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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선체수색 9일째] 사망자 159명 인양, 남은 실종자 143명

잠용(潛蓉) 2014. 4. 24. 07:19
'소조기' 마지막날... 선체 수색 '박차'
연합뉴스 | 입력 2014.04.24 05:23

 


[앵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오늘로 벌써 9일째입니다. 한 때 물살이 세져 중단됐던 수색작업도 첫 정조시간대에 맞춰 재개됐습니다. 보도국 야근기자 연결합니다. 정영훈 기자.
[기자] 해경은 어젯밤 조명탄을 밝혀가며 계속해온 수색과 구조 작업을 오늘 0시쯤 일단 중지했습니다. 해경은 물살이 약해지는 정조시간인 어제 오후 8시 반을 전후해 조명탄 9백발을 쏘며 세월호에 잠수부를 집중 투입했습니다. 해경은 간밤에 투입된 7백여명의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심해 잠수를 하는 등 본격적인 수색에 나섭니다. 오늘이 조류가 느려지는 '소조기'의 마지막날인만큼, 유속을 측정해 선체 수색이 가능한 모든 시간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바다가 잠잠해지는 정조시간대, 오전 10시와 오후 5시, 10시를 전후해서인데요,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해경은 민관군 합동수색팀을 실종자가 모여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월호 3층과 4층에 동시 다발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단원고 학생만 머물렀던 4층 '중앙 객실'에 대한 집중적인 수색을 처음 시도할 예정입니다. 이곳의 수색 작업은 오전 7시에 시작합니다. 수색을 좀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선체와 해저 지형에 대한 수중 촬영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로 휴교에 들어갔던 안산 단원고가 오늘부터 수업을 재개하죠?
[기자] 네,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오늘부터 정상적으로 등교합니다. 1학년 학생과 수학여행 가지 않았던 2학년 학생 13명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수업에 참가합니다. 학교에는 의료진과 상담사를 배치해 침몰 참사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들을 위한 심리 안정과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하지만 학교 앞에 임시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데다 생존 학생 74명이 병원 치료중이어서 학사 일정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스Y 정영훈입니다.

 

[세월호 참사] 시신 2구 추가 수습... 사망자 159명
뉴시스 | 신동석 | 입력 2014.04.23 23:15

 

[진도=뉴시스] 신동석 기자 =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야간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구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오후 2구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 돼 사망자 수가 모두 159명으로 늘었다. 수습 된 2구의 시신은 모두 여성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이날 오후 11시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9명, 실종자는 143명이다. 현재 구조팀은 해경 함정 90척, 해군함정 32척, 민간어선 등 200여척의 선박과 500여명의 잠수사를 동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sds4968@newsis.com]

 

학생에 밀려 일반인 생존자는 정부의 관심밖...

"알아서 수습하라니 막막"
동아일보 | 입력 2014.04.24 03:08 | 수정 2014.04.24 04:03

 

[세월호 침몰/남겨진 사람들]지원대책 학생에게만 집중
혼자 살아난 8세 어린이 외삼촌 “뭘 해야 할지 알려주기라도…”
천안함땐 맨투맨 안내장병 붙여… 지금은 심리치료도 학생만 챙겨

[동아일보] 세월호 탑승객 지모 씨(45·여)는 침몰 7일째인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탔던 지 씨의 큰아들(12)은 18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 씨의 남편 조모 씨(45)는 아직 실종 상태다. 일가족 4명 중 유일하게 구조된 막내아들 조모 군(8)은 엄마가 안치된 병원의 어린이병동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지 씨의 시신이 옮겨진 지 하루가 지났지만 23일 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직 두 모자의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다.

 

조 군의 외삼촌 지모 씨(44)는 진도에서 실종 상태인 매형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조 군의 곁은 외할머니가 24시간 지키고 있다. 지 씨는 "앞으로 다가올 일이 첩첩산중인데 가족 친척들 모두 혼이 나간 상태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돕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뭘 해야 하는지는 일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자 중에는 조 군 같은 어린아이도 있다. 이번 참사에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정부 대책은 고교생 생존자와 실종자 및 사망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3일 현재 총 174명의 생존자 중 99명이 단원고 학생이나 교사가 아니다. 이 중에는 조 군처럼 가족 중 일부가 아직 실종 상태인 사람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관심에서 비켜난 이들 생존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사태를 수습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막막한 처지다. 이들은 "최소한 무엇부터 챙겨야 하는지, 어느 기관에서 어떤 지원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라도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희생자 가족들에게 안내 인력이 지원됐다. 당시 국방부와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에 승선했던 장병의 가족마다 군인 1명씩을 '안내 장병'으로 붙였다. 이들은 자기가 맡은 가족들의 의식주를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구조 및 수색 작업 상황을 전하고 사태 수습을 도왔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는 이 같은 인력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반 생존자들 중에서도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S)이 의심되는 사례가 많다. 조 군의 가족들에 따르면 조 군은 입원한 뒤 아빠 엄마가 보이지 않자 하루 종일 크게 울었다고 한다. 조용히 있는가 싶어서 가보면 옆으로 돌아누운 채 베개에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아직 조 군에게 아빠 엄마가 실종되거나 숨졌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부모의 생사를 모르는 상태다. 혹시나 병원 휴게실에서 TV뉴스 소리라도 들릴까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 군은 겉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혼자 꾹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족들은 어린 조 군이 부모의 비극을 직감적으로 눈치 채고 충격을 받아 혼자 속으로 억누르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단원고는 학교 측에서 전 학년을 대상으로 일괄 심리치료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다른 생존자들은 각자 알아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청해진해운 측이 처음에 6인실에 입원시켰던 생존자는 사건 충격으로 밤에 악몽을 꾸고 잠을 못 이루거나 비명을 질러 급히 1인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 강모 씨(41)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정부가 일반 생존자의 심리치료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거주지 인근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상담전화(1577-0199) 안내가 전부다.

 

승선한 가족 중에서 일부만 살아남은 경우 숨진 가족의 장례 절차도 고민이다. 생존 가족이 대부분 입원해 치료를 받거나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대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생존자 가족들은 "남은 가족이나 친척만으로는 힘에 부치거나 경황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생존자나 사망자 가족들에게 맨투맨 식으로 담당인력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은택 nabi@donga.com·곽도영 / 진도=박성진 기자

 

"기적의 공간 '에어포켓'은 19일에 이미 소멸"
세계일보 | 입력 2014.04.23 19:21 | 수정 2014.04.23 22:28

 

해군 고위간부 “완전히 침몰한 다음날, 선체 좌현 해저 바닥에 닿으면서 사라져”
수색당국, 그동안 비난 우려 안밝힌 듯… 대책본부도 “발견 못했다” 공식 확인

실종자 구조당국은 세월호가 물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 다음 날인 19일 이미 '에어 포켓'(선체에 남아 있는 공기층)이 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한 해군 고위간부는 23일 "지난 19일 선체의 균형이 왼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모습을 확인하고, 우현 측 창문을 깨서 좌현 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방법으로 수색 중"이라며 이미 나흘 전부터 에어 포켓의 잔존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였음을 시사했다.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간부는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에어 포켓이) 우현 쪽으로 옮겨갔을 텐데 밀폐공간에 온갖 부유물이 뒤엉켜 있어 분산되거나 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에어 포켓 소멸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선박의) 3층과 4층 다인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에어포켓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도 생존자를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데 대한 비난이 일 것을 우려해 에어 포켓 소멸 가능성을 가족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색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들도 에어 포켓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한 민간 잠수사는 "유리창을 통해 부유물과 뒤엉켜 있는 사망자는 볼 수 있었으나 에어 포켓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장소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초기 생존자 구조에 실패한 수색당국은 아직까지도 더딘 수색을 벌이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 20일부터 정조시간과 무관하게 24시간 작업을 벌인다고 공언했지만 현장에서는 가장 조력이 약한 정조 때만 수색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해군은 22일에는 가장 조력이 약한 오전 5∼7시, 오후 5∼7시 등 2차례만 수색을 진행했다. 해군과 해경이 제대로 된 정보제공 없이 더딘 수색을 벌이는 동안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24일까지 수색을 마쳐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이사는 "초기에 수색을 서둘렀더라면 에어 포켓 여부와 생존자 확인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수중 사고의 경우 민·관·군 협력이 필요한 만큼 민간의 장비와 인력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합동훈련을 통해 사고에 대비하도록 수난구조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오영탁 기자 oyt@segye.com

 

"태풍 속에서 63빌딩 눕혀놓고 더듬는 꼴"... 잠수사들 악전고투
국민일보 | 입력 2014.04.24 00:38


[쿠키 사회] 세월호 내부 수색·구조 작업은 특수부대원들을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 이번 구조작업의 주축을 이룬 잠수사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특수전전단(UDT/SEAL) 등 국내 최정예 특수부대다. 이들은 하루에 한번씩 30분 미만으로만 투입되는데도 격한 피로감과 고통을 호소한다. 지난 22일에 UDT 소속 상사 1명, 23일에는 잠수사 10명이 마비 등 잠수병 증세를 호소해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심해구조 경력 20년의 베테랑 SSU 장교인 송모 중령으로부터 세월호 작업에 대해 들어봤다. 송 중령은 서해페리호 침몰(1993년) 당시에는 직접 물속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했으며, 천안함 폭침 때는 수중 작업에 대한 기술 자문역을 맡았다.

 

◇ 초대형 태풍 속에서 작업하기

=잠수사들은 현재 최대 수심 37m인 사고 해역에서 작업하고 있다. 모든 장애물은 바로 '수심 37m'라는 이 숫자 속에 숨어있다. 사고 지점 조류는 통상 3노트 이상이다. 3노트면 초속 1.5m다. 지상에서 맞는 바람이라면 별거 아닌 듯 느껴지는 수준이다. 그러나 물의 밀도는 공기의 800배로 물이 주는 저항은 공기의 28배에 해당한다. 물속에서 3노트면 지상에서는 초속 42m의 바람을 맞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초대형 태풍의 순간 최대 풍속과 맞먹는 강도다. 게다가 침몰한 세월호 주변은 와류(소용돌이)도 형성돼 순간적으로 6노트 이상의 조류와 맞설 때도 있으며,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6~7노트에서도 작업이 진행된다. 한두 사람쯤은 순식간에 바다 속으로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다.

 

물 속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지상에서 1~2도는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물 속은 다르다. 대중목욕탕 온탕과 열탕을 비교해보자. 온탕의 온도는 대략 40도다. 이보다 더 뜨거운 열탕은 42도 내외다. 2도에 불과하지만 온탕에서 열탕으로 들어갈 때 느껴지는 온도차는 작지 않다. 또한 지상에서 기온이 7~10도면 큰 추위가 아니지만 물속 7~10도(현재 세월호 수온)에서는 온몸이 마비되는 통증이 느껴진다.

 

수색 범위도 어마어마하다. 세월호의 길이는 146m로 여의도 63스퀘어(63빌딩)의 60%다. 40층 높이의 대형빌딩에 해당한다. 시계는 '0'에 가깝다. 자신의 손도 안 보일 정도다. 눈을 감은 채 손으로 더듬더듬 대형빌딩을 뒤져 사람을 찾아내는 작업인 것이다. 송 중령은 "아무리 좋은 플래시 라이트를 가지고 들어가도 물 속에서는 '휴대전화 조명' 수준이다"고 말했다. "초대형 태풍을 뚫고 40층 건물의 34층 화장실을 찾아가시오. 제한 시간은 20분" 이들에게 떨어지는 미션은 이것과 맞먹는다.

 

◇ '아차'하면 목숨이…

=물 속에서 닥칠 위기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 잠수장비가 고장나거나 가이드라인이 꼬이고 조류에 쓸려 내려가기도 한다. 이중 한 가지만 현실화돼도 목숨을 오간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잠수장비가 망가졌다고 해보자. 수심이 30여m이니 바로 올라오면 될까. 베테랑 잠수사가 당황하지 않고 바로 대처한대도 위험은 크다. 호흡장비가 고장났을 때 바로 물 밖으로 빠져나오면 즉시 잠수병에 노출된다. 최악의 경우 사망이다.

 

잠수병은 깊은 바다에서 잠수부들이 압축된 공기를 마시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질소가 원인이다. 거듭된 잠수 과정에서 질소가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기포 상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다 잠수사가 잠수를 마치고 올라오면 질소가 팽창한다. 실명되거나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잠수사들은 시간을 두고 5~10m씩 천천히 수면위로 올라오며 잠수 후에는 챔버(감압 장치)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내부 수색을 위해 몸과 연결해 들어가는 생명줄이 선체 내부의 전선들과 꼬이거나 장애물과 얽히면 밖으로 빠져나오는게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잠수사들은 늘 2인 1조로 수중에 투입된다. 송 중령은 "서해훼리호 사고 당시 인양 작업에 투입됐다가 펄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경험이 있다"며 "함께 입수했던 잠수사가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했다.

 

잠수를 오래하면 뼈가 썩는 '이압성 골괴사'에도 시달린다. 이 병은 혈액순환이 잘 안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적 외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수부대원이라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손으로 부패된 시신을 건져내는 일은 쉽지 않다. 송 중령은 "잠수사들은 도전정신이 유달리 강한 사람들일 뿐 슈퍼맨이 아니다"며 "남들처럼 대학 교육 받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고 남편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구조팀 "'에어포켓'은 끝내 확인 안돼"
[오마이뉴스] 2014.04.23 17:24 최종 업데이트 2014.04.23 22:01 특별취재팀(news)

 

[특별취재팀] 
진도 : 이주빈 강성관 최지용 강민수 소중한 (이상 취재), 남소연(사진) 기자 
안산 : 선대식 유성애 (이상 취재), 이희훈 (사진) 기자
총괄 : 최경준 기자 
편집 : 박수원 박혜경 기자

 

 
▲ 사고해역 수색작전 지휘하는 독도함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 사고해역에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해경보트 너머로 보이는 독도함(1만4000t)이 실종자 수색구조 작전을 지휘하는 해군지휘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 남소연

 

 
▲ 사고해역 수색구조 8일째...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 사고해역에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남소연 

 

 
▲ 세월호 희생자 100명 넘어 '세월호 침몰사고' 1주일째인 22일 오전 생존자 소식은 없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해경 경비정에 의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한 시신들이 구급차에 실리고 있다. /ⓒ 권우성

 

[43신 보강 : 23일 오후 10시]
사망자 157명으로 늘어... 실종자는 145명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3일 오후 10시 현재 사망자는 157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145명이라고 밝혔다. 전체 탑승객 476명 중 174명만 구조됐다.

 

[42신 : 23일 오후 5시 5분]
민관군 합동구조팀 "선내 에어포켓 아직 확인 안 돼"

세월호 침몰 희생자 구조작업이 8일째를 맞았다. 추가 생존자 소식은 전해지지 않은 가운데 사망자의 시신만 잇따라 수습되고 있다. 선내에 진입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3일 "선내에 에어포켓(공기주머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어포켓은 침몰한 배 안에 공기가 남아 있는 공간을 말한다.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이날 전남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합동구조팀이 (선체) 3층과 4층의 다인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에어포켓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월호가 침몰된 지 8일을 넘긴 시점에 아직까지 에어포켓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살이 약해져 수색·구조작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소조기'도 23~24일,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옅어진 희망, 그러나 수색 계속... 3~4층 선체에 집중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합동구조팀은 탑승객이 몰린 것으로 예상하는 3층과 4층 선체를 뜯어내 동시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사고 당시 늦은 아침 식사를 위해 탑승객들이 대거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3층 식당 진입도 성공했지만 예상은 어긋났다. 대신 사망자들의 시신만 대거 수습했다.

고명석 대변인은 "배 선체가 뒤집히면서 집기가 섞여 엉망이고 특히 선실 입구가 막혀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팀은 특수 제작한 망치로 객실을 부수면서 다른 객실로 옮겨가며 수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딘 구조작업에 대한 아쉬움도 크지만, 애당초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 해경이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 대변인은 "물이 들어가면서 가라앉고 있는 배의 경우, 근처의 모든 것은 물론 근처의 사람도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침몰 직전에 해경이 선체에 들어가 적극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기에는 너무 위험도가 높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세월호 참사 사망자는 150명을 넘었다. 특히 4층 선미 부분에서 많은 시신을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129~150번째 발견된 시신은 대부분 안산 단원고 학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선내 에어포켓(공기주머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최근 선내 통로를 확보하면서 동시 다발적인 수색작업이 가능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팀은 이날 함정과 민간어선 등 총 212척, 항공기 34대, 구조대원 550여명을 투입해 집중 수색하고 있다. 사고 해역의 파고는 0.5m로 전날과 비슷하다. 그러나 바다 속은 여전히 탁해서 시야 확보는 힘든 상태다. 잠수사 10여명은 마비 증세나 피로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수중 첨단장비 투입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과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 등은 수중에서 많은 방해물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철수했다.

 

검경 수사본부, '구원파' 압수수색 등 유 전 회장 압박

 

 
▲ 굳게 닫힌 청해진해운 사무실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탑승객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있는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연합뉴스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3명, 1등 항해사 강아무개(42)씨 등 4명이 이미 구속된 가운데, 세월호에서 구조된 다른 선원 대부분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세월호 승무원 3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1등 기관사 손아무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수사본부 측은 특히 "많은 선원이 '지금 생각하면 구호조치를 했어야했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선장을 비롯해 선원들 중에 탑승객을 구조하려고 시도한 사람이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사본부는 또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급격한 변침, 선박 구조 변경, 선박의 평형 문제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수사결과에 따라 처벌 대상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사 및 실소유주 일가 주변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지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종교단체 '기독교복음침례회 서울교회(구원파 본부)'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이자 전 세모그룹 회장인 유병언(73)씨의 자택을 포함해 관계사 및 단체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물에 대한 검찰 분석이 끝나는 대로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직원들의 줄소환이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의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청해진해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의 대출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세월호와 관련된 관계사이거나 계열사들이다. 한편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에 출연해 허위 발언을 한 '가짜 잠수사' 홍아무개(26)씨, 구호품 납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박아무개(30)씨도 구속됐다.

 

"해경이 탑승객 80명을 구했으면 대단" 발언 간부, 직위 해제

또한 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탑승객 80명을 구했으면 대단하다"고 말했던 목포 해경의 과장급(경정) 간부(58)를 이날 직위 해제됐다. 이 간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날인 지난 17일 '세월호 사고에 대한 해경의 초기 대응이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경이 못 한 게 뭐가 있느냐.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란 말이냐.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세월호 침몰 직전 해경의 초동 대처 미숙으로 탑승객을 구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강하게 부정했지만, 오히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잦은 뒤바뀐 시신... 이유는 부실한 '假引渡' 탓
연합뉴스 | 입력 2014.04.23 19:19 | 수정 2014.04.23 19:24

 

'신속성' 장점 불구 신원 다르게 확인되는 '부작용'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신원 확인절차를 간소화하겠다던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 시신을 유족에게 신속히 인도하려다 보니 일부 유족이 엉뚱한 시신을 가족으로 알고 빈소를 꾸렸다가 뒤늦게 'DNA 불일치' 통보를 받는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현재 시신이 발견되면 세 가지 방법으로 시신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인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먼저 지문, DNA검사, 치아 등이 일치해 신원이 '확실'한 경우 즉시 인도하고, 아예 근거가 없어 불확실한 경우엔 DNA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도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의 세번째 경우다. 대책본부는 사망자가 신분증을 달았거나 유족이 신체에 난 흉터를 정확히 짚어 내는 등 신원이 거의 확실한 경우 유족의 강력한 요구가 있으면 일단 '가인도'한다. 이 경우 화장 등 장례절차를 진행하려면 DNA검사 결과를 반영한 사체검안서와 사체인도지휘서를 첨부하도록 해 시스템상 엉뚱한 시신이 화장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부실한 가인도 결정 때문에 유족에게 시신이 인계돼 빈소까지 차렸다가 장례절차를 앞두고 뒤늦게 신원이 불일치한다고 확인되는 사례가 되풀이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신 신원이 거의 확인된 상황에서 인계를 늦춰 유족들이 강하게 항의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확인 절차를 간소화해 가인도 한 뒤 DNA검사 결과를 통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신속성을 추구하다 보니 추후 시신 신원이 바뀌는 사례가 일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유족 요구에 따라 신속히 시신을 인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가인도 하는 시신은 보다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은 23일 오후 2시 당초 단원고 장모군으로 알려진 시신의 신원이 정모군으로 확인됐다는 상황보고를 경기도교육청에 전달했다. 또 17일에는 2반 김모양 시신이 유족 확인결과 아닌 것으로 드러나 안산에서 전남 목포로 운구됐다가 다른 반 김모양으로 확인돼 다시 안산으로 옮겨지는 일이 있었고, 이모군으로 알려진 시신은 22일 심모군으로 확인돼 발견 사흘만에 빈소가 차려졌다. [goals@yna.co.kr]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전 회장, 정치인 상대로 금품로비" 
경향신문 | 정제혁·이효상 기자 | 입력 2014.04.24 06:01 | 수정 2014.04.24 06:17

 

유씨 전 측근 증언… 유씨 일가, 계열사 지분 차명 관리 의혹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청해진해운과 관련 회사들의 지분 상당량을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회장의 전 측근 ㄱ씨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 전 회장은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며 "여야 균형을 맞춰 골고루 금품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회사 돈을 사과박스 2개에 가득 채워 유 전 회장에게 직접 전달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유 전 회장은 금품 로비를 하면서 본인이 직접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며 "유 전 회장의 심부름꾼과 정치인의 아랫사람이 만나 돈을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유 전 회장의 (로비자금) 심부름꾼 역할은 주로 측근인 ㄴ씨가 맡았다"고 말했다. ㄴ씨는 현재 청해진해운 관련 회사의 임원으로 있다. 유 전 회장이 여야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증언이 나옴에 따라 검찰 수사가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ㄱ씨는 자신도 청해진해운 관련 회사의 지분을 일부 갖고 있지만 실소유주는 유 전 회장이며, 자신 외에 일부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 전 회장의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과 측근 김모씨 등은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전체 지분 중 절반 가까이와 각종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 전 회장 명의로 된 지분은 없다. 기업 오너가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차명 보유하는 것은 세금을 탈루하고 각종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유 전 회장의 자택과 청해진해운 및 관계사 사무실, 유 전 회장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유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ㄴ씨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정제혁·이효상 기자 jhjung@kyunghyang.com>


유병언, 373억 들여 5600억 '세모' 재건
중앙일보 | 정효식 | 입력 2014.04.24 02:32 | 수정 2014.04.24 06:11

 

"법정관리 허점 이용… 기업 4곳 헐값에 되찾아"
구원파가 계열사에 258억 꿔줘… 차명재산 의혹
검찰, 집 등 20여 곳 압수수색

1997년 8월 ㈜세모그룹(식품·조선·전자·해운·케미컬)은 수천억원대 부채를 안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의 신도와 차명법인 등을 앞세워 10년 만에 '세모왕국'을 재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관리 제도를 채무탕감 수단으로 악용한 셈이다. 부동산 1850여억원 등 자산가치 5600여억원의 세모그룹을 재건하는 데 들인 돈은 373억원에 불과했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정순신)는 23일 세모그룹 재건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편법 증여와 횡령 혐의를 포착, 서울 용산구 한강로 기독교복음침례회 본부, 경기도 안성 금수원, 서울 서초구 염곡동 유 전 회장 자택 등 전국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1999년 측근인 안모 전 청해진해운 대표 등 개인들을 앞세워 세모해운의 선박·부동산 등을 120억원에 인수했다. 2007년 12월 다판다가 모회사인 ㈜세모를 168억여원에 인수했다. 부채 2200여억원 가운데 1900여억원을 출자전환 등으로 탕감받았다.

 

이어 2008년 2월 자본금 5000만원에 불과한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세모의 조선사업부문인 천해지의 지분 70.1%를 60억원, 세모케미칼 후신인 아해 지분 44.8%를 19억원, 청해진해운 지분 9.4%를 4억여원에 인수하며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됐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 차남 혁기(42)씨가 대주주다. 천해지와 아해는 같은 해 매출액이 각각 1038억, 578억원이었다.

 

검찰은 건설 계열사인 트라이곤코리아가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258억원을 빌려 쓴 사실을 파악하고 세모 재건 과정에서 복음침례회와의 금전거래를 캐고 있다. 검찰은 경북 청송 보현산영농법인과 전남 보성 몽중산다원에 이어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 1000만㎡ 토지를 보유한 청초밭영농법인도 유 전 회장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001년 제주 영농법인 땅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649억원을 대출받았다. [정효식·민경원 기자]

 

재난·해난 정책, 수년간 우선순위서 밀렸다
연합뉴스 | 입력 2014.04.24 06:01 | 수정 2014.04.24 06:39

 

(세종=연합뉴스) 유경수 박용주 이지헌 차지연 기자 = 정부의 재난·해난정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수년간 총체적 부실 상태를 이어왔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재난관리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2010년과 2011년 업무보고에서 잇달아 재난지휘체계 일원화 계획을 밝혔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3년뒤에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해난정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는 MB정부 시절 국토해양부로 흡수되면서 정책일관성을 상실했고 제 구실도 못했다. 해양경찰청의 재난관리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그쳤다.

 

 

연합뉴스가 국무총리실과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해양경찰청 등 재난관련 5개 부처의 최근 8년간 연도별 업무보고 내용을 23일 분석한 결과, 정부의 재난 및 해난정책은 중구난방이었고 실행력이 부족했다. 2010년 행정안전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선제적 재난관리 강화를 위해 유관기관 합동상황실을 설치하고 경찰, 소방 등 기관별로 운영중인 무선통신망을 통합·연계해 현장대응 혼선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2011년에는 똑같이 '선제적 재난관리 강화'를 위해 재난위기 통합상황관리시스템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2013년엔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방재자원을 통합관리해 재난유형별로 현장에서 맞춤형 자원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보듯 정부가 자부하던 해상관제망(VTS)은 해수부와 해양경찰청으로 쪼개져 제 구실을 못했고 사고발생 140분간 '본부'가 3개 기관에 설치돼 콘트롤타워 기능이 상실됐다. 탑승자, 실종자 통계조차 오락가락했다. 2012년과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해상안전과 관련한 대책이 빠져 재난총괄 부처로서의 총괄의지를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MB정부 시절 국토부로 흡수됐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독립한 해수부의 해난정책도 문제다. 해수부는 2007년 업무보고때 '해양안전관리시스템 선진화'를 언급했지만 이듬해 국토해양부 시절에는 4대강에 밀려 해상교통관제(VTS) 및 선박위치 모니터링(VMIS) 범위 확대가 정책의 전부였다. 2009년엔 아예 해양안전정책이 보고에서 빠졌다. 2012년에 처음으로 국가해사안전계획이 수립됐으나 정권 말기였던 데다 해수부 재신설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행력이 약화했다.

 

해양경찰청은 2013년과 2014년에 앵무새처럼 정책계획을 반복했다.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 내실화를 위해 안전관리 매뉴얼을 정비 제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올해는 '해양재난 현장관리를 위한 사고초기 민·관·군 자원 최대 투입, 신속한 생명구조'를 내세웠지만 세월호 침몰 초기 고작 헬기 1대와 경비정 16척을 투입해 초기구조대응이 부실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국무총리실의 역할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총리실은 작년 10월 7일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와 관련해 블로그에 올린 '총체적인 국가재난관리체계 강화'라는 글에서 "국가재난관리는 정부의 일차적 기능"이라며 총체적 국가재난관리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6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정덕훈 동국대 교수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기관과 시스템을 만드는데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 매뉴얼,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원인을 살피고 부처간 공조, 협력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ks@yna.co.kr]

 

[세월호 참사]'174명 구한 첫 신고' 긴박했던 4분
뉴시스 | 유형근 | 입력 2014.04.24 13:22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여보세요. 배가 침몰하고 있어요. 제주도로 가고 있어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상황을 119에 최초 신고한 학생이 24일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당시의 절박했던 4분이 전해졌다. 이 학생의 최초 신고로 174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2분32초 A(17)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를 눌렀다.

 

 

↑【진도=뉴시스】서재훈 기자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9일째인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이 걸려 있다. /2014.04.24. jhseo@newsis.com

 

"여보세요"라는 상황실 소방대원의 물음에 A군은 "배가 침몰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이 위치를 묻자 A군은 "여기 배는 제주도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라며 짧게 설명했다. 119는 바다에서 일어난 상황임을 감지하고 곧바로 해경에 연결해 3자 통화를 시도했다. 동시에 소방은 신고자의 휴대전화를 토대로 위치 추적에 나섰다. 이어 3자 통화가 연결되자 해경은 "배의 위치, 경도(경도와 위도)를 말해 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A군은 당황한 듯 "네?"라고 답했지만 계속된 해경의 질문에 "여기 섬이 보이기는 하는데"라고 위치를 알렸다. 이 순간에도 "A군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그리고 최초 신고 4분만인 오전 8시56분께 A군의 전화는 끊겼다. 해경 등은 A군의 신고를 토대로 헬기와 경비함정 등을 출동시켜 소중한 생명 174명을 구했다.

 

하지만 A군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사고 8일만인 지난 23일 밤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돼 부모에게 인계됐다. 소방 관계자는 "A군의 휴대전화 신고를 토대로 사고 해역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었다"며 "A군의 신고가 없었다면 더많은 희생자가 나올수 있었다"고 밝혔다. [hgryu7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