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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태·건강

[남극해저] 신종 생명체 '아라모나' 발견

잠용(潛蓉) 2015. 8. 22. 09:38

남극 해저에서 신종 생명체 발견 '아라오나'로 명명
MBC뉴스 2015-08-21 22:02 이정신
 

◀ 앵커 ▶ 남극 해저를 탐사하던 쇄빙선 아라온호의 연구진들이 바다 밑에서 뜨거운 물을 뿜는 열수구, 해저 온천과 또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생명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신종 생물에는 아라온호를 따서 '아라오나'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이정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구에서 바닷물을 모두 빼 봤습니다. 해저 한복판을 가르는 긴 화산 산맥, 이른바 '해령'이 솟아 있습니다. 곳곳에선 지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해저 온천, 열수구가 있습니다. 남극까지 길게 뻗은 해령을 지난 2011년부터 탐사해온 아라온호 연구진은 최근 지하 광물질이 확 뿜어져 나오는 한 해저 온천, 열수구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쇠그물로 그 주변을 훑어 건져봤더니, 처음 보는 하얀 게들이 딸려 왔습니다. 다른 열수구에서 발견된 털복숭이 게와 비슷한 하얀색 몸통이지만, 가시가 나 있는 게 달랐습니다. DNA 분석 결과 신종이었습니다. '모든 바다'를 뜻하는 우리말 '아라온'이 학명으로 붙여졌습니다.

 

[원용진 교수/아라온호 공동연구팀] "이 발견을 해준 가능하게 했던 쇄빙선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라온호를 기념하는 '아라오나' 이런 이름을 생각했습니다." 신종 게가 발견된 남극 열수구도 소설 속 안개 도시인 '무진'으로 명명됐습니다. 남극 과학영토에 우리식 지명이나 생명체 이름이 붙는 건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웬만한 외국 탐사선엔 다 있는 무인 잠수정이 아라온호엔 없어, 생생한 심해 열수구 현장을 직접 찍지 못하고 존재 확인만 한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MBC뉴스 이정신입니다.

 

남극, 생명체 탐사 여정의 종착지는 '우주'…인간의 끝없는 노력
CBC뉴스 2015/08/21 [19:48]  최종편집: ⓒ CBC미디어   

 

▲ 남극 생명체 탐사. 그 유구한 역사.  


[CBC뉴스=안연미 기자]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남극 생명체 탐사가 2010년을 넘어서면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우리나라 연구진이 남극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데 성공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류의 남극 진출은 그 역사가 깊다. 1988년 2월 17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6번째로 세종기지를 준공했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최초 인류가 남극으로 눈을 돌린 것은 미지의 대륙에 대한 호기심, 영토 확장, 자원 채취에 그 목적이 있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남극 생명체 찾기로 변화하고 있다. 극지방이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하는가'다. 우주과학이 발달하면서 우주로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다양한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지만 그 결과를 얻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극지방으로 눈을 돌렸다. 

▲ 남극의 생명체들은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다.  

 

과학자들은 토성과 같은 태양계 행성들이 남·북극과 유사한 환경이라는 점에 착안해 남극에서 생명체를 찾기 시작했다. 남극의 빙하 등에서 생명체가 살아간다면 우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것이 남극 생명체 탐사의 출발점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남극 생명체 찾기 프로젝트는 1996년 러시아가 특별한 호수를 발견하면서 고무됐다. 빙하에 갇힌 호수를 찾은 것이다.

 

남극 빙하 4000m 아래에 갇혀 있던 보스토크 호수가 발견됐고, 러시아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시추를 시작했고, 우여곡절 끝에 호수 표면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2000만 년 이상 지구 생태계와 단절돼 있었던 이 호수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는 것은 새로운 종의 발견뿐 아니라 우주에서의 생명체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단서로써 가치가 있었다. 보스토크 호수 발견으로 남극 생명체 탐사는 활기를 찾았고, 빙붕 등에서의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 극지연구소에서 발견한 남극 생명체(출처:극지연구소)
 

2010년 이후부터 남극 생명체들이 속속들이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영국 남극 자연 환경연구소는 남극 빅토리아 랜드에서 신종 곰벌레를 발견했다. 이 곰벌레는 우주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한 빙저호에서 약 4000종의 남극 생명체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연구에 참가했던 존 프리스쿠 교수는 이를 두고 "실제로 태양계 얼음 위성들에는 지구의 10배에 해당하는 물이 있다"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고, 분명히 살고 있을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의 프로젝트 팀이 남극 서부의 한 빙붕 약 800m 아래에 살고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반투명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 물고기 역시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성과에 이어 국내 연구진은 8월 세계 최초로 열수 분출구를 발견하고, 여기서 신종 바다 생물을 찾아냈다.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팀은 남극 중앙해령 수심 2000m에서 해저 온천인 열수구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키와 게', '일곱다리 불가사리'라는 남극 생명체까지 덤으로 확인했다.

 

박숭현 박사는 "남극권 열수 분포와 열수 생태계 연구에 중대한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이번 성과를 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극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고, 전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우주에 대한 신비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