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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묘법연화경' (妙法蓮華經) (2)

잠용(潛蓉) 2013. 6. 5. 11:34

묘법연화경 변상도 (돈황 막고굴 유물)

 

 

 

  
아만과 자존심 높아 마음 굽어 부실하여
천만억 겁 지내도 부처님 이름 못 듣고

법 또한 듣지 못해 제도하기 어려우니
사리불아, 이런 사람 방편법을 베풀어서

 

고통 끊는 길을 일러주고 열반법을 보여 주며,
열반이라 말했으나 참된 열반이 아니니라.

모든 법은 본래부터 언제나 고요한 것이니
불자들이 이런 도 행하면 오는 세상에 부처 되리라.

 

내가 비록 방편으로 삼승법을 보였으나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은 일승법만을 말씀하시니

여기 모인 대중들아, 의혹된 맘 다 풀지니
부처님 말씀 다르잖아 일승일 뿐 이승은 없네.

 

지난 세상 무수한 겁 멸도하신 여러 부처님들
백천만억 그 수효를 헤아릴 수 없건마는

이런 모든 세존들께서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무수한 방편으로 법의 모습 연설하시지만

 

이와 같은 여러 세존들 모두 다 일승을 설해
무량 중생 교화하사 불도에 들게 하되

대성주(大聖主)이신 부처님들 일체 세간 중생들의
애착하는 모든 욕망 속속들이 다 아시고

 

다시 다른 방편으로 제일의 뜻 나타내시니
만일 어떤 중생들이 과거 부처님 만나 뵙고

보시하며 계율 갖고 인욕하고 정진하며
선정· 지혜 법문 듣고 복과 지혜 닦았으면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 이미 다 성불했고
부처님 열반하신 뒤 그 마음이 선한 이들

이와 같은 여러 중생들 미 모두 성불했고
부처님 열반하신 뒤 사리에 공양하려고

 

만억 가지 탑 세우되 금과 은과 파리들과
차거와 마노들과 매괴와 유리· 진주 등으로

청정하게 널리 장엄해서 모든 탑을 장식하고
혹은 돌로 사당 짓고 전단향과 침수향과

 

목밀(木밀)이며 다른 재목이나 기와 벽돌 진흙으로
넓고 거친 들 가운데 흙을 모아 절을 지으며

어린애들 장난으로 흙모래로 탑을 세운
이러한 사람들도 모두 이미 성불했고

 

어떤 이는 부처님 위해 여러 형상 세우거나,
부처님 상 조각한 그들도 이미 성불했고

혹은 칠보(寶)112)로나 놋쇠나 백동들과
납 주석 쇳덩이나 나무 진흙으로 만들거나

 

교칠포(膠漆布)113)로 치장하여 부처님 상 장엄한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 모두 다 불도(佛道) 이루었고

백복으로 장엄한 부처님 상 그릴 적에
자기가 하나 남을 시키나 모두 이미 성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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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일곱 가지 보배로, ① 금(金), ② 은(銀), ③ 유리(瑠璃) : 검푸른 보옥, ④ 파리(玻璃) : 수정 혹은 매괴(玫瑰), ⑤ 차거(硨磲) : 흰 산호, ⑥ 적주(赤珠) : 붉은 진주, ⑦ 마노(碼) : 짙은 녹색의 보옥들을 말한다.
113) 아교와 옻으로 칠한 베이다.

 

아이들 장난으로 풀 나무 붓이거나
혹은 꼬챙이로 부처님 모양 그린 이들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 공덕을 점점 쌓아
큰 자비심 갖추어 모두 성불하였나니

 

다만 보살 교화하여 무량 중생 건졌노라.
어떤 사람 탑과 묘나 불상이나 화상(畵像)에

꽃과 향과 번개(幡蓋)로써 공경하여 공양커나
사람 시켜 풍악 울리고 북도 치고 소라 불며

 

퉁소· 거문고· 공후나 비파· 요령· 바라들
이와 같은 묘한 음악 정성으로 공양하며

환희한 마음으로 노래 불러 찬탄하되
한마디만 하더라도 이미 다 성불했고


마음이 산란해도 꽃 한 송이 일심으로
불상에 공양하면 많은 부처님 뵙게 되며

혹은 어떤 사람 예배커나 합장커나
손 한 번을 든다거나 머리 한 번을 숙여도

 

이런 공양하는 이도 한량없는 부처님 뵙고
위없는 도 이루어서 무수 중생 제도하여

무여열반 들게 하되 섶 다하면 불 꺼지듯

마음 산란한 이도 탑묘(塔廟) 중에 들어가서


나무불(南無佛) 한 번에 모두 다 성불했고

지난 세상 여러 부처님들 계실 때나 열반하신 뒤

이 법을 들은 이는 모두 다 성불했고

오는 세상 부처님도 그 수효 한량없어


이러한 여래들도 방편으로 설법하며

일체의 모든 여래 또한 많은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여 불지혜에 들게 하니

이런 법문 들은 이는 모두 다 성불하네.

 

여러 부처님들 본래 서원 내가 행한 불도로써
중생들을 교화하여 똑같은 도 얻게 하며

오는 세상 부처님들 셀 수 없는 백천만억
많은 법문 설하지만 그 실은 한 불승이라.

 

성품 없는 진실한 법 양족 손은 알지마는
부처 되는 중성들이 인연 따라 생기므로

말씀하신 일승의 법 그 자리에서 머물러서

세간 모습 이미 알고 방편으로 말하느니라.

 

하늘 인간 공양 받는

시방에 계신 부처님들

그 수가 항하 모래 세간에 출현하사

중생들 편케 하려 이런 법문 말하나니

 

제일이고 적멸함을 알면서도, 방편으로

갖가지 길 보이지마는 그 실은 한 불승뿐이니라.

중생들의 여러 행과 마음 깊이 생각하는 것

지난 세상 익힌 업과 욕심· 성질· 정진의 힘

 

여러가지 근기 알고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로 방편 따라 설하나니

지금 나도 그와 같이 중생을 편케 하려

가지가지 법문으로 불도를 보이노라.

 

내가 지혜 힘으로써 중생들의 근기 알고

방편으로 설법하여 환희토록 하여 주네.

사리불아, 바로 알라. 내가 불안(佛眼)114)으로

육도 중생 살펴보니 빈궁하고 지혜 없어

 

생사의 길 잘못 들어 그 고통을 끊지 못해

오욕락에 탐착하되 이우(泥牛)115)가 꼬리 사랑하듯

탐애 속에 갇혀 있어 눈도 멀고 소견 없어

큰 부처를 구하잖고 고통을 못 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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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모든 법의 참 모습을 비춰 보는 부처님 눈이다.
115) 남방에 사는 물소의 일종으로 꼬리가 매우 긴데 그 꼬리를 아끼려다 도리어 해를 본다고 한다.

 

삿된 소견 깊이 들어 괴로움에 얽혔으니

이런 중생 위하여서 큰 자비심 내었노라.

도량에 비로소 앉아 나무 보고 경행하며

삼칠일 동안이나 이런 일을 생각하되

 

얻은 바 그 지혜가 미묘하고 제일이나

근기 둔한 모든 중생 어리석고 눈 어두우니

이와 같은 무리들을
어떻게 제도하랴?

 

그 때에 범천왕과 제석천왕 사천왕과
대자재천 모든 하늘 백천만 권속들이

합장 공경 예배하며 나의 법륜 청하거늘
내 스스로 생각하니 만일 한 불승 찬탄하면

 

고통 속에 빠진 중생 이 법 믿지 않을새.
불신하여 훼방하면 삼악도에 빠지리니

내 차라리 설법 않고 열반에 들려다가

지난 세상 부처님들 행한 방편 생각하고

 

내가 지금 얻은 도를 삼승으로 설하리라.

이런 생각하올 때에 시방 부처님 나타나서

범음(梵音)으로 위로하시되

훌륭하도다, 석가모니불.

 

제일 가는 대도사가 위없는 법 얻었건만

모든 부처님을 따라 방편법을 쓰는구나.

미묘하고 제일된 법 우리들도 얻었지만

모든 중생 위하여 삼승법을 말하노라.

 

적은 지혜 소승들이 성불을 믿지 않아
방편의 분별로써 여러 과(果)를 설했으나

비록 삼승이나 보살을 교화할 뿐

사리불아, 바로 알라. 부처님 말 내 들으니

 

청정하고 미묘하여 나무불(南無佛) 부르면서

이런 생각 다시 하되 흐린 세상 내가 나서

여러 부처님 말씀대로

나도 따라 행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바라나(波羅奈)116)에 나아가니
모든 법 적멸한 모양 말로는 형용할 수 없지만

방편의 힘으로써 다섯 비구117)에게 연설했으니
그 이름이 전법륜(轉法輪) 그와 같이 부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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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범어 Vrnasi의 음사. 중인도 마갈타국의 서북쪽에 있는 나라이다. 석존이 성도(成道)한 후 이 나라의 녹야원(鹿野苑)에서 첫 설법을 하였다. (初轉法輪)
117) 부처님의 첫 설법을 듣고 출가한 다섯 비구, 아야교진여·아습바시·발제·마하남·십력가섭을 말한다.

 

열반이라는 법과 아라한이라는 이름이 있어
법보(法寶)와 승보(僧寶)라고 그 이름이 차별 있네.

오랜 세월 내려오며 열반의 도 찬탄하되
생사의 고통 다한다고 이런 설법 늘 했노라.

 

사리불아, 바로 알라. 불자들을 내가 보니
불도 구하는 한량없는 천만억 사람

모두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께 온 것이니
일찍부터 부처님 말씀하신 방편설을 들었으니

 

이제 내가 생각하니 여래께서 출현하심은
불지혜를 설하려 하심이니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사리불아, 바로 알라. 근기 둔한 소승인들은
상(相)에 집착하고 교만하여 이런 법 못 믿을새.

 

나는 이제 두려울 것 없어 여러 보살들에게
바로 방편 버리고 위없는 도 말하리라.

보살들이 이 법을 들으면 의혹 모두 풀어지고
일천이백 아라한도 마땅히 다 성불하리라.

 

삼세의 여러 부처님들 설법하던 의식대로
이제 나도 그와 같이 분별 없는 법을 설하노라.

여러 부처님들 출현하심 만나기가 어려우며
설사 출현해도 이런 법문 더 어렵고

 

한량없이 오랜 겁에 이 법 듣기 또 어려워
들을 줄을 아는 사람 더욱더 어려우니

우담바라꽃이 피면 일체가 다 즐겁지만
천상·인간에 희유하여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네.

 

법을 듣고 환희하며 찬탄의 말 한 번 하면
모든 삼세 부처님께 공양함이 되는 것이나

이런 사람 희유하여 우담바라꽃과 같네.
너희들은 의심 말라. 나는 법의 왕이라.

 

대중에게 말하노니 일불승 묘한 도로
보살들만 교화하매 성문 제자 없느니라.

너희들 사리불과 성문과 보살들은
알지어다. 이러한 법은 부처님의 비밀한 법문

 

오탁악세의 사람 여러 가지 욕락(慾樂)만 탐하므로
이러한 중생들은 부처도 구하잖고

오는 세상 악한 이도 일승 법문 듣게 되면
미혹하고 믿지 않아 악한 길에 떨어지고

 

부끄러움 알고 청정한 사람 불도를 구하는 이
마땅히 이들을 위해 일승의 도 찬탄하노라.

사리불아, 바로 알라. 여러 불법 이러하여
만억 가지 방편으로 마땅하게 설법하니

 

배우지 않은 이는 능히 이 도리를 모르지만
도사이신 부처님 세존 마땅하게 쓰는 방편

너희들이 이미 알고 여러 의심 다시 없어
크게 환희하는 마음으로 성불(成佛)할 줄 알지어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제 2권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삼장법사(三藏法師)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이운허 국역

 

3. 비유 품(譬喩品)

 

그 때 사리불이 뛸 듯이 기뻐하며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여쭈었다.
"이제 세존의 이러한 법문을 들으니, 마음이 매우 기뻐 전에 없던 일[未曾有]을 얻었습니다. 왜냐 하면 제가 옛적에 부처님을 따라서 이런 법문을 들을 때, 모든 보살들이 성불하리라고 수기 받는 것을 보았으나, 저희들은 그와 같은 일에 참여하지 못하여 스스로 슬퍼하며 한탄하기를, '여래의 한량없는 지견을 잃었다'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숲 속이나 나무 밑에서 홀로 앉기도 하고 또는 거닐기도 하면서 매양 생각하기를, '우리들도 법의 성품에 함께 들었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소승법으로 제도하려고 하시는가?' 하였더니, 이것은 저희들의 허물일 뿐 세존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우리들로 인하여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였더라면 반드시 대승으로써 제도되고 또 해탈을 얻었을 것인데, 저희들은 방편과 마땅함을 따라 말씀하시는 줄을 알지 못하고 처음에 부처님의 법을 듣고는 곧 믿어서 증득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옛적부터 날이 저물고 밤이 새도록 항상 스스로를 책망하였더니, 이제 부처님께 듣지 못했던 미증유한 법을 듣고는 모든 의심과 뉘우침을 끊어 몸과 마음이 매우 태평하게 되었사오니, 저희들은 오늘에야 부처님의 참된 아들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듣고 귀의하였으며, 법을 따라서 화생(化生)1)하였으며, 부처님 법의 분한[法分]2)을 얻은 줄을 알았습니다." 그 때 사리불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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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머니의 태(胎)를 거치지 않고 홀연히 태어나는 것이다. 여기서는 법에서 태어난다는 뜻이다.
2) 부처님의 유산인 가르침(法)을 말한다.

 

이런 법문 내가 듣고 미증유법 얻었으며
마음 크게 즐거웁고 의심 또한 없습니다.

옛날부터 교화받아 대승법을 잃지 않고
부처님 말씀 희유하사 번뇌 다시 없게 하시니

 

나는 이미 번뇌 다하였지만 듣고는 역시 걱정 없나니
산골짜기 숨어서나 수풀 속을 찾아가서

앉거나 거닐 적에 항상 이 일 생각하며
내 스스로 책망하길 어찌 자신을 속였던가?

 

나 또한 불자로서 무루법에 들었거늘

위없는 도 미래세(未來世)에 연설하지 못할런가?

금색 몸에 32상(相) 십력(十力)과 여러 해탈
그 모두 한가지 법 이런 일을 못 얻었고

 

여든 가지 묘한 상호3) 18불공법(不共法)4)
이와 같은 공덕들을 나는 모두 잃었구나.

나 혼자 거닐면서 보니 부처님은 대중 가운데 계시나
시방세계에 이름 퍼져 많은 중생 이익케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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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처님의 몸에 갖추어진 여든 가지의 묘한 신체적 특징을 말한다.
4) 부처님 특유의 열여덟 가지의 특징으로, ①∼③ 신(身)·구(口)·의(意) 3업(業)에 허물이 없는 것, ④ 중생에 대한 평등한 마음, ⑤ 선정(禪定)에 의한 마음의 안정, ⑥ 모두를 포용해서 버리지 않는 마음, ⑦∼⑪ 중생을 구하려는 욕심과 정진과 염력과 선정의 지혜, ⑫ 해탈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 ⑬∼⑮ 중생 제도를 위해 신(身)·구(口)·의(意) 3업을 나투는 것, ∼ 과거·미래·현재의 온갖 것을 다 알아 막힘이 없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익 못 얻으니 스스로 속음이라.
밤낮없이 나는 항상 이런 일만 생각하고

잃었나, 안 잃었나 여쭈려고 하였으나
세존께서 여러 보살들 칭찬하심 내가 보고

 

낮이거나 밤이거나 이런 일만 사량터니
부처님 말씀 들을 때 뜻을 따라 하신 말씀

번뇌 없고 부사의라, 도량으로 이끌건만
삿된 소견 잘못 들어 범지(梵志)5)의 스승이 되었더니


세존께서 내 맘 알고 열반법을 설하시거늘
나쁜 견해 다 버리고 공법(空法)을 증득하여

그 때 내가 생각하기를 이제 열반 얻었노라.
그러나 알고 보니 참 열반이 아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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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범사(梵士)라고도 쓰며, 정예(淨裔) 또는 정행(淨行)이라고 번역한다. 바라문의 생활 가운데 4기(期)가 있는데, 이것은 제1기로 스승에게 가서 수학하는 동안이다

 

만일 부처가 되었다면 32상 구족하고
천상· 사람· 야차들과 용과 귀신이 공경하리니

그 때에야 비로소 다 없어진 남음 없는 열반이라 할 것을.

부처님 대중 가운데서 나의 성불 수기하시니


그 법문을 듣고서야 모든 의심 풀렸노라.

부처님 말씀 처음 듣고 마음 크게 놀라서

부처 탈 쓴 마군의 농락인가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방편으로 말씀하시매,


마음이 편안하고 그 의혹 없어지네.

지난 세상 부처님들 방편 속에 계시면서

이러한 법 말한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이 세상과 오는 세상 한량없는 부처님들


여러 가지 방편으로 이러한 법 말씀하시며

지금 세존께서도 탄생하여 출가하사

법륜 굴려 설법할새 방편으로 설하시니

세존의 참된 설법 파순(波旬)6)이야 할 수 있나?


그 마군이 부처 아닌 줄을 내가 바로 알았노라.

의심 그물에 걸리어서 마군인가 하였더니

세존 말씀 듣자오니 깊고 멀고 미묘하사

청정한 법 설하시니 내 마음이 환희하여


의심 모두 없어지고 참된 지혜 들었나니

나도 필경 성불하여 천상 인간 공경받고

무상 법륜 굴리어서

보살 교화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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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범어 ppiyn의 음사. 마왕(魔王), 악마의 호칭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천인· 사문· 바라문 대중들 가운데서 말하노라. 내가 옛날 2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위없는 도를 위하여 너를 교화하였고, 너도 또한 오랜 세월을 두고 나를 따라 배웠으니, 내가 방편으로써 너를 인도하였으므로 내 법 가운데 나게 되었느니라.


사리불아, 예전에 내가 너를 가르쳐 부처님의 도에 뜻을 두게 하였는데, 네가 지금 잊어버리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미 멸도를 얻었노라 하기에, 내가 이제 너로 하여금 본래 원하고 행하던 도를 기억하게 하기 위하여 성문들에게 이 대승경을 말하노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이요, 보살을 교화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이다.


사리불아, 너는 오는 세상에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 겁을 지내면서 여러 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며, 보살이 행할 도를 구족하여 마땅히 부처가 되리니, 명호는 화광(華光)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라 할 것이며, 그 세계의 이름은 이구(離垢)이니, 땅이 편편하고 반듯하며 깨끗하고 장엄하며 태평하고 풍성하며, 천인과 사람들이 치성하여 유리로 땅이 되고, 팔방으로 뻗어나간 길은 황금으로 줄을 꼬아 드리웠으며, 그 길 옆에는 칠보로 된 가로수가 있어 항상 꽃과 열매가 무성하며, 화광여래께서도 또한 삼승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시리라.


사리불아, 그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때가 비록 나쁜 세상은 아니지만, 본래부터 원하던 인연으로 삼승법을 말씀하시느니라. 그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大寶莊嚴)이니, 왜 이렇게 이름하는가 하면, 그 나라는 보살로써 큰 보배를 삼기 때문이니라. 그 많은 보살들은 한량없고 가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숫자로나 비유로도 미칠 수가 없나니, 부처님의 지혜가 아니고는 알 사람이 없느니라. 보행할 적에는 보배로운 꽃이 발을 받드나니, 이 보살들은 처음으로 발심한 사람들이 아니고, 오랜 옛적부터 덕의 근본을 심었으며,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범행을 깨끗하게 닦았으므로, 여러 부처님들께서 칭찬하시던 바이며,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았고, 큰 신통을 구족하여 모든 법에 들어가는 문을 잘 알았으며, 참되고 거짓이 없었으며, 의지력이 견고하였으니, 이런 보살들이 그 나라에 가득하니라.


사리불아, 화광부처님의 수명은 12소겁이니, 왕자로서 성불하기 전은 제외하느니라. 또 그 나라 백성의 수명은 8소겁이니라. 화광여래께서 12소겁을 지내고는 견만(堅滿)보살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면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이 견만보살이 다음에 부처를 이룰지니, 그 명호는 화족안행(華足安行) 다타아가도· 아라하· 삼먁삼불타라 하며, 그 부처님의 국토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사리불아, 이 화광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도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물기는 32소겁이며,7) 상법(像法)8)도 또한 32소겁을 머무르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오는 세상 성불하실 높은 세존
그 명호 화광여래 무량 중생 제도하리.

많은 부처님 공양하며 보살행9)과 십력과
모든 공덕 구족하여 위없는 도를 증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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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부처님의 가르침[敎]과 그 실천[行]과 그 결과로서의 깨달음[證]이 바르게 갖추어져 부처님의 가르침이 바르게 존속되는 시기이다.
8) 깨달음을 얻는 자는 없어도 가르침과 실천이 지속되어 정법과 비슷한 시기이다.
9) 범어로는 boddhisattva-cary. 보살이 닦아야 할 수행이라는 뜻이다.

 

무량한 겁 지낸 뒤에 대보장엄겁이 되면
세계 이름 이구(離垢)리니 청정하고 때 없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황금줄을 길게 늘여
칠보로 된 가로수엔 꽃과 열매 만발하고

그 세계 보살들은 뜻과 바램 견고하며
큰 신통 바라밀다 모두 다 구족하며

 

무수한 부처님께 보살도10)를 잘 배우니
이러한 대사들을 화광여래 교화하셨네.

왕자로 태어나서 그 영화를 다 버리고
최후의 몸 받은 뒤에 출가하여 성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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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보살행과 같은 말이다.

 

화광불의 세간 수명 길고 긴 12소겁
그 나라의 인민들은 8소겁 수명이라.

그 부처님 멸도 후에 정법이 머물기 32소겁이니

중생들을 제도하고 그 정법 끝난 뒤엔


상법 또한 32겁 사리가 유포되어
천상· 인간의 공양받으리,

화광불의 이러한 일 훌륭하기 짝이 없으니

그가 곧 네 몸이라, 마음에 기뻐하라.

 

그 때 사부대중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와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등의 모든 대중들은, 사리불이 부처님 앞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는 것을 보고 그 마음이 환희하여 제각기 몸에 입었던 훌륭한 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석제환인과 범천왕들도 무수한 천자들과 함께 하늘의 기묘한 옷과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들을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니, 그 하늘 옷이 허공에 머물러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백천만 가지의 풍악이 일시에 울려 퍼지고, 하늘 꽃이 비오듯 내리더니, 이런 말이 허공에서 들렸다.

 

"부처님께서 옛날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법바퀴를 굴리시더니, 지금 또 위 없는 큰 법륜을 굴리시도다."
그 때 여러 천자들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옛날 옛적 바라나에서 사제(四諦)11)의 법륜 굴리시어
오중(五衆)12) 생멸하는 모든 법을 말하시더니

위없이 큰 법륜을 이제 다시 굴리시니
깊고 깊은 미묘한 법 믿을 이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옛날부터 그 법 많이 들었지만
미묘한 이런 법은 내 아직 못 들었는데

오늘 이 법 설하시니 우리들도 따라 기뻐
지혜 큰 사리불이 세존의 수기 받으니

 

저희들도 그와 같이 오는 세상 성불하여
세간에서 높고 높은 세존이 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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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생 문제에 대한 네 가지 진리로, ① 고제(苦諦) : 인생은 괴로움이라는 진리, ② 집제(集諦) : 괴로움의 원인이 집착이라는 진리, ③ 멸제(滅諦) : 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 ④ 도제(道諦) :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실천의 길을 말한다.
12) 5음(陰)·5온(蘊)이라고도 한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다섯 가지 요소로 성립되었다고 보는 견해로서, ① 색(色) : 물질. 사람에게서의 신체, ② 수(受) : 감수작용, ③ 상(想) : 표상 작용(表相作用), ④ 행(行) : 의지 혹은 충동적 욕구, ⑤ 식(識) : 인식작용을 말한다.

 

부사의한 부처님의 도 근기 따라 설하시니,
내가 지은 복덕과 금세(今世)나 지난 세상

부처님 찾아뵙고 갖추어 쌓은 공덕
미묘하고 큰 불도에 마음 다해 회향하리.

 

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의심이 없어 부처님 앞에서 친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았거니와, 여기 마음이 자재한 1천2백 사람들이 옛날 배우는 자리에 있을 적에 부처님께서 항상 교화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의 법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능히 여의고 필경에는 열반에 드느니라' 하시매,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들도 각각 나[我]라는 소견과 있다, 없다 하는 소견 따위를 없애고 스스로 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더니, 지금 세존 앞에서 전에 듣지 못하던 법을 듣고는 모두 의혹에 빠져 있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부대중을 위하여 그 인연을 말씀하여 의심을 풀도록 하옵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말하지 않았느냐?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와 방편으로 설하시는 것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는 것이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모두 보살을 위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아, 내 이제 다시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분명하게 말하리니, 지혜 있는 사람들은 이 비유로써 이해할 수 있느니라. 사리불아, 옛날 옛적에 어느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長者)13)가 살았느

니라. 나이는 매우 늙었으나 재산이 한량없었으며, 전답과 가옥 그리고 하인들도 대단히 많았느니라. 그런데 그의 집은 매우 크고 넓었으나 대문은 꼭 하나뿐이었고, 그 안에 1백 명, 2백 명 내지 5백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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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부자, 부호라는 뜻이다.


그 집은 모두 낡아서 벽과 담은 무너졌고, 기둥뿌리는 썩었으며, 대들보는 기울어져 위태롭게 생겼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불이 나 한창 타고 있었느니라. 그 때 그 집 안에는 10명, 12명, 혹은 30명이나 되는 장자의 여러 아들들이 있었고, 장자는 사면에서 큰 불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크게 놀라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비록 이 불난 집에서 무사히 나왔지만, 여러 아이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장난하고 노느라고,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불이 곧 몸에 닿아서 그 고통을 한없이 받으련만, 걱정하는 마음도 없고 나오려는 생각도 못하는구나.'


사리불아, 장자는 또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기운이 세니 옷 담는 상자나 책궤 따위에 담아 들고 나오리라'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느니라.
'이 집의 문은 단 하나뿐으로 매우 좁아서 소견 없고 장난을 좋아하는 어린 것들이 혹 땅에 넘어져 불에 타지나 않을까? 그러므로 내가 그 어린것들한테 이 집이 한창 불에 타고 있어 무섭다는 말을 일러 주고, 지금 빨리 뛰쳐나오지 아니하면 불에 타서 죽는다고 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한 장자는 그 여러 자식들한테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애가 타서 좋은 말로 타이르고 달랬지만, 그 어린 자식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서 믿지도 않고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여 나오려는 마음이 전연 없었으며, 또 불이 어떤 것이며 집은 어떤 것이며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가는지도 모르고 다만 동서로 내달리고 놀면서 아버지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느니라.


그 때 장자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이 집은 벌써 맹렬한 불길에 휩싸여 타고 있으니, 저 어린 자식들이 지금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되리라. 내 이제 방편과 수단으로 자식들로 하여금 이 화재를 면하게 하리라.'
그 아버지는 여러 자식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줄을 미리 잘 알았기 때문에 가지가지 기이한 장난감을 보면 반드시 좋아하리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이 좋아하고 갖고 싶은, 희유(稀有)하고 얻기 어려운 장난감이 여기 있는데, 지금 너희들이 가지지 아니하면 이 뒤에 반드시 후회하리라. 여러 가지 양이 끄는 수레[羊車], 사슴이 끄는 수레[鹿車], 소가 끄는 수레[牛車]들이 지금 대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와 가져라. 너희들이 달라는 대로 나누어 주겠노라.'


그 때 여러 자식들은 아버지가 말하는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좋아하며 서로 밀치면서 그 불 붙은 집에서 뛰쳐나왔느니라. 그 때 장자는 여러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탈 없이 나와 한데 거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시 꺼리는 마음이 없이 흐뭇하여 기쁨을 억제할 수 없었느니라. 그런데 그때 여러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느니라.
'아버지께서 주신다던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의 장난감을 지금 주십시오.'

사리불아, 그 때 장자는 여러 아들들에게 평등하게 큰 수레를 나누어 주었으니, 그 수레는 크고 높아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되었으며, 주위에는 난간을 두르고 사면으로 풍경(風磬)을 달았고, 그 위에는 휘장을 쳤는데, 모두 보배로 꾸몄고, 보배로 된 줄을 얽어 드리웠고, 화려한 영락을 드리웠으며, 부드러운 자리를 겹겹으로 깔고, 붉고 아름다운 베개를 안치했으며, 흰 소가 끌게 했으니, 빛깔이 깨끗하고 몸이 충실하며 큰 힘이 있어 걸음이 평탄하고 바람같이 빨랐으며, 여러 시종들이 호위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이 장자의 재물은 한량이 없어 창고마다 가득 찼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의 재산이 한량없으니, 변변치 못한 조그만 수레를 아들에게 줄 것이 아니라, 이 어린것들이 다 나의 자식인지라 사랑에 치우침 없이, 이와 같이 칠보로 꾸민 많은 수레를 평등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 주리니, 여기에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리라. 왜냐 하면 나는 이런 것으로 온 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아니할 것이거늘, 하물며 내가 사랑하는 아들들이겠는가?'


이 때 아들들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처음 보는 좋은 일을 얻었으니, 본래 바라던 것만이 아니었느니라. 사리불아,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장자가 아들들에게 보배로 된 큰 수레를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이 허망하다고 하겠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자기의 자식들로 하여금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 그 생명을 보전시킨 것만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하면 만일 목숨만 보전하면 이미 장난감을 얻은 것이 되옵거늘, 하물며 방편으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게 하여 구제함이오리까?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비록 조그만 수레 하나를 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하면 이 장자가 앞에서 생각하기를, '내가 방편을 써서 자식들로 하여금 나오게 하리라' 하였으니, 이런 인연으로 허망함이 없습니다. 하물며 장자가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음을 알고, 자식들을 이익케 하려고 큰 수레를 나누어 줌이오리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바로 네 말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여러 가지 두려움과 쇠함과 고뇌와 근심과 무명과 어둠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으며, 한량없는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였고, 큰 신통력과 큰 지혜력이 있으며, 방편과 지혜의 바라밀다를 갖추어 대자대비에 항상 게으름이 없으며, 항상 선한 일로 일체를 이익케 하려 하느니라. 그러므로 삼계(三界)라는 썩고 낡은 집의 불타는 속에서 태어나서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고통하고 고뇌하며 어리석고 아둔한 삼독(三毒)14)의 불에서 제도하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교화로 얻게 하느니라. 여러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과 슬픔과 고통과 고뇌 속에서 시달리는 것을 보며, 또한 오욕(五欲)과 재물을 위하여 가지가지 고통을 받으며, 또 탐하고 구하느라 현세에서 많은 고통을 받다가, 후세에는 다시 지옥· 축생· 아귀의 고통을 받으며, 만일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빈궁하고 곤란하여 많은 고생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 이러한 가지가지 고통 속에 중생이 빠져 있으면서도, 즐거워하고 유희하느라고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싫증을 내지도 않고 해탈을 구하려 하지도 아니하며, 삼계의 불타는 집[火宅]에서 동서로 뛰어다니느라 큰 고통을 당하면서도 걱정할 줄 모르는구나.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이런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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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痴)의 세 가지 번뇌를 말한다.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세 가지가 사람을 해침이 마치 독사나 독충과 같으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내가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마땅히 이러한 고통에서 건져내어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 지혜의 낙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즐겁게 하리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느니라.
'만일 내가 신통한 힘과 지혜의 힘만으로써 방편을 버리고, 중생들에게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는 것만 찬탄하면 중생들이 이것만으로는 제도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이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통받고 고뇌하는 시달림을 면하지 못하고, 삼계라는 불타는 집에서 타고 있으니, 어떻게 능히 부처님의 지혜를 이해하리오.'


사리불아, 마치 저 장자가 몸과 팔에 기운은 있으나 쓰지 않고, 은근하게 방편으로 여러 자식들에게, 불타는 집에서 화재의 난을 면케 하는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주듯이,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힘과 두려움 없음이 있지만, 쓰지 아니하시고, 다만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중생들을 제도하시려고, 삼승인 성문· 벽지불· 불승을 설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너희들은 삼계의 불타는 집에 있기를 좋아하지 말며, 누추한 빛[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촉감[觸]을 탐내지 말라. 만일 탐내고 애착하면 곧 불에 타게 되느니라. 너희들이 삼계에서 빨리 나오면 마땅히 성문이나 벽지불 또는 불승을 얻으리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이 일을 보증하노니, 이는 결코 허망하지 아니하리라. 너희들은 다만 부지런히 정진하라. 여래는 이러한 방편으로써 중생들을 권유하여 인도하리라.'
그리고는 다시 이런 말씀을 하셨느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알라. 이 삼승법은 다 이 성인이 칭찬하는 바이며, 자재하여 얽매임이 없고 의지하거나 구할 것이 없으니, 이 삼승을 타기만 하면 번뇌가 없는 근기· 힘· 깨달음· 도· 선정· 해탈· 삼매 등으로 스스로 즐길 것이며, 한량없는 안온과 쾌락을 얻게 되리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가 있으며,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계에서 빨리 뛰어나오려고 열반을 구하면, 이런 이는 성문승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양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연의 지혜를 구하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고요한 데를 즐기며, 모든 법의 인연을 깊이 알면 이런 이는 벽지불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사슴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一切智)15)와 불지(佛智)16)와 자연지(自然智)17)와 무사지(無師智)18)와 여래의 지견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엾게 생각하여 안락하게 하며, 천상·인간을 이익되게 하려고 모든 이를 제도하여 해탈시키려고 하면, 이런 이는 대승보살이라 이름하며, 이런 승(乘)을 구하므로 마하살이라 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소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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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온갖 것을 다 아는 지혜이다.
16) 부처님의 지혜,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성스러운 지혜이다.
17)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존재하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혜이다.
18) 스승 없이 혼자서 얻은 지혜, 곧 부처님의 지혜이다.

 

사리불아, 저 장자가 자기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와 두려움 없는 곳에 이른 줄을 알고는,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는 것을 생각하고 큰 수레를 여러 자식들에게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온갖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므로, 한량없는 억천의 중생이 부처님 법문으로써 삼계의 괴롭고 두려우며 험한 곳에서 나와 열반의 즐거움을 얻은 것을 보고는, 여래가 그 때 생각하기를, '내게는 한량없고 가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 없는 것 등의 여러 부처님의 법장(法藏)19)이 있으며, 이 중생들은 모두 나의 자식들이니 평등하게 대승을 줄 것이요, 한 사람이라도 홀로 멸도를 얻게 할 것이 아니며 모두 여래의 멸도로써 열반하게 하리라' 하고, 삼계를 벗어난 모든 중생들에게 다 부처의 선정과 해탈의 오락 기구를 주었으니, 모두 한 모양과 한 종류로서 성인들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능히 깨끗하고 묘하고 제일가는 즐거움을 내느니라.


사리불아, 저 장자가 처음에는 세 가지 수레로 여러 자식들을 끌어낸 뒤에 보배로 장엄한 제일 편안한 큰 수레를 주었지만, 장자에게는 허망한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허망함이 없나니, 처음에는 삼승을 말하여 중생들을 인도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 제도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한량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법장이 있어서 온갖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만 능히 그것을 받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아, 이런 인연으로 부처님들은 방편으로써 일불승에서 분별하여 삼승을 말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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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권 주 77) 참조.

 

비유하면 어떤 장자 크나큰 집 지녔으나
그 집 오래되어 퇴락하고 낡았네

당사(堂舍) 아주 위태롭고 기둥 뿌리 썩어 들고
대들보는 기울어져 축대마저 무너지니

 

담과 벽이 헐리고 발랐던 흙 떨어지고
지붕도 썩어 내리며 서까래도 부서지고

막혀 버린 골목에는 오물만이 가득하고
그 가운데 5백 식구 우글우글 살더라.

 

소리개· 올빼미· 부엉이· 독수리 까마귀· 까치· 비둘기와 뻐꾸기며
독사· 뱀· 살무사· 전갈· 지네들과 그리마들

도마뱀과 노래기들 족제비·살쾡이·온갖 쥐와
이런 따위 나쁜 벌레 서로서로 기고 뛰며

 

똥오줌 냄새나는 곳 더러운 것 가득한데
말똥구리 벌레들 날아들어 위를 덮고

여우· 이리· 야간(野干)20)들이 죽은 것을

서로 물고 뜯으며 찢어 널어 살과 뼈가 낭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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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승냥이. 여우와 비슷하나 여우보다 작다.

 

배 주린 뭇 개들이 몰려와서 끌고 당겨
굶주리고 두려워하며 이리저리 먹을 것 찾아다니며

서로 다퉈 끄달리고 으르렁 짖어대며
그 집안의 무서움이 이와 같이 험하구나.

 

여기저기 간 데마다 도깨비나 망량 귀신
야차와 아귀들이 사람 고기 씹어 먹고

악독한 뭇 벌레들 사나운 짐승들이
새끼쳐 젖먹이고 제각기 기르거든

 

야차들이 달려와서 잡아먹고 배부르면
악한 마음 치성하여 무서웁게 악을 쓰며

구반다(鳩槃多)21)의 귀신들이 흙더미에 걸터앉아
어떤 때는 땅 위로 한자 두자 솟아 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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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범어 kumbhna의 음사. 증장천왕(增長天王) 밑에 있는 귀신으로 사람의 정기(精氣)를 먹는다고 한다.

 

이리저리 뒹굴면서 제멋대로 장난하고
개다리 붙들어서 소리를 못 지르고

다리로 목을 눌러 개를 놀려 좋아하고
또다시 여러 귀신 그 키가 장대하여

 

검고 야위어 벗은 몸이 그 가운데 항상 있어
사납게 악을 쓰며 먹을 것을 서로 찾네.

또다시 어떤 귀신 목구멍이 바늘구멍
어떤 귀신들은 머리가 소대가리

 

사람· 개 잡아먹고 머리 몰골 흉악하며
기갈(飢渴)에 시달려서 울부짖고 내달리네.

야차와 아귀들과 사나운 새 짐승들
배고프고 굶주려서 창 틈으로 살펴보니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무서움이 한이 없네.

이렇게 낡은 집이 한 사람에 속했더니

그 사람 집 나온 지 오래지 않았을 적

그 뒤에 그 집에서 홀연히 불이 일어나


사면으로 한꺼번에 불길이 충천하여

대들보 서까래 기둥이 튀는 소리 진동하며

꺾이고 부서지고 담과 벽이 무너지니

온갖 귀신들은 소리소리 울부짖고


부엉이 독수리나 구반다 귀신들은
얼떨떨 황급하여 나올 줄을 모르더라.

악한 짐승 독한 벌레 구멍 찾아 숨어들고
비사사(毗舍闍)22) 귀신들도 그 가운데 머물더니

 

복덕 없는 연고로 불길에 쫓기면서
서로 다퉈 해치어 피 마시고 살을 먹고

여우의 무리들은 벌써 모두 죽었거든
크고 악한 짐승들이 몰려와서 씹어 먹고


구린 연기 자욱하여 사면에 가득하네.

지네와 그리마 독사의 뭇 것들이

불에 데고 뜨거워서 구멍에서 나올 적에

구반다 귀신들이 날름날름 주워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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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범어 picaka의 음사. 시체 고기를 먹는 악귀이다.

 

또 모든 귀신들은 머리마다 불이 붙고

배고프고 뜨거워서 황급하게 달아나니

그 집이 이와 같이 지독하게 무서우며
독한 피해 화재까지 그 재난 적지 않네.

 

이 때에 집 주인은 대문 밖에 서 있더니
당신의 여러 자식 장난을 아주 즐겨

이 집 안에 들어갔고 어린 것들 소견 없어
노는 데만 팔려 있소. 어떤 이가 전해 주니

 

장자는 이 말 듣고 불타는 집 뛰어들어
방편으로 구제하여 불타 죽게 안 하려고

여러 자식 타이르며 많은 환난 설명하되

악한 귀신, 독한 벌레 화재까지 일었으니


뭇 고통 점차로 끊임없이 상속하고

살무사와 독사· 전갈 여러 가지 야차들과

구반다 귀신이며 여우와 개의 무리

부엉이· 독수리· 소리개· 올빼미 노래기 따위들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 이런 고통 난리 속에
큰 불까지 일어났네.

여러 자식 무지하여 아버지 말 건성 듣고
노는 데만 정신 팔려 희롱을 일삼으니

 

이 때에 그 장자는 이런 생각 다시 하되
자식들 이 같으니 내 더욱 걱정이라.

지금 이 집에는 기쁨 하나 없건마는
여러 자식들 노는 데만 빠져 있어


내 말을 안 들으니 장차 불에 타리로다.

그 때 문득 생각하고 방편(方便)을 베풀어서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내게는 가지가지
놀기 좋은 장난감에 보배 수레 있나니,

 

양 수레· 사슴 수레 큰 소가 끄는 수레들이
문 밖에 놓여 있다. 너희들은 나오너라.

내가 너희 위하여 이런 수레 만들었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타고 끌고 놀아 보라.’

 

이런 수레 있단 말을 그 자식들 듣고서는
앞뒤를 다투면서 밀치고 뛰쳐나와

그 무서운 화재를 무사하게 면하였네.

장자는 자식들이 불타던 집 빠져나와


사거리에 앉은 것을 사자좌(師子座)23)에서 굽어보고
스스로 흐뭇하여 내 이제 즐겁도다.

이 여러 자식들은 기르기도 어려우니
어린 것들 무지하여 위험한 집에 들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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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부처님께서 앉으시는 자리를 말한다.

 

독한 짐승 득실득실 도깨비도 무서운데,
맹렬하게 솟는 불길 사방에서 타건마는

철 모르는 자식들이 놀기에만 팔린 것을
내가 이미 구하여서 재난에서 벗어나니


그러므로 사람들아, 내 마음이 즐거워라.

그 때에 여러 자식 편안하게 앉아 있는

아버지께 나아가서 바라보고 하는 말이

‘세 가지 보배 수레 우리에게 주옵소서.


조금 전에 하신 말씀 너희들이 나온다면

세 가지의 수레를 주신다고 하셨으니

지금 바로 그 때이라. 나누어 주옵소서.’

큰 부자인 장자는 그 많은 창고마다


금· 은· 유리이며 차거와 마노들과
여러 가지 보배로써 큰 수레를 만드는데

훌륭하게 장식하고 난간을 둘렀으며
사면에 풍경 달고 황금줄을 늘였으며

 

진주로 만든 그물 장막처럼 위를 덮고
금빛 꽃과 여러 영락 곳곳마다 드리우고

갖가지 채색으로 그림 그려 둘렀네.

부드러운 비단으로 앉을 자리 만들고


천냥 억냥 값나가는 훌륭하고 묘한 천,
희고 깨끗한 것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몸매가 아름답고 살이 찌고 기운이 센
크고 흰 소에다 멍에 수레 메었으며

 

많고 많은 신하들이 모시고 호위하는
이러한 좋은 수레 자식한테 주었더니,

여러 자식 이 때에 즐거워 뛰놀면서
보배의 수레 타고 사방으로 다니면서


쾌락하게 노는 모양 재하여 걸림 없네.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나도 또한 그와 같아

성인 중에 가장 높은 세간의 아버지라.

일체 중생들이 모두 나의 자식인데,


세상 욕락 깊이 들어 지혜로운 맘 하나 없고
삼계의 불안함이 불타는 집 같으며

여러 고통 가득하여 무서움이 한이 없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 항상 있어


이러한 불길들이 치성하여 쉬잖는데

삼계의 불타는 집 여래는 일찍 떠나

고요한 데 있으면서 숲과 들에 편안하니
이 삼계 모두가 지금은 내 것이오.

 

그 가운데 있는 중생 다 나의 아들인데
여러 가지 환난들만 가득한 이 세상을

오직 나 아니면

구호할 이 없으리라.

 

타이르고 가르쳐도 믿지 않는 그 마음은

여러 가지 욕락에 탐착하기 때문이니

이러한 방편으로 삼승법을 설한 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삼계 고통 알게 하고


세간에서 벗어날 길을 연설하여 보임이라.

이 여러 자식들이 그 마음을 결정하면

삼명[三明]24)이나 육신통(六神通)25) 구족하여

연각이나 불퇴하는 보살법을 얻으리라.

 

사리불아, 나는 중생 위하여서
이러한 비유들로 일불승을 말하노니

이제 너희들이 이 말을 믿고 수행하면
오는 세상 누구든지 불도를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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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세 가지 초인적인 능력으로, ① 숙명명(宿命明) : 과거세의 인연을 아는 것, ② 천안명(天眼明) : 미래세의 과보를 아는 것, ③ 누진명(漏盡明) : 번뇌를 끊어서 얻는 지혜를 말한다.
25) 불·보살의 여섯 가지 초인적 능력으로, ① 천안통(天眼通) : 내일을 환히 볼 수 있는 능력, ② 천이통(天耳通) : 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는 능력, ③ 타심통(他心通) :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환히 알 수 있는 능력, ④ 숙명통(宿命通) : 과거세의 일을 다 아는 능력, ⑤ 누진통(漏盡通) : 번뇌를 끊음이 자유자재한 능력, ⑥ 신족통(神足通) :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승(乘)은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
모든 세간에서 위가 없이 높을새

부처님도 기뻐하며 중생들도 찬탄하고
공양하고 예배하며 한량없는 억천의


여러 힘과 해탈과 선정과 지혜들과
여러 가지 불법으로 이런 법을 얻으면

자식들로 하여금 밤과 낮의 오랜 세월
유희토록 하여 주며 그리고 여러 보살들


성문의 대중들이 이 수레를 타기만 하면
도량에 곧 이르리라.

이와 같은 인연으로 시방에 구하여도
다른 승은 없나니 부처의 방편일세.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너희들은 모두 다
나의 아들이요,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라.

너희들 오랜 겁을 두고 많은 고통에 타거늘
내가 모두 제도하여 삼계를 벗어나게 하리라.

 

내가 앞서 말하기를 네가 멸도했다고 하였으나
다만 생사 끝났을 뿐 참 멸도가 아니니라.

마땅히 네 할 일은 부처의 지혜리니
만일 어떤 보살들이 이 대중 가운데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 법 듣는다면

불세존이 비록 방편 썼지마는

교화되는 중생들은 모두 다 보살이라.

어떤 사람 지혜 작아 애욕에 집착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서 고제(苦諦)26)를 말하거늘
중생들은 모두 기뻐 미증유(未曾有)를 얻나니

부처 말한 괴로움이란 진실하여 틀림없다.

만일 또 어떤 중생 괴로움의 근본 모르고서


고(苦)의 원인 집착하여 잠시도 못 버릴새.
이런 사람 위하여서 방편의 도(道) 말하면

모든 고통 원인은 탐욕이 근본이라
만일 탐욕 멸하면 의지할 바 없으니


온갖 고통 멸하는 것

그 이름이 셋째 진리[第三諦]27)

멸제를 위하여서 도제(道諦)28)를 수행하여
고(苦)의 속박 벗어나면 해탈(解脫) 얻었다 하느니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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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인생은 괴로움이라는 진리이다.
27) 사제(四諦) 중 세 번째인 멸제(滅諦)를 가리킨다. 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이다.
28)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닦는 진리이다.

 


‘Exotic Journey’ (미지의 여행) - Music by Karun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