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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

[불교가곡] '적멸보궁' (寂滅寶宮) - 이영구 노래

잠용(潛蓉) 2015. 3. 4. 10:02

 

 

'적멸보궁'(寂滅寶宮) / 이영구

 

< 1 >

상원사 적멸보궁 기도소리가
새벽녘 안개 속에 들려오네요.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간절한 새벽 예불 정든 소리
어느덧 밝아오는 동쪽 하늘에
오늘도 샛별 하나 반짝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 2 >

상원사 적멸보궁 기도소리가
새벽녘 바람 타고 스쳐가네요.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간절히 정진하는 참회와 서원
어느덧 환희심이 절로 나는데
동쪽에 밝은 태양 떠오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 3 >

상원사 적멸보궁 정근소리가
어두운 밤 하늘에 뻗어가네요.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부처님 살아계신 깊은 산골
적멸보궁에는 밝은 태양이
오늘도 웃으면서 떠오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寂滅寶宮)  

대한불교 조계종 제 4교구본사 월정사의 말사인 오대산 상원사(五臺山 上院寺)는 한 때 진여원(眞如院)으로도 불렀다 한다. 쭉 곧은 전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월정사와 상원사 진입로는 많은 사람들이 산사 초입의 진미로 예찬한 바 있다. 한마디로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아무리 그럴싸하게 주변의 풍경을 묘사한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본다 해도 스치는 바람의 상큼함과 숲에서 우러나는 자연의 진솔한 향긋함은 느낄 수 없다. 상원사 진입로에서 느끼게 되는 오묘한 행복감은 연출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는 자연만의 전유물이며 위대함이다. 오감에 감성을 더한 육감의 만족감과 행복감은 찾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땀과 발품의 보상이 분명한 곳이다. 전나무 숲을 지나 들어간 상원사에서 가파른 산길을 한참 올라가면 그곳에도 적멸보궁있다. 전나무 잎새를 헤집고 들어온 햇살들이 시선을 짜릿하게 자극하는 그런 진입로를 걸어 들어가면 세조와 문수동자에 얽힌 설화로 유명한 상원사에 도착하게 된다. 상원사엘 가면 동종과 문수전 앞 고양이 석상을 꼭 봐야 한다. 그리고 소임을 다하기 위해 총부리 앞에서도 의연하게 대항하던 스님들의 깊은 불심도 새겨볼 일이다.

 

창건연기와 얽힌 설화는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6·25전쟁 중 전소의 위기에서 절을 지켜낸 스님들의 불심과 어느 장교의 슬기로운 처세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국군이 북으로 진격하며 절이 공비의 소굴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소각하려 했었다고 한다. 군인들이 절을 불에 불을 붙이려하자 한암 중원이란 스님은 법당에서 염불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리 전시지만 사람이 들어있는 곳에 그냥 불을 지를 수는 없어 스님을 밖으로 나오라고 말하니 스님께선 "그냥 불을 질러라. 당신들이 군인의 본분에 따라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듯 절을 지키는 것은 승려의 본분이다. 마지막까지 승려의 본분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말하곤 염불을 계속했다고 한다. 주지스님의 말씀을 들은 장교는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한 후 법당 문짝만 떼어 소각한 뒤 돌아갔다고 한다. 상관 명령을 거역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며 스님의 불심을 지켜준 장교의 슬기로운 대처가 근대 상원사를 수호한 신장인 셈이니 지혜의 현신인 문수보살의 근대적 출현인 듯 싶다.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 중대의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의 주처"라는 생각에서 부처님 사리를 모신 성지다. 이곳 적멸보궁의 불사리는 어디에 봉안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다만 보궁 뒤에 1m 높이의 판석에 석탑을 모각한 마애불탑이 상징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좋은 사람 좋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