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dhana meets Bodhisattva Guanyin to seek advice)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때 시방의 임금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륜성왕으로서 부처의 종자를 이은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곧 문수사리동자며, 그 때 나를 깨우쳐 준 밤 맡은 신은 보현보살이 화현한 것이니라. 나는 그 때에 왕의 딸로서 그 밤 맡은 신의 깨우침을 받고 부처님을 뵈옵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그 때부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내오면서 나쁜 길에는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서 모든 곳에서 부처님을 보았으며, 묘등공덕당(妙燈功德幢)부처님 때에 이르러서 이 큰 세력으로 널리 기쁘게 하는 당기 해탈을 얻었고, 이 해탈로써 이렇게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큰 세력으로 널리 기쁘게 하는 당기 해탈문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잠깐 동안에 모든 여래의 처소에 두루 나아가서 온갖 지혜의 바다에 빨리 들어가는 일과, 잠깐잠깐 동안에 떠나서 나아가는 문으로 모든 큰 서원 바다에 들어가는 일과, 잠깐잠깐 동안에 서원 바다의 문으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생각마다 모든 행을 내고 낱낱 행 가운데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몸을 내고, 낱낱 몸으로 모든 법계의 문에 들어가고, 낱낱 법계의 문마다 모든 부처 세계에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여러 가지 묘한 행을 말하며, 모든 세계의 낱낱 티끌 속마다 그지없는 여래 바다를 보고, 낱낱 여래의 처소마다 법계에 두루한 부처님들의 신통을 보며, 낱낱 여래의 처소마다 지나간 겁에 닦던 보살의 행을 보고, 낱낱 여래의 처소마다 모든 법륜을 받아 가지고 수호하며, 낱낱 여래의 처소마다 삼세 모든 여래의 신통 변화하는 것을 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 모인 대중 가운데 밤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이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普救衆生妙德]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에 들어가며 보살의 도를 깨끗이 하는가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35)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 밤 맡은 신’[普救衆生妙德夜神]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기쁜 눈으로 중생을 보는 밤 맡은 신에게서 널리 기쁜 당기의 해탈문을 듣고는 믿고 이해하고 나아가며, 알고 순종하고 생각하고 익히면서,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마음에 잠깐도 떠나지 않고, 모든 감관이 산란하지 아니하며, 일심으로 선지식을 뵈오려고 시방으로 두루 구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면서 발원하기를 '항상 가까이 모시어 공덕을 내며, 선지식으로 더불어 선근이 같으며, 선지식의 교묘한 방편의 행을 얻으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정진 바다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겁에 항상 떠나지 말아지이다' 하였다. 이렇게 원을 세우고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 밤 맡은 신이 있는 데 나아가니, 그 밤 맡은 신은 선재동자를 위하여 보살이 중생을 조복하는 해탈의 신통한 힘을 보이고, 여러 가지 거룩한 몸매로 몸을 장엄하며, 양미간으로 큰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지혜 등불 두루 비추는 청정한 당기[智燈普照淸淨幢]라, 한량없는 광명으로 권속을 삼았으며, 그 광명이 모든 세간을 비추고는 선재동자의 정수리로 들어가서 온몸에 가득하였다.
선재동자는 그 때에 곧 끝까지 청정한 바퀴 삼매를 얻었으며, 이 삼매를 얻고는 두 밤 맡은 신의 중간에 있는 모든 지대(地大)의 티끌· 수대의 티끌· 화대의 티끌과 금강 마니의 여러 보배 티끌과 꽃과 향과 영락과 여러 장엄거리들에 있는 티끌들을 보았으며, 낱낱 티끌 속에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이루어지고 파괴함을 보았고, 여러 지대· 수대· 화대· 풍대가 뭉쳐짐도 보고, 또 모든 세계가 한데 연접하였는데 모두 땅 둘레[地輪]로 갖가지 산과 바다와 갖가지 강과 못과 갖가지 나무와 숲을 싣고 있으며, 여러 가지 궁전을 실었으니, 하늘의 궁전· 용의 궁전· 야차의 궁전· 마후라가의 궁전 등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들의 궁전과 집들이었다. 그리고 지옥· 축생· 염라왕 세계 따위의 온갖 곳과, 여러 길로 바퀴 돌듯이 나고 죽고 가고 오고 하면서 업을 짓고 과보 받는 것이 제각기 차별한 것을 모두 보았다.
또 모든 세계가 차별함을 보니, 어떤 세계는 더럽고 어떤 세계는 깨끗하고 어떤 세계는 더러운 데로 나아가고 어떤 세계는 깨끗한 데로 나아가며, 어떤 세계는 더러우면서 깨끗하고 어떤 세계는 깨끗하면서 더럽고 어떤 세계는 깨끗하기만 하며, 어떤 세계는 모양이 반듯하고 어떤 세계는 엎어져 있고 어떤 세계는 모로 있었다. 이와 같은 여러 세계의 여러 길[趣]에서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밤 맡은 신을 보았는데, 온갖 때와 여러 곳에서 여러 중생의 형상과 말과 행동과 이해를 따라서 방편력으로 그들의 앞에 나타나서 그들에게 알맞게 교화하였다.
지옥의 중생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축생의 중생들은 서로 잡아먹지 않게 하고 아귀의 중생들은 기갈이 없어지게 하고 용들은 모든 공포를 여의게 하고 욕심 세계의 중생들은 욕심 세계의 고통을 여의게 하고, 사람들에게는 캄캄한 밤중에 대한 두려움· 훼방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쁜 소문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대중에 대한 두려움· 살아갈 수 없을 것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악도(惡道)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선근이 끊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보리심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쁜 동무를 만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선지식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삼승의 지위에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 여러 가지 생사(生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른 종류들과 함께 있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쁜 시기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쁜 종족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쁜 업을 짓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업과 번뇌에 장애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여러 생각에 고집하여 속박되는 두려움들을 모두 여의게 하였다.
또 모든 중생으로서 알나기[卵生]· 태나기[胎生]· 누기나기[濕生]· 바꿔나기[化生]· 형상 있는 것· 형상 없는 것· 생각 있는 것· 생각 없는 것· 생각 있지도 않고 생각 없지도 않은 것들이 앞에 나타나면 부지런히 구호하는 것을 보았으니, 보살의 큰 서원하는 힘을 성취하려는 연고며, 보살의 삼매의 힘에 깊이 들어가려는 연고며, 보살의 신통한 힘을 굳게 하려는 연고며, 보현의 행과 원의 힘을 내려는 연고며,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바다를 더 넓게 하려는 연고며, 중생을 두루 덮어 주는 걸림없이 크게 인자함을 얻으려는 연고며, 중생에게 한량없는 낙을 주려는 연고며, 모든 중생을 널리 거두어 주는 지혜와 방편을 얻으려는 연고며, 보살의 광대한 해탈과 자유자재한 신통을 얻으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려는 연고며, 모든 법을 분명하게 깨치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지니려는 연고며, 모든 선근을 모으고 모든 묘한 행을 닦으려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에 들어가 장애가 없으려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근성을 알고 교화하여 성숙케 하려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믿고 이해함을 깨끗이 하고 나쁜 장애를 없애려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무지한 어둠을 깨뜨리려는 연고며, 온갖 지혜의 청정한 광명을 얻게 하려는 연고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이 밤 맡은 신의 이런 신통의 힘과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경지와 두루 나타나서 모든 중생을 조복하는 보살의 해탈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서 엎드려 예배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보았다. 그 때 그 밤 맡은 신이 보살의 장엄한 모습을 버리고 본래의 형상을 회복하면서도 그 자유자재한 신통의 힘은 버리지 아니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공경하고 합장하고 한 곁에 물러가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이러하게 신통한 힘
내가 뵈옵고
마음이 환희하여
게송으로 찬탄합니다.
당신의 높으신 몸
여러 가지 장엄함을 내가 보오니
공중에서 반짝반짝 여러 별들이
깨끗하게 단장함과 흡사합니다.
당신이 놓으시는 훌륭한 광명
한량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아름다운 여러 빛으로
시방의 많은 세계 비추십니다.
털구멍마다 중생의 수효처럼
많은 광명을 놓으니
낱낱 광명에서
보배로운 연꽃이 나오고
연꽃에서 나툰 몸[化身]이 나와
중생의 고통을 소멸하고
광명에서는 아름다운 향기를 내어
여러 중생에게 널리 풍기며
또 갖가지 꽃을 비내려
모든 부처님께 공양합니다.
눈썹 사이에선 수미산처럼
굉장한 광명을 놓아
여러 중생에게 쪼이니
캄캄한 어리석음 멸하여지고
입으로 놓는 깨끗한 광명
한량없는 해와도 같이
엄청난 비로자나의 경계를
두루 비추며
눈으로 놓는 깨끗한 광명
한량없는 달과도 같이
시방세계에 널리 비추어
세상의 어리석음 없애며
갖가지 몸을 나투어 내니
그 모양 중생과 같아
시방세계에 가득하여
삼계의 중생을 제도.
미묘한 몸은 시방에 퍼져
중생들 앞에 두루 나타나
물과 불과 도둑 따위와
국왕들의 온갖 두려움 제하옵기에
나는 기쁜 눈의 가르침 받고
당신 계신 데 나왔나이다.
당신께서 양미간으로
찬란한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 비추어
모든 어둠을 멸하시며
신통한 힘을 나투어
나의 몸에 들여보내니
원만한 광명을 받고
나의 마음 매우 기쁘옵니다.
다라니와 삼매를 얻고
시방의 부처님 두루 뵈오며
지나는 곳마다
여러 티끌을 보니
낱낱 티끌 속마다
티끌 같은 세계를 보게 되는데
한량없는 어떤 세계를
모두 흐리고 더러워
중생들 고통을 받느라고
항상 울부짖으며
더럽고도 깨끗한 어떤 세계엔
낙은 적고 근심이 많으매
삼승의 형상을 나투고
그곳에 가서 구제하며
깨끗하고 더러운 세계에서는
중생들 즐거워하는데
보살이 항상 가득해
부처님 법을 맡아 지니며
하나하나 티끌 가운데
한량없는 세계 있으니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지난 세월에 장엄하신 곳
부처님은 그 많은 세계에서
낱낱이 보리수 아래 앉아서
성도하시고 법륜을 굴려
모든 중생을 제도하시네.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신이
저 한량없는 세계에서
부처님 계신 곳마다
나아가 공양함을 내가 봅니다.
이 때 선재동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 밤 맡은 신에게 말하였다.
“하늘 신이여, 이 해탈은 깊고 깊어 희유하옵니다. 이름은 무엇이라 하오며, 이 해탈을 얻으신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으며, 어떠한 행을 닦아서 청정하게 되었나이까?”
밤 맡은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이것은 알기 어려우니, 모든 하늘이나 인간이나 이승들도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이것은 보현보살의 행에 머무른 이의 경계며, 크게 자비한 광에 머무른 이의 경계며, 모든 세 가지 나쁜 길[三惡]과 여덟 가지 어려운 데[八難]를 깨끗이 한 이의 경계며, 모든 부처 세계에서 부처의 종자를 계승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이의 경계며, 모든 부처의 법에 머물러 지니는 이의 경계며, 온갖 겁 동안에 보살의 행을 닦아 큰 서원 바다를 만족한 이의 경계며, 모든 법계 바다에서 청정한 지혜의 광명으로 무명의 어두운 장애를 멸한 이의 경계며, 잠깐 동안의 지혜 광명으로 온갖 삼세의 방편 바다를 두루 비추는 이의 경계인 까닭이니라. 내 이제 부처님의 힘을 받자와 그대에게 말하리라. 선남자여, 지나간 옛적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겁이 있었으니 이름이 원만청정(圓滿淸淨)이요, 세계의 이름은 비로자나대위덕(毘盧遮那大威德)이니라. 그 때 수미산 티끌 수의 여래가 그 세계에 나시었다.
그 부처님의 세계는 일체 향왕 마니보배로 자체가 되어 여러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때 없는 광명 마니왕 바다 위에 머물렀다. 그 형상이 반듯하고 둥글며 깨끗하고 더러운 것으로 합하여 이루었고, 모든 장엄거리 휘장 구름이 위에 덮이고, 일체장엄마니륜산(一切莊嚴摩尼輪山)이 천 겹이나 둘렸으며, 묘하게 장엄한 십만억 나유타 사천하가 있었다. 어떤 사천하에는 나쁜 업을 지은 중생들이 살고, 어떤 사천하에는 여러 가지 업을 지은 중생들이 살고, 어떤 사천하에는 선근을 심은 중생들이 살고, 어떤 사천하에는 한결같이 청정한 큰 보살들이 살고 있었다.
이 세계의 동쪽 윤위산(輪圍山) 곁에 사천하가 있으니 이름이 보배 등불 꽃 당기[寶燈華幢]였다. 나라 안이 청정하고 음식이 풍족하여 농사를 짓지 않아도 벼와 기장이 저절로 나고, 궁전과 누각이 모두 기묘하고, 여러 여의수(如意樹)가 간 데마다 줄을 지었으며, 여러 가지 향 나무에서는 향 구름이 항상 나고, 여러 가지 화만 나무에서는 화만 구름이 나고, 여러 가지 꽃나무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내리고, 여러 가지 보배 나무에서는 신기한 보배가 나서 한량없는 빛이 두루 비추고, 여러 가지 음악 나무에서는 모든 음악이 나오는데 바람이 부는 대로 묘한 음악을 연주하며, 일월 광명 마니보배가 모든 것에 비추어 밤낮으로 받는 쾌락이 끊이지 아니하였다.
이 사천하에 백만억 나유타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일천의 큰강이 있어 둘러 흐르는데, 강마다 묘한 꽃이 위에 덮이어 물이 흐르는 대로 흔들려서 하늘 풍류를 내며, 모든 보배 나무가 강 언덕에 줄지어 섰는데 갖가지 보배로 꾸미었고, 오고 가는 배들이 마음에 들어 즐거웠다. 강과 강 사이마다 백만억 도성이 있고, 도성마다 백만억 나유타 마을이 있으며, 그러한 도성과 마을에는 각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궁전과 숲동산이 둘리어 있었다.
이 사천하의 염부제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보배 꽃 등불[寶華燈]이요 태평하고 풍부하여 백성이 번성하였으며, 거기 있는 중생들은 열 가지 착한 일을 행하였다. 그 나라에 비로자나 묘한 보배 연꽃 상투라는 전륜왕이 나는데, 연꽃 속에 화생하여 삼십이 거룩한 모습으로 장엄하였고, 칠보가 구족하며, 사천하에 왕이 되어 바른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였다.
왕에게는 일천 아들이 있으니 단정하고 용맹하여 대적을 항복 받으며, 또 백만억 나유타 궁녀(宮女)와 처녀[采女]들이 있으니 왕과 함께 선근을 심었고 모든 행을 함께 닦았으며, 한꺼번에 탄생하여 단정하고 아름답기가 하늘 아씨와 같으며, 몸은 금빛이요 항상 광명을 놓으며, 여러 털구멍으로는 항상 아름다운 향기를 풍겼다. 어진 신하와 용맹한 대장이 십억이나 되며, 왕의 부인은 이름을 원만한 얼굴[圓滿面]이라 하는데, 이는 왕의 여보(女寶)로서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살결이 금빛이요 눈과 머리카락이 검푸르고, 말 소리는 범천의 음성과 같고 몸에는 하늘 향기를 풍기며 항상 광명을 놓아 일천 유순을 비추었다. 그 딸의 이름은 넓은 지혜 불꽃 묘한 덕의 눈[普智妙德眼]이니, 형상이 단정하고 빛깔이 아름다워서 보는 중생들이 모두가 싫은 줄을 몰랐다.
그 때 중생들의 수명은 한량이 없지만 어떤 중생은 일정하지 않아서 일찍 죽는 이도 있으며, 얼굴도 갖가지, 음성도 갖가지, 이름도 갖가지, 성씨도 갖가지이며, 어리석은 이·지혜 있는 이·용맹한 이· 겁약한 이· 가난뱅이· 부자· 괴로운 이· 즐거운 이들이 종류가 한량없으며, 어떤 사람은 다른 이에게 말하기를 '내 몸은 단정한데 네 얼굴은 더럽다'고 나무라면서 서로 헐뜯고 욕설하여 나쁜 업을 지으며, 이러한 업을 짓는 연고로 수명과 혈색과 기운과 모든 쾌락이 모두 감하기도 하였다.
그 때 성 북쪽에 보리수가 있으니 이름이 넓은 빛 법 구름 음성 당기[普光法雲音幢]였다. 잠깐잠깐마다 모든 여래의 도량에 나타나서 견고하게 장엄하니, 마니왕으로 뿌리가 되고 온갖 마니로 줄기가 되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잎이 되어 차례차례 피어서 서로 어울렸으며, 상하 사방에 원만하게 장엄하여 보배 광명을 놓고 묘한 음성을 내어 모든 여래의 깊은 경계를 연설하였다. 그 보리수 앞에 향물 못이 있으니 이름은 보배 꽃 광명으로 법을 말하는 우레였다. 묘한 보배로 언덕이 되고, 백만억 나유타 보배 나무가 둘러섰는데, 나무마다 모양이 보리수와 같고, 보배 영락을 드리웠으며, 보배로 이루어진 한량없는 누각이 도량에 두루하여 장엄하게 꾸몄으며, 그 향물 못에 큰 연화가 솟았으니 이름이 삼세 모든 여래의 장엄한 경계를 나타내는 구름[普現三世一切如來莊嚴境界雲]이었다.
수미산 티끌 수의 부처님이 거기 나타나셨는데, 첫 부처님의 이름은 보지보염묘덕당(普智寶妙德幢)이었고, 이 연화 위에서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고, 한량없는 천년 동안 바른 법을 연설하여 중생을 성숙시켰다. 저 여래가 성불하기 십천 년 전에 이 연화에서 깨끗한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신통을 나타내어 중생을 성숙함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마음이 열리어 알지 못함이 없으며, 십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구천 년 전에 깨끗한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중생의 때를 여읜 등불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청정한 눈을 얻어 모든 빛을 보았으며, 구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팔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중생의 업을 지어 과보 받는 음성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든 업의 과보를 모두 알았으며, 팔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칠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선근을 내는 음성이었고, 만일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든 근이 다 원만하였으며, 칠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육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부처의 부사의한 경계의 음성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마음이 광대하여 자재함을 두루 얻었으며, 육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오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부처의 세계를 깨끗이 하는 음성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를 보았으며, 오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사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여래의 경계가 차별 없는 등불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두 여러 부처님을 가서 뵈었으며, 사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삼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삼세의 밝은 등불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든 여래의 본래 일 바다를 다 보았으며, 삼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이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여래의 가림을 여읜 지혜 등불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넓은 눈을 얻어 모든 여래의 신통 변화와 모든 부처의 국토와 모든 세계의 중생을 보았으며, 이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일천 년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중생이 부처님을 뵈옵고 선근을 모으게 함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부처님을 보는 삼매를 성취하였고 일천 년 뒤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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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일 전에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은 모든 중생의 기뻐하는 음성이었고,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여러 부처님을 두루 뵈옵고 크게 환희하였으며, 칠일 후에 부처님이 나실 것을 알았다. 칠일이 찬 후에 모든 세계가 다 진동하며 순일하게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었으며, 잠깐 동안마다 시방의 모든 청정한 부처 세계를 나타내었으며, 저 세계의 여러가지 장엄도 나타내고, 만일 중생의 근성이 성숙하여 부처님을 볼 만한 이는 다 도량으로 나아갔다.
이 때 저 세계의 모든 윤위산· 모든 수미산· 모든 산들과, 모든 바다· 모든 땅· 모든 성· 모든 담· 모든 궁전· 모든 음악· 모든 말[言語]들이 모두 음성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신통한 경계를 찬탄하였다. 또 모든 향 구름·모든 사르는 향 구름· 모든 가루향 구름· 모든 향 마니 형상 구름· 모든 보배 불꽃 구름· 모든 불꽃 광 구름· 모든 마니 옷 구름· 모든 영락 구름· 모든 묘한 꽃 구름· 모든 여래의 광명 구름· 모든 여래의 둥근 광명 구름· 모든 음악 구름· 모든 여래의 서원 소리 구름· 모든 여래의 음성 바다 구름· 모든 여래의 잘생긴 모습 구름을 내어서 여래가 세간에 나시는 부사의한 모양을 나타내어 보였다.
선남자여, 이 삼세 모든 여래의 장엄한 경계를 두루 비추는 큰 보배 연꽃왕에 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연꽃이 둘러싸고, 여러 연꽃 속에는 다 마니보배광 사자좌가 있고 사자좌마다 보살이 가부하고 앉았다. 선남자여, 저 보지보염묘덕당왕여래께서는 여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때에, 시방의 모든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 중생의 마음을 따라 그 앞에 나타나서 법륜을 굴리고, 낱낱 세계에서 한량없는 중생에게 나쁜 길의 고통을 여의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천상에 나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게 하였다.
한량없는 중생에게 벗어나는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용맹한 당기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법 광명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청정한 근(根)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평등한 힘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법성에 들어가는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온갖 처소에 두루 가서 깨뜨릴 수 없는 신통한 힘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넓은 문 방편도에 들어가는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삼매문에 머무는 보리행을 성취케 하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모든 청정한 경계를 반연하는 보리행을 성취케 하였다.
한량없는 중생에게 보리심을 내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보살의 도에 머물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청정한 바라밀 길에 머물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초지(初地)에 머물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보살의 이지와, 내지 십지에 머물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보살의 훌륭한 행과 원에 들어가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보현의 청정한 행과 원에 머물게 하였다.
선남자여, 저 보지보염묘덕당여래가 이렇게 부사의한 자재로운 신통을 나타내어 법륜을 굴릴 적에, 그 낱낱 세계에서 마땅한 대로 잠깐잠깐마다 한량없는 중생을 조복하였다. 그 때 보현보살은 보배 꽃 등불 나라 서울 안에 있는 중생들이 잘생긴 모양과, 여러 환경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어 다른 이들을 능멸히 여김을 알고, 단정하고 훌륭한 몸으로 화하여 그 성중에 이르러 큰 광명을 놓아 모든 것을 비추었다. 그래서 그 전륜성왕과 여러 보배와 일월성신과 중생들의 모든 광명이 모두 드러나지 못하였다.
마치 해가 뜨면 모든 별의 빛이 없어지는 듯, 검은 먹덩이로 염부금을 상대하는 듯하였다. 이 때 중생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이 누구의 일일까? 하늘의 짓일까, 범천의 짓일까. 이런 광명을 놓아 우리들의 몸에 있던 광채가 나타내지를 못하는구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알 수가 없네.' 이 때 보현보살은 그 전륜왕의 궁전 위에 있는 허공 중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지금 당신의 나라에 부처님이 태어나시어서 넓은 광명 법 구름 음성 당기 보리수 아래에 계신 줄을 아소서.'
이 때에 전륜성왕의 딸 연꽃 묘한 눈 공주가 보현보살의 나투신 몸에 광명이 자재함을 보며, 또 몸에 있는 여러 장엄거리에서 나는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는 환희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바라옵건대 내게 있는 모든 선근의 힘으로 이러한 몸과 이러한 장엄과 이러한 모습과 이러한 위의와 이렇게 자유자재함을 얻어지이다. 지금 이 거룩하신 보살께서 중생들이 나고 죽는 캄캄한 밤중에 큰 광명을 놓으면서, 여래가 세상에 나심을 보여 주시니, 원하옵건대 나도 저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지혜의 광명이 되어 저들의 캄캄한 무명을 깨뜨리게 하소서. 내가 태어나는 곳마다 이 선지식을 항상 떠나지 말게 하여지이다.'
선남자여, 그 때 전륜왕이 귀한 딸과 일천 아들과 권속과 신하들과 네 종류의 군대와 한량없는 성중의 백성에게 앞뒤로 호위되었는데, 왕의 신통한 힘으로 한 유순쯤 높은 허공에 올라가서 큰 광명을 놓아서 사천하에 비추었다. 여러 중생의 앙모함이 되어 중생들과 함께 부처님을 가 뵈오려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어
그 많은 중생들을 구원하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일어나
부처님 계신 데로 나아가거라.
한량없고 수없는 여러 겁 만에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깊고 묘한 법문을 연설하시니
끝없는 중생들이 이익을 얻네.
이 세간 중생들이 잘못된 생각
어리석고 의심 많고 지혜가 없어
생사에 헤매는 줄 살펴보시고
부처님이 자비심을 일으키셨네.
그지없는 억천만 겁 오랜 세월에
위없는 보리행을 닦아 익힘은
많은 중생 건지려고 하시는 원력
가엾게 여기시는 마음이니라.
눈과 코와 손과 발, 머리와 몸과
온갖 것을 모두 다 버리시옵던
보리를 구하려는 고마운 마음
한량없는 오랜 겁 한결같나니
그지없는 억천 겁을 지내더라도
부처님은 만나기 어려운 일이니
누구나 보고 듣고 섬긴다 하면
모든 일이 헛되지 아니하리라.
너희들은 지금에 우리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뵙자.
여래의 사자좌에 앉으시어서
마군을 항복 받고 부처 되셨네.
여래의 거룩한 몸 앙모하여라.
한량없는 광명을 멀리 놓으니
가지가지 미묘한 여러 빛깔이
캄캄한 모든 것을 제(除)해버리며
부처님의 하나하나 털구멍마다
부사의한 광명을 각각 놓아서
수없는 중생들께 널리 비추니
그들을 고루고루 기쁘게 한다.
너희들은 모두 다 엄청나게 큰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 계신 곳에 함께 나아가
공경하는 정성으로 공양하여라.
이 때 전륜성왕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여러 중생들을 깨우치고는, 전륜왕의 선근으로부터 십천 가지 광대한 공양거리 구름을 내면서 도량으로 나아가 여래의 계신 데로 향하였다. 온갖 보배 일산 구름· 온갖 꽃 휘장 구름· 온갖 보배 옷 구름· 온갖 보배 방울 그물 구름· 온갖 향기 바다 구름· 온갖 보배 자리 구름· 온갖 보배 당기 구름· 온갖 궁전 구름· 온갖 묘한 꽃 구름· 온갖 장엄거리 구름이 허공에 가득히 장식하였다.
도량에 이르러서는 보지보염묘덕당왕여래(普智寶妙德幢王如來)의 발에 엎드려 예배하고 한량없는 백천 겹을 돌고, 부처님 앞에서 시방을 두루 비추는 보배 연꽃 자리에 앉았다. 전륜성왕의 딸 넓은 지혜 불꽃 묘한 공덕 눈 아씨는 몸에 꾸몄던 장엄거리를 벗어 부처님께 흩었다. 그 장엄거리는 공중에서 보배 일산으로 변화하여 보배 그물이 드리웠는데 용왕이 받들고 있었다. 모든 궁전들이 그 가운데 널려 있는데, 열 가지 보배 일산이 들렸으니 형상이 누각과 같으며 안팎이 청정하였고, 영락 구름과 보배 나무를 향물 바다 마니로 장엄하였다. 이 일산 안에 보리수가 있으니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법계를 두루 덮었는데,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장엄을 나타내었다.
비로자나여래께서 이 보리수 아래 앉으셨는데,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살들이 앞뒤로 둘러 모시었으니, 모두 보현보살의 행과 원으로부터 나서 여러 보살의 차별없이 머무르는 데 머물렀다. 모든 세간의 임금들도 보겠고,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도 보겠고, 모든 겁의 차례와 세계가 이룩하고 파괴함도 보겠고, 저 모든 세계에 여러 부처님이 나시는 차례도 보겠고, 또 저 여러 세계마다 보현보살이 있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을 조복하는 것도 보겠고, 또 저 모든 보살들의 몸 속에 있음을 보겠으며, 또 자기의 몸이 그의 몸 속에 있음을 보겠고, 또 그 몸이 모든 여래의 앞과 모든 보현의 앞과 모든 보살의 앞과 모든 중생의 앞에 있음을 보겠다.
또 저 모든 세계마다 각각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있어서 갖가지 경계선이며 갖가지 가짐이며 갖가지 형상이며 갖가지 성품이며 갖가지 버려짐이며 갖가지 장엄이며 갖가지 청정함이며 갖가지 장엄 구름이 위에 덮였으며 갖가지 겁의 이름이며 갖가지 부처님이 나심이며 갖가지 삼세며 갖가지 처소며 갖가지 법계에 머무름이며 갖가지 법계에 들어감이며 갖가지 허공에 머무름이며 갖가지 여래의 보리도량이며 갖가지 여래의 신통한 힘이며 갖가지 여래의 사자좌며 갖가지 여래의 대중 바다며 갖가지 여래의 대중 차별이며 갖가지 여래의 교묘한 방편이며 갖가지 여래의 법륜을 굴림이며 갖가지 여래의 묘한 음성이며 갖가지 여래의 말씀 바다며 갖가지 여래의 경전 구름이었다. 이런 것들을 보고는 마음이 청정하여서 매우 환희하였다. 보지보염묘덕당왕여래께서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일체 여래 전법륜(一切如來轉法輪)이며 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다.
이 때 그 아씨가 이 경을 듣고 십천 가지 삼매문을 성취하니, 그 마음이 보드랍고 억세지 않은 것이 마치 태에 처음 든 듯, 처음으로 태어난 듯, 사라(婆羅) 나무의 싹이 처음 나는 듯, 그 삼매의 마음도 그러하였으니, 이른바 모든 부처님이 보는 삼매· 모든 세계 비추는 삼매· 모든 삼세 문에 들어가는 삼매·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말하는 삼매· 모든 부처님의 서원 바다를 아는 삼매· 모든 중생을 깨우쳐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삼매· 모든 중생의 캄캄함을 깨뜨리려는 삼매·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려는 삼매· 모든 중생의 즐거움을 내려는 삼매· 모든 중생을 교화하면서 고달픈 생각을 내지 않는 삼매· 모든 보살의 걸림없는 당기 삼매· 모든 청정한 부처님 세계에 두루 나아가는 삼매들이니, 이러한 십천 삼매를 얻었다.
또 묘한 선정 마음· 흔들리지 않는 마음· 환희하는 마음· 편안히 위로하는 마음· 광대한 마음· 선지식을 순종하는 마음· 깊고 깊은 온갖 지혜를 반연하는 마음· 광대한 방편 바다에 머무는 마음· 모든 집착을 버리는 마음· 모든 세간의 경계에 머물지 않는 마음· 여래의 경계에 들어가는 마음· 모든 빛깔 바다를 비추는 마음· 시끄러움이 없는 마음· 거만함이 없는 마음· 게으름이 없는 마음· 물러가지 않는 마음· 게으르지 않는 마음· 모든 법의 성품을 생각하는 마음· 모든 법문 바다에 편안히 머무는 마음· 모든 법문 바다를 관찰하는 마음· 모든 중생 바다를 잘 아는 마음· 모든 중생 바다를 구호하는 마음· 모든 세계 바다를 두루 비추는 마음· 모든 부처님의 서원 바다를 두루 내는 마음· 모든 장애의 산을 깨뜨리는 마음· 복덕을 쌓아서 도를 돕는 마음· 여러 부처님의 십력을 보는 마음· 보살의 경계를 두루 비추는 마음· 보살의 도를 돕는 것을 늘게 하는 마음· 모든 방편 바다를 두루 반연하는 마음을 얻었다.
보현보살의 큰 서원을 일심으로 생각하며 모든 여래의 열 부처 세계 티끌 수 서원 바다를 세웠으니, 모든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하려는 서원과 모든 중생을 조복하려는 서원과 온갖 법계를 두루 알려는 서원과 온갖 법계 바다에 들어가려는 서원과 모든 부처님 세계에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행을 닦으려는 서원과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보살의 행을 버리지 않으려는 서원과 모든 여래에게 친근하려는 서원과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려는 서원과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려는 서원과 잠깐잠깐마다 보살의 행을 닦고 온갖 지혜를 늘게 하여 간단함이 없으려는 서원이었다. 이와 같은 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서원 바다를 세워서 보현보살의 가진 큰 서원을 성취하려 하였다.
그 때 저 여래께서는 그 여인을 위하여, 발심한 후부터 모든 선근과 닦은 묘한 행과 얻은 결과를 연설하여 보여 주었으며, 그로 하여금 깨달아서 여래의 서원 바다를 성취하며, 일심으로 온갖 지혜의 자리에 나아가게 하였다. 선남자여, 또 이보다 열 대겁(大劫) 전에 세계가 있었으니 이름이 햇빛 마니[日輪光摩尼]요, 부처님 명호는 인다라당묘상(因陀羅幢妙相)이었다. 저 묘한 눈 아씨는 저 여래의 남기신 교법 중에서 보현보살의 권고로 연꽃 자리에 있는 낡은 불상을 보수하였고, 보수하고는 또 채색을 올렸으며 다시 보배로 장엄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선남자여, 내가 생각하니 과거에 보현보살 선지식을 만났으므로 이 선근을 심었으며, 그후부터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천왕이나 인왕의 족성에 태어나는데, 단정하고 화평하고 모든 모습이 원만하여 보는 이들이 기뻐하였으며, 부처님을 항상 뵈옵고, 보현보살을 항상 친근하였으며, 지금까지도 나를 지도하고 깨우치고 성숙케 하여 환희심을 내게 하신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비로자나장묘보연화계 전륜성왕은 다른 이가 아니라, 지금의 미륵보살이시고, 그 때의 원만면(圓滿面)왕비는 지금의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寂靜音海夜神]이니, 지금 있는 데가 여기서 멀지 아니하다.
그 때의 묘한 공덕 눈의 아가씨는 곧 내 몸이니, 나는 그 때에 아가씨로서 보현보살의 권고를 받고 연꽃 자리 위에 있는 불상을 보수한 것이 위없는 보리의 인연이 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으니, 나는 그 때에 처음으로 발심한 것이다.
그 다음에 또 나를 인도하여 묘덕당(妙德幢)부처님을 보게 하였는데, 몸의 영락을 끌러서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보며 부처님의 법문 말씀을 들었고, 즉시 보살이 모든 세계에 두루 나타나서 중생을 조복하는 해탈문을 얻었으며, 생각생각마다 수미산 티끌 수 부처님을 보기도 하고, 그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들과 청정한 국토를 보기도 하였는데, 나는 모두 존중하고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법문을 듣고 가르치신 대로 닦아 행하였다.
선남자여, 저 비로자나 대위덕 세계의 원만하고 청정한 겁을 지내고, 다음에 세계가 있었으니 이름이 보배 바퀴 묘한 장엄[寶輪妙莊嚴]이며, 겁의 이름은 큰 광명[大光]이니, 오백 부처님이 거기서 출현하셨는데, 나는 다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맨 처음 부처님 이름은 대비당(大悲幢)이시니, 처음 출가하실 적에 나는 밤 맡은 신이 되어 공경하며 공양하였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금강나라연당(金剛那羅延幢)이시니, 나는 전륜왕이 되어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修多羅)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일체불출현(一切佛出現)이라, 열 세계의 티끌 수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다. 그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금강무애덕(金剛無礙德)이시니, 나는 그 때에 전륜왕이 되어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보조일체중생근(普照一切衆生根)이었고, 수미산 티끌 수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다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화염산묘장엄(火山妙莊嚴)이시니, 나는 그 때에 장자의 딸이 되었고, 그 부처님은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보조삼세장(普照三世藏)이었고, 염부제의 티끌 수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모두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일체법해고승왕(一切法海高勝王)이시니, 나는 아수라왕이 되어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분별일체법계(分別一切法界)이었고, 오백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다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해악법광명(海嶽法光明)이시니, 나는 용왕의 딸이 되어 여의 마니보배 구름을 내려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증장환희해(增長歡喜海)이었고, 백만억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모두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보염산등(寶山燈)이시니, 나는 바다 맡은 신이 되어 보배 연꽃 구름을 내려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법계방편해광명(法界方便海光明)이었고,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모두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공덕해광명륜(功德海光明輪)이시니, 나는 그 때에 오통선인[五通仙人]이 되어 큰 신통을 나투었으며 육만 신선들이 앞뒤로 호위하였고, 향 꽃구름을 내려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무착법등(無着法燈)이었고, 육만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모두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다음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비로자나공덕장(毗盧遮那功德藏)이시니, 나는 그 때에 땅 맡은 신이 되었는데 이름이 평등한 뜻을 냄[出生平等義]이었고, 한량없는 땅 맡은 신과 함께 모든 보배 나무와 모든 마니광과 모든 보배 영락 구름을 내려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다라를 말씀하시니 이름이 출생일체여래지장(出生一切如來智藏)이었고, 한량없는 수다라로 권속이 되었는데, 내가 모두 듣고 법대로 받아 가졌다.
선남자여, 이러한 차례로서 최후에 나신 부처님 이름은 충만허공법계묘덕등(充滿虛空法界妙德燈)이시니, 나는 기생이 되어 이름을 예쁜이[美顔]라 하였는데, 부처님이 성 안에 들어오심을 뵈옵고 노래와 춤으로 공양하였으며 부처님의 신통을 받자와 공중에 솟아올라 가서 일천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고, 부처님은 나를 위하여 미간으로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법계를 장엄하는 큰 광명[莊嚴法界大光明]이었고, 내 몸에 두루 쬐며 나는 그 광명을 받고 해탈문을 얻었으니 이름이 법계의 방편인 물러가지 않는 광[法界方便不退藏]이었다.
선남자여, 이 세계에는 이러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이 있었고, 모든 여래가 그 가운데 나시는 것을 내가 모두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저 여래들께서 말씀하신 법을 내가 다 기억하여 한 구절 한 글자도 잊지 아니하였고, 저 낱낱 여래의 계신 데마다 모든 불법을 칭찬하고 찬탄하여 한량없는 중생에게 이익을 지었으며, 저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온갖 지혜의 광명을 얻고 삼세의 법계 바다에 나타나서 모든 보현의 행에 들어갔다. 선남자여, 나는 온갖 지혜의 광명을 의지하였으므로 잠깐잠깐마다 한량없는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으며, 부처님을 뵈옵고는 예전에 얻지 못하고 예전에 보지 못하던 보현의 모든 행을 다 만족하게 성취하나니, 그 까닭은 온갖 지혜의 광명을 얻은 연고다.”
이 때에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밤 맡은 신이 이 해탈의 뜻을 다시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을 받잡고 선재동자에게 게송을 말하였다.
선재여, 내 말 들으라.
매우 깊고 볼 수 없는 법이
삼세의 차별한 모든 문을
두루두루 비추느니라.
내가 처음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여
들어갔던 모든 해탈을
그대는 자세히 들으라.
내가 생각하니 지나간 옛적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그 전에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원만하고 청정함.
그 때 널리 비추는 등불이란
세계가 있었는데
수미산 티끌 수 부처님이
그 세상에 나셨느니라.
첫 부처님 이름은 지혜 불꽃
다음 부처님은 법당불(法幢佛)
셋째는 법수미(法須彌)이고
넷째는 덕사자(德獅子)며
다섯째는 적정왕(寂靜王)
여섯째는 멸제견(滅諸見)
일곱째는 고명칭(高名稱)
여덟째는 대공덕(大功德)
아홉째 부처님은 승일불(勝日佛)이요
열째는 월면(月面)부처님
이러한 열 부처님 계신 데서
처음으로 법문을 깨달았노라.
이 후부터 차례차례로
열 부처님 나시었으니
제일은 허공처불(虛空處佛)
제이는 보광(普光)부처님
제삼은 주제방불(住諸方佛)
제사는 정념해불(正念海佛)
제오는 고승광불(高勝光佛)
제육은 수미운불(須彌雲佛)
제칠은 법염(法)부처님
제팔은 산승(山勝)부처님
제구는 대비화(大悲華)부처님
제십은 법계화(法界華)부처님
열 부처님 나시는 때에
두 번째 법문을 깨달았고
그 후에도 차례차례
열 부처님 출현했으니
첫 분은 광당(光幢)부처님
둘째 분 지혜불(智慧佛)이요
셋째는 심의(心義)부처님
넷째가 덕주불(德主佛)이며
다섯째는 천혜(天慧)부처님
여섯째는 혜왕(慧王)부처님
일곱째가 승지불(勝智佛)이고
여덟째는 광왕불(光王佛)이며
아홉째는 용맹(勇猛)부처님
열째 분이 연화불(蓮華佛)이니
이러한 열 부처님께
세 번째 법문 들었소.
이 뒤에도 차례차례로
열 부처님 나시었는데
첫 부처님 이름이 보염산(寶山)이요
둘째 분은 공덕해(功德海)시며
셋째 분이 법광명(法光明)이요
넷째 분이 연화장(蓮華藏)이며
다섯째는 중생안(衆生眼)부처님
여섯째 부처님이 향광보(香光寶)이며
일곱째는 수미공덕불(須彌功德佛)
여덟째가 건달바왕(乾闥婆王)
아홉째 분 마니장(摩尼藏)부처님
열째 분이 적정색(寂靜色)이며
이 뒤에 또 열 부처님
차례차례 나시었으니
첫 부처님 광대지(廣大智)시고
둘째 분이 보광명(寶光明)부처님
셋째 분은 허공운(虛空雲)이고
넷째 부처님 수승상(殊勝相)이며
다섯째가 원만계(圓滿戒)시고
여섯째가 나라연(那羅延)부처님
일곱째는 수미덕(須彌德)이며
여덟째가 공덕륜(功德輪)이고
아홉째가 무승당(無勝幢)이요
열째는 대수산(大樹山)이니라.
이 다음에 또 차례로
열 부처님 나셨으니
제일이 사라장(娑羅藏)이요
제이는 세주신(世主身)부처님
제삼은 고현광(高顯光)이고
제사는 금강조(金剛照)시며
제오가 지위력(地威力)부처님
제육이 심심법(甚深法)부처님
제칠에는 법혜음(法慧音)이요
제팔이 수미당(須彌幢)이며
제구는 승광명(勝光明)이고
제십이 묘보광(妙寶光)이다.
그 뒤에 또 열 부처님이
차례차례 나시었는데
첫 부처님 범광명(梵光明)이요
둘째 부처님 허공음(虛空音)이요
셋째 부처님 법계신(法界身)이요
넷째 부처님 광명륜(光明輪)이며
다섯째는 지혜당(智慧幢)부처님
여섯째가 허공등(虛空燈)이니라.
일곱째는 미묘덕(微妙德)이고
여덟째가 변조광(徧照光)이며
아홉째는 승복광(勝福光)부처님
열째는 대비운(大悲雲)부처님.
이 다음에 또 열 부처님
차례로 나셨으니
제일이 역광혜(力光慧)부처님
제이는 보현전불(普現前佛)
제삼은 고현광(高顯光)이요
제사는 광명신(光明身)이며
제오가 법기불(法起佛)이고
제육은 보상(寶相)부처님
제칠이 속질풍(速疾風)부처님
제팔은 용맹당(勇猛幢)이요
제구는 묘보개(妙寶蓋)시고
제십이 조삼세(照三世)부처님.
그 뒤에도 열 부처님이
차례차례로 나시었으니
첫 부처님 원해광(願海光)이요
둘째 부처님 금강신(金剛身)이며
셋째는 수미덕(須彌德)부처님
넷째는 염당왕(念幢王)이요
다섯째는 공덕혜(功德慧)부처님
여섯째가 지혜등(智慧燈)이며
일곱째 부처님이 광명당(光明幢)
여덟째 부처님은 광대지(廣大智)
아홉째가 법계지(法界智)부처님이요
열째가 법해지(法海智)이다.
그 뒤에도 열 부처님
차례로 나시었으니
첫째 부처님 보시법(布施法)이시고
다음 부처님 공덕륜(功德輪)이며
셋째가 승묘운(勝妙雲)부처님
넷째가 인지등(忍智燈)부처님
다섯째는 적정음(寂靜音)이요
여섯째는 적정당(寂靜幢)부처님
일곱째가 세간등(世間燈)이시며
여덟째는 심대원(深大願)이고
아홉째가 무승당(無勝幢)부처님
열째 부처님이 지염해(智焰海).
이 뒤에도 차례차례
열 부처님 나셨으니
처음 부처님 법자재(法自在)시고
둘째 부처님 무애혜(無礙慧)시며
셋째는 이름이 의해혜(意海慧)
넷째는 이름이 중묘음(衆妙音)
다섯째는 부처님 자재시(自在施)이고
여섯째는 보현전(普現前)부처님
일곱째 부처님 수락신(隨樂身)이요
여덟째 부처님 주승덕(住勝德)이며
아홉째는 본성불(本性佛)이고
열째가 현덕불(賢德佛)이시다.
수미산 티끌 수 겁 동안에
나신 여러 부처님
세간의 등불이시거늘
내가 모두 공양하였고
부처 세계 티끌 수 겁에
출현하신 부처님들을
내가 다 공양하고서
이 해탈문에 들어갔노라.
나는 한량없는 겁 동안
행을 닦고 이 도를 얻었으니
그대도 만일 행을 닦으면
오래잖아 얻게 되오리.
“선남자여, 나는 다만 보살이 온갖 세간에 나타나서 중생을 조복하는 해탈을 얻었을 뿐이니, 저 모든 보살이 그지없는 행을 닦아 모음과 가지가지 이해를 내는 일과 가지가지 몸을 나타냄과 가지가지 뿌리[根]를 갖춤과 가지가지 소원을 만족함과 가지가지 삼매에 듬과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일으킴과 가지가지 법을 관찰함과 가지가지 지혜의 문에 들어감과 가지가지 법의 광명을 얻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밤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이 고요한 음성 바다[寂靜音海]고, 마니 광명 당기 장엄 연꽃 자리[摩尼光幢莊嚴蓮華座]에 앉았으며, 백만 아승기 밤 맡은 신들이 앞뒤로 둘러쌌느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36)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寂靜音海夜神]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 밤 맡은 신에게서 보살이 온갖 세간에 나타나서 중생을 조복하는 해탈문을 듣고, 분명히 알고 믿고 이해하며 자유자재하게 편안히 있으면서,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寂靜音海夜神]에게로 가서,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앞에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이여,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나이다. 나는 선지식을 의지하여 보살의 행을 배우고 보살의 행에 들어가고 보살의 행을 닦고 보살의 행에 머물고자 하오니, 바라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시고, 저를 위하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가를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그 밤 맡은 신은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선지식을 의지하여 보살의 행을 구하려 하는구나.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생각생각마다 광대한 기쁨을 내는 장엄 해탈문을 얻었노라.”
선재동자는 말하였다.
“매우 거룩하신이여, 그 해탈문은 무슨 사업(事業)을 지으며 무슨 경계를 행하며 무슨 방편을 일으키며 무슨 관찰을 하나이까?”
밤 맡은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청정하고 평등한 좋아하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세간의 티끌을 여의고, 청정하고 견고하게 장엄하여 깨뜨릴 수 없는 좋아하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물러가지 않는 자리[不退轉位]를 반연하여 영원히 물러가지 아니할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공덕 보배의 산을 장엄하여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머무는 곳이 없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의 앞에 두루 나타나서 구호하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부처님 바다를 보아 만족함이 없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보살의 청정한 서원의 힘을 구하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큰 지혜의 광명 바다에 머무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걱정의 벌판을 뛰어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뜻에 맞지 않는 빛· 소리· 향기· 맛· 닿음· 법진을 버리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사랑을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을 여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나쁜 인연과 어리석은 고통 따위를 여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험난을 당하는 중생의 의지가 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괴로운 생사에서 뛰어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여의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여래의 위가 없는 법의 즐거움을 성취케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나는 모든 중생이 모두 기쁨을 받게 하려는 마음을 내었노라.
이런 마음을 내고는 다시 법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차츰차츰 온갖 지혜의 지위에 이르게 하노니, 이른바 어떤 중생이 자기가 있는 궁전이나 가옥을 애착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하여 여러 가지 집착을 여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부모나 형제나 자매를 그리워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러 부처님과 보살의 청정한 모임에 참여케 하노라. 어떤 중생이 처자를 그리워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생사의 애착을 버리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모든 중생에게 둘이 없이 평등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왕궁에 있으면서 채녀(采女)들이 받들어 모심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러 성인이 모이는 데 참여하여 여래의 가르침에 들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경계에 물듦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경계에 들어가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성내는 일이 많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참는[忍] 바라밀에 머물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마음이 게으름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청정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바라밀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마음이 산란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선정[禪]바라밀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여러 소견의 숲이나 무명의 캄캄한 데 들어감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어두운 숲 속에서 벗어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지혜가 없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반야바라밀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삼계(三界)에 물듦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생사에서 벗어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뜻이 용렬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부처님 보리에 대한 서원을 원만케 하노라. 어떤 중생이 저를 이롭게 하는 행에 머무른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소원을 내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뜻과 힘이 미약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보살의 힘[力]바라밀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어리석어 마음이 캄캄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보살의 지혜[智]바라밀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신체가 갖추지 못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청정한 육신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얼굴이 누추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위가 없는 청정한 법신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모양이 추악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미묘한 육신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근심하는 생각이 많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래의 끝까지 안락함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가난에 쪼들림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보살의 공덕인 보배광을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동산에 있는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불법의 인연을 부지런히 구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길 가는 것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온갖 지혜의 길로 향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마을 가운데 있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삼계에서 뛰어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인간에 있는 것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이승의 길에서 초월하여 여래의 지위에 머물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네 간방에 있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삼세가 평등한 지혜를 얻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여러 방위에 있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지혜를 얻어 모든 법을 보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탐심이 많은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부정관(不淨觀) 하는 법을 말하여 생사에 대한 애착을 버리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성내는 일이 많음을 보면 나는 그에게 인자함을 관하는 법을 말하여 부지런히 닦는 데 들어가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어리석은 짓을 많이 하는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밝은 지혜를 얻어 모든 법 바다를 보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삼독이 평등한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여러 승(乘)의 소원 바다에 들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나고 죽는 낙을 좋아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싫어서 떠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생사의 괴로움을 싫어하여 여래의 제도를 받을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능히 좋은 방편으로 일부러 태어나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오온(五蘊)에 애착함을 보면, 나는 그에게 법을 말하여 의지 없는 경계에 머물게 하노라. 어떤 중생의 마음이 용렬한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훌륭하게 장엄한 도를 보이노라. 어떤 중생의 마음이 교만한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평등한 법의 지혜를 말하노라. 어떤 중생의 마음이 곧지 못한 이를 보면, 나는 그에게 보살의 곧은 마음을 말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한량이 없는 법보시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되,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여 나쁜 길을 여의고 인간이나 천상의 낙을 받게 하며 삼계의 속박을 벗어나 온갖 지혜에 머물게 하고는, 그 때에 나는 엄청난 즐거움과 법의 광명 바다를 얻고 마음이 화창하며 편안하고 희열하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모든 도량에 모인 보살 대중을 항상 관찰하여 그들이 갖가지 원과 행을 닦으며, 갖가지 깨끗한 몸을 나투며, 갖가지 항상한 광명이 있으며, 갖가지 광명을 놓으며, 갖가지 방편으로 온갖 지혜의 문에 들어가며, 갖가지 삼매에 들어 갖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갖가지 음성 바다를 내며, 갖가지 장엄한 몸을 갖추며, 갖가지 여래의 문에 들어가며, 갖가지 세계 바다에 나아가 갖가지 부처 바다를 뵈오며, 갖가지 변재 바다를 얻으며, 갖가지 해탈 경계를 비추며, 갖가지 지혜의 광명 바다를 얻으며, 갖가지 삼매 바다에 들어가며, 갖가지 해탈의 문에 유희하며, 갖가지 문(門)으로 모든 지혜에 나아가며, 갖가지로 허공 법계를 장엄하며, 갖가지 장엄 구름으로 허공을 두루 덮으며, 갖가지 도량에 모인 대중을 관찰하며, 갖가지 세계를 모으며, 갖가지 부처님 세계에 들어가며, 갖가지 방위 바다[方海]에 나아가 갖가지 여래의 명령을 받으며, 갖가지 여래의 처소에서 갖가지 보살과 함께 하며, 갖가지 장엄 구름을 내리며, 여래의 갖가지 법 바다를 보며, 갖가지 지혜바다에 들어가며, 여래의 갖가지 방편에 들어가며, 여래의 갖가지 장엄한 자리에 앉았음을 아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도량에 모인 대중을 관찰하여 부처님의 신통한 힘이 한량없고 그지없음을 알고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선남자여, 나는 비로자나여래께서 잠깐잠깐마다 부사의하게 청정한 몸을 나타내심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여래께서 잠깐잠깐마다 큰 광명을 놓아 법계에 가득함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여래께서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한량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광명 바다를 내거든, 낱낱 광명이 한량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광명으로 권속을 삼고, 낱낱이 모든 법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소멸함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정수리와 두 어깨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배 불꽃 산 구름[寶山雲]을 나타내어 시방의 모든 법계에 가득함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털구멍마다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부처 세계의 티끌 수 향기 광명 구름을 내어 시방의 모든 부처 세계에 가득함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낱낱 모습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몸매로 장엄한 여래의 몸 구름을 내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 감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털구멍마다 잠깐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변화하는 구름을 내어, 여래께서 처음 마음을 내어 바라밀을 닦음으로부터 장엄한 길을 갖추어 보살의 지위에 들어감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천왕의 몸 구름을 나타내며, 또 천왕의 자재한 신통 변화로 모든 시방의 법계에 가득하여, 천왕의 몸으로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그 앞에 나타나서 법을 말함을 관찰하나니, 그것을 보고는 매우 환희함을 내노라.
천왕의 몸 구름과 같이, 용왕· 야차왕· 건달바왕· 아수라왕· 가루라왕· 긴나라왕· 마후라가왕· 사람왕· 범천왕의 몸 구름에서도 낱낱 털구멍마다 이렇게 나타나서 이렇게 법을 말하나니, 나는 이것을 보고는, 잠깐잠깐 동안에 매우 환희함을 내고 매우 좋아함을 내었으니, 그 분량이 법계의 살바야(薩婆若)들과 같아서, 예전에 얻지 못한 것을 지금 얻었고, 예전에 증득하지 못한 것을 지금 증득했고, 예전에 들어가지 못한 데 지금 들어갔고, 예전에 만족하지 못한 것을 지금 만족하고, 예전에 보지 못한 것을 지금 보았고, 예전에 듣지 못한 것을 지금 들었노라. 무슨 까닭이냐? 법계의 모양을 능히 분명하게 아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오직 한 모양임을 아는 까닭이며, 삼세의 도에 평등하게 들어간 까닭이며, 온갖 그지없는 법을 말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보살이 생각생각마다 엄청나게 기쁜 장엄을 내는 해탈의 광명 바다에 들어갔노라.
또 선남자여, 이 해탈은 그지없으니 온갖 법계의 문에 두루 들어가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다함이 없으니 온갖 지혜 성품의 마음을 평등히 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짬이 없으니 경계가 없는 모든 중생의 생각 속에 들어가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매우 깊으니 고요한 지혜로 알 수 있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크고 넓으니 모든 여래의 경계에 두루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무너짐이 없나니 보살의 지혜 눈으로 아는 것인 연고니라. 이 해탈은 바닥이 없으니 법계의 밑바닥까지 다한 연고니라. 이 해탈은 곧 넓은 문이니 한 가지 일에서 모든 신통 변화를 두루 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마침내 취할 수 없으니 모든 법의 몸과 뜻이 없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마침내 나지 않나니 눈어리[幻]와 같은 법인 줄을 아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영상과 같으니 온갖 지혜와 서원의 광명으로 생긴 연고니라. 이 해탈은 변화와 같으니 보살의 여러가지 훌륭한 행을 변화하여 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땅덩이와 같으니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물과 같으니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모든 것을 적시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불과 같으니 중생들의 탐애의 물을 말리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바람과 같으니 중생들을 온갖 지혜로 빨리 나아가게 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바다와 같으니 여러가지 공덕으로 모든 중생을 장엄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수미산과 같으니 온갖 지혜의 법보(法寶) 바다를 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성곽과 같으니 모든 미묘한 법으로 장엄한 연고니라. 이 해탈은 허공과 같으니 삼세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두루 용납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구름과 같으니 중생들에게 법 비를 두루 내리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깨끗한 해와 같으니 중생들의 무지한 어둠을 깨뜨리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보름달과 같으니 광대한 복덕 바다를 만족케 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진여와 같으니 모든 곳에 능히 두루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자기의 그림자와 같으니 자기의 착한 업으로 화하여 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메아리와 같으니 그에게 맞추어 법을 말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영상과 같으니 중생의 마음을 따라 나타나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큰 나무와 같으니 모든 신통의 꽃을 피우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금강과 같으니 본래부터 깨뜨릴 수 없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여의주와 같으니 한량없이 자유자재한 힘을 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때를 여읜 마니보배와 같으니 모든 삼세 여래의 신통한 힘을 나타내는 연고니라. 이 해탈은 기쁜 당기 마니보배와 같으니 모든 부처님의 법륜의 소리를 평등하게 내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이런 비유를 말하였으니, 그대는 잘 생각하고 따라서 깨달아 들어가라.”
그 때 선재동자는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에게 말하였다. “큰 성인이시여, 어떻게 수행하여서 이 해탈을 얻었나이까?”
밤 맡은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큰 법장(法藏)을 닦아 행하면 이 해탈을 얻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첫째는 보시하는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모두 만족케 하고, 둘째는 계행을 깨끗이 지니는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 들어가고, 셋째는 참는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법의 성품을 두루 생각하고, 넷째는 꾸준히 노력하는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온갖 지혜에 나아가 물러가지 않고, 다섯째는 선정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중생의 시끄러움을 없애고, 여섯째는 반야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법 바다를 두루 알고, 일곱째는 방편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중생들을 성숙케 하고, 여덟째는 서원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모든 세계와 모든 중생 바다에 두루하여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행을 수행하고, 아홉째는 힘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잠깐 동안에 모든 법계 바다에 나타나서 모든 국토에서 등정각을 이루어 쉬지 아니하고, 열째는 깨끗한 지혜의 광대한 법장을 닦아서 여래의 지혜를 얻고, 삼세의 모든 법을 두루 알아 막힘이 없는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모든 보살들이 이러한 열 가지 큰 법장에 편안히 머무르면, 곧 이러한 해탈을 얻어 청정하고 증장하고 쌓이고 견고하여 마침내 편안히 머물러서 원만하게 되리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이여, 당신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나이까?”
밤 맡은 신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화장장엄세계해(華藏莊嚴世界海)의 동쪽으로 열 세계해를 지나가서 한 세계해가 있으니, 이름은 온갖 깨끗한 빛 보배요, 이 세계해에 한 세계종(世界種)이 있으니 이름은 모든 여래의 서원 광명 음성이요, 그 가운데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이 청정하고 빛난 금 장엄인데, 일체 향 금강 마니왕으로 자체가 되었고, 형상은 누각과 같으며 여러 묘한 보배 구름이 경계선이 되어 모든 보배 영락 바다에 머무르며, 묘한 궁전 구름이 위에 덮였는데,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이 섞이었느니라.
이 세계에 옛적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넓은 광명 당기요, 나라 이름은 두루 원만한 묘한 광이요, 도량의 이름은 온갖 보배 광 아름다운 달 광명이었으며, 불퇴전법계음(不退轉法界音)부처님이 이 도량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나는 그 때 보리수신(菩提樹神)이 되었으니 이름은 복덕을 구족한 등불 광명 당기로서, 도량을 수호하다가 그 부처님이 등정각을 이루어 신통한 힘을 나타내심을 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그 즉시에 삼매를 얻었는데, 이름이 여래의 공덕 바다를 두루 비춤이었느니라.
이 도량에서 다음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법수위덕산(法樹威德山)이었다. 나는 그 때 목숨을 마치고 다시 태어나서 그 도량의 밤 맡은 신이 되었으니 이름은 훌륭한 복과 지혜 광명이었는데, 그 여래께서 바른 법륜을 굴리시면서 큰 신통을 나타내심을 보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탐욕을 여읜 경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일체법해음성왕(一切法海音聲王)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착한 법을 내어 자라게 하는 땅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보광명등당왕(寶侊明燈幢王)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신통을 두루 나타내는 광명 구름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공덕수미광(功德須彌光)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여러 부처님 바다를 두루 비춤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법운음성왕(法雲音聲王)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법 바다 등불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지등조요왕(智燈照耀王)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는 청정한 광명 등불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법용묘덕당(法勇妙德幢)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삼세 여래의 광명 광이었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사자용맹법지등(獅子勇猛法智燈)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세간에 걸림없는 지혜 바퀴였느니라. 다음에 여래가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은 지력산왕(智力山王)이요, 나는 그 때 밤 맡은 신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삼세 중생들의 근기와 행을 두루 비춤이었느니라.
선남자여, 청정하고 빛난 금 장엄 세계의 넓은 광명 당기 겁 동안에 이러한 세계의 티끌 수 여래가 세상에 나셨는데, 나는 그 때마다 천왕도 되고 용왕도 되고 야차왕도 되고 건달바왕도 되고 아수라왕도 되고 가루라왕도 되고 긴나라왕도 되고 마후라가왕도 되고, 사람왕도 되고, 범왕도 되며, 하늘의 몸도 되고 사람의 몸도 되고 남자의 몸도 되고 여자의 몸도 되고 동남의 몸도 되고 동녀의 몸도 되어 가지가지 공양거리로 저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그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법도 들었노라.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또 이 세계에 태어나서 두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내면서 보살의 행을 닦았고, 그런 뒤에 또 목숨을 마치고는 이 화장엄세계해의 사바세계 티끌 수 겁을 지내면서 보살의 행을 닦았고, 그런 뒤에 또 목숨을 마치고는 이 화장장엄세계해(華藏莊嚴世界海)의 사바세계에 태어나서 가라구손다(迦羅鳩孫馱:拘留孫)여래를 만나서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때를 여읜 광명이었느니라. 다음에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여래를 만나서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세계해를 두루 비춤이었느니라. 다음에 가섭(迦葉)여래를 만나서 받자와 섬기며 공양하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모든 중생의 말씀 바다를 연설함이었느니라.
다음에 비로자나여래를 만났는데, 이 도량에서 정등각(正等覺)을 이루시고 잠깐잠깐 동안 크게 신통한 힘을 나타내시었으며, 나는 그 때 뵈옵고 이 생각생각마다 광대하게 기쁜 장엄을 내는 해탈을 얻었노라. 이 해탈을 얻고는 열 갑절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법계가 나란히 정돈된 바다[法界安立海]에 들어갔으며, 그 모든 법계가 나란히 정돈된 바다에 있는 모든 세계의 티끌을 보니, 낱낱 티끌 속에 열 갑절 말할 수 없이 말할 수없는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국토가 있고, 낱낱 부처님 국토에 비로자나여래께서 도량에 앉아서 잠깐잠깐 동안에 정등각을 이루시고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나투시며, 그 신통 변화는 낱낱이 모든 법계 바다에 두루하며, 또 그 곳에서 말씀하는 묘한 법을 들었노라.
또 저 모든 부처님의 털구멍마다 변화의 바다를 내고, 신통한 힘을 나타내며, 모든 법계 바다의 모든 세계해·모든 세계종·모든 세계에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바른 법륜을 굴리심을 보고, 나는 빠른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온갖 글과 뜻을 받아 가지고 생각하여 밝은 지혜로 모든 청정한 법장에 두루 들어가고, 자유자재한 지혜로 모든 깊은 법 바다에 노닐고, 두루한 지혜로 삼세의 광대한 이치를 알고, 평등한 지혜로 부처님들의 차별 없는 법을 통달하여, 이렇게 모든 법문을 깨달았노라. 낱낱 법문 속에서 모든 수다라 구름을 깨닫고, 낱낱 수다라 구름 속에서 모든 법 바다를 깨닫고, 낱낱 법 바다 속에서 모든 법의 품을 깨닫고, 낱낱 법의 품에서 모든 법 구름을 깨닫고, 낱낱 법 구름 속에서 모든 법의 흐름을 깨닫고, 낱낱 법의 흐름 속에서 모든 크게 기쁜 바다를 내고, 낱낱 크게 기쁜 바다에서 모든 지위[地]를 내고, 낱낱 지위에서 모든 삼매 바다를 내고, 낱낱 삼매 바다에서 모든 부처 뵙는 바다[見佛海]를 얻고, 낱낱 부처 뵙는 바다에서 모든 지혜 광명 바다를 얻었노라.
낱낱 지혜 광명 바다가 삼세를 두루 비추고 시방에 두루 들어가, 한량없는 여래의 옛적에 닦던 수행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지내온 본사 바다[本事海]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린 보시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청정한 참는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광대한 정진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청정한 계행 바다[戒輪海]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깊고 깊은 선정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반야바라밀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방편바라밀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힘바라밀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지혜바라밀 바다를 알았노라. 한량없는 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지위에 머물러서 한량없는 세월에 신통한 힘 나타냄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지위에 들어감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지위 닦음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지위 다스림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지위 관찰함을 알았노라.
한량없는 여래가 옛날 보살이던 때에 항상 부처님 뵈옴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날 보살이던 때에 부처님 바다와 겁 바다를 모두 보고 함께 머무름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날 보살이던 때에 한량없는 몸으로 세계 바다에 태어남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날 보살이던 때에 법계에 두루하여 광대한 행을 닦음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옛날 보살이던 때에 갖가지 방편문을 나타내어 모든 중생을 조복하고 성숙케 함을 알았노라. 한량없는 여래가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세계 바다에 비춤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크게 신통한 힘을 나타내어 모든 중생의 앞에 나타남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광대한 지혜의 지위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가 바른 법륜 굴림을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나투는 모습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나투는 몸 바다를 알고 한량없는 여래의 광대한 힘 바다를 알아서, 모든 여래가 처음 마음 낸 때부터 내지 법이 없어지던 것을, 내가 생각생각마다 다 보고 알았노라.
선남자여, 그대가 묻기를 나의 발심한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하였거니와, 선남자여, 나는 지나간 옛적 두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위에서 말한 대로 청정하고 빛난 금 장엄 세계에서 보리수신이 되어 불퇴전법계음(不退轉法界音)여래의 법문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두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보살의 행을 닦았으며, 그런 뒤에 이 사바세계의 현겁(賢劫)에 태어나서 가라구손다 부처님으로부터 석가모니 부처님까지와, 오는 세상에 나실 여러 부처님들을 내가 그렇게 친근하고 공양하였으며, 이 세계의 현겁에서 오는 세상의 여러 부처님께 공양한 것처럼 모든 세계의 여러 겁 동안에 나실 오는 세상의 부처님께도 모두 그렇게 친근하고 공양하리라. 선남자여, 저 청정하고 빛난 금 장엄 세계에는 지금도 여러 부처님이 나시면서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나니, 그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보살의 크게 용맹한 문을 닦으라.”
이 때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이 이 해탈의 뜻을 거듭 펴려고 선재동자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선재동자여, 내가 말하는
청정한 해탈문을 자세히 들으라.
듣고는 환희한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닦아 끝까지 이르라.
나는 지나간 오랜 겁 동안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었으니
청정하기 허공과 같아서
온갖 지혜를 항상 관찰하였노라.
나는 삼세 부처님들께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고
거기 모인 대중들과 함께
항상 친근하기를 원하였느니라.
나는 예전에 부처님 뵈옵고
중생을 위하여 공양했으며
청정한 법문을 듣고
마음이 매우 기뻤노라.
항상 부모를 소중히 여기듯
공경하고 공양하여
조금도 쉬지 않았으므로
이 해탈문에 들었느니라.
늙은 이· 병든 이· 가난한 이
모든 감관이 구족하지 못한 이
그들을 모두 구제하여
평안함을 얻게 하였으며
수재· 화재· 국법· 도둑이나
바다에서나, 공포에 싸인 이
그들을 구제하려고
나는 옛날에 행을 닦았으며
번뇌가 많은 이들과
업장에 얽매인 이들과
험난한 길에 빠진 이들을
나는 항상 구제하노라.
여러 가지 나쁜 길[趣]에서
한량없는 고통 받으며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나는 모두 없애 버리리.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여러 중생을 위하여
나고 죽는 고통을 멸하고
부처님의 즐거움 얻게 하리.
“선남자여, 나는 다만 잠깐잠깐마다 광대한 기쁨으로 장엄한 해탈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모든 법계 바다에 깊이 들어가서 모든 겁의 수효를 다 알고 세계의 이룩되고 무너짐을 널리 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보리도량의 여래의 모임 가운데 한 밤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은 ‘모든 성(城)을 수호하고 위력을 증장함’[守護一切城增長威力]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고요한 음성 바다 밤 맡은 신을 관찰하면서 게송을 말하였다.
나는 선지식의 가르침 받고
천신의 있는 곳에 와서
보배 자리에 앉은 신을 보니
몸의 크기가 한량없어라.
빛깔과 모양에 집착하여
모든 법이 있다는 것도 아니나
소견 좁고 지혜 없는 사람
높으신 경계를 뉘 능히 알리?
이 세상의 천상 인간 사람들
한량없는 겁에 관찰하여도
아무도 헤아릴 수 없으니
몸매가 그지없는 연고니라.
오온(五蘊)을 멀리 여의었고
십이처에도 머물지 않아
세간의 의심 아주 끊었으며
자재한 힘을 나타내시네.
안의 법·밖의 법 취하지 않아
흔들림도 없으며
청정한 지혜의 눈
부처님의 신통을 보나니
몸은 바른 법의 광
마음은 걸림없는 지혜
지혜의 비춤 이미 얻었고
여러 중생을 다시 비추며
마음에 그지없는 업을 모아
모든 세간을 장엄하였고
세상이 모두 마음인 줄 알면서
중생들같이 몸을 나타내
세상은 모두 꿈이요
모든 부처님은 그림자
여러 가지 법 메아리 같은 줄 알아
중생들로 고집을 없애게.
삼세 중생을 위해
잠깐잠깐 몸을 나투나
마음은 머문 데 없이
시방에 가득 법을 말하네.
그지없는 모든 세계 바다
부처 바다며 중생 바다를
모두 한 티끌 속에 있나니
이 어른의 해탈하신 힘. (계속)
Anugama - ‘Eternal Traveller’ (영원한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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