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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GOP 총기사건] 국방부 '임병장 메모지'와 수사결과 공개

잠용(潛蓉) 2014. 7. 15. 18:26

공개된 임병장의 메모
연합뉴스 | 입력 2014.07.15 15:51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임병장이 작성한 메모지가 공개되었다. [superdoo82@yna.co.kr]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나 같은 것 잊고 행복하게 살아
그리고 모두에게 미안하다 먼저 유가족 분들에게도 사과한다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른건 크나큰 일이지만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죽는 것 만큼이나 고통
스럽고 괴로울 테니까 나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하였다  (재작성 잠용)

 


전역 앞둔 임 병장 왜 총기사건 일으켰나?
연합뉴스 | 입력 2014.07.15 14:40 | 수정 2014.07.15 15:59

 

순찰일지에 자신을 희화화한 그림 늘자 범행 결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지난달 21일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은 9월 16일 전역을 앞둔 이른바 '말년 병장'이었다.

 

◇ 임 병장, 희화화한 그림 늘자 범행 결심

= 육군 중앙수사단이 15일 발표한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에 따르면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오후 4시께 경계초소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들이 늘어난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 동부전선 총기사고 피의자인 임 병장이 지난 4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8군단 보통군사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초소 순찰일지에 그려진 임병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의 모습. 순찰일지 표지에는 각 소대원들의 모습이 캐릭터로 낙서되어 있고 임 병장은 라면병사과 스펀지 밥으로 그려져 있다.

 

 

↑ 공개된 임병장의 메모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임병장 작성 메모.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는 GOP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가득했다.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인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의 그림이 있었다. '호빵맨' 등 다른 소초원의 특성을 묘사한 그림도 있었지만 임 병장을 희화화한 그림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임 병장은 자신을 희화한 그림을 보고 고교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금전갈취' 등 괴롭힘을 당해 흉기로 살해하려고 마음먹었던 일과 정신과 진료 이후 '정신과 또라이'라는 말을 듣고 학교를 자퇴했던 일, 입대 후 일부 간부 및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들을 회상했다고 한다. 임 병장은 그런 회상을 하면서 '이런 상태로 전역해 사회에 나가도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육군 중앙수사단은 전했다.

 

◇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 '회피성 성격장애' 가능성"
= 군의 한 심리전문가가 육군 22사단의 의뢰를 받아 임 병장의 면담기록과 신인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심리분석 소견서'를 보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스로 관계 형성을 꺼리는 경향성을 갖고 있다"고 임 병장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소견서는 "어릴 적 턱을 다쳐 철심·철판을 대고 고정하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등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외형상의 특징이나 언어적인 부정확성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거나 주변으로부터 약간의 놀림을 당한 경우에도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못한 채 내면적인 화남과 분노를 스스로 안고서 견디고자 노력해온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임 병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현재 자료만으로 확증하기 어렵다. 다만, 그동안 내면적으로 쌓여온 분노가 인내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순간 자행된 행동으로 판단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소견서는 임 병장의 정신과적 질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제한되지만 '회피성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임 병장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
=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에서도 총기사건을 일으킨 당시 심리상태가 드러나 있다. 임 병장은 메모에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른 건 크나큰 일이지만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는 게 죽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고 괴로울 테니까"라며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며 자신이 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임 병장은 수사과정에서 메모에 등장하는 '그들'에 대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진술했다고 중앙수사단은 전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임 병장은) '메모를 남긴 이유는 '그들'로 표현된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공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임 병장은 자신이 근무한 GOP의 부소초장(중사)을 '모욕' 등의 혐의로 지난 9일 고소했고 군 수사기관은 해당 부소초장을 불구속 수사 중이다. 또 GOP 소초원 중 6명은 임 병장을 놀리고 별명을 부르는 등의 모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소속부대에서 징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hojun@yna.co.kr]

 

총기난사 사건 발생 GOP 소초장 구속수감
연합뉴스 | 입력 2014.07.09 14:45 | 수정 2014.07.10 07:22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2사단 GOP의 소초장이 9일 구속 수감됐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22사단 총기사고와 관련해 소초장 A모 중위에 대한 구속영장이 명령위반, 전투준비태만, 적전특수군무이탈의 혐의로 오늘 오전 발부됐다"며 "A 중위는 8군단 헌병대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적전특수군무이탈은 GOP 등 적과 대치하고 있는 곳에서 군무를 이탈하는 행위를 말한다.

 

 

↑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2사단 GOP의 소초장이 9일 구속 수감됐다. 육군 22사단 GOP 수류탄 폭발사건 현장.

 

앞서 육군 중앙수사단은 A 중위에 대해 '총기난사 사건 발생 전후로 군단장의 군단 경계작전명령을 위반하고, 총기 및 탄약고 열쇠관리에 미흡했으며, 사건 발생직후 현장을 이탈해 지휘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들어 지난 7일 8군단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중위는 해당 GOP의 기존 소초장이 지난 4월 감시장비 분실과 소초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보직 해임되자 다른 부대의 부중대장 직책을 맡고 있다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GOP의 소초장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hojun@yna.co.kr]

 

軍 "임 병장, 간부·동료에 무시당해..계획적 범행"(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4.07.15 17:53 | 수정 2014.07.15 18:01

 

GOP 총기사건 수사결과 발표… "단발사격·일부 조준사격도"
사단장·대대장 등 보직해임… 군 검거작전 허점도 드러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 군 당국은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사건을 일으켜 전우들을 살해한 임모 병장이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로부터 놀림을 당했으며, 이번 사건을 계획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15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GOP 총기사고' 합동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 초소 순찰 일지에 그려진 임병장 캐릭터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이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CCTV에 녹화된 임모 병장 (서울=연합뉴스) 국방부는 15일 임 병장 GOP(일반전초) 총기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이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CCTV 왼쪽부터 중앙현관과 막사 우측방, 간이탄약고를 지나는 임병장의 모습. (국방부 제공)

 

 

↑ 초소 순찰 일지에 그려진 임병장 캐릭터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초소 순찰일지에는 각 소초원의 낙서가 그려져 있고 임병장은 스펀지밥과 라면병사로 그려져 있다.

 

 

↑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8일 임모 병장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 수사기관은 임 병장이 범행을 준비한 이후 행동했고 수류탄 투척 장소를 자신이 대피하기 쉬운 지점으로 선정했으며, 7명을 수류탄으로 제압하고 신속히 막사로 이동했다는 점 등을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근거로 꼽았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렸다"면서 "소초원들은 사소한 장난으로 생각한 반면 피의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는 총 67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이 중 16개는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이었다.

 

그는 "임 병장은 '이런 상태로 전역해 사회에 나가도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육군은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작성한 메모 내용도 처음 공개했다. 임 병장은 이 메모에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고 썼다고 선 준장은 전했다.

 

수사 결과 소초원 6명이 임 병장을 희롱하고 별명을 부르는 등의 행위를 한 정황이 드러나 소속부대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같은 소초의 상병 2명은 임 병장을 만났을 때 경례를 하지 않았고 일부 동기생은 임 병장의 별명을 부르면서 놀렸다고 육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임 병장은 지난 9일 부소초장 이모 중사를 '모욕' 혐의로 고소해 현재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육군 중앙수사단장인 임석현 대령은 "부초소장은 병사들 앞에서 피의자를 힘이 없다고 놀리고 피의자가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는 등의 행위가 일부 확인돼 지금 형사조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소총장은 임 병장의 뒤통수를 친 혐의도 받고 있다.

 

임 병장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범행 당시 총을 난사하지 않고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으며 일부는 조준사격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동료들이 모여 있는 그늘막 뒤편에서 은밀히 수류탄의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제거한 후 몰래 수류탄을 굴린 다음 자신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면서 "수류탄이 폭발하자 실탄을 장전한 후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몰래 생활관 복도로 진입해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실탄 2발을 발사해 진모 상병이 사망하고 김모 병장은 부상했다"며 "임 병장은 총기 안전검사대로 이동, 반대편에 보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에게 1발을 조준사격했다"고 밝혔다.

 

범행 과정에서 사망한 5명은 부검 결과 모두 총상에 의한 과다출혈 소견이었다. 임 병장은 발견되는 인원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이 GOP 소초 앞 총기 안전검사대에서 총을 들고 사격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도 공개됐다.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은 여기서 전방에 움직이는 인원을 보고 사격을 했다"며 "이 부분에서 조준사격을 했다고 (임 병장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선 임 병장의 사격으로 인한 탄피가 27개나 발견된 반면 임 병장을 향한 대응사격은 임모 하사가 발사한 2발이 전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하사의 대응사격에 놀라 임 병장은 최초 수류탄 투척 장소로 도주했고, 그 지점에 쓰러져 있던 최모 일병이 "임 병장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외치자 최 일병을 향해 사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선 준장은 설명했다. 한편 군의 검거 작전과정에서 임 병장이 수색 병력과 여섯 차례 접촉했으나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임 병장은 한 발도 쏘지 않았는데도 수색 병력간 3차례의 오인 사격이 발생하는 등 군의 작전 허점도 드러났다.

 

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22사단의 사단장(소장), 대대장(중령), 중대장(대위)을 보직해임키로 했다. 22사단은 2년 전 북한군 '노크귀순' 때도 대대적인 문책을 당하는 등 '지휘관의 무덤'이란 오명을 안게 됐다. 육군 관계자는 "사건 당시 중대장은 현장 근처에 도착했는데 먼저 도착한 행정보급관이 기다리라고 해서 40분 정도 (현장 도착이) 지연됐다"며 "행보관이 안전하다고 얘기하기 전에 들어가서 정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서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OP 소초장은 사건 발생 전 소초장실에서 책을 보면서 잠이 들었고 발생 직후 부상자 응급처치 후 지원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이탈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감시장비 분실과 소초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이번 사건 발생 전 보직해임됐던 전임 소초장도 지휘책임을 물어 추가 징계조치될 예정이다 군은 이번 사건 후 전체 GOP 부대에 대한 정밀 진단을 실시해 '관심병사' 150명을 후방 부대로 재배치했다.
[threek@yna.co.kr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