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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서울 도심이 가라앉고 있다'

잠용(潛蓉) 2014. 8. 9. 05:41

일단 덮어버린 5m 싱크홀... 불신 더 키웠다
SBS | 최재영 기자 | 입력 2014.08.06 21:30 | 수정 2014.08.06 23:10

 

 

<앵커> 이번에도 은폐가 의심되는 소식입니다. 어제(5일) 서울 송파구의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입니다. 깊이가 5미터에 달합니다. 요즘 송파구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는데 서울시는 원인도 파악하기 전에 사고현장을 흙으로 메워 버렸습니다.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건지 덮고 가겠다는 건지 불신이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덤프트럭이 지나가자 커다란 구멍이 생깁니다. 한 시간 만에 굴착기가 나타나고 곧이어 흙을 가득 실은 트럭이 도착하더니 구멍을 메우기 시작합니다. 약 두 시간 만에 깊이 5미터의 싱크홀은 메워졌습니다. 서울시는 더 큰 피해를 우려해 일단 메운 거라고 설명합니다.

[서울시 공무원 : 광역상수도가 노출돼 있었거든요. 더 유실이 되면 상수도시설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청은 원인 파악을 하기 전에 급하게 메워버린 서울시의 조치에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구청 공무원 : (원인 규명하기 전에 덮는 경우도 있나요?) 그런 경우는 없고요. 조사한 다음에 원인이 밝혀지면은 후속조치를 하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 달간 송파구에서는 4건의 크고 작은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모두 원인 규명을 끝낸 다음 현장을 정리했습니다.
어제 발생한 싱크홀은 길이 8미터, 폭 2.5미터, 깊이가 5미터나 됩니다. 13미터 아래에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고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장은 1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단순 지반침하로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근처에 의심 가는 원인이 있는데 현장을 메워버린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덮었다고 하는 건 제가 볼 때 의지가 없다고 보는데요. 저렇게 덮어놨으면 어느 전문가가 와서 누가 보더라도 제대로 밝히겠어요? 긴가민가 하죠.]
주민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권정수/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 전문가들이 측량을 하던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아무래도 불안하죠.]
서울시는 조만간 메운 구멍을 파서 원인을 알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두 달간 송파구에서 발생한 싱크홀 4곳은 모두 상하수도관 파열과 누수가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제2롯데월드 공사와 싱크홀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어제 발생한 싱크홀도 같은 이유인지, 아니면 지하철 공사나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인지 속시원히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장현기)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서울 도심 도로가 무너진다..'싱크홀' 공포 확산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 입력 2014.07.31 17:22 | 수정 2014.08.01 12:00

 

도시 난개발로 지하수 고갈이 원인
공포 확산에도 정부 차원 방재시스템 전무

이달 28일 저녁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신명스카이뷰 인근 도로 측면이 붕괴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땅이 6m 깊이로 내려앉으면서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근처 신호등이 쓰러졌다. 이보다 4일전 경기도 신곡동의 한 아파트단지 부근에서는 인도가 2m가량 주저앉아 보행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땅이 주저앉는 현상인 '싱크홀(sink hole)'이 최근 서울, 인천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이 잦아졌다. 국토 대부분이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진 한국도 더 이상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정부차원의 싱크홀 통합관리시스템도 아직까진 마련되지 않고 있다.

 


↑ 2012년 2월 인천 서구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27m 깊이의 싱크홀 / 조선일보DB

 


↑ 오만에 위치한 '비마(Bimmah)' 싱크홀 / 위키피디아커먼스 제공


◆ 물에 잘 녹는 석회암 지대에서 주로 발생…376m 깊이의 싱크홀도 있어

싱크홀은 지하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통 땅 밑은 2.5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증가한다. 250m만 내려가도 100기압에 짓눌리는 셈이다. 엄청난 압력을 지탱해주던 지하수가 여러가지 이유로 수위(水位)가 낮아지거나 사라지면 땅이 그 빈 공간을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빈 공간의 규모에 따라 싱크홀 깊이도 수 미터에서 수백 미터까지 다양해진다.

 

원래 싱크홀은 석회암으로 이뤄진 자연지대에서 주로 발견됐다.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석회암 특성상 물이 표면을 흐르면 쉽게 녹아내려 와지(窪地)의 일종인 '용식 돌리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석회암 속에서도 지하수에 의한 '함몰 돌리네'가 형성된다. 이것들이 무너져 내리면 싱크홀이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깊은 싱크홀인 멕시코 제비동굴(Cave of Swallow)은 지름 50m에 깊이가 무려 376m에 달한다. 지름 100m, 깊이 202m의 딘스블루홀(Dean's Blue Hole)이라는 싱크홀은 바하마와 접한 바닷속에 있다. 물속 깊은 구멍의 짙은 푸른빛에 매력을 느낀 프리다이버 1000여명이 이 싱크홀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 "도시 싱크홀은 인재(人災)…통합관리시스템 작동해야"

최근 들어 자연 경관으로만 각광받던 싱크홀이 도시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부쩍 늘어났다. 2007년 과테말라에서 100m 깊이의 싱크홀이 발생해 집 20여채가 빨려 들어간 이후 여러 국가의 도시 지역에서 크고 작은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경우 단단하고 수분에 강한 편마암과 화강암이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싱크홀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2012년 2월 인천 서구 지하철 2호선 공사장에서는 지름 12m에 깊이 27m의 대형 싱크홀이 갑자기 발생해 인부 1명이 매몰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앞 도로에서도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2~3m 정도의 싱크홀이 발생한 바 있다. 직장인 조성준(남·29)씨는 "업무차 종종 여의도를 지나가는데 관계사 직원에게 싱크홀 발생 소식을 듣고 난 뒤부터 괜히 찝찝해 국회와 멀리 떨어진 도로로 운전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대부분은 인재(人災)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산업화 이후 꾸준히 진행돼온 도시 개발의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오인프라연구실 박사는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에 균열이 생겨 물이 새어나오는 현상이 도시 싱크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지하수 과다 사용에 따른 고갈이나 지하공간 개발에 따른 지반 약화 역시 큰 원인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부근에 싱크홀이 빈번하게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송원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공간연구실 박사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싱크홀 발생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도시를 지탱하는 지반 아래 지하수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송 박사는 "이 같은 일은 범위가 넓고 예산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 주도로 진행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크홀 메웠다가 다시 파'... 주민들 더욱 불안감
YTN | 입력 2014.08.08 18:31

[vod]

 

[앵커] 최근 서울 잠실에서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잇따라 나타나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다음 주 내로 원인을 규명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흙으로 메웠던 싱크홀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중장비를 동원해 다시 파냈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장비가 도로 위 아스팔트를 긁어냅니다. 지난 5일, 길이 8m 깊이 5m에 이르는 싱크홀이 나타났던 자리입니다. 사고 당일 흙으로 구멍을 메웠던 서울시는, 이번에는 다시 파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원인 규명을 위한 단서가 남아 있는 사고 현장을 덮어버렸다는 지적이 거센 데다, 이틀 뒤 메운 자리가 또 내려앉자, 싱크홀을 아예 복원하기로 한 겁니다.

[인터뷰:김학진, 서울시 물관리정책관]
"지하철 공사로 인한 영향과 하수도로 인한 영향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나아가서 제2롯데월드까지 염두에는 두고 있습니다."

서울 잠실에서는 최근 두 달 사이 크고 작은 싱크홀 다섯 개가 잇따라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앞선 네 개는 주변 환경을 조사한 결과 낡은 하수도관에서 물이 새 지반이 약해지면서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덮었다 다시 파내고 있는 싱크홀은 바로 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1km 남짓 떨어진 곳에서 진행 중인 제2롯데월드 공사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의문입니다. 롯데 측은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의 유입을 차단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인근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는 등의 이상 현상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건축과 교수]
"서울시에는 침하 지역과 지질에 문제 있는 지역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는 지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1998년에 만들었는데... 롯데월드 인허가 할 때 지반에 대한 정보 자료를 활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민 불안이 커지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주일 내로 원인을 규명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원인 규명과는 별개로, 건설 공사 인허가 과정에서 싱크홀을 막을 수 있는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국토부, 두달새 5건 송파구 '싱크홀' 원인조사 착수
머니투데이 | 세종 | 입력 2014.08.08 06:18

 

"원인은 지하수·상하수도 파손에 의한 흙 쓸림현상 유력"
서울 송파구 일대에 싱크홀(Sink Hole, 지반 침하)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토교통부가 원인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분석 작업과 함께 필요할 경우 환경부 등 관련 부처들과 협업을 통해 방지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기술안전정책관이 중심이 돼 도시·국토정보·건축 등 분야 공무원들과 함께 싱크홀 원인 규명에 나섰다. 국토부는 대한지질학회에도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사진] 지난 5일 석촌동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 현장.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클리앙(작성자 아이디:어리버리)

 

정경훈 기술안전정책관은 "최근 들어 싱크홀이 발생하는 빈도와 정도가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면서 정부차원의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원인 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우선 도시설계에서부터 싱크홀 발생 지역의 지하·지질 구조, 건축과정에서 싱크홀 유발 가능성 등을 찾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관련 부처들의 의견을 모아 싱크홀 원인과 해소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석회암 틈으로 물이 흘러 석회암을 녹이면서 땅속에 공간이 만들어져 지반이 붕괴되는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단단한 화강암이나 편마암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반만 놓고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건설공사 과정에서 터파기를 할 때 지하수 수맥을 건드려 지하수가 흙을 쓸어내리면서 공간이 생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노후 상·하수도관이 부식되면서 물이 흐르고 흙이 함께 흘러내려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서울시가 파악한 싱크홀 원인과 대부분 일치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상·하수도관을 담당하는 환경부에 최근 발생한 싱크홀이 상·하수도관 노후와 관련이 있는지 의견을 구한 상태다. 서울시와도 조사 과정에서 나온 사항들을 공유하고 있다.

 

국토부는 원인 파악과 방지대책 마련과 별개로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지하수나 상·하수도 시설이 싱크홀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송파구 일대 싱크홀은 이달 5일까지 5건에 이르면서 주변 주민들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세종=김지산기자 san@]

 

잠실 주민들 "불안하지만 집값 때문에.."
아시아경제 | 박나영 | 입력 2014.08.06 11:28 | 수정 2014.08.06 15:24

 

5일 석촌호수 서호 인근 깊이 5m 대형 싱크홀 발생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펑 소리가 나고 땅에 구멍이 뚫려 사진을 찍었는데 찍자마자 발 앞에 도로가 더 무너지면서 구멍이 커졌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5일 싱크홀 발생을 목격한 이영빈(33)씨는 "원인에 대한 말들이 많지만 원인이 뭐든 간에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싱크홀 발생지점 바로 앞 지상 5층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이장선(54)씨는 "어제 갑자기 가스냄새가 나서 직원들이 다 대피했다. 나중에 싱크홀이 생기면서 땅속 가스냄새가 올라온 것이라고 들었다"며 당시 놀랐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어제 싱크홀이 생기면서 건물 앞 콘크리트 일부분이 눈에 띄게 내려앉았다"며 "지하철 9호선 공사 중인 삼성물산에 공사 이전 건물안전진단 자료를 요청했다. 현재 건물상태가 더 위험해진 건 아닌지 이전과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인근 싱크홀 발생은 지난 6월 이후 벌써 4번째다. 더군다나 그간 석촌호수 동호 쪽에서만 발생했던 싱크홀이 서호 쪽에서는 처음 발생한 데다 규모가 가로 8m, 세로 2.5m, 깊이 5m로 가장 크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싱크홀 발생지점으로부터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모(53)씨는 "딸이 뉴스 보고 전화 와서 석촌호수 인근에 차 타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며 "벌써 몇 번째인지 언제 더 큰 구멍이 생길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재 싱크홀은 통행차량 안전 및 상수도관 파손 등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되메우기를 한 상태지만 원인을 모르니 더 불안한 상황이다. 싱크홀 발생지점 건너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54)씨는 "동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당장 위험하니 구멍은 막았지만 정밀검사를 해서 원인을 빨리 규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안모씨는 "잠실 인근은 불안해서 안 오고 싶지만 손님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온다. 석촌호수 주변 지날 땐 땅을 유심히 보게 된다"며 "장마 지나고 나면 땅이 꺼지고 하는 일이 있는데 올해는 비도 많이 안 왔는데 이런 사고가 생기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인근 집값이 오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던 지하철 9호선과 제2롯데월드가 싱크홀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자칫 집값에 영향을 줄까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다. 석촌동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63)씨는 "주민들이 많이들 불안하면서도 집값이 떨어질까봐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하던 한 주민도 "집값 떨어지는 것 때문에 매스컴에 말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지점 14m 아래에서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며 제2롯데월드와는 직선으로 1km 떨어져 있다. 서울시는 4일 "도로 하부에 지하철 공사와 하수박스 등 여러 시설물이 혼재해 있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7~10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제2롯데월드와의 관련성도 조사는 해봐야겠지만 다소 멀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고만 밝혔다.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고 있는 삼성물산 측도 "현재 원인 조사 중이다. 추정되는 건 없다"고만 답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흙 채워 땜질보수 '송파 싱크홀' 또 꺼졌다…
주민들 “불안해 못살겠다” 항의

동아일보 | 입력 2014.08.08 03:04 | 수정 2014.08.08 11:09

 

서울시, 흙 다시 파내고 원인조사… 제2롯데월드 영향도 살피기로
[동아일보]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근 왕복 6차로에서 나타난 '싱크홀'이 응급조치 이틀 만인 7일 또다시 침하됐다. 연이어 생긴 싱크홀로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관할 경찰서와 구청에는 '불안해서 지나다닐 수 없다'는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날 "응급 복구했던 흙이 비가 내리면서 쓸려 내려가 메웠던 곳이 다시 내려앉았다"며 "싱크홀 차로는 교통을 통제하고 있어 큰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 조사를 벌이기 전에 부랴부랴 싱크홀에 흙을 채워 넣은 것을 두고 '땜질 식 처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5일 낮 12시경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나타난 싱크홀은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 규모였다. 발생 당일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와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현장에 출동해 상수도관 파손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160t의 모래와 자갈, 토사를 채워 넣어 1차 응급복구를 마쳤다. 7일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5일 취했던 조치는 어디까지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 복구였고 비로 인해 추가 침하될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향후 추가 복구를 하기보다 싱크홀 원인 분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로 한복판에 큰 싱크홀이 생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관련 분야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이날 오후 싱크홀이 나타난 원인을 찾기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김학진 서울시 물관리정책관은 "내일은 장비를 동원해 싱크홀을 덮은 흙을 다시 파낸 뒤 원인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해당 지점 아래서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 △하수관거와 상수도관이 지나고 있어 누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몇 개월 사이 석촌호수 일대 도로에선 4차례에 걸쳐 공동(空洞·빈 굴)이 발생했지만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았고 하수관 파손 등에 따른 토사 유실이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엔 제법 큰 규모의 원인 불명 싱크홀까지 나타나 인근 주민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송파구 주민 김윤정 씨(29·여)는 "오늘 추가로 싱크홀이 나타나 주민들 사이에선 언제 또 다른 도로가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생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제2롯데월드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9) 역시 "시에서 구멍 난 싱크홀을 막는 데 급급해 그날 바로 흙으로 덮어버렸다"며 "제2롯데월드 근처를 지나다니는 것 자체가 두렵다는 주민이 많은 만큼 철저한 원인조사가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7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근 왕복 6차로에 또다시 발생한 '싱크홀'을 임시로 덮어놓은 모습. 5일 낮 12시경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 규모였다. [장승윤 기자 omato99@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