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 (合掌) / 정태춘
< 1 >
탑 돌아 불어오는 바람결에,
너울진 소맷자락 날리고,
새하얀 고깔 아래, 동그란 얼굴만,
연꽃잎처럼 화사한데,
그 고운 눈빛 속에, 悔恨이사 없으랴만,
연잎에 맺힌 이슬, 빛나는 햇살에,
눈길 주어 웃는다.
이 生의 뜨거운 것, 노을빛 젖어 가려무나.
허공의 먼 파도소리는 연잎 아래 잠들어라.
염주알 헤아리는, 母陀羅手에,
百八煩惱 사라지고,
그 님의 고운 미소, 초저녁 하늘로,
자비롭게 번진다.
< 2 >
그 마음 구비구비 울리는 風磬에,
엉킨 매듭 풀리고,
억만겁 하루 같이 흘러온 세월만,
초저녁 비에 젖는데,
저 맑은 연못 속의, 볼 젖은 꽃잎을 보다가,
한 걸음 다가서며, 나무아미타불.
그 님 목소리도 고와라.
이 生의 메마른 것, 細雨報施로 젖으려무나.
법당의 먼 불경소리에, 사바세계는 잠들어라.
비 젖은 쇠북소리, 먼먼 길을
어둠 속으로 떠나고,
그 님도 먹 장삼에 비 적시며,
돌계단을 오른다.
그 님의 고운 미소, 초저녁 하늘로,
자비롭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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