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文정부·청와대

[신년회견 비판2] 각계 언론과 야당의 비판

잠용(潛蓉) 2015. 1. 13. 11:44

새누리도 “이건 아닌데”…

앞부분 보다가 TV 끄기도
[한겨레] 2015.01.12 19:53 수정 : 2015.01.12 21:42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 신년 회견 여야 반응]

김무성 대표 “대변인 논평으로 대신” 언급 피하다…
의원들은 “대통령 때문에 내년 총선 더 어려워졌다”
초재선 ‘아침소리’ 긴급 모임, 인적 쇄신 무산에 실망
 새정치연합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기자회견”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을 한 12일 새누리당 분위기는 온종일 무거웠다. 정권 반환점인 3년차를 맞아 ‘청와대 인적 구성과 국정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여권의 요구가 정면으로 묵살당하자, 실망한 의원들은 입을 닫아버렸다. 일부에선 “대통령 때문에 내년 총선이 더 어려워졌다”는 절망감도 비쳤다.

 

박대출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통해 “문건 파동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고뇌에 찬 자성”, “국면전환용 인적 쇄신보다는 시스템 쇄신을 통한 국정쇄신 의지 피력” 등이라고 극찬했으나,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과 화합일 것”이라고 말해 박 대통령 기자회견이 가져올 당 안팎의 논란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는 못했다. 김무성 대표도 처음에는 “대변인 논평으로 대신하겠다”고 말을 꺼리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다 좋은 말씀을 했다. 저도 언제든지 필요하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사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오른쪽),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뒷모습 보이는 이)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그러나 이런 공식 논평 외에 새누리당 의원들 대다수는 박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할 말이 없다”며 가급적 언급을 피했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파문과 그 연장선에 있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 사퇴’ 등 청와대발 대형 악재로 악화된 국민 여론과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 모두발언을 보다가 꺼버렸다”며 “거기에다(바뀌지 않는 대통령 인식에) 누가 말을 붙이려 하겠느냐”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도 “노코멘트”라며 “‘말을 안 한다’는 말 속에 모든 뜻이 담겨 있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대통령의 한해 국정운영 방침을 가늠할 새해 기자회견을 아예 보지 않았다는 의원들도 꽤 많았다. 한 의원은 “(대통령에게) 관심이 없고 기대도 안 한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거 분위기는 확확 바뀌는데, 대통령이 저러고 있으니 참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공개적인 성토 목소리도 나왔다. 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안효대·조해진·강석훈 의원 등 9명은 긴급 모임을 한 뒤 성명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 박 대통령이 약속한 과감한 인사혁신과 조직개편이 가시화돼야만 국민들의 신뢰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 모임에 참여한 조해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을 재신임한 데 대해 “(이들이) 비리나 부패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시스템의 왜곡을 가져온 정치적인 논란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역할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친박계 핵심 의원도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사진] 박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응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의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회견”이라며 “인사쇄신과 국정쇄신은 없고 고집불통의 오기만 있었다”고 혹평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국민들이 희망의 메시지도 없고, 반성도 없고, 국민도 안중에 없이 귀를 막고 ‘마이 웨이’하는 대통령의 불통을 신년 벽두부터 봤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보미 조혜정 기자 spring@hani.co.kr]

 

정윤회·박지만 의혹 질문 나오자
“답할 가치 없다” “바보 같은…” 목청

[경향신문] 2015-01-12 21:54:13ㅣ수정 : 2015-01-12 21:55:36
.     
김기춘·문고리 3인방 질문에도 6분 이상 길게 해명
모두 발언 절반 이상 ‘경제’ 할애… 65분간 질의응답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은 초반과 중반 이후가 명확하게 갈렸다.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 국정구상을 밝힌 초반에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단호한 어조를 이어갔다. 뒤이은 기자회견에선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불통 논란 등 달갑지 않은 질문에 특유의 차분한 어조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출입기자의 국정 현안 관련 질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에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옅은 미소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참석자들과 목례를 나눈 뒤 신년 구상을 읽어나갔다. 박 대통령 왼편에는 국무위원들이, 오른편에는 청와대 비서진들이 자리했다. 지난주 ‘항명 사태’로 사퇴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새해 인사 직후 ‘문건파동’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시했지만, 전체 방점은 ‘경제’에 찍혔다. 25분간 이어진 발표에서 18분을 경제 부문에 할애했다.

 

이어 65분간에 걸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박 대통령은 보다 솔직한 국정현안 인식을 밝혔다. 질문자는 16명으로 지난해보다 4명 늘었고, 질문 주제만 청와대에 고지된 상태였다. 지난해 사전에 질문지가 주어져 ‘답안지 낭독’ 비판이 나온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 첫 질문부터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과 인적쇄신 등 ‘아픈 부분’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답변을 이어가는 동안 수차례 말을 멈추고, 시선을 허공으로 돌리며 적합한 단어를 찾았다.

 

인적쇄신 요구의 중심에 선 김기춘 비서실장과 청와대 세 비서관(이재만·정호성·안봉근)에 대해선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 “묵묵히 고생” 등의 표현을 동원해 신뢰를 표현했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는 부분에선 양손을 사용해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의 거취에 대한 답변만 6분 이상 이어졌다. 이날 한 질문당 박 대통령의 답변은 짧게는 1분, 대체로 3분 내외였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와 동생 박지만 EG 회장에 대한 질문엔 어조가 비격식체인 ‘해요체’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정씨는) 실세는커녕 전혀 관계가 없어요”라고 했다. 정씨가 문화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설명할 때는 얼굴이 굳어지기도 했다. 그간 박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사용하지 않던 거친 어휘들도 등장했다. 정씨 관련 질문엔 “실세냐, 아니냐 답할 가치도 없다”, 박 회장 관련 질문엔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고 답했다. 여야 지도부에 대화를 요청했던 사실을 밝히며 “제가 딱지를 맞았다”고도 했다.

 

뒤이어 노동·외교안보 등 ‘정책’ 질문이 이어지자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최근 친박계 7인 초청 만찬을 두고 여권 내 계파 갈등이 나오는 데 대해선 “자꾸 친박 얘기가 이어지는데 이걸 언제 떼어내 버려야 될지 모르겠다” “(우연히) 기가 막히게 12월19일이 된 것”이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대통령 기자회견이 자주 있지 않고 연례행사로 있다 보니까 기자들 질문에 경직돼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 새정치민주연합 논평
[새정치민주연합] 2015-01-12 12:01

 

유기홍 수석대변인, 오전 현안 브리핑
□ 일시 : 2015년 1월 12일 오전 11시 5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은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총평을 말씀드리면, 오늘 국민들께서는 신년 기자회견에 주목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희망과 소통의 말씀을 기대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회견이 되고 말았다. 그간 소통이 잘되었다고 강변하는 대목에서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반성과 사과는 없고 대통령이 남 탓만 하고 있다. 인사쇄신과 국정쇄신은 없고 고집불통의 오기만 있었다.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없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늘어놓는 하나마나한 신년 기자회견이 되고 말았다고 평가한다.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 기자회견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건에 대해 분명히 사과했어야 한다. 모든 일이 대통령 주변과 청와대에서 시작된 것이다. 심지어 민정수석의 항명파동까지 벌어진 바 있다. 최소한 박 대통령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응당 총체적인 사과를 표명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민께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사실무근으로 치부해버렸다. 박 대통령은 답변에서“이간질시키는 사회,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라고 일갈했다. 불통과 아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정말 정신 차려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물갈이 없다는 대통령 국정쇄신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경질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헌신하고 있으며” 문고리 3인방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질문에 답변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에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겠는가? 야당과 모든 언론, 심지어 여당까지도 청와대의 인사쇄신,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사 참사, 비선실세 국정개입, 민정수석 항명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먼저 물갈이하고 대대적인 국정쇄신을 단행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 상황인식이 이렇다면 국정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선실세와 청와대 측근들의 문고리 권력에 갇혀 언제까지 폐쇄적인 국정운영을 계속할지, 국민들의 불행이 계속될 것이 안타깝다.

 

알맹이 없는 대북정책
최근 남북 간의 대화재개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진전된 대북 구상을 밝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오늘 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대해 일반적인 내용을 짧게 언급했을 뿐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과감한 제안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경제정책은 자화자찬만 있어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신년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모두발언을 경제성과를 자화자찬하는데 할애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자화자찬은 허망할 뿐이다. 천조의 가계부채로 시달리는 서민과 FTA 체결로 절규하는 농어민,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에 내몰린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인, 비정규직의 차별에 시달리는 수많은 ‘장그래’들의 고통을 대통령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박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정책 비전은 장밋빛 환상만 있을 뿐 서민경제의 회생방안은 빠져있다.

 

한마디로 자화자찬은 있지만 서민고통을 이해하는 진심과 공감이 빠져있다. 결론적으로 오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새해 선물을 주지는 못할망정 고집불통의 오기만 재확인시켜 주었다. 대단히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신년 기자회견에 통해 확인된 박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대해 국민과 함께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2015년 1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설훈 “박근혜 세월호 7시간 행적 묻는 기자 한 명도 없나?”
[미디어투데이] 2015-01-12  18:11:06   노출 : 2015.01.13  08:53:13  
   
[인터뷰] 연두기자회견 산케이 소송 등 언론자유 외신기자가 언급

“뭐하러 회견했나?… 한국언론 걱정돼”  
박근혜 대통령의 2015년 새해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해 질문한 기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기자회견에선 현재 재판까지 진행되고 있는 ‘정윤회 문건 파문과 세월호 7시간의 관련성’에 대한 질문이나 언급도 없었다. 박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연두기자회견에서 최대 관심사인 정윤회 문건 실체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및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3인방 책임론을 거부했다. 오히려 정윤회씨가 실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의 면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경향신문 기자의 지적에 대해 “세월호 유족분들은 여러번 만났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진도도 내려가고 팽목항도 내려가고 얘기도 하고 애로사항도 듣고, 유가족들이 제게 다가올 때 경호원들이 제지도 했지만 저는 끝까지 그분들 얘기를 들었고, 애로사항도 적극 반영도 하고, 청와대에서 면담도 갖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 기조연설 이후 이어진 10여 명의 기자들 질문에서도 ‘7시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지난 한 해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된 사안임에도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이를 대통령에게 묻지 않았다.

 

박 대통령 7시간 문제를 제기했다가 집권여당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며 “왜 그 얘기가 안나오느냐. 당연히 ‘7시간 뭘 했느냐’는 질문을 해야 하지 않느냐. 그것을 안 물어본다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설 의원은 “한국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문제로, 당시 대통령이 뭘 했을까,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아도 국민 앞에 자신의 입으로 보고해야 하지 않았겠느냐”며 “어디에 있었는지 말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얘기는 할 줄 알았다고 설 의원은 전했다.

 

이와 함께 참사 당일 대면보고가 없었던 것과 관련, 국정 행태를 지적하는 질문이 있었으나 박 대통령은 되레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대면보고가 부족하니 늘릴 생각이 없느냐’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그냥 전화 한 통으로 빨리 빨리 해야 될 때가 더 편리할 때가 있다”며 “대면보고도 하고, 또 필요하면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이렇게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대면보고를 조금 더 늘려나가겠으나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대면보고해서 의논했으면 좋겠다 하면 제가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는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청와대 출입하시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 7시간 행적과 관련해 유일하게 간접적인 질문을 한 곳은 외신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외신기자가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기소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국가보안법 재검토 의사가 없느냐고 질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각 나라마다 사정이 똑같을 수가 없다, 미국의 사정이 있고 중국의 사정이 있고 한국의 사정이 있고, 그래서 이런 국가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나라에 맞는 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남북이 대치한 이런 특수한 사정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거기에 맞추어서 지금 법이 진행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산케이신문 소송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연합뉴스 
 

설훈 의원은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하나마나한 답변만 한 것”이라며 “산케이신문 보도에 대해서는 뭐라도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윤회 문건을 모두 허위문건이라고 단정하고, 김기춘 실장과 세 명의 비서관 경질 불가 입장을 밝힌 박 대통령에 대해 설 의원은 “정윤회 파동으로 나라가 얼마나 들썩였느냐”며 “그렇다면 적어도 그 결과를 처리 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설 의원은 “비서관이 작성한 공식문건이 어떻게 지라시냐”며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할 김기춘 실장과 3인방을 처리하겠다고 최소한 밝혔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은 아무런 준비없이 나온 것 같다”며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박 대통령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자기 주장만 한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런 기자회견을 대체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불통의 90분, 물 건너간 '국정쇄신'
[프레시안] 2015.01.12 14:02:27
 
문건 유출 파문에 격앙된 반응…집권 3년차 험로 예상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 정국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으로 주목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은 청와대의 '불통'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여야 모두 국정 쇄신의 선결 요건으로 꼽은 김기춘 비서실장 등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를 박 대통령이 전면 거부하며 '마이웨이' 국정 운영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90분 간 진행됐다. 25분 간 미리 준비한 원고지 66장 분량의 국정운영 구상을 낭독하며 경제 살리기, 남북관계 등을 중심으로 집권 3년차 구상을 담담한 어조로 읽어내려 갔으나,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시간에는 정윤회 씨의 비선 개입 의혹 등의 문제에서 말을 더듬거나 다소 격앙된 듯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회견은 비선개입 문건 유출과 검찰의 '가이드라인 맞춤형' 수사결과 발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성 사퇴 파문 등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청와대 쇄신 여부에 국민적인 이목이 쏠린 회견이었다.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이 인사쇄신 등 국정 수습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인적 쇄신 요구를 전면 거부함으로써 집권 3년차 국정운영에 험로를 예고했다.

 

특히 청와대 쇄신의 상징적인 조치로 손꼽히는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사심 없는 분"이라며 "당면 현안들을 먼저 수습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소위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대해서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친다면 누가 내 옆에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잘랐다.

 

문건 유출 사태에 대해선 "자기의 개인적인 영리,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을 이간질시켜서 뭔가 어부지리를 노린 것에 말려든 게 아니냐.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출된 문건은 허위이며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등이 개인적 입지 구축을 위해 작성한 허위 문건에 청와대가 속았다는 검찰 발표와 일치하는 발언이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국정 근처에 가까이 온 적 없다. 분명히 말하는데 실세는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실세냐 아니냐고 답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문체부 직원에 대한 인사조처를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며 "정말 우리사회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아니라고 하면 사실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계속 논란을 하고 그럴 여유가 있는 나라인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서 경제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으나, 문건 유출 사태에 대한 입장과 청와대 개편 문제에서 여론과 동떨어진 태도를 보여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청와대의 구상은 차질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문 말미에 "청와대도 새롭게 조직개편을 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리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일문일답을 통해선 "청와대 특보단 구성"을 쇄신책으로 제시했으나 이조차 그 내용과 방향에 대한 설명을 미룬 채 "오늘 발표할 수는 없다"고 말해 급조된 대책이라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적 쇄신책을 거부하며 조직 개편을 대안으로 언급했으나 초유의 항명파동 등으로 비서진 통솔력에 큰 상처를 입은 김기춘 실장을 중심으로 한 개편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개헌 요구 역시 '경제살리기'를 이유로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경제에 있어서 골든타임"이라며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는 보지 않아도 결과가 자명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야당은 물론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사이의 대립 전선이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념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의 정체성까지 무시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회견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은 신은미 씨에 대한 강제 출국 조치, 언론의 자유 위축 문제를 우려했으나 박 대통령은 "한국에는 한국의 사정이 있다"며 "남북이 대치한 특수한 사정"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억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지난 2년 동안 민생 현장이나 정책현장을 직접 가서 터놓고 전부 이야기 듣고 의견도 듣고 내 생각도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내각과의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에도 "오히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그렇게 해왔다"거나 "(장관들과)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고 그런다"고 소통에 문제 없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이처럼 여론에 귀를 닫은 '나 홀로 국정운영' 방침만 확인하고 마무리됨에 따라 국정운영 정상화는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당은 박 대통령이 거부한 청와대 문건 유출 사태에 대한 특검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임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