이 되며 보배 나무로 장엄되고 황금으로 줄을 꼬아 길을 경계하며, 아름다운 꽃으로 땅을 덮어 두루 청정하니, 보는 사람마다 환희하며, 네 가지 악한 갈래인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가 없고, 많은 천상과 인간 그리고 여러 성문과 한량없는 만억의 보살들이 그 나라를 장엄하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12소겁이고, 정법이 20소겁을 세상에 머무르고, 상법도 또한 20소겁을 머무르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아, 일심으로 들을지어다.
내가 설하는 법 진실하여 다름없다.

 

이 가전연은 갖가지 아름다운
공양의 기구로써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부처님 멸도한 뒤 칠보의 탑 일으키되
아름다운 꽃으로 사리를 공양하며

 

그 최후의 몸으로 불지혜 얻어
등정각(等正覺)8)을 이루어 그 나라 청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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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범어로는 samyaksabuddha. 평등한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한량없는 만억 중생 남김없이 제도하고
시방의 천상 인간 공양을 받으리니.

 

부처님의 광명보다 더할 이가 있을손가.
그와 같이 밝은 부처님 이름은 염부금광

 

많은 보살 여러 성문 일체의 유(有)를 끊어
무량하고 가없게 그 나라를 장엄하리.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여기 대목건련은 가지가지 공양 기구로써 8천의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여러 부처님들이 열반하신 뒤에는 각각 그 탑묘를 세우되, 높이가 1천 유순이나 되고 길이나 너비가 똑같이 5백 유순이 되게 하리라. 금·은·유리·차거·마노·진주·매괴 등 칠보를 합하여 만들고, 많은 꽃과 영락과 도향· 말향· 소향과 증개· 당번들로써 탑묘를 공양하며, 이것을 마친 후에는 다시 2백만억 부처님을 그렇게 공양하고 반드시 성불하리라. 그 부처님의 이름은 다마라발전단향(多摩羅跋栴檀香)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리라. 그 겁의 이름은 희만(喜滿)이요, 나라 이름은 의락(意樂)이며, 그 나라의 땅은 평평하여 파려로 땅이 되고 보배 나무로 장엄하며 진주로 된 꽃을 흩어 두루 청정하게 하거늘, 보는 사람마다 환희하여 천상 사람들이 많고, 보살과 성문도 그 수가 한량이 없으리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24소겁이요, 정법이 세상에 머물기는 40소겁이며, 상법도 정법과 같은 기간을 머무르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큰 제자인 여기 있는 대목건련
이 몸을 버린 뒤에 부처님 여러 세존

8천2백만억이나 많고 많은 그 수를
불도를 위하므로 공양하고 공경하며

 

부처님 계신 곳에서 범행을 항상 닦고
부처님 법 받들기 한량없이 오랜 세월

그 부처님 열반 후엔 칠보탑을 세우되
높게 꽂은 긴 표찰은 황금 칠을 해 만들고

 

꽃과 향과 기악으로 탑묘를 공양하며

보살도를 점점 갖춰 그리고는 의락국(意樂國)에서

부처를 이룰지니 성불하여 얻은 이름,
다마라발전단향 이와 같이 부르리라.

 

그 부처님 수명은 24소겁이며
천상·인간 위하여 불도를 연설하고

한량없는 성문·대중 항하 모래 같아도
3명과 6신통으로 크게 위덕 갖추며

 

무수한 보살들은 뜻이 굳고 정진하여
불지혜에 잘 들어 물러남이 없으며

부처님 열반 뒤에 정법·상법 40소겁
나의 여러 제자들 위덕 모두 갖추리라.

 

그 수가 5백인데 하나도 빠짐없이
오는 세상 성불한다 수기하여 줄 것이니

나와 너희들의 지난 세상 인연을
내 이제 설하려니 정신차려 잘 들으라.


7. 호성유 품(好城 喩品)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 아승기겁에 한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이름은 대통지승(大通智勝)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었느니라. 그 나라의 이름은 호성(好城)이요, 겁의 이름은 대상(大相)이었느니라. 비구들아, 그 부처님 열반하신 지가 매우 오래이니, 비유컨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땅을 갈아 먹물로 만들어서 그것을 어떤 사람이 동방으로 1천 국토를 지나 티끌만하게 한 점 떨어뜨리고, 또 1천 국토를 지나 한 점을 떨어뜨리며, 이와 같이 옮겨 가면서 땅으로 된 먹을 다한다면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이 여러 나라를, 셈 잘하는 사람이나 그의 제자들이 능히 그 끝을 알 수 있겠느냐?"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러 비구들아, 이 사람이 지나간 국토 가운데 점이 떨어진 국토나 안 떨어진 국토를 다 합쳐 모아 티끌로 만들어서 그 한 티끌을 1겁이라 하더라도, 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는 더 오래되어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을 지났느니라. 나는 여래의 지견의 힘으로 그 오래된 일을 오늘의 일처럼 볼 수 있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난 세상 생각하니 한량없이 오래인 겁
한 부처님 계셨으니 그 이름 대통지승

 

어떤 사람 힘을 써서 삼천대천 큰 땅덩이
먹으로 다 갈아서 그 먹물을 가지고

 

1천 국토 지날 적 한 방울 떨어뜨려
이렇게 전전하여 그 먹을 다하면

 

먹물 떨어진 국토거나 안 떨어진 여러 나라
가는 티끌 만들어서 한 티끌 1겁 돼도

 

여래께서 열반하심 그보다 수가 많아
한량없고 가없는 길고 먼 겁이니라.

 

걸림없는 여래 지혜 저 부처님 멸도와
성문 보살 아는 것 오늘 멸도 봄과 같고


비구들아, 바로 알라. 미묘하신 불지혜는
번뇌 없고 걸림없어 무량한 겁 통하노라.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통지승부처님의 수명은 5백4십만억 나유타겁이니라. 그 부처님께서 처음 도량에 계시어 마군들을 파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려 하나, 모든 부처님의 법이 앞에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1소겁으로부터 10소겁 동안을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아니하되, 역시 부처님의 법이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 때 도리천(忉利天)의 여러 사람들이 그 부처님을 위하여 보리수 아래 사자좌를 펴니, 그 높이가 1유순이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자리에 앉으시어 내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이 때 여러 범천왕이 많은 하늘꽃을 내리는데, 그 높이가 1백 유순이나 쌓였느니라. 마침 향기로운 바람이 때를 맞춰 불어와서 시든 꽃을 불어내고 다시 새로운 꽃을 내리어 만(滿) 10소겁 동안을 이렇게 끊이지 않고 꽃 공양을 하였으며, 또한 열반에 이르기까지 항상 이와 같이 꽃을 비내리듯 하였느니라. 사천왕과 여러 하늘은 그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하여 항상 하늘북을 울리며, 그 밖의 여러 하늘은 하늘기악을 울리되, 10소겁을 다하고 열반하실 때까지도 또한 이렇게 하였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대통지승부처님께서는 10소겁이 지나서야 부처님의 법이 그 앞에 나타나게 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아직 출가하시기 전에 열여섯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첫째 아들의 이름은 지적(智積)이다. 모든 아들들은 저마다 갖가지 보배롭고 기이한 기구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말을 듣고, 그 보배로운 기구들을 다 버리고 부처님 계신 곳에 찾아가니, 그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떠나보내었느니라. 그의 할아버지인 전륜성왕은 1백 대신과 백천만억 백성들에게 둘러싸여 도량에 나가 대통지승여래를 다 같이 친근하고 공양· 공경하며 존중· 찬탄하려고 머리 숙여 예배한 뒤, 부처님을 돌고는9) 일심으로 합장하고 세존의 존안을 우러러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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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기의 오른편 옆구리를 부처님 쪽으로 대고 그 주위를 세 번 도는 것으로 부처님에 대한 경의의 표시다.


큰 위덕 갖춘 세존께서 중생 제도하시려고
억만 년이 지나서야 성불을 하셨나니

여러 소원 구족하고 거룩하기 위없으며
세존 매우 희유하사 10소겁을 한 자리에

 

신체와 수족들은 부동하여 편안하고
그 마음 담백하여 산란치 않으시며

필경에는 적멸하여 무루법에 머물러서
세존께서 편안하게 성불하심 보옵나니

 

저희들 좋은 이익 얻어 크게 환희합니다.
중생 고뇌 항상해도 도사 없고 어두워서

고(苦) 끊는 길 모르고 해탈도 구할 줄 몰라
긴 세월 악만 늘고 하늘 인간 적어지며

 

어둠 속만 파고들어 부처님 이름 못 듣더니
안온하고 위없는 도 부처님께서 얻으시니

저희들과 하늘 인간 큰 이익 얻으므로
머리 함께 조아리어 무상존께 귀의합니다.

 

그 때 열여섯 왕자들은 게송으로 부처님 찬탄을 마치고 세존께 법륜 굴려 주시기를 간청하여 다 함께 이렇게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하시는 설법은 저희들을 안온케 할 바가 많사오니,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여러 하늘과 인민들을 요익케 하옵소서.'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세상에 다시 없이 백복으로 장엄하사
무상 지혜 얻은 세존 세간 위해 설하옵소서.

저희들과 여러 중생들 해탈시켜 주시려니
분별하여 보이시고 지혜 얻게 하옵소서.

 

만일 저희 성불하면 중생 또한 깊은 마음
저희들 깊은 마음 행함 도와 지혜의 힘

욕락과 닦은 복과 지난 세상 행업(行業)들을
세존께서 다 아시므로 무상 법륜 전하옵소서."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통지승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을 때 시방의 각 5백만억 부처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그 나라 가운데 위엄 있는 해나 달도 능히 비추지 못하던 어두운 골짜기까지 큰 광명이 비치거늘, 중생들이 놀라 각기 서로 보며 말하였다.

'이 같은 일이 어찌하여 홀연히 일어나는가?'

 

또한 그 나라는 모든 하늘의 궁전과 범천의 궁전까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큰 광명이 널리 비쳐 세계가 두루 차니, 모든 하늘의 광명보다 밝았느니라. 그 때 동방의 5백만억 모든 국토 가운데 있는 범천의 궁전을 광명이 비추는데 다른 때보다 더 밝았으므로, 여러 범천왕들이 생각하였느니라.

'지금 이 궁전에 비치는 광명은 옛날에 일찍이 없던 것이니,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나는가?'
이 때 여러 범천왕들이 서로 쳐다보며 이 일을 함께 의논하더니, 그 대중 가운데 이름이 구일체(救一切)라고 하는 하나의 큰 범천왕이 있어 여러 범천의 중생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우리의 궁전마다 옛날에 없던 이 광명
그 인연 무엇인가? 서로 함께 찾아보자.

대덕(大德)이 나심인가, 부처님께서 출현하심인가?
이렇게 광명이 시방세계 밝히누나.

 

그 때 5백만억 국토의 여러 범천왕들이, 궁전과 하늘꽃을 가득 담은 그릇을 가지고 서방으로 가서 이 상서를 함께 찾아가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아래 사자좌에 앉으심과, 여러 하늘과 용왕과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그 주위에 둘러서서 공경함과, 열여섯 왕자들이 부처님께 법륜 굴려 주심을 청하는 것을 보고, 이 때 범천왕들도 곧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백천 번이나 돌며,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고, 아울러 부처님 앉으신 보리수에도 공양하니, 그 보리수의 높이는 10유순이었느니라.


꽃 공양을 마치고 각각 가지고 왔던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드리는 궁전을 받으시고 또한 저희들을 이익케 하옵소서.'
이 때 여러 범천왕들이 곧 부처님 앞에서 한결같은 마음과 음성으로 게송을 함께 말하였느니라.

 

세존께서는 희유하사 만나 뵙기 어렵고
무량 공덕 갖추시어 일체 능히 구하시며

하늘 인간 대사 되어 세간을 위하시니
시방의 여러 중생들 큰 이익입니다.

 

저희들이 5백만억 국토에서 선정의 낙(樂)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함이며

지난 세상 복덕으로 장엄한 여러 궁전
세존께 바치오니 원컨대 받으소서.

 

그 때 여러 범천왕들이 게송으로 부처님 찬탄을 마치고 각각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법륜을 굴리시어 중생을 제도하시고 해탈케 하시며 열반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이 때 여러 범천왕들이 일심으로 함께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훌륭하신 양족존은 법을 연설하시어
대자대비하신 힘으로 중생 제도하옵소서.

 

그 때 대통지승여래께서 묵연히 이를 허락하셨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동남방에 있는 5백만억 국토의 여러 대범천왕들이 각기 자기의 궁전에 옛날에 없던 밝은 광명이 비치니, 이것을 보고 기뻐 뛰며 마음들이 희유하여 서로 찾아가 이 일을 의논하더니, 이 때 그 대중 가운데 이름이 대비(大悲)라는 한 범천왕이 있어 모든 범천의 대중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이 일이 무슨 인연 밝은 상서 나타나니
우리들 이 궁전에 전에 없던 광명이라.

 

대덕께서 나심인가, 부처님 출현 하심인가?
일찍이 못 본 이 상서 일심으로 찾으려니

 

천만억 많은 국토 지나도 찾으리라.
아마 중생 제도하려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심이리라.

 

그 때 5백만억의 여러 범천왕들이, 궁전과 갖가지 하늘꽃을 담은 그릇을 가지고 서북방으로 함께 가서 이 상서를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아래 사자좌에 앉아 계심과, 여러 하늘·용왕·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공경하여 둘러서 있는 것과, 열여섯 왕자들이 부처님께 법륜 굴리시기를 청함을 보고, 여러 범천왕들도 곧 머리 숙여 예배하고, 백천 번이나 부처님 주위를 돌고는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았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시는 보리수에도 꽃 공양을 마치고, 각각 가지고 온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고,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를 이익케 하옵시고 드리는 이 궁전을 받아 주옵소서.'
그 때 여러 범천왕들이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일심으로 같은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성주(聖主)10)이신 천중왕(天中王)11)
가릉빈가(迦陵頻伽)12) 음성으로
중생 위해 설법하니

우리 모두 공경하며

 

세존 매우 희유하사 출현하기 어려워서
180겁을 부처님 안 계시니

3악도(惡道)는 충만하고 하늘 중생 줄어드니
이제부터 출현하사 중생의 눈이 되었도다.

 

세간 모두 귀의하며 온갖 것을 구원받고
중생의 아버지라 불쌍타고 주는 이익

우리들 지난 세상 쌓은 복덕으로
오늘날 이와 같이 세존을 만나 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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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부처님에 대한 존칭이다.
11) 신들 중에서 으뜸가는 존재, 곧 부처님을 가리킨다.
12) 범어 kalavika의 음사. 인도에서 사는 새의 일종으로 목소리가 곱기로 유명하다. 히말라야에 산다고도 하고, 극락정토에 산다고도 한다. 극락조(極樂鳥)라고도 하는데, 정토만다라(淨土曼茶羅) 등에서는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으로 등장한다.

 

그 때 여러 범천왕들이 게송으로 부처님 찬탄을 마치고 각각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법륜을 굴리시고 중생을 제도하여 주옵소서.'
여러 범천왕들은 일심으로 같은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대성(大聖)이신 세존께서 큰 법륜 굴리시어
여러 가지 법 모양을 나타내어 보이시고

 

고뇌하는 우리 중생 제도하여 주시며
그 중생 마음마다 환희하게 하옵시니

 

중생들 이 법 듣고 제도되고 천상에 태어나
여러 악도 줄어들고 착한 이 증가하리.

 

그 때 대통지승여래께서 묵연히 허락하셨느니라.
또 여러 비구들아, 남방으로 5백만억 국토의 여러 범천왕들이 각각 자기들의 궁전에 전에 보지 못하던 광명이 비치거늘, 뛸 듯이 기뻐하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곧 서로 찾아가서 이 일을 함께 의논하였느니라.
'무슨 인연으로 우리들 궁전에 이런 광명이 비치는가?'


그 대중 가운데 묘법(妙法)이라는 한 큰 범천왕이 있어 여러 범천의 중생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우리들의 궁전마다 광명 매우 밝으니
이 일이 무슨 인연인지 이 상서를 찾아보리.

백천 겁 지나도록 이런 상서 없었나니
대덕이 나심인가, 부처님 출현하심인가?

 

그 때 5백만억의 여러 범천왕들이, 궁전과 갖가지 하늘꽃을 담은 그릇을 가지고 북방으로 함께 가서 이 상서를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아래 앉아 계심과, 여러 하늘 중생과 용왕과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공경하여 둘러서 있는 것과, 열여섯 왕자들이 부처님께 법륜 굴리시기를 청함을 보고, 그 때 여러 범천왕들도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백천 번이나 돌고는, 곧 하늘꽃을 부처님 계신 보리수에도 공양을 하고, 각각 가지고 온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익케 하옵시고 드리는 궁전을 받아 주옵소서.'
곧 여러 범천왕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일심으로 같은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여러 번뇌 파하시는 세존 뵙기는 어려워라.
130겁 다 지나고 이제 한 번 만나 뵙네.

기갈에 찬 여러 중생들 법비 내려 충만하니
예전에 보지 못한 한량없는 지혜라.

 

우담바라꽃 피듯이 오래고 먼 세월에
출현하는 부처님을 오늘에야 만났으니

광명으로 장엄된 저희들의 여러 궁전
세존이시여, 대자비로서 원컨대 받아 주옵소서.

 

그 때 여러 범천왕들이 게송으로 부처님 찬탄을 마치고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법륜을 굴리시어 일체 세간과 여러 하늘·마군·범천·사문·바라문들을 다 안온하게 하시고 해탈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여러 범천왕들이 일심으로 같은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원하오니 세존께서 무상 법륜 굴리시어
법북을 울리시고 큰 법라 부시며

법비를 널리 내려 중생 제도하여 주심
귀의하여 바라오니 연설하여 주옵소서.

 

그 때 대통지승여래께서 묵연히 이를 허락하셨느니라. 또한 서남방과 하방 세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느니라. 그 때 상방으로 5백만억 국토의 여러 범천왕들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밝은 광명이 자기들의 궁전에 비치는 것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마음들이 희유해서 각각 서로 찾아가 이 일을 의논하였느니라.
'무슨 인연으로 우리들의 궁전에 이 광명이 비치는가?'

그 대중 가운데 이름이 시기(尸棄)라는 한 큰 범천왕이 있어 모든 범천의 무리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이런 일은 무슨 인연인가.
우리들 살고 있는 모든 궁전마다
위엄 있고 덕이 있는 광명이러니
옛날에 일찍이 없던 희유한 장엄이라.

 

미묘하고 아름다운 이러한 모양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거늘
대덕이 하늘에서 태어나려 하심인가?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인가?

 

그 때 5백만억의 범천왕들이, 궁전과 갖가지 하늘꽃을 담은 그릇을 가지고 하방에 함께 내려가 이 상서를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아래 사자좌에 앉아 계심과, 여러 하늘과 용왕·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공경하여 둘러서 있는 것과, 열여섯 왕자들이 부처님께 법륜 굴려 주시기를 청함을 보고, 범천왕들도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백천 번이나 돌며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앉아 계신 보리수에도 꽃 공양을 마치고, 가지고 온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말하였느니라.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익케 하여 주옵시고 여기 드리는 궁전을 원하노니 받아 주옵소서.'
그 때 여러 범천왕들이 곧 부처님 앞에서 일심으로 같은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거룩하신 부처님들 세상 고난 구하시려
삼계 지옥에 있는 중생 부지런히 건져내며

넓은 지혜 세존께서 불쌍한 어린 중생
감로문을 열어 주어 일체 제도하옵소서.

 

길고 긴 오랜 세월 세존께서 안 계실 적
헛되이 보낸 시간은 시방세계 항상 어두워

3악도만 점점 늘고 아수라는 성하며
하늘 중생 줄어들어 죽어 악도 떨어지며

 

부처님 법 따르잖고 착한 일은 외면하며
모양과 힘과 지혜가 모두 다 줄어드네.

 

죄업의 인연들로 즐거움을 다 잃고
삿된 법에 걸리어서 선한 법을 모두 모르며

부처님 교화 못 받아 악한 길로만 떨어지니
세간의 눈이신 부처님께서 오랜만에 출현하사

 

고통받는 여러 중생 불쌍하게 여기시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니 저희 마음 즐거웁고

그 밖의 일체 중생 일찍이 못 보던 일
듣기조차 하였을까 마음 가득 기뻐서

 

광명 비쳐 장엄스런 저희들의 여러 궁전
세존께 바치오니 부디 받아 주옵소서.

이러한 공덕으로 일체에 보급하여
저희들과 여러 중생들 부처님 도 이룰지어다.

 

그 때 5백만억 여러 범천왕들이 게송으로 부처님 찬탄을 마치고 각기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법륜을 굴리시어 안온하게 하시고 해탈하게 하옵소서.'
그리고 또 여러 범천왕들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높으신 세존께서 법륜을 굴리시고
감로의 미묘하신 법북을 치시며
고뇌 속에 빠진 중생 제도하사
열반의 큰 길을 열어 보여 주옵소서.

 

저희들 간절한 마음 세존께 바라옵기
크시고 미묘하신 부처님 음성으로
못 깨달아 어두운 불쌍한 중생 위해
무량한 겁 익힌 법을 설해 주옵소서.

 

그 때 대통지승여래께서 시방의 여러 범천왕들과 열여섯 왕자들의 청을 허락하여 받으시고 삼전십이행(三轉十二行)13)의 법륜을 굴리시니, 사문이나 바라문 혹은 천상이나 마군이나 범천, 그리고 다른 세간에서는 능히 설하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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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부처님이 사제(四諦)에 대해 시(示)· 권(勸)· 증(證)의 세 단계로 나누어 고찰한 것이다. ① 시전(示轉) : 이것이 바로 고(苦)· 집(集)· 멸(滅)· 도(道)라고 4제를 나타내 보이는 것, ② 권전(勸轉) : 고(苦)는 알아야 한다, 집(集)은 끊어야 한다, 멸(滅)은 증득(證得)해야 한다, 도(道)는 닦아야 한다고 권하는 것, ③ 증전(證轉) : 스스로 고(苦)를 알아 집(集)을 끊고, 멸(滅)을 증득하기 위해 도(道)를 닦는 것을 보여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깨닫도록 밝힌 것이다.

 

그 여래께서 설하셨느니라.
'이것이 고(苦)이며, 이것이 고가 모인 것이고, 이것이 고의 멸함이며, 이것이 고를 멸하는 길이니라.'
또한 널리 12인연(因緣)의 법을 설하셨느니라.


'무명(無明)은 행(行)을 인연하고, 행은 식(識)을 인연하며, 식은 명색(名色)을 인연하고, 명색은 육입(六入)을 인연하며, 육입은 촉(觸)을 인연하고, 촉은 수(受)를 인연하며, 수는 애(愛)를 인연하고, 애는 취(取)를 인연하며, 취는 유(有)를 인연하고, 유는 생(生)을 인연하며, 생은 노사(老死)· 우비(憂悲)· 고뇌(苦惱)를 인연하느니라.


따라서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며,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며,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며,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며, 생이 멸하면 곧 노사·우비·고뇌가 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천상과 여러 대중들에게 이 법을 설하실 때에 6백만억 나유타 사람들이 일체 세간법의 영향을 받지 아니한 까닭으로 모든 번뇌를 벗어나서 마음의 해탈을 얻었고, 모두 깊고 미묘한 선정과 삼명(三明)과 육통(六通)을 얻어 팔해탈을 갖추었느니라. 두 번째와 세 번째와 네 번째의 법을 설하실 때도 천만억 항하의 모래 같은 나유타 중생들이 또한 일체 세간법의 영향을 받지 아니한 까닭에 모든 번뇌를 벗어나서 마음의 해탈을 얻었으며, 그 후로 여러 성문 대중들도 한량없고 가없어 그 수를 알 수 없었느니라.


그 때 열여섯 왕자들은 다 어린 동자로서 출가하여 사미(沙彌)14)가 되었으니, 6근(根)이 영리하고 그 지혜가 명료하며, 일찍이 백천만억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청정한 범행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려고 부처님께 함께 여쭈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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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범어 rmaera의 음사. 출가하여 10계를 받고 수행하는 20세 미만의 남자 승려를 말한다.

 

'세존이시여, 이 한량없는 천만억 대덕의 성문들이 이미 다 성취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설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이 듣고 다 같이 닦고 배우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여래의 지견(知見)과 마음 깊이 생각하는 바를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증득하시어 아시리다.'


그 때 전륜성왕이 데리고 온 대중 가운데서 8만억 사람들이, 열여섯 왕자들이 출가함을 보고, 자기들도 출가하기를 구하므로 전륜성왕이 허락하였느니라. 그 때 그 부처님께서 사미들이 청하는 것을 받으시고 2만 겁을 지나서 사부대중들에게 이 대승경을 설하시니, 그 이름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으로,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셨느니라.


이 경을 다 설하시니, 열여섯 사미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므로 다 함께 받아 지녀서 외우고 읽어 깊은 뜻에 통달하였느니라. 또 이 경을 설하실 때에, 열여섯 보살 사미들은 다 믿고 받았으며, 성문의 대중 가운데도 믿고 이해하는 이가 있었으나, 그 밖의 천만억 종류나 되는 다른 중생들은 다 의혹하는 마음을 내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8천 겁 동안을 쉬지 않고 이 경을 설하셨으며, 이 경을 다 설하시고는 곧 고요한 데 계시어 8만 4천 겁 동안을 선정(禪定)에 드셨느니라. 그 때 열여섯 보살 사미들도 부처님께서 고요한 방에서 선정에 드신 것을 알고 각각 법의 자리에 올라 또한 8만 4천 겁 동안 사부대중을 위하여 『묘법연화경』을 널리 분별하여 그 하나하나가 모두 6백만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 같은 중생들을 제도하고 가르쳐 이롭게 하며, 또한 기쁜 마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대통지승부처님께서 8만 4천 겁을 지나 삼매에서 일어나 법의 자리에 나아가 편안히 앉으시고,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열여섯의 보살 사미들은 매우 희유하여 6근이 영리하고 지혜가 명료하며, 일찍이 한량없는 천만억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부처님 계신 데서 항상 범행을 닦아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 지녔으며, 그것을 열어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그 가운데 들게 하나니, 너희들은 모두 자주자주 친근하고 공양할지니라. 왜냐 하면 만일 성문과 벽지불과 여러 보살들이 능히 이 열여섯 보살들이 설하는 경법을 믿고 받아 지녀 훼방하지 않는 이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여래의 지혜를 얻기 때문이니라. 이 열여섯 보살들은 항상 『묘법연화경』을 즐겨 설하여 낱낱의 보살이 교화한 6백만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 같은 중생들은 태어나는 세상마다 보살들과 함께 나서 그들을 따라 법을 듣고 다 믿어 이해하였으며, 이런 인연으로 4만억 여러 부처님 세존을 만나 보되 아직도 다하지 않았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내 지금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그 부처님의 제자 열여섯 사미들은 지금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시방의 국토에서 현재 설법을 하되,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보살들과 성문들이 그들의 권속이 되었느니라. 그 가운데 두 사미는 동방에서 성불하였으니, 첫째 이름은 아촉(阿촉)으로 환희국(歡喜國)에 계시고, 둘째 이름은 수미정(須彌頂)이니라.


동남방의 두 부처님은 그 첫째 이름이 사자음(師子音)이고, 둘째 이름은 사자상(師子相)이며, 남방에 계시는 두 부처님은 첫째 이름이 허공주(虛空住)요, 둘째 이름은 상멸(常滅)이며, 서남방의 두 부처님은 첫째 이름이 제상(帝相)이요, 둘째 이름은 범상(梵相)이며, 서방의 두 부처님은 첫째 이름이 아미타(阿彌陀)요, 둘째 이름은 도일체세간고뇌(度一切世間苦惱)요, 서북방의 두 부처님은 첫째 이름이 다마라발전단향신통(多摩羅跋栴檀香神通)이요, 둘째 이름은 수미상(須彌相)이며, 북방의 두 부처님은 그 첫째 이름이 운자재(雲自在)요, 둘째 이름은 운자재왕(雲自在王)이며, 동북방의 부처님의 이름은 괴일체세간포외(壞一切世間怖畏)며, 끝으로 열여섯째 부처는 나 석가모니불이니, 이 사바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였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우리가 아직 사미로 있을 때, 각기 교화한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 같은 한량없는 중생들이 나를 따라 법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거늘, 이 모든 중생들이 성문의 지위에 있어 내가 항상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교화하리니, 이들은 모두 이 법으로써 불도에 점점 들게 되리라. 왜냐 하면 여래의 지혜는 믿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니라.


그 때 교화한 한량없는 항하 모래 같은 중생들은 바로 너희들 비구와 내가 멸도한 후 미래의 세상에 날 성문 제자들이니라. 내가 멸도한 후 어떤 제자가 이 경을 듣지도 못하고 보살이 행할 도리를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며, 스스로 얻은 공덕으로 멸도하였다는 생각을 내어 마땅히 열반에 든다는 말을 하면, 내가 다른 나라에서 이름을 달리하여 성불하리니, 이 사람이 비록 멸도하였다는 생각을 내어 열반에 들었으나, 그 국토에서 부처님의 지혜를 다시 구하여 이 경을 얻어 들으리라. 그러므로 오직 불승으로써 멸도를 얻을 뿐 그 밖에 다른 승은 없는 것이니, 다만 여러 부처님들께서 방편으로 설한 법은 제외되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만일 여래께서 열반하실 때에 이르러 대중들이 청정하여 믿고 이해함이 견고하며, 공법(空法)을 요달하여 선정에 깊이 든 것을 알면, 곧 여러 보살들과 성문들을 모아 놓고 그들을 위하여 이 경을 설하리니, 세간에 2승으로 얻는 멸도는 없고 다만 일불승만으로 멸도를 얻을 수 있느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여래께서는, 방편으로 중생의 성품까지 깊이 들어 그 뜻이 소승법을 즐겨 하며, 5욕에 깊이 집착하여 있는 것을 아시고, 이들을 위하여 열반법을 설하시나니, 이런 사람이 들으면 곧 믿고 받느니라. 비유하면, 5백 유순이나 되는 험난하고 사나운 길에 인적마저 끊어져 무섭고 두려운 곳을 많은 대중들이 이 길을 지나서 진귀한 보물이 있는 곳에 가려 할 때 한 도사가 있었으니, 지혜가 총명하고 밝게 통달하여 그 험난한 길의 뚫리고 막힌 모양까지 잘 알고 있어 여러 사람들을 거느리고 인도하여 그 험난하고 사나운 길을 통과하려고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 거느린 바의 사람들이 중도에서 피로함과 게으름이 생겨 도사에게 말하였느니라.
'우리들은 극도로 피로하고 겁이 나고 두려워서 능히 나아갈 수도 없으며 앞길이 아직 머니 되돌아가려 합니다.' 이 때 도사는 방편이 많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구나. 왜 많고 진귀한 보물을 버리고 되돌아가려고 하는가?'
그리고 곧 방편을 써서 험난한 그 길 3백 유순을 지난 도중에 한 성을 변화시켜 만들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두려워 말고 되돌아가지도 말라. 이제 이 큰 성에 들어가서 자기 마음대로 할지니, 만일 이 성에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즐겁고 안온하며, 또한 앞에 있는 보물 있는 곳에 가려고 하면 능히 갈 수 있느니라.'

 

그 때 극도로 피로해진 사람들은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여 이것은 일찍이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우리들은 이제 사나운 길을 면하여 즐겁고 안온함을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느니라. 이 모든 사람들이 앞에 있는 변화로 된 성에 들어가 이미 제도되었다는 생각으로 안온하여 피로함을 풀고 휴식 얻은 것을 알게 된 도사는 곧 변화로 된 성을 다시 없애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따라오라. 보물 있는 곳이 가까우니라. 앞에 있던 큰 성은, 그대들을 휴식하게 하려고 내가 변화로 만들었노라.'


여러 비구들아, 여래도 또한 이와 같이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큰 도사가 되어서 모든 것은 나고 죽고 번뇌하는 악도의 험난하고 길고 먼 것을 여의게 하며 제도할 바를 아느니라. 만일 중생들이 일불승만을 듣게 되면, 부처님을 만나 뵈려 아니하며, 또 친근하려는 마음도 없어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도는 매우 멀고 멀어서 오래도록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야만 겨우 성취하리라' 하므로,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이 약하고 졸렬함을 아시고 방편의 힘으로써 쉬게 하기 위하여 중도에 두 가지 열반15)을 설하시느니라. 만일 중생이 두 지위[二地]16)에 머무르면 여래는 이 때 그들을 위해 설하기를, '너희들은 할 바를 아직 다하지 못하였노라. 너희가 머물러 있는 경지는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우니, 마땅히 관찰하고 사량할지니라. 너희들이 얻은 열반은 진실이 아니요, 다만 여래가 방편의 힘으로 1불승을 분별하여 3승을 설한 것이니, 마치 도사가 휴식을 시키기 위하여 큰 성을 변화로 만들었다가 휴식이 다 된 줄을 알고 말하기를, 보물이 있는 곳은 가까우니라. 이 성은 진실이 아니며 내가 변화로 만들었노라'고 하는 말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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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성문승(聲聞乘)의 열반과 연각승(緣覺乘)의 열반인데, 곧 2승(乘)의 열반을 말한다.
16) 성문과 연각, 2승의 열반의 경지이다.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에 앉아 10겁 동안

부처님 법 보지 못해 성불을 못 하거늘

하늘 귀신 용왕들과 아수라의 무리들이
하늘꽃비 항상 내려 그 부처님 공양하며

 

여러 하늘북을 울려 기악들을 연주하며
향기롭게 부는 바람 새로운 꽃 또 내리며

10소겁 지난 뒤에 부처님 도 이루니
하늘과 세상 인간 마음들이 기뻐 뛰네.

 

저 부처님 열 여섯 왕자들 천만억의 권속들로
공경받고 둘러싸여 부처님을 찾아가서

머리 숙여 예배하고 법바퀴를 간청할새.
성자시여, 법비 내려 충만토록 하옵소서.

 

세존 뵙기 심히 어려워 오랜 세월 한 번이라,
중생을 깨우치려 일체 진동시키누나.

동방의 여러 세계 5백만억 국토마다
범천의 궁전에 비친 광명 일찍이 없던 바라.

 

상서 만난 범천들이 부처님 도량 찾아가서
하늘꽃을 공양하고 좋은 궁전 바치면서

전법륜(轉法輪)도 청하고 게송 찬탄 잘하거늘
때가 아직 아니노라, 묵연하게 계시더니

 

3방과 4유(維)17) 상하(上下) 온 세상의 범천들도
꽃과 궁전 공양하며 위없는 법 청하올새,

만나 뵙기 어려운 세존 본래의 대자비로
감로의 문 넓게 열어 무상 법륜 굴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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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네 가지 중간 방향으로 동남·동북·서남·서북을 말한다.

 

무량 지혜 세존께서 간절한 청 받으시어
4제(諦)와 12인연 가지가지 설하신 법

무명(無明)에서 노사(老死)까지 그 인연 남[生]이러니
이와 같은 많은 환난 너희 모두 겪으리라.

 

이 법 널리 설하실 때 6백만억 나유타 중생
모든 괴로움을 다 여의고 아라한을 이루네.

두 번째 설법 때는 천만억 항하 중생
세간법을 받지 않아 아라한을 또 이루며

 

그 후부터 도 이룬 이 한량없이 수가 많아
만억 겁을 헤아려도 끝간 데를 알 수 없네.

그 때 열여섯 왕자들 출가해서 사미되어
부처님께 청하는 말 대승법을 연설하옵소서.

 

우리들과 따라온 이 부처님 도 이루려니
청정하기 제일가는 혜안(慧眼) 얻게 하옵소서.

동자들의 그 마음과 지난 세상 행한 일을
부처님은 다 아시고 한량없는 인연들과

 

가지가지 비유로써 6바라밀 설하시고
여러 가지 신통한 일 나타내고 보이시며

진실하고 참다운 법 보살도를 분별하사
항하 모래 같은 게송 『법화경』에 설하실새,

 

설법 마친 그 부처님 고요한 데 선정 들어
8만 4천 겁 동안을 한자리에 앉았거늘

이 모든 사미들도 깊은 선정 드심 알고
무량억 중생 위해 무상 지혜 설하려고

 

법의 자리 각각 나가 이 대승경 설하며
부처님 열반 후는 법을 펴서 교화하되

하나하나 사미들이 제도한 여러 중생들
그 수가 6백만억 항하 모래 같은 무리

 

그 부처님 열반하신 후 이 법을 들은 이는
부처님의 국토마다 스승과 함께 나리.

열여섯 모든 사미들 부처님 도 구족하여
지금 현재 시방에서 정각 모두 이루었고

 

그 때에 법 들은 이 부처님의 처소에서
성문에 머물러 있으므로 불도 들게 교화하네.
내가 왕자로 있을 때 너희 위해 설했으니
이런 일로 방편 써서 불지혜에 인도하며

 

본래 이런 인연으로 『법화경』을 설하여서
불도에 들게 하리니 놀라고 두려워 말라.

비유하면 험악한 길 인적 없고 맹수 많고
물도 풀도 없어서 두렵기 한없는 곳을

 

무수한 천만 대중 건너가려 하지마는
멀고도 거친 그 길 길이가 5백 유순

그 때에 한 도사 잘 알고 지혜 있어
명료하게 통달하여 험한 길을 인도할 제

 

모든 중생 피로하여 도사에게 하는 말이
지금 우리 지쳐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 말 들은 도사 생각 이 무리가 불쌍하다
진귀한 보물 잃고 돌아가려 하는구나.

 

방편을 생각하고 신통한 힘 베풀어서
변화로 큰 성 지으니 장엄한 여러 저택

동산 수풀 둘려 있고 맑은 시내 연못이며
중문과 높은 누각 남녀들이 충만하고

 

이런 변화 다 마친 뒤 위로하여 하는 말이
이 성에 들어가면 마음대로 즐기리라.

모든 사람 성에 들어 마음 크게 환희하고
안온한 생각으로 제도라고 생각커늘

 

편히 쉰 줄 도사 알고 대중에게 고하는 말,
너희들은 떠나거라. 이것은 변화된 성


피로 극한 너희들이 중도에서 돌아설새
방편의 큰 힘으로 권화를 잘 부려서

이런 성을 지었으니 너희들은 정진하여
그 보물 있는 곳에 향하여 갈지니라.

 

나도 또한 이와 같이 일체의 도사 되어
부처님 도 구하는 이 중도에 게을러서

나고 죽는 모든 고통 번뇌스런 험한 길에
제도를 못 얻는 것 굽어서 살펴보고

 

큰 방편 힘으로써 열반법을 설하되
고를 멸한 너희들 할 일을 다했노라.

이 말 들은 그 중생들 참 열반에 이르러서
모두 다 아라한과 얻은 줄로 생각하고


대중들을 크게 모아 진실한 법 설하지만
3승이라 분별하는 부처님의 방편이라.

있는 것은 일불승뿐 2승은 쉬게 하려고 말한 것
너희들이 얻은 바는 참 멸도가 아닐러니

 

부처님의 일체 지혜 얻어서 가지려면
게으른 맘 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일체지와 10력(力) 부처님의 모든 법을
너희들이 모두 다 증지하고 깨달아서

 

32상  두루하게 갖추어야
비로소 이런 것이 진실한 멸도일세.

도사이신 부처님 열반 설해 쉬게 하고
그 휴식 끝남 알고는 불지혜에 인도하느니라.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제 4권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삼장법사(三藏法師)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이운허 국역

 

 

8. 오백제자 수기품(五百弟子受記品)


그 때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는 부처님께서 이 지혜의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법 설하심을 듣고, 또 여러 큰 제자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심을 들었으며, 또 지난 세상의 인연으로 있었던 일을 들었다. 또한 여러 부처님들은 자유로운 큰 신통력이 있음을 듣고 미증유를 얻어 마음이 청정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의 존안을 우러러보되, 눈을 잠시도 깜박이지 않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매우 기특하시고 하시는 일이 또한 희유하시어 세간의 여러 가지 종성(種性)1)을 따라 방편과 지견으로써 법을 설하시어 중생이 집착하는 곳을 떠나게 해주시니, 우리들은 그 부처님의 공덕을 말로 다할 수가 없구나. 오직 부처님 세존만이 우리들의 깊은 마음 속 본래의 바라는 바를 아시리라.'


이 때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부루나미다라니자를 보았느냐? 나는 항상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서 그가 제일이라 칭찬했으며, 또 가지가지 그의 공덕을 찬탄하였느니라. 부지런히 정진하여 나의 법을 받들며 도와 선설(宣說; 부처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 퍼뜨림)하고, 사부대중에게 보이고 가르치며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며, 모두 갖추었으므로 부처님의 바른 법을 해석하여 같은 범행자(梵行者)를 크게 이익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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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생의 본성, 소질을 말한다.

 

또 여래를 제하고는 그 언론의 변재(辯才)를 당할 이가 없느니라. 너희들은 다만 부루나미다라니자가 나의 법만 돕고 선설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또한 과거의 90억 여러 부처님들 계신 데서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들어 돕고 선설할 때에도 그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 제일이었느니라. 또 부처님께서 설하신 공법(空法)에도 밝게 통달하여 사무애지(四無礙智)2)를 얻어 항상 잘 살펴 청정하게 법을 설하되 의혹됨이 없으며, 보살의 신통력을 다 갖추어 그 수명을 따라 항상 범행을 닦았으므로 그 부처님의 세상 사람들은 다 이는 참다운 성문이라고 말하였느니라.


부루나는 이런 방편으로써 한량없는 백천 중생을 이익되게 하며, 또 한량없는 아승기의 사람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도록 하였으나 부처님의 국토를 청정하게 하려고 항상 불사를 하고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여러 비구들아, 부루나는 또 과거의 일곱 부처님3)의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제일이었으며,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또한 제일이고, 현겁(賢劫)4) 중 앞으로 올 여러 부처님들의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또한 제일로서, 부처님의 법을 다 받들어 가지고 도와 선설하며, 또 미래에도 한량없고 가없는 많은 부처님들의 법을 받들어 가지고 도와 선설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하지만, 부처님의 국토를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항상 정진하고, 중생을 교화하여 보살의 도를 점점 구족하느니라. 그가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나 이 땅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그 이름은 법명(法名)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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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무애변(無礙辯)과 같다. 제1권 주 85) 참조.
3) 석가모니불 이전의 비바시불(毘婆尸佛)·시기불(尸棄佛)·비사부불(毘舍浮佛)·구류손불(拘留孫佛)·구나함모니불(俱那含牟尼佛)·가섭불(迦葉佛) 등의 여섯 부처님에 석가모니불을 합한 것이다.
4) 범어로는 bhadrkalpa. 현재의 대겁(大劫)으로 대겁은 성(成)·주(住)·괴(壞)·공(空)하는 한 시기를 말한다. 이 기간에 천 불(千佛)이 나타난다고 하며, 현겁(現劫)이라고도 쓴다.

 

그 부처님께서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삼천대천의 세계를 하나의 부처님 국토로 만드니, 7보로 땅이 되고, 그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여 산이나 계곡이나 구릉이 없으며, 7보로 된 누각이 그 가운데 가득하며, 많은 하늘의 궁전이 허공 가까이 있어 인간과 하늘이 서로 볼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악도란 것이 없고, 또 여자도 없으며 일체 중생이 다 화생(化生)하므로 음욕이 없느니라. 또한 큰 신통들을 얻어 몸에서 밝은 광명이 나고 공중을 자유로이 날아들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여 정진하며 지혜가 있어 널리 황금색의 32상을 스스로 다 장엄하느니라. 또 그 나라 중생은 항상 두 가지 음식을 가지나니, 첫째는 법 듣기를 기뻐하는 것[法喜食]이요,5) 둘째는 선정에 드는 것을 기뻐하는 것[禪悅食]6)이니라. 한량없는 아승기 천만억 나유타의 많은 보살 대중이 있어, 그들도 큰 신통과 4무애지를 얻어 중생들을 교화하며, 그 나라의 성문 대중도 숫자로 헤아릴 수 없이 많으나, 다 6통(通)과 3명(明)과 8해탈(解脫)을 얻어 구족하니, 그 부처님의 국토는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으로 장엄하게 이루어지며, 그 겁의 이름은 보명(寶明)이고, 나라의 이름은 선정(善淨)으로,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아승기겁이니라. 법이 세상에 아주 오래 머물고, 그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는, 그 나라 가득히 7보 탑을 세우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다시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아, 잘 들을지니라.
불자가 행하는 여러 가지 도
방편으로 익혀서 잘 배운 까닭
너희들의 힘으로는 불가사의라.

 

어리석은 중생들 소승법 즐겨
큰 지혜를 두려워할새,
이런 줄 미리 아는 여러 보살들
성문이나 연각으로 다시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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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법을 듣는 기쁨이라는 음식. 법을 듣는 기쁨은 밥을 먹고 난 것 같으므로 하는 말이다.
6) 선정에 든 기쁨이라는 음식.

 

한량없고 가없는 방편으로
여러 중생들을 교화할 적에
나는 진실한 성문인데
부처님의 크신 도 매우 멀구나.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시켜
그들이 모두 다 성취하게 하며
마음이 비록 게을러도
점점 닦아 부처를 이루게 하며

 

안으로는 보살행 갖추어 있고
겉으로 성문이라 행세하면서
적은 것 희망하고 생사에 얽혔어도
그 실은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려는 뜻.

 

3독(毒)의 무서움을 드러내 보여주고
삿된 견해 모양들을 나타내는 것
나의 제자들은 이러한 일로
방편 써서 중생을 제도하나니

 

내가 만일 구족함을 나타내어서
갖가지 변화된 일 말을 하면
이를 들은 모든 중생
마음에 의혹을 품을 것이라.

 

이제 여기 있는 부루나는
옛날부터 천억의 부처님들께
부지런히 도를 행하고 닦아
모든 불법을 잘 연설하며

 

위없는 지혜를 구하기 위해
여러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큰 제자로 있을 때에도
많이 들어 지혜가 있었으며

 

법을 설하는 바 두려움이 없어
중생들 듣는 대로 환희하니
피곤함도 권태로움도 일찍이 없어
부처님께서 하시는 일 잘 도우며

 

일찍이 크나큰 신통을 얻고
4무애의 지혜를 모두 갖추며
영리하고 우둔한 근기에 따라
항상 청정한 법 설하노라.

 

이와 같이 깊은 뜻 밝게 설해
천억의 여러 중생들 교화하여
대승법에 머물게 하니
불국토가 스스로 청정해지며

 

미래에도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
친견하고 받들고 공양하면서
바른 법 보호하고 선설하나니
불국토가 스스로 청정해지며

 

항상 여러 가지 방편으로써
두려운 바 없는 법을 설하며
많고 많은 중생을 제도하여서
모든 지혜 성취하게 하리.


모든 여래 찾아뵙고 공양하며
법보장(法寶藏)을 받들어 가지나니
뒷세상에 반드시 성불하면
그 이름 이르기를 법명이라 하리라.

 

그 부처님 나라 이름 선정이니
모든 것이 7보로 이루어지며
겁의 이름은 보명이리니
그 나라에 보살 대중 많기도 하리.

 

그 수가 한량없는 억 보살들
모두 다 큰 신통을 얻어 가지며
위덕의 힘 또한 두루 갖추니
나라 안의 곳곳마다 충만한 무리

 

3명과 8해탈과 4무애지를
얻어 가진 성문도 헤아릴 수 없어
이와 같은 무리가 승려가 되니
그 부처님 국토의 모든 중생들

 

음욕의 삿된 마음 이미 다 끊고
순일한 변화로 태어나므로
그렇게 받은 신체의 모양
갖추고 장엄스런 보기 좋은 상

 

법희(法喜)와 선열(禪悅)로 음식을 삼아
다시 다른 생각 전혀 없으며
여인은 원래부터 있지 않으니
한 가지 악한 길도 없어라.


지금 여기 있는 부루나 비구
공덕을 원만하게 다 이루어서
맑고 깨끗한 이 정토 안에
거룩한 성인들을 많이 얻으리니

 

부루나 비구, 앞으로 올 세상에
범행 닦아 도 이루고 성불할 때에
한량없는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내가 지금 간략하게 말하였노라.

 

그 때 1천2백의 마음이 자재함을 얻은 아라한들은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일찍이 없었던 기쁨을 얻었도다. 만일 세존께서 다른 큰 제자들처럼 우리에게도 수기(授記)를 하시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이 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1천2백의 아라한들에게 지금 내 앞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차례대로 주리라. 이 가운데 있는 내 큰 제자 교진여 비구는 앞으로 6만 2천억의 많은 부처님들을 공양한 뒤에 부처를 이룰지니, 그 이름은 보명(普明)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불세존이리라. 또 5백의 아라한인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 가야가섭(伽耶迦葉)· 나제가섭(那提迦葉)· 가류타이(迦留陀夷)· 우타이(優陀夷)· 아누루타(阿樓루馱)· 리바다(離婆多)· 겁빈나(劫賓那)· 박구라(薄拘羅)· 주타(周陀)· 사가타(莎伽陀) 등도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모두 얻으리니, 그 이름 또한 모두 보명이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의 큰 제자 교진여 비구는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 친견하고
아승기 긴 세월 지낸 뒤에

위없는 등정각을 이루리라.

 

항상 큰 광명 밝게 놓고
여러 가지 신통을 두루 갖추어
그 이름이 시방세계에 들리리니
모든 이의 공경 받으리.

 

위없이 큰 도를 항상 설할새
그러므로 그 이름이 보명이리니
그 부처님 국토는 청정도 하며
보살도 모두 다 용맹스러워

 

미묘하고 아름다운 누각에 올라
시방의 여러 국토 거닐며 놀되
갖가지 훌륭한 공양 기구로
여러 부처님들 공경하여 받들고

 

이와 같은 여러 공양 마친 뒤에는
마음마다 큰 환희 함께 품어서
제각기 본국으로 돌아가나니
신통한 그 힘이 이와 같노라.

 

그 부처님 수명은 6만 겁이요
정법(正法)이 머물기는 그 두 배 세월
상법(像法)은 또다시 정법의 두 배
이 오랜 겁수를 헤아릴손가?

 

법이 멸도한 후 하늘 인간이 근심일새
5백의 비구들도 범행을 닦아

차례로 부처를 이룰 것이니
그 이름이 한가지로 보명이리라.

 

이와 같이 점차로 수기하거늘
내가 장차 멸도한 후에는
누구든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부처님 교화하는 여러 세계도

 

오늘날 내가 사는 이 세상처럼
국토는 엄정하게 다스려지고
보살과 성문의 많은 대중들
여러 신통한 힘 두루 갖추며

 

세상에 머무를 정법과 상법
그 수명 겁수의 많고 적음은
누구도 가히 헤아릴 수 없나니
위에서 내가 설함과 같고

 

나의 제자 가섭아, 네가 알듯이
5백의 자유로운 아라한이나
다른 성문의 여러 대중도
그 일이 모두 이와 같나니

 

5백의 그 많은 제자 가운데
이곳 참석하지 못한 이들은
앞에서 내가 말한 모든 일들을
네가 그들에게 선설하여라.

 

그 때 5백 아라한은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고 그 마음이 환희하여 뛸 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고,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여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항상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희들도 구경의 열반을 얻었노라 했더니, 이제 알고 보니 무지한 일이었습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이 얻어야 할 것은 여래의 지혜이거늘, 다만 작은 지혜를 얻고 만족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친구의 집을 찾아가 술이 만취되어 누웠는데, 그 때 그 집 친구는 볼일이 있어 집을 나가면서 값도 모를 보배 구슬을 그의 옷 속에 넣어 두고 갔지만, 술이 취한 친구는 그것도 알지 못하고, 잠을 깨어 일어나 멀리 다른 나라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곳에서 의식(衣食)을 찾느라 무척 많은 고생을 하면서 조그만 소득이 있어도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그 후 얼마가 지난 뒤에 친구가 그를 만나보고 말을 하였습니다.

 

'졸장부야, 의식 때문에 퍽 구차하게 사는구나. 내가 옛날 너로 하여금 안락하고 5욕을 즐기도록,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네가 찾아왔을 때, 값도 모를 보배 구슬을 너의 옷 속에 넣어 주었으니, 지금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 너는 그것도 모르고 의식을 구하기 위해 고생하고 번뇌하며 구차하게 살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너가 이제 이 보물로써 소용되는 것들을 사들인다면, 항상 뜻과 같이 되어 모자람이 없으리라.'


부처님께서도 이와 같아 보살로 계실 때에, 저희들을 교화하시어 일체지의 마음을 내도록 하셨지만, 그것을 잊어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며,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 멸도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본래 자생(資生)이 가난하여 작은 것만 얻어도 만족하게 생각하였으나, 일체지를 바라는 마음은 아직 잃지 아니하였습니다. 지금 세존께서 저희들을 깨닫게 하시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이 지금 얻은 것은 구경의 열반이 아니니라. 내가 오랫동안 너희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선근을 심도록 하였고, 방편으로써 열반의 모양을 보였으나, 너희들은 그것으로 진실한 멸도를 얻었다고 하노라.'

세존이시여, 이제서야 저희들은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을 수 있음을 알았으며, 이런 인연으로 마음이 매우 환희하며 미증유를 얻었습니다."

그 때 아야교진여 등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희들 여기에서 크고 위가 없는
안온의 수기 주시는 음성을 듣고
마음 크게 환희하며 미증유 얻어
무량 지혜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지금 저희들이 세존 앞에서
여러 가지 허물을 스스로 뉘우칠새
한량없는 부처님의 보배 가운데
열반의 한 조각을 겨우 얻고서

 

지혜 없어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스스로 만족하게 생각했으니,
비유하면 어떤 빈궁한 이가
친구의 집 찾아서 갔던 일이라.

 

그 친구 사는 집은 큰 부자로서
여러 가지 음식으로 대접을 하고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보배를
옷 속에 가만히 넣어 주고서

 

바쁜 일로 말없이 먼저 나가니
그 사람은 잠든 채 알지 못하고
얼마를 지난 뒤에 그 집을 나와
멀리 타국까지 이르렀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구하느라고
몸과 마음 모두가 구차한 생활
적은 것 얻고도 만족하여서
그 이상 원하지 아니하나니.

 

옷 속에 넣어 준 그 많은 보배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는 중에
보배 구슬 주었던 그 친구가
빈궁한 친구를 후에 만나서

 

몹시 책망하고 충고도 하며
매어 준 구슬을 보여 주거늘
가난한 그 친구 그것을 보고
마음이 크게 환희함이라.

 

단번에 부자가 된 그 친구는
5욕을 마음대로 힘껏 누리니
저희들도 또한 이와 같은 일,
세존께서 긴 세월 다하도록

 

불쌍한 중생을 교화하시고
위없는 바람[願]을 심어 주거늘
저희는 근기 엷고 무지하여서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여

 

열반의 많은 보배 가운데
아주 적은 부분을 얻고서도
우리가 다 얻어 멸도했다고
스스로 만족하여 즐겼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저희를 깨닫게 하려
그 모두 참 멸도가 아니라시며
위없는 불지혜를 얻어야만
이가 곧 참 멸도라 말씀하시니

 

저희들은 지금 부처님께서
수기를 주시는 장엄한 일과
차례차례 수기하리라는 말씀 듣고
몸과 마음이 모두 환희합니다.


9. 수학 무학인기 품(授學無學人記品)

 

그 때 아난과 라후라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도 만일 이런 수기를 얻게 되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마땅한 분수가 있사오니 오직 여래께 귀의하며, 또한 저희들을 일체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보고 압니다. 아난은 항상 시자가 되어 법장(法藏)7)을 받들어 가지고 있으며, 라후라는 부처님의 아들이니, 만일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신다면, 저희의 소원이 성취되며 대중들의 소망도 만족하오리다."


그 때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와 성문 제자 2천 인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드러내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일심으로 우러러보기를 아난과 라후라가 원하는 것과 같이 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으니, 이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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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경전(經典)을 말한다. 경전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법문이 갈무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같이 부른다.

 

"너는 오는 세상에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이름은 산해혜자재통왕(山海慧自在通王)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리라. 마땅히 62억의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법장을 받들어 가진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20천만억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보살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리라. 그 나라의 이름은 상립승번(常立勝幡)으로 국토가 청정하여 그 땅이 유리로 되며, 겁의 이름은 묘음변만(妙音遍滿)이리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천만억 아승기겁으로, 만일 사람이 천만억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수학으로 헤아린대도 그 수를 알 수 없으며, 정법이 세상에 머물기는 그 부처님 수명의 두 배이고, 상법은 정법 수명의 두 배이니라. 아난아, 이 산해혜자재통왕불은 시방세계 한량없는 천만억 항하의 모래 같은 여러 부처님 여래께서 다 함께 그 공덕을 찬탄하시게 되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이제 대중에게 말하노라.
큰 제자 아난은 법을 받들어서
오는 세상 여러 부처님 공양하고
그 일을 마친 뒤 정각을 이루리니

 

거룩하신 그 이름 산해혜자재통왕불
그 부처님 국토는 항상 청정하여
나라 이름 또한 상립승번(常立勝幡)이며
교화할 많은 보살 항하의 모래 같고

 

훌륭하신 그 부처님 크신 위덕과
높으신 그 이름이 시방에 퍼지며
끝없이 누리시는 부처님 수명은
어리석고 불쌍한 중생을 위함이며

 

부처님 수명 두 배를 정법이 머물고
상법은 다시 그 두 배를 머무르며
항하 모래같이 무수한 중생들
부처 될 인연을 그 불법 중에 심으리라. (계속)

 


‘Exotic Journey’ (미지의 여행) - Music by Karun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