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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늑장대응] '개미 한 마리도 막겠다'더니... 낙타구멍 만들어

잠용(潛蓉) 2015. 6. 5. 16:12

"개미 한마리도 막겠다"더니 낙타도 드나들 메르스 방역망
연합뉴스 | 2015/06/05 14:29

 

 

[사진] 메르스 감염 집중 발생한 평택성모병원(평택=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5일 보건 당국이 메르스 감염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병원이 평택성모병원이라고 공표했다. 이날 오전 마스크를 한 취재진만이 목격될 뿐 병원 주변에 인기척은 뚝 끊어졌고 병원 입구에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잠정 휴원한다는 안내문만이 부착돼 있다. 2015.6.5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첫 환자 발생부터 곳곳에서 구멍…3차 감염 저지 못 해
문형표 "처음 모니터링망 협소하게 짰던 것 사실" 시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처음 확인된 지난달 20일부터 환자가 41명으로 불어난 5일까지 정부의 방역망은 곳곳에서 구멍을 드러냈다. 지난달 29일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주 목걸이가 떨어져 다 줍는다고 해도 혹시 한두 개 빠질 수가 있다"고 꼬리를 내렸다.

정부가 방역망을 과신하며 뼈아픈 축소 대응을 거듭하는 동안 환자 수는 갈수록 늘어났고 국민의 불안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평택성모병원서 환자 30명 나온 뒤에야 전수조사

이날 정부는 총 41명의 환자 가운데 30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조치 수위를 대폭 끌어올려 감염 위험 기간인 지난달 15~29일 병원을 찾은 모든 사람을 전수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 다녀간 첫 환자의 확진 판정이 나온 지 보름 만이다. 애초 정부는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추가 환자가 나오자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해온 의료진과 가족, 같은 병실 입원자 등을 격리하고 관찰했다.

 

이러한 정부의 1차 격리 망은 금세 구멍이 났다. 첫 환자와 같은 병동 다른 병실에 있던 71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부랴부랴 병동 전체로 검사 범위를 넓혔더니 같은 병동, 다른 병실에서의 환자가 줄줄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확대한 모니터링망 밖에서도 환자가 끊이지 않고 나왔다.

 

다른 층 입원환자는 물론 심지어 다른 병실 입원환자에게 30분~1시간 문병하러 다녀온 사람까지 확진 판정을 받자 정부는 이날 급기야 위험기간 '어떠한 이유로든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접촉자를 발굴하기로 한 것이다. 문 장관은 "처음에 정부가 모니터링망을 짤 때 기존의 매뉴얼에 따라 짜면서 조금 협소하게 짰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사진] 메르스 예방을 위해(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3일 오전 경기도 한 중학교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대로를 지나고 있다.

/2015.6.3 jeong@yna.co.kr

 

결국, 초반에 이러한 강력한 조치를 취했라면 환자들을 지금보다 일찍 진단할 수 있었고, 3차 감염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지금까지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 병원 출입자가 자신에게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증상이 나타나 병원 밖에서 전파시켰다면 그야말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 격리자 관리 허술… 동선 파악에도 허점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뒤 늦은 대응 외에도 정부의 방역 허점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중동에 다녀온 첫 환자가 네 군데 병원을 돌며 '슈퍼 전파'를 일으키도록 했고, 의심환자의 출국을 막지 못해 홍콩과 중국에 메르스 바이러스를 '수출'했다. 전날 서울시가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1천500명이 넘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고 주장하는 데에도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영향을 미쳤다.

 

이 의사는 14번째 메르스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같은 공간에 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지난달 30일이고, 의심 단계인 것은 그 이전이었을 텐데도 14번의 환자의 동선상에 있던 이 의사는 31일까지 방역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상이 이미 나타났든 그렇지 않든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대상이어야 할 의사가 그 사실도 모른 채 곳곳을 활보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 중환자실의 의료진이 격리 없이 진료를 계속했다는 것과 3차 감염을 유발한 환자가 증상이 있는 채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뒤늦게야 파악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대유행 가능성이 작다' '감염속도가 느리다' '3차 감염은 없을 것이다'라며 최초 환자의 이동 행로와 접촉자에 대한 면밀한 파악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최악의 상황인 지역사회 감염을 염두에 두고 발생 병원과 접촉의심 대상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hye@yna.co.kr]

첫 환자 발생부터 곳곳 방역 구멍... "개미 한마리도 막겠다"더니
헤럴드경제 | 입력 2015.06.05. 14:47 | 수정 2015.06.05. 14:49   

 


[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처음 확인된 지난달 20일부터 정부의 방역망은 허술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곳곳에서 구멍을 드러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 절례 브리핑에서 “진주 목걸이가 떨어져 다 줍는다고 해도 혹시 한두 개 빠질 수가 있다”고 꼬리를 내렸다.


정부가 방역망을 과신하며 뼈아픈 축소 대응을 거듭하는 동안 환자 수는 갈수록늘어났고 국민의 불안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날 정부는 총 41명의 환자 가운데 30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조치 수위를 대폭 끌어올려 감염 위험 기간인 지난달 15~29일 병원을 찾은 모든 사람을 전수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이 병원에 다녀간 첫 환자의 확진 판정이 나온 지 보름 만이다. 

 

 

애초 정부는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추가 환자가 나오자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해온 의료진과 가족, 같은 병실 입원자 등을 격리하고 관찰했다. 이러한 정부의 1차 격리 망은 금세 구멍이 났다. 첫 환자와 같은 병동 다른 병실에 있던 71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부랴부랴 병동 전체로 검사 범위를 넓혔더니 같은 병동, 다른 병실에서의 환자가 줄줄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확대한 모니터링망 밖에서도 환자가 끊이지 않고 나왔다. 다른 층 입원환자는 물론 심지어 다른 병실 입원환자에게 30분~1시간 문병하러 다녀온 사람까지 확진 판정을 받자 정부는 이날 급기야 위험기간 ‘어떠한 이유로든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접촉자를 발굴하기로 한 것이다. 문 장관은 “처음에 정부가 모니터링망을 짤 때 기존의 매뉴얼에 따라 짜면서 조금 협소하게 짰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결국, 초반에 이러한 강력한 조치를 취했라면 환자들을 지금보다 일찍 진단할 수 있었고, 3차 감염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지금까지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 병원 출입자가 자신에게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증상이 나타나 병원 밖에서 전파시켰다면 그야말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뒤 늦은 대응 외에도 정부의 방역 허점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중동에 다녀온 첫 환자가 네 군데 병원을 돌며 ‘슈퍼 전파’를 일으키도록 했고,의심환자의 출국을 막지 못해 홍콩과 중국에 메르스 바이러스를 ‘수출’했다.

 

전날 서울시가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1500명이 넘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고 주장하는 데에도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영향을 미쳤다. 이 의사는 14번째 메르스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같은 공간에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지난달 30일이고, 의심 단계인 것은 그 이전이었을 텐데도 14번의 환자의 동선상에 있던 이 의사는 31일까지 방역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상이 이미 나타났든 그렇지 않든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대상이어야 할 의사가 그 사실도 모른 채 곳곳을 활보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 중환자실의 의료진이 격리 없이 진료를 계속했다는 것과 3차 감염을 유발한 환자가 증상이 있는 채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뒤늦게야 파악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대유행 가능성이 작다’, ‘감염속도가느리다’ ,‘3차 감염은 없을 것이다’라며 최초 환자의 이동 행로와 접촉자에 대한 면밀한 파악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최악의 상황인 지역사회 감염을 염두에 두고 발생 병원과 접촉의심 대상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skymoon@heraldcorp.com]

 

사우디 보건차관 "확진땐 늦어… 의심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연합뉴스| 2015/06/05 06:47


"한국과 메르스 통제 경험 기꺼이 공유"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통제 업무를 전담하는 압둘아지즈 압둘라 빈사이드 보건차관은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환자는 물론 의심 단계에 있는 사람들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절대 확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모든 의심자를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2012년 9월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보고된 사우디는 지금까지 이달 1일 현재 1천16명의 감염자가 발생, 사실상 '메르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4∼5월 두달 간 35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메르스로 홍역을 치렀으나 이후 비상 대책을 가동해 가까스로 대유행을 막았다. 빈사이드 차관은 "한국의 메르스 발생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체험적으로 얻은 교훈은 감염이 확인됐을 때 대처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다른 사람에게 주로 전염되는 시기는 확진 뒤가 아니라 열과 기침 같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부터 감염이 확인되는 시기"라며 "이 때문에 의심 단계부터 하나도 빠짐없이 정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천봉쇄를 위해선 의료기관과 환자 자신이 경각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비슷한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메르스를 통제하는 담당 기관에 보고하는 인식을 갖추도록 정부가 일깨우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5월 제다에서 이런 기초작업이 되지 않아 환자가 급속히 증가했다"며 "모든 의료기관과 지역사회가 의심자의 신원을 정확히 알아내고 동선을 추적해 격리까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둬야 메르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이 주요 감염 통로가 될 수 있으므로 정부가 병원의 방역상태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빈사이드 장관은 "한국은 메르스 발병이 처음이어서 국민의 두려움이 더 클 수 있다"며 "정부는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아울러 메르스로 의심받는 사람은 자신의 방문지와 접촉한 사람, 과거 병력 등을 관련 기관에 매우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태도, 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삼위일체가 될 때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사이드 차관은 "사우디는 매개가 낙타이고 국토가 넓어 통제가 어려웠지만 한국처럼 사람 사이의 감염은 전염 통제가 더 쉽다"며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지만 사우디가 메르스에 대처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관련 자료를 보내주면 우리의 경험을 기꺼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빈사이드 차관은 전염병·감염학 박사학위를 소유한 의료 전문가다.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