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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태·건강

[한강 조류경보 발령] 15년만에 처음 '녹조비상' 발령… 수돗물은?

잠용(潛蓉) 2015. 6. 30. 17:56

'녹조 비상' 한강서 15년 만에 첫 조류경보 발령 (종합2보)

연합뉴스 | 입력 2015.06.30. 16:09 | 수정 2015.06.30. 16:45  
 
잠실대교∼행주대교 구간…

"팔당댐 방류량 급감으로 물 흐름 정체 탓"

'신경독소물질 함유' 남조류 인체 유입시 호흡곤란·신경전달 장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강에서 15년 만에 조류경보가 처음으로 발령됐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 서울 구간에는 경보제도가 시행된 2000년부터 작년까지 총 8회 조류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조류경보가 내린 것은 처음이다. 팔당호 구간에서도 조류경보가 발령된 적은 없었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2시를 기해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인 잠실대교∼행주대교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 한강 녹조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오후 2시를 기해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잠실대교∼행주대교)에 올해 전국적으로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주의보 구간은 잠실대교∼양화대교며, 경보 구간은 양화대교∼행주대교다. 서울시 검사 결과 성산대교 지점에선 클로로필-a와 남조류세포수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했으며, 나머지 4곳 지점은 주의보 기준을 초과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산대교 인근 한강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hama@yna.co.kr


시는 29일 잠실수중보 하류 5개 지점(성수·한남·한강·마포·성산대교)에서 조류검사를 시행한 결과 성산대교 지점에선 남조류 세포수와 클로로필-a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했으며, 나머지 4곳 지점에선 주의보 기준을 넘었다고 밝혔다. 조류경보는 남조류 세포수가 1㎖당 5천 세포, 클로로필-a가 1㎖당 25㎎을 초과할 때 발령된다. 성산대교 지점의 남조류 세포수는 2만 7천76세포, 클로로필 농도는 75.1㎎을 기록했다. 나머지 4개 지점의 남조류 세포수는 567∼4천588 세포, 클로로필a는 22.9∼49.2㎎으로 측정됐다.

 

남조류는 흔히 신경독소물질을 포함해 인체에 유입되면 호흡곤란과 신경전달장애를 일으킨다. 엽록소와 같은 녹조류는 물의 흐름을 막고 악취를 유발해 생태·생활환경을 저해한다. 남조류로 인한 독성 여부는 검사 중이며 3일에 결과가 나온다. 녹조는 녹조류와 남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녹조가 발생하면 수중생물이 죽어 생태계를 파괴한다.

 

서울시는 잠실수중보 상류구간의 경우 현재까지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시는 조류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조류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하고, 대응반을 편성해 운영한다. 시는 또 물 위에 떠다니는 녹조를 하류로 보내기 위해 신곡보의 수문을 29일부터 개방하지 않고 있으며, 녹조가 고정 구조물 위로 흐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이번과 같이 한강 상류보다 하류에서 먼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6월 팔당댐 방류량이 지난해 6월에 비해 56% 수준으로 크게 줄어 물의 흐름이 정체된 탓으로 분석된다. 시는 또 한강하류는 조위(밀물과 썰물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해면의 높이)의 영향을 받는데 현재 하천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녹조가 하류에만 퍼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상청은 7일까지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녹조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조류발령 구간 내 수상스키와 낚시, 취사 등 활동과 어패류 어획, 식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lisa@yna.co.kr]

 

'녹조비상' 한강, 4대강 가운데 조류 증가율 최고
연합뉴스 | 입력 2015.07.01. 10:31 | 수정 2015.07.01. 10:51  
 

최근 3년보다 조류농도 132% 증가…낙동강 영산강은 감소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5년 만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남한강의 올해 조류농도(Chl-a) 증가율이 전국 4대강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의 경우 조류 농도가 최근 3년 평균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졌다. 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올 6월 남한강에 설치된 3개 보(여주·이포·강천)의 조류농도는 41.1mg/㎥였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치인 17.7mg/㎥보다 132% 급증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 4대강 가운데 한강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금강이 13% 증가했고, 낙동강과 영산강은 감소했다. 한강의 조류농도 증가는 최근 계속된 한강수계의 가뭄과 연관된다. 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으로 한강 유량이 감소하고 수온이 상승하면서 조류의 성장여건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한강수계 다목적댐(소양강·충주·횡성)의 강수량은 예년의 65% 수준에 불과했다. 강수량이 줄면서 유입량은 예년의 44%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6월 말 한강수계 3개 다목적댐의 수위는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수위가 낮아진 다목적 댐은 방류량을 줄였고, 이는 한강 유량이 줄어들고 유속 저하의 원인이 됐다. 수자원공사 한 관계자는 "올여름 가뭄이 계속되면서 수온이 오르고 한강 유속이 느려지면서 조류생식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다"며 "4대강 수계별로 녹조 줄이기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한강녹조 해결 위해 신곡보 철거 VS 장·단점 봐야"
아시아경제 | 유제훈  | 입력 2015.07.16. 14:55

 

환경운동연합·대한하천학회, 16일 한강녹조·신곡보 문제두고 토론회 개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한강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잠실대교~행주대교)이 사상 최악의 녹조현상을 겪고 있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신곡수중보가 철거돼야 한다는 주장과, 보 철거가 또 다른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16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한강 녹조사태 원인과 대책 : 신곡수중보 철거는 필요한가?'를 주제로 전문가·시민단체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한강 서울구간 중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일부에 사상 첫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남조류세포수가 물 ㎥당 15만개를 넘어서자 시는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전체로 경보를 확대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이번 한강 녹조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유례없는 가뭄과 하수를 꼽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사실상 2012년부터 가뭄이 계속돼 팔당댐의 방류량이 평년의 50% 수준으로 감소, 유속(流速)이 느려진데다 지난달 25일께 서울지역에 내린 20㎜의 비 탓에 한강 내 오염물질이 쌓여 녹조 대량 번식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발제를 통해 "올해 한강 녹조현상은 한강 물의 체류시간, 수온 및 일조량, 영양염류(인) 등 세가지 요인이 맞아 떨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이는 극심한 가뭄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해 한강 구간에서 방류되는 인(燐·Phosphorus)의 양은 3000t(톤)이 넘는다"며 "아울러 부족한 하수처리시설로 인해 정화되지 못한 빗물 등이 한강으로 그대로 방류되면서 사태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김포대교에 위치한 '신곡수중보' 역시 물의 흐름을 막아 녹조현상에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곡수중보는 조수간만의 차에 영향을 받는 한강 수위 조절 등을 위해 한강 하구에 설치된 1007m의 수중보(湺)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발제를 통해 "한강의 유속이 느려지고 영양염류 농도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으로 신곡수중보를 꼽지 않을 수 없다"며 "기상현상을 통제할 수 없고, 하수처리장을 확대해도 모든 오염물질 배출을 막을 수 없는 만큼 남은 것은 물의 흐름을 막는 시설(보)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곡수중보를 해체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장석환 대진대 교수는 "신곡보가 녹조에 영향을 줬을 개연성은 있지만, 한강 녹조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신곡보를 철거할 경우 조류(潮流)에 의해 표사(漂砂·뻘)가 한강바닥으로 올라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란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신곡보는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 당시 준설로 낮아진 한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보를 해체하면 수위가 낮아지게 되고, 이는 지하수에도 영향을 미쳐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지반침하·도로함몰 등의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강 하류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찬수 행주어촌계장은 신곡보 보다 인근 난지·서남물재생센터의 악영향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하수처리장에서 쏟아지는 영양염류 제거에 대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 계장은 "세계 최대의 서남물재생센터에서 방류하는 인·질소와 같은 오염물질이 녹조현상의 근본 원인"이라며 "잠실 위는 먹는 물이라고 아끼면서 하류는 왜 무시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곡보 철거를 통해 한강의 물 순환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됐다. 이 연구원은 "하천바닥은 항상 정체돼 있는 것이 아니라, 물과 물이 만나 바닥이 뒤집어지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수종말처리장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신곡보가 장애가 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밀물이 들어올 경우 상승압력이 발생, 오염물이 썰물에 의해 쓸려내려간다고 한다"며 "신곡보 상·하류의 녹조유무와 강 바닥의 상태를 비교해보면 보가 가지는 역기능이 확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강 녹조현상이 '변수'가 아닌 '상수'로 기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평균온도 상승은 세계 평균 두배를 웃돌고 있는데다, 예측치에 따르면 2100년까지 가뭄빈도는 현재의 3.4배 증가하게 된다"며 "이제는 녹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빈번하게 발생하는 생활형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