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전통·민속·역사

[숭례문 미스터리] 충북대 박 교수 극단적 선택 이유는?

잠용(潛蓉) 2014. 1. 20. 19:06

'숭례문 검증' 충북대 교수 극단적 선택 이유는?
[연합뉴스] 2014/01/20 10:56 송고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숭례문 부실 공사 의혹 조사에 참여했던 충북대 박모(56) 교수의 자살 경위를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박 교수는 최근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아 숭례문 복원공사에 쓰인 기둥의 나이테 분석을 한 전문가로 지난 18일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박 교수는 숭례문 수사와 관련해 두번 경찰청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나이테 분석 결과 뿐 아니라 박 교수가 이끈 충북대 연구팀이 2011년 숭례문 복원 공사에 쓰이도록 기증된 소나무에 대한 품질 조사를 한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품질 검사를 받은 소나무는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벌채된 소나무와 삼척시 준경묘에서 나온 금강송이었는데 당시 연구팀은 강도 검사 등을 통해 준경묘 금강송은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의 기준을 통과하지만 안면도 소나무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 결과 안면도 소나무가 숭례문 기둥 등에 쓰이지 못하게 되면서 목재가 부족해지자 결과적으로 신응수 대목장이 기존에 소유한 소나무가 일부 기둥에 쓰이게 됐고 경찰이 이 과정에 대해서도 박 교수를 상대로 확인 작업을 벌였다. 참고인이긴 하지만 경찰 조사가 이뤄지자 박 교수가 검증 책임자로서 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박 교수는 숭례문 수사를 하는데 '자문'을 하기 위해 두 번 경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했고, 앞서 두 번은 나이테 시료 채취 현장 등에서 마주쳐 의견을 청취한 적은 있지만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신 대목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에서 숭례문에 러시아산 소나무를 썼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소나무가 부족해 숭례문 2층 기둥 일부를 내가 갖고 있던 소나무를 쓴 적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한편 안면도 소나무가 숭례문의 기둥 외 다른 부재로 쓰인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전국 소나무의 95%는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의 강도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적합한 소나무를 구하기 어려워 안면도 소나무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박 교수가 일부 시공사 등으로부터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고소당해 수사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banana@yna.co.kr]


나이테 연대 전문학자 별세에 목재 문화재계 뒤숭숭
[연합뉴스] 2014/01/19 14:59 송고

 

숭례문 소나무 원산지 분석 중에 비보…"관련 학문 50년 퇴보"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22년 전인 1992년 2월18일 국립중앙박물관 사회교육관에서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주최 제1회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 젊은 목재조직학자가 '연륜연대학의 원리와 응용'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무 나이테 폭의 변동 양상을 패턴화함으로써 그 목재문화재를 만든 정확한 연대, 혹은 적어도 그 목재를 벌채한 연대는 알아낼 수 있다는 나이테 연대학의 원리와 응용 방법을 소개한 것이다.

 

'나이테(연륜) 연대 측정'(Dendrochronology)은 그간 고고학 연대 측정에 널리 사용되는 탄소연대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보정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연대 측정 방법으로 평가된다. 탄소연대 측정치는 엄밀히 말해서 확률연대다. 그런 까닭에 허용오차라는 게 있어 그 허용오차 안에 포함될 연대 확률이 몇 %라는 식의 연대관을 제시할 뿐이다. 그에 비해 나이테 연대는 허용오차가 제로다. 해당 목조문화재의 나이테 패턴만 알아내면 그것이 성장을 멈춘 시기, 곧 벌채한 시기를 정확한 연대로 계산해 낸다.

 

20세기 구미학계에서 발견하고, 일본에서는 목재문화재가 출토하는 현장에 널리 응용되는 이 연대 측정법을 90년대에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젊은 목재조직학자가 당시 충북대 조교수로 임용된 박 모 박사였다. 이후 그는 오로지 이 나이테 연대 측정법 연구에 주력해 지난 20여 년간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았다. 연구성과가 쌓이면서 발굴현장이나 고건축 현장 등지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목재는 그의 연구실로 분석 의뢰가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그는 한반도 목재의 나이테 변화 패턴을 서기 1170년까지 완성했다. 나이테 연대는 모든 나무가 1년에 나이테 하나를 늘인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한데 나이테는 강수량이나 기온 등의 영향과 밀접해 당연히 기온이 높거나 강수량이 많은 해는 두꺼워지기 마련이며, 가뭄에는 반대 현상을 보인다. 이런 식으로 나이테 연대를 일렬로 패턴화하면, 설혹 아무런 정보가 없는 나무가 발굴되어도 그 나이테 패턴을 보면 어느 시기에 속한 목재임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이런 연구에 더욱 주력하고자 충북대 산학협력단에 부설 기관으로 '목재연륜소재은행'을 만들어 그 은행장으로 최근까지 일했다. 나아가 박 교수는 이런 방식을 숭례문 목부재에도 적용했다. 그 결과 조선 태조 창건 당시에 벌채한 목재를 비롯해 여러 시대에 걸쳐 벌채한 목재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곧 숭례문이 창건 이래 개보수가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또한 나이테 연대를 적용해 그 대부분이 제작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없이 그냥 막연히 '조선후기' 정도로만 학계가 추정하는 목가구 제작 연도를 밝히기도 했다. 나이테 연대는 종래 고고학이나 고건축 분야에서는 가능치만을 제공하던 탄소연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정확히 그런 목재가 들어간 유적이 형성된 시점을 1년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연대를 제공하므로 일본에서는 야요이시대 개시 연대라든가 고분시대의 개시 연대를 무려 100년이나 끌어올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나이테 연대 구축에 매진하던 박 교수가 지난 18일 향년 56세로 갑자기 별세하자 주변에서는 "한국 나이테 연대학이 50년을 퇴보하게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고인은 별세 직전까지 광화문과 숭례문 복구공사에 사용한 소나무 중 일부가 국내산 육송이 아니라 러시아산이라는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나이테 및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의혹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그의 별세가 공교롭게도 숭례문 사태와 맞물리면서 문화유산계에서는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다. [taeshik@yna.co.kr]

 

숭례문 검증 박 교수 사망… 숨진 배경에 관심 (종합)
[연합뉴스] 2014/01/19 17:22 송고

 

지인들 "박 교수, 수사에 영향 줄 검증결과에 부담"
일부 지인 "어떤 전화 받고 스트레스" 주장도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경찰이 숭례문 부실 공사 조사에 참여했던 충북대학교 박모(56) 교수 사망 사건을 '자살'로 잠정 결론 낸 가운데 박 교수 사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교수는 문화재청이 구성한 '숭례문 종합점검단'에 포함돼 그동안 활동해 왔다. 19일 박 교수 빈소를 찾은 지인들에 따르면 박 교수는 최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숭례문 복원용 삼척 준경묘에서 베어내고 남은 금강송 밑동과 숭례문 복구에 쓰인 부재의 시료를 채취, 나이테를 비교·분석했다. 그가 내놓은 결과는 금강송을 값싼 러시아산 나무로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는 신응수 대목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정황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검사 결과 나이테가 같다면 신 대목장은 혐의를 벗는 게 가능하지만, 나이테가 다를 경우 관급 목재를 빼돌렸을 것이라는 혐의가 짙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의 한 지인은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이 신 대목장의 사법 처리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박 교수가 시료 분석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박 교수가 워낙 신중하고 제자들을 잘 챙기시는 분인데 (대목장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이 용납이 안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박 교수는 지난 17일 오후 보도된 한 종편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준경묘 채취가 아닌 것으로 유력한 게 2개 있고 5개는 판단 불가다"라고 밝혔다. 신 대목장이 금강송을 썼다고 밝힌 기둥과 보 등의 자재에서 일부 의심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언론 보도 이후 박 교수는 자신의 집에서 이 채널의 명칭과 대목장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을 수차례 검색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다른 지인은 "금전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박 교수가 괴로워한 사유가 궁금하다"며 "박 교수가 최근 어떤 전화를 받은 후 괴로워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경찰은 이 같은 첩보에 따라 박 교수가 협박당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통화 내역을 조사할 계획이다. [vodca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