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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

[국정원비리] 김사장, '내용까지 써주며' 공문서 위조 지시

잠용(潛蓉) 2014. 3. 21. 10:33

[단독] 金사장, 가짜 中 공문서 내용까지 써주며 위조 지시
국민일보 | 입력 2014.03.21 04:57 

 

국가정보원이 외부 협조자 김모(61·구속)씨에게 가짜 중국 공문서에 들어갈 내용까지 써주면서 문서 제작을 지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이 간첩 피의자 유우성(34)씨 재판에 제출된 증거 위조 과정에 단순 개입한 차원을 넘어 증거 조작을 처음부터 기획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로 확인되면 국가 정보기관이 혐의 입증에 욕심을 낸 나머지 없던 증거를 날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공안 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으로 불리던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48·구속) 조정관은 협조자 김씨가 위조문서를 만들기 위해 중국으로 가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7~9일 국내에서 수차례 접촉했다. 유씨 변호인이 법정에 낸 싼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 명의의 '정황설명서'를 반박할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사전 모의하는 자리였다.

 

김 조정관은 특히 해당 문서에 들어가야 하는 핵심 문구까지 작성해 와 김씨에게 전달했다. 유씨 측 문서는 허가 없이 발급됐으며, 국정원이 입수한 출·입경 기록이 맞는다는 게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측이 사실상 위조문서의 '초안'을 작성해준 셈이다.

 

김씨는 같은 달 10~12일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의 한 특급호텔에 투숙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김 조정관이 건네준 내용을 그대로 베껴 문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지 문서위조 브로커로부터 가짜 싼허변방검사참 관인을 구해 문서에 날인까지 했다. 12월 13일자로 직인이 찍힌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 문서는 이렇게 사흘간의 위조 작업을 거쳐 정식 공문서 형태로 제작됐다.

 

검찰은 김씨가 '유씨 측의 정황설명서는 위법하게 발급됐으니 이를 취소해 달라. 관계 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허위 신고서를 별도로 만들어 김 조정관에게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이 신고서는 공소유지를 담당하던 검사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신고서까지 만든 것은 중국에 정식으로 신고가 접수돼 유씨 측 문서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꾸미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조정관은 여전히 "위조 사실을 몰랐다. 상부 보고도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조정관이 수사가 '윗선'으로 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고 물증 확보를 위해 국정원과 주중 선양영사관 간의 외교전문 등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선양영사관 부총영사를 맡고 있는 국정원 권모 과장도 불러 조사했다. 한편 중국으로 파견됐던 수사팀원은 사법공조 절차를 거쳐 유씨 출·입경 기록 원자료 내용 등을 확인한 뒤 이날 귀국했다. [지호일 문동성 기자 blue51@kmib.co.kr]

 

[단독] 국정원 파견 영사, 총영사 결재도 멋대로 날인했다
노컷뉴스 | 입력 2014.03.21 06:03 | 수정 2014.03.21 06:39

 

조 총영사 "옌볜주 문건, 난 보지도 못해"...

檢, 추가 문서위조 정황 포착

[CBS노컷뉴스 정영철 김중호 육덕수기자] 국정원 출신 이인철 중국 선양주재영사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자료에 대해 조백상 주중 선양 총영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도 조 총영사의 결재를 받은 것처럼 마음대로 날인을 해 서류를 꾸민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국정원 파견 이 영사가 중국 싼허변방검사참(세관) 문건에 대한 영사확인서 뿐 아니라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의 자료를 위조해 조백상 주 선양총영사의 결재를 무단으로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끝없는 비리로 존폐의 위기에 놓인 국정원 /자료DB

 

이번 공안국 자료는 간첩사건 당사자인 유우성씨(34) 측이 중국 허룽시 공안국을 찾아가 국정원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기록이 허위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과 녹음파일에 대해 반박하는 자료다.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과 공안국 관계자 김모씨는 동영상 및 녹음 파일에 대해 각각의 자료를 통해 "허락없이 몰래 녹취하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불법자료"라고 밝혔다. 김씨는 성명서에서 "몰래 녹음 및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위법인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백상 총영사는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두 문건에 대해 "모두 이 영사 전결로 이뤄진 것"이라며 "나한테는 자료가 오지도 않았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총영사가 자신은 그것을 결재할 필요가 없는 서류였으며, 결재한 사실도 몰랐고 이번에 그(결재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들 문서는 외교부로 보내지는 과정에서 '이인철 영사-채모 부총영사-조백상 총영사'를 거쳐 결재가 이뤄졌고, 총영사의 직인도 날인돼 있었지만, 검찰은 모두 국정원 측에서 허위로 꾸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 문서는 대검철청이 지난해 12월 12일 공식으로 외교부에 자료를 요청해 법원에 제출했던 것이다. 검찰은 이 문건들도 비밀요원인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 등이 협력자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이 입수한 유씨 출입경기록과 발급 확인서, 싼허 문건 외에 옌볜자치주 문건도 위조로 최종 판명되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자료 대부분이 위조서류가 된다. 한편, 검찰은 증거조작을 주도한 국정원 김 과장, 이 영사 등과 공모한 혐의를 잡고 따다른 국정원 직원 권모과장을 불러 지난 19일 조사를 벌였다. 권 과장은 무단으로 결재가 이뤄지는 과정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steel@cbs.co.kr]

 

[단독] 단순 '위조' 차원 넘는 '날조' 사실로 밝혀져...

"국보법상 날조혐의 적용해야" 목소리
국민일보 | 입력 2014.03.21 03:12

 

협조자 김모(61)씨가 국가정보원에 넘긴 유우성(34)씨 관련 문서가 단순 위조가 아닌 날조된 것에 가깝다는 사실이 20일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팀의 법 적용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앞서 '싼허(三合)변방검사참의 답변서'를 제작한 김씨와 이를 건네받은 국정원 김모 조정관(일명 '김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모해증거위조 혐의 등을 적용했다.

 

형량이 더 높은 국가보안법 날조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윤 검사장은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18일 "아직 위조인지 날조인지 사실관계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사전적 의미의 날조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인데, 김씨의 문서 제작이 '비슷한 것을 만들어내는' 위조를 넘어 날조에 해당하는지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사실만으로도 국보법 날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다수의 의견이다. 김씨는 중국의 한 호텔방에서 원래 존재하지 않던 문서를 생산했다. 게다가 김 조정관이 김씨에게 문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미리 자세히 일러줬다. 중국의 다른 공문서를 베낀 것이 아니라 유씨에게 불리한 허위 정보를 선택적으로 담아 새로운 문서를 만든 셈이다. 지방의 한 고법 부장판사는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낸다는 게 날조의 뜻인데, 김씨의 행위는 명백히 날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날조의 개념을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날조라는 개념은 위조라는 개념을 포괄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쓴 책 '국가보안법'에서도 '날조는 위조를 포함한다'고 나와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경우 위조로 볼 수도 있고 그보다 넓은 개념인 날조로 판단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검찰이 국정원을 감싸기 위해 국보법 날조죄보다 형량이 낮은 모해증거위조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에서 법 적용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