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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진화론

[진화론] '진화론' 산실 갈라파고스 다윈연구소 폐쇄 위기

잠용(潛蓉) 2014. 12. 6. 16:26

'진화론' 산실 갈라파고스 다윈연구소 폐쇄 위기
연합뉴스 | 입력 2014.12.06 11:43 | 수정 2014.12.06 11:48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태동한 갈라파고스 제도에 있는 '찰스 다윈 재단 연구소'가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처지에 몰렸다. 5일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연말까지 운영 자금 100만 달러를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할 만큼 재정 형편이 나쁘다. 데니스 가이스트 재단 이사장은 "2014년 재정은 엉망이 됐다"면서 "기부금도 없고 저축해둔 돈도 없다"고 말했다. 직원 봉급도 두달이나 밀렸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찰스 다윈 재단 연구소'가 이런 처지에 빠진 것은 유일한 수입원인 기념품 가게가 폐쇄된 때문이다. 늘 돈이 없어 어렵던 재단은 지난 2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가장 도시인 산타크루스 섬의 푸에르토아요라에 기념품 가게를 열었다. 그런데 기존 기념품 가게들이 매출이 떨어졌다고 불만을 제기하자 지난 7월 지방 정부가 기념품 가게 폐쇄를 명령했다. 이 가게에서 벌어들이는 주당 8천 달러의 수입이 없어지자 재단 살림살이는 당장 크게 어려워졌다.

 

에콰도르 정부는 이 재단이 반드시 존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운영 예산은 지원하지 않았다. 재단은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관리국을 비롯한 에콰도르 정부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일단 2016년 이후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한 계획을 짤 실무 단체를 구성했다. 재단은 기념품 가게는 다시 열지 않는 대신 당분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을 벌이기로 했다. 가이스트 이사장과 스웬 로렌스 사무총장은 "연구소 문을 닫지 않도록 큰 손의 기부자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창설된 찰스 다윈 재단은 갈라파고스 국립 공원과 협력해 갈라파고스 자연 생태계 보전에 힘써왔다. 유럽에서 건너온 쥐의 공격을 받아 멸종 위기에 빠진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 보호와 염소처럼 갈라파고스 제도의 독특한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 외래종 동식물 개체수 조절을 주된 과업으로 삼아왔다. 특히 이제 60∼80마리밖에 남지 않은 맹그로브 핀치 새를 직접 보살피고 있다.

 

이와 함께 갈라파고스에서 연구 활동을 벌이는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진화론의 기본 틀인 다윈의 '자연선택이론'이 싹을 틔운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환경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진화한 핀치새 등을 관찰한 다윈은 이를 토대로 인류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가운데 하나인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을 저술했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