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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의혹

[유병언 시신] 팔·다리는 분리되지 않았는데, 왜 목만…”

잠용(潛蓉) 2014. 8. 9. 13:28

팔·다리는 분리되지 않았는데, 왜 목만…” 
[시사저널 1293호] 2014.07.30  (수)  전남 순천=조현주·이규대 기자·안성모·조유빈 기자    
 
유병언 시신 수습한 경력 20년 순천장례식장 관계자...“자연사나 약 먹고 자살하면 반듯이 누워 있을 수 없다” 

최초 신고자 박윤석씨 ... “6월 초까지 밭을 방문했을 때  시체 부패 냄새 전혀 맡지 못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일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연속이다. 어디까지 사실로 믿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세월호 참사로 눈시울을 붉히게 하더니, 이번에는 허탈한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40여 일 전에 이미 사체로 발견됐다는 경찰 발표는 한때 유행했던 ‘허무 개그’를 떠올리게 한다.

 

 

▲ 7월23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584-4번지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검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체포에 열을 올리더니 결과적으로 수사 당국은 그동안 ‘유령’ 뒤꽁무니만 쫓았던 셈이다. 검찰과 경찰이 조직의 사활을 걸고 총동원령을 내렸던 사안이다. 민간인 검거에 군대가 투입되고 반상회를 열어 국민까지 동원했다. 굴욕 중에 이런 굴욕도 없다. 마무리 역시 매끄럽지 못하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확실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유병언이 어떻게 사망했느냐’부터 ‘유병언이 맞기는 하느냐’에 이르기까지 제기된 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수십억 원의 현금을 들고 조력자들의 도움 속에 ‘황제 도피’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유 전 회장이 비료 포대를 점퍼 안주머니에 품고 안경도 쓰지 않은 채 ‘백골’이 돼 나타났다. 납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 전개다. 시사저널은 경찰 발표 날인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사체가 발견된 전남 순천 사건 현장을 찾아 ‘유병언 사망 5대 미스터리’를 집중 추적했다.

 

■ 다른 곳은 멀쩡…왜 머리만 분리됐나?

“동물에 의해 약간 분리가 돼 있었다.” 사체의 목이 몸통과 분리된 데 대해 국과수는 동물에 의한 손상으로 봤다. 앞서 경찰은 “발견 초기에는 붙어 있었는데 수습 과정에서 분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목 부위에 외부 압력이 가해져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타살 의혹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사체가 발견됐지만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자연사냐, 사고사냐’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목이 떨어져나간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살해 방식’과 연결 짓는 분석이 쏟아졌지만 국과수가 나서 그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현장 취재 결과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시신을 처음 수습했던 순천장례식장 관계자는 “구더기가 워낙 많아 몸을 들려고 하니까 목 부분이 덜렁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뼈만 남아 있어 머리가 옆으로 처질까봐 수습하는 과정에서 바로 들지도 못하고 비닐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옮겼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경력 20년째인 그는 “하지만 목에 살이 없다 보니 옮길 때 몸과 머리가 분리됐는데 원래 분리돼 있었던 것인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정부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다음 증언이 의미심장하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사체 검안을 하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를 접고 펴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하게 했다”며 “여러 번 반복했지만 팔과 다리 어느 부분에서도 관절에 이상이 없었고 분리가 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은 멀쩡한데 유독 목 부위 관절만 끊겨 머리가 떨어져나온 셈이다. 그는 ‘애초에 분리가 돼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 “분리됐다기보다 그랬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 사체 다른 곳에서 옮겨졌나?

과연 매실 밭이 죽음의 현장일까. 사체가 발견된 곳이기는 하지만 유 전 회장이 여기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우선 사체 썩는 냄새를 아무도 맡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패하는 사체에서는 부패 가스 때문에 특유의 악취가 발생한다. 특히 부패가 본격화하는 시점에는 반경 1~2㎞밖까지 냄새가 퍼질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 중 그 누구도 사체 썩는 냄새를 맡은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사체 발견 장소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던 최초 신고자 박윤석씨조차 마찬가지였다. 매실 밭 인근 50m 이내에는 민가와 300평 규모의 공장이 있다. 민가에서는 냄새에 민감한 개도 키우고 있다.

 

박씨 말에 따르면 사체를 발견한 6월12일에 앞서 매실 밭을 찾은 것이 5월 마지막 주쯤이었다. 보름 전, 20일 전으로 말이 엇갈리는 등 구체적인 시점을 기억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박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체가 박씨의 매실 밭에 존재하기 시작한 시점은 적어도 5월 말 이후부터다. 박씨는 “매실 밭은 따로 김맬 필요가 없어 사실상 방치해두고 있었다. 사체 발견 전 마지막으로 매실 밭에 갔을 때는 사체가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결코 모를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실 밭 바로 아래 고추밭이 있다.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던 매실 밭과는 달리, 탄저병을 예방하기 위해 박씨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밭을 찾아 농약을 뿌렸다고 한다. 그런데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고추밭을 방문했을 때 사체가 부패하는 냄새를 전혀 맡지 못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사체가 발견된 곳과 고추밭 사이의 거리는 불과 몇 m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5월 말 이곳에서 숨진 이후 급속도로 부패했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한 악취를 왜 박씨가 맡지 못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다른 곳에서 숨지고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된 다음에 사체가 발견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사체의 자세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확산된 사체 사진을 보면 양팔은 차렷 자세를 하고 있고 두 다리는 곧게 뻗어 있다. 마치 관 속에 편안히 누워 있는 듯한 모습이다. 법의학자들은 이런 자세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게 되면 대부분 몸을 구부리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사체를 수습했던 순천장례식장 관계자는 “고개를 약간 옆으로 하고 틀어져 있는 자세에서 반듯이 누워 있었는데 자연사 혹은 약을 먹고 자살한 경우라면 흔하지 않은 자세였다”고 말했다.

 

결국 누군가 양발을 잡아 시신을 매실 밭으로 옮겨놓았거나 그 자리에서 사망했더라도 자세를 바로잡아줬을 것이라는 게 더 설득력을 얻는다. 시신이 눕혀져 있던 자리의 풀 상태도 석연치 않다. 숨진 후 보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면 풀이 어느 정도 다시 자라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또 누군가 일부러 정리한 것처럼 풀이 꺾여 있다. 사체 주변까지 평평하게 다져놓은 모습이다.

 

■ 10년 전 소주, 1년 전 막걸리가 왜?

사체 곁에 놓인 유류품 중 빈 술병이 포함돼 있는 것도 의문을 부추긴다. 유 전 회장을 비롯한 구원파 신도들은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원파 측은 “유 전 회장은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유 전 회장이 자포자기 상태에 있지 않고서야 건강에 치명적인 술을 스스로 입에 댔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발견된 술병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 이상한 점들이 발견된다. 문제의 술병은 막걸리병 1개와 소주병 2개다. 사체 옆에서 발견된 회색 가방 안에 있었다.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10일 정도로 짧아 사체의 사망 일시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7월24일 “인쇄된 제품 포장지의 제조일자가 발견 당시부터 지워져 있어 판별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조일자가 이미 발견 당시 식별이 어려울 정도가 됐다면 상당한 시일이 지난 제품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1년여 전에 제조된 막걸리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외관이 몹시 더러워 사망하기 직전 마시기 위한 목적으로 구입한 새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주병의 경우 2003년에 출시된 보해골드가 포함돼 있다. 2007년 생산이 중단돼 시중에서 구하기도 힘든 제품이라고 한다. 이를 놓고 볼 때 가방 안의 빈 술병들은 ‘음주 목적’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나머지 하나의 술병은 전남 지역 브랜드 소주인 잎새주다. 사체 발견 장소로부터 400m 정도 떨어진 곳의 슈퍼마켓 주인 내외는 “사체와 같은 행색의 노인이 술을 구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별장 인근의 구원파 교회(야망수련원)나 구원파 교인이 운영하는 상점(송치재휴게소, 식당)에서 소주를 얻었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이런 정황을 놓고 보면 술병에 술이 아닌 다른 물질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거론돼온 독극물을 우선 떠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자살 혹은 살해 도구가 술병에 담겨 있었던 셈이 된다. 국과수는 그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체의 간과 폐, 근육 등을 검사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병이 물통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체 주변에서 물을 담을 만한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급하게 별장을 떠나는 바람에 물통을 챙기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빈 술병을 모아 물을 담았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도피 중에도 미네랄 생수만을 마셨다는 유 전 회장이 산속에 널브러진 소주병에 물을 담아 마셨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어찌 됐든 빈 술병은 사망 원인 및 사망 시각 등과 관련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용도와 정체가 무엇인지 규명이 필요하다.

 

 

▲ 7월22일 순천경찰서에서 유병언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와 함께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이 사진으로 공개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노숙자도 이런 노숙자 없었다?

국과수가 유 전 회장이라고 최종적으로 확인한 시신은 지난 6월12일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전남 순천 별장에서 불과 2㎞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 검찰이 5월25일 이 별장을 압수수색한 후 군부대가 투입될 정도로 박근혜정부는 ‘유병언 검거’에 사활을 걸었다. 그런 와중에 최종 은신처 인근에서 사체가 발견됐는데 왜 유 전 회장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일각에서는 경찰이 알고도 감췄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5억원 현상금에 1계급 특진이 걸렸는데 최초 신고자나 경찰이 일부러 모른 척했을 리는 없다. 이로 인해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옷을 벗은 것만 봐도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마을 주민은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와서 유 전 회장인지 왜 몰랐느냐고 하는데, 이미 백골이 다 된 상태라 부모·자식이라도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체 수습을 도왔던 한 주민은 “워낙 부패가 심해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노숙자도 이런 노숙자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근거는 간단했다. 우선 빈 술병부터 눈에 띄었다. 술을 마신 후 잠이 들어 사망한 것 아니냐고 여겼을 법하다.

 

여기에다 신분증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지자 노숙자들이 흔히 갖고 다니는 비료 포대가 나왔다. 노숙을 할 때 깔고 자거나 덥고 자는 용도로 사용된다. 비가 올 때는 뒤집어써 우산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나중에야 명품으로 밝혀졌지만 입고 있는 옷도 누더기나 다름없었다. 염소 똥만 한 크기의 콩 같은 것이 주머니에서 나오기도 했다. 비닐에 쌓여 있던 것 중 일부가 육포인 것도 지금 와서야 알았다고 한다. 세모그룹 계열사가 만든 건강보조식품 스쿠알렌 병도 주의 깊게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사체와 함께 유류품을 수습해 목록을 기록했을 경찰이 아무런 의심도 갖지 않은 대목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스쿠알렌을 갖고 다니는 노숙자가 일반적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검안 과정에서 발견된 금니 10개도 마찬가지다. 순천장례식장 관계자는 “당시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노숙자가 어떻게 금니를 했겠나. 좀 있는 집안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7월21일에야 국과수로부터 통보를 받아 사체가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보다도 한발 더 늦었다. 수천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이 노숙자 행색으로 삶을 마감한 점, 유 전 회장을 체포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던 수사 당국이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점 등은 향후 밝혀져야 할 의문으로 남았다.
 


▲ 7월25일 이한영 중앙법의학센터장이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 감정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사라진 운전기사 양회정의 행방은?

국과수는 7월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변사체가 유 전 회장의 것이 맞다”고 발표했다. 시신 감식 결과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인은 끝내 밝히지 못했다. 시신이 지나치게 부패해 정확한 원인 파악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국 공은 또다시 수사 당국으로 넘어갔다. 5월25일 순천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은 후 6월12일 사체가 발견될 때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유 전 회장과 측근들의 행적을 통해 밝혀내야 한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유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을 곁에서 도왔던 운전기사 양회정씨다. 양씨는 그동안 은신처를 마련하고 수사 동향을 보고하는 등 유 전 회장의 도피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런 혐의로 이미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그런데 5월25일 이후 드러난 그의 행적은 의문에 싸여 있다. 양씨는 5월29일 전북 전주에서 발견된 유 전 회장의 도주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전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의 폐쇄회로(CC)TV에 그의 모습이 포착됐다.

 

수사 당국은 양씨가 이때 유 전 회장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다리를 저는 연기를 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그는 당시 유 전 회장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와 관련해 양씨가 전주에서 만난 처제에게 “유병언을 숲속에 놔두고 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유 전 회장을 구하러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후 종적이 묘연하다.

 

관련 증언이 사실이라면 양씨는 검찰 수사관이 순천 별장에 들이닥친 후 유 전 회장과 함께 별장을 빠져나왔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유 전 회장을 홀로 남겨둔 채 전주로 이동했다. 현재로서는 유 전 회장과 마지막까지 함께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인 셈이다. 만약 유 전 회장의 죽음이 타살이라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도피 자금 중 일부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과거 유 전 회장 곁에서 통역 일을 하다가 구원파를 탈퇴한 정동섭 전 침례신학대 교수는 “유 전 회장은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스타일이다. 기본적인 배려도 안 해주니까 결국 배신하는 사람이 나온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