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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념

[역사 교과서] 좌편향 교과서의 이념문제 표현들

잠용(潛蓉) 2015. 10. 28. 08:25

"박근혜 대통령 비하, 북한 미화"...

보수단체에 신고된 '편향수업'(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5.10.26. 18:32

 

블루유니온·심재철의원 '교육현장 선동·편향수업 사례' 발표회
김무성 대표 축사 통해 "패배적 교과서로 청년들 입에서 '헬 조선' 회자"
박근혜 대통령 비방도 여러 건…교단 일부에선 "교권침해"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이대희 기자 = 중·고교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전·현직 대통령을 과도하게 비방하거나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등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시민단체에 '편향 수업' 사례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이 운영하는 선동·편향수업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는 2012년 149건, 2013년 143건, 2014년과 2015년은 합쳐서 176건 등 총 468건에 달했다.

 

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북한을 미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많았고, 박근혜 대통령을 과도하게 비방했다가 정치적 편향 수업으로 신고된 일도 여러 건이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실과 블루유니온은 26일 오후 1시 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육현장의 선동·편향수업' 사례를 발표했다. 전교조 등 일각에서는 이러한 '편향 수업' 사례가 신고돼 공개되는 것은 심각한 교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박근혜는 정신병원에 있어야"… 고려연방제 통일 주장

일선 교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수사를 동원한 비방한 사례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업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은 동생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본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는 식의 얘기를 하며 특정 정당과 후보를 수업시간마다 비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의 한 역사 교사는 근현대사 수업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대통령의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총에 맞아 돌아가시는 것을 눈앞에서 보아서 정상일 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신고됐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근현대사 수업에서 '박근혜 후보를 뽑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절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 현 정부는 좌파세력을 빨갱이로 칭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정부'라고 말했다가 편향 수업으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을 주장했다는 교사들도 편향수업 사례로 신고됐다. 강원도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 도중 '고려연방제 방식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광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고려연방제는 우리에게 통일의 기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천안함은 한국정부의 자작극… 전사자들 훈장 줘서는 안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의 도발주체를 흐리는 식의 언급도 다수 신고됐다. 강원도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천안함, 연평도 포격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교사는 또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 및 속국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천안함 사건 전사자들은 전시상황이었을 경우 사형에 처해 마땅한 존재들이다. 훈장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제보됐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아닌 정부의 자작극이다. 투표율이 올라가면 여당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 승합차를 동원해 터널을 막아 투표를 막았다'는 식의 발언이 신고됐다. 이외에 최근 휴전선 목함지뢰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교사들도 편파 수업사례로 신고됐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특히 이 단체에 많이 신고되는 '단골' 주제다. 부산의 한 고교생은 "교사가 해방 후 미국의 사주를 받은 이승만이 남북분단을 유도했다' 라고 말하는 등 반미선동 수업을 했다"고 신고했다.

 

대구의 한 고교 교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죽였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서울의 한 고교 문학교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농업을 붕괴시키고 쿠데타와 독재로 빈부격차를 심각하게 늘려놨다는 식의 편향된 얘기만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 교사는 수업 중 학생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면서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교실 뒤에 세워놓고 가위바위보로 한 명을 뽑아 노래를 시켰다고 한다.

 

◇ "서민들은 북한이 남한보다 살기 좋아… 어딜 가나 보수가 문제"

북한에 대해 미확인된 사실을 말하거나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듯한 발언도 단골 신고 대상이었다. 대구의 한 중학교에선 사회 교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위성을 발사하는 것뿐이며 국가안보에 전혀 위협이 없다. 미국이 이미 승인을 한 내용이지만 이제와 뒤통수를 치는 거다. 어디를 가나 보수가 문제다'라고 말한 것으로 신고됐다.

 

또 경기도의 한 고교 윤리 교사는 수업 중에 '남한보다 북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훨씬 살기 좋다, 남쪽 정부는 북쪽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의 한 교사는 한국사 수업에서 김일성의 항일투쟁사실을 언급하며 '김일성은 민족 영웅'이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신고되기도 했다. 이밖에 대구의 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 다큐멘터리 영상을 틀어주며 '한국 근현대사 공부는 이 영상을 보면 끝난다'고 말한 사례 등 보수 진영이 '친북·좌편향'이라고 공격하는 특정 단체나 학자의 영상을 틀어준 교사들도 편향 수업 사례로 신고됐다.

 

◇ "좌편향 교사들이 교육현장 왜곡" vs "신고사례 진위 불확실… 교권 침해"

학생들이 교사들의 '좌편향' 발언을 외부 시민단체에 신고해 공개되는 것을 두고는 찬반이 맞선다. 주최 측은 편향된 사고를 가진 일부 교사들이 교육현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반대 측에서는 "심각한 교권 침해"라면 반발하고 있다. 발표회를 주최한 심재철 의원은 "적어도 공교육현장에서 가르치는 교과서와 수업은 역사학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역사로 채워져야 한다"며 "올바르게 정립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한 뒤에야 학생들이 사고의 폭을 제대로 넓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 왜곡된 교육현장을 사회에 알린 어린 학생들의 바람이 수업 정상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유미 블루유니온 대표도 "이런 현상에 대해 특정 교육단체나 교사 전체가 문제 있는 듯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그동안 학생이 올바르게 수업을 받을 권리를 무시하고 교사들의 권리만 주장하지 않았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익명을 요구한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위해 애쓰는 일선 교사들을 좌편향·종북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송재혁 대변인도 "교사의 언급 중 특정 부분만을 떼어 '좌편향'이라고 악의적으로 몰고 간 것으로, 신고 사례들의 진위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교사의 수업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사제간의 관계를 비참한 지경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교권침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이 희망이 없고 지옥에 가까운 사회라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인 '헬 조선'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현재 우리 아이들은 대한민국 역사를 암울한 패배의 역사로 그리는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배우고 있다"며 "이를 통해 청년들에 입에서 회자되는 말이 '헬 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긍정적인 우리 역사에 초점을 맞춰 진취적인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며 "우리 모두가 나서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 교과서 논란을 종식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