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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경제현실] 시간제 일자리 알고보니 임시직, 상가는 작고나면 폐업

잠용(潛蓉) 2013. 11. 29. 15:53

양질의 시간제? 뚜껑 열어보니 1~2년 짜리 임시직
한겨레 | 입력 2013.11.29 08:30 | 수정 2013.11.29 08:50

 

[한겨레]대기업 '시간 일자리 채용박람회'

1만여명 중 70%가 비정규직 해당
삼성은 6천명 모두 한시직 선발
"속빈 시간제…정부 지원 삭감해야"

 

'2013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 때 국내 주요 대기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도입하기로 한 시간제 일자리 가운데 열에 일곱은 정규직이 아니라 1~2년짜리 임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박람회'로 크게 홍보하며 3억원 남짓을 들여 이번 행사를 주최했다.

 

 

28일 고용노동부와 김경협 민주당 의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박근혜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선을 보인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에서 10개 그룹이 내년 상반기까지 채용하기로 한 1만865명 가운데 7000명가량은 1~2년짜리 한시직이다. 삼성·엘지(LG)·에스케이(SK)·신세계·롯데·한진·지에스(GS) 등 7개 그룹이 채용 대상의 전체 또는 일부를 길게는 2년까지만 고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확인 결과, 삼성은 20개 계열사에서 뽑는 6000명 전체를 2년짜리 비정규직으로, 한진·에스케이·지에스도 각각 250명, 20명, 10명을 1년짜리로 뽑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신세계와 롯데도 일부를 계약직으로 뽑는다고 해 최대 7000명 정도가 한시적으로 채용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한시적 시간제'는 아르바이트처럼 하루 근무시간도 제한적인데다 '계속 근무'에 대한 기대가 어려워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가장 저급하고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꼽힌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이명박 정부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나 박근혜 정부가 마련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 제도의 조건으로 △정규직(무기계약직) △최저임금 130% 이상의 급여 수준 보장 △전일제 노동자와의 균등한 대우 등을 내세워왔다. 이 경우 인건비의 절반을 지원한다.

 

김경협 의원은 "(의원실에서 직접 박람회 부스를 돌며) 상담을 받은 결과, 한시 계약직 일자리, 정규직화 계획이 없는 시간제 일자리가 넘쳤고 몇몇 기업은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5210원) 수준의 질 나쁜 시간제 일자리를 제시했다. (역시 부스를 차린)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내년 채용 예정이라면서도 더 이상의 구체적 채용 정보는 주지 않았다. 대기업이란 가면 속에 숨겨진 저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이뤄지는 정부의 지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간제 일자리 창출 기업은 비정규직을 채용해도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 제도를 통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고, 중소기업일 경우에는 국민연금·고용보험료도 2년간 전액 지원받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박람회 참여 기업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계약기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고 전일제와 처우 차별 등이 없어 양질의 시간제로 봤다. 향후 기업들을 잘 유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imit@hani.co.kr]

 

'시간제 일자리' 뜨거운 관심... 그러나 제도는 여전히 '걸음마'
SBS | 입력 2013.11.27 13:24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이 바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다. 각자 처지에 맞게 시간을 정해 일하면서 정년보장, 복리후생과 같은 혜택도 받는 제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비율은 10.2%로 OECD 34개 국가 가운데 27위로 아직까지 기업의 인식과 국가 제도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구직자들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위한 조건으로 적정 임금과 고용 안정을 꼽았다. 정부는 경력 단절 주부나 중·장년층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취업난 속에 청년 구직자가 늘면서 애초의 취지가 퇴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SBS 뉴미디어부]

 

자고나면 폐업... 손님은 ‘뚝’ 죽어가는 용산상가

[파이낸셜뉴스] 2013-11-27 17:03기사수정 2013-11-27 21:36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8일자 신문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경기 장밋빛 전망? 현실 곳곳엔 ‘불황의 그림자’
죽어가는 PC 시장… 자고나면 폐업… 손님은 ‘뚝’

 

 
▲철거를 앞두고 문을 닫은 서울 용산의 터미널전자상가. 26일 찾은 터미널전자상가에는 아직 걸려있는 간판과 미처 치우지 못한 매대가 놓여 있다. #. "PC시장이 죽으면서 소상공인들이 가장 먼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수입·제조업자나 대형업체들마저 직접판매에 뛰어드니 영세업자들이 버틸 재주가 있겠습니까."(용산 선인프라자 조립PC 판매상 김모씨)

 

지난 1987년 문을 연 이후 국내 최대 전자상가가 밀집한 '한국 정보기술(IT) 기기의 메카' 서울 용산전자상가가 화려했던 전성기를 뒤로한 채 죽어가고 있다. 온라인쇼핑몰과 대기업 양판점이 속속 생겨나면서 '전자제품=용산'이라는 공식이 점점 희미해지는 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PC 시장을 잠식하며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 '암흑기'에 빠진 용산전자상가

지난 26일 오후 용산전자상가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터미널전자상가는 활력을 잃은 모습이 역력했다. "손님, 둘러보고 가세요"라는 과거 '용팔이(용산상가 호객꾼)'들의 호객행위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 대신 곳곳에 쌓여 있는 짐과 굳게 닫힌 셔터문에 걸린 임대광고가 을씨년스러운 이곳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아직 걸려 있는 간판과 미처 치우지 못한 매대만 이곳이 한때 주말마다 용산상가를 찾던 '용산 키즈'들의 성지였음을 짐작하게 했다. 재개발을 앞둬 360여곳에 달하던 매장은 대부분 근처 선인프라자, 나진상가 등으로 이전했지만 폐업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는 매장도 수두룩했다.

 

저가형 조립PC 판매점과 부품업체가 모여있는 인근 선인프라자와 나진상가도 한적하긴 마찬가지였다. 층마다 수백개씩 매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지만 지금은 곳곳에 셔터를 내린 채 다음 주인을 기다리는 빈 매장이 즐비했다. 현재 선인프라자는 1500여개 매장 가운데 300여곳이 문을 닫아 공실률이 20%까지 오른 상태다. 선인프라지 상우회 관계자는 "불과 3년 만에 공실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PC 시장 자체가 죽은 게 큰 탓"이라며 모바일 광풍의 현실에 답답해했다.

 

바로 옆 나진상가도 450여곳이던 PC 관련매장이 3년 새 250개까지 줄었다. 나진상가의 한 중고PC 판매점 사장은 "데스크톱 시장이 죽으면서 용산의 대명사였던 조립식 PC 판매점들이 자고 나면 문을 닫고 있다"며 "폐업 매장이 늘어나니 단골 손님들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중고PC·온라인 진출로 자구책

조립PC 시장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은 중고PC 판매나 온라인 판매 등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이런 변화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전언이다. 이곳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의 한 대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고PC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립업체와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선인프라자의 한 판매상은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조립PC는 직격탄을 맞았다"며 "3년쯤 전부터 그나마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중고PC 업체들이 속속 생겨난 것 같다"고 전했다.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오프라인 판매를 접고 온라인 PC 매장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나진상가에는 대형화된 PC 조립업체들이 폐업한 매장을 사무실과 물류창고 등으로 활용해 온라인 영업을 하는 곳이 많았다. 한 조립PC 업체 관계자는 "용산업체 가운데 다나와, 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에 입점해 컴퓨터를 판매하는 곳이 꽤 있다"며 "급변하는 PC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고육지책"이라고 씁쓸해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