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민심 '현역 물갈이론'… “좀비가 돌아다니는 최악의 무능국회”
국민일보ㅣ2016-01-04 12:54
↑ "국민 혈세만 빨아먹는 '좀비' 300명이 여의도 의사당을 차지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이 의식 불명의 '코마 상태'에 빠졌다.
국민의 의사를 대표해 협상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국회가 '대의 민주주의'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는 초유의 마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정치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고 각 정파의 지도부는 제 역할을 외면하는 등 '의사결정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4·13 총선을 불과 100일 남긴 4일 현재 선거구가 이미 법적으로 무효가 됐는데도 여야 모두 속수무책으로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불법'을 선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총선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로 독립해나간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고육책'으로 획정 기준을 제시했음에도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마감일인 8일까지도 획정안을 국회에 넘기지 못해 '선거구 실종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출범한 제1기 획정위는 혈세만 쓰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활동을 마감할 수도 있게 됐다.
국회의 가장 본연의 기능인 법안 심의 역시 뒷전으로 밀려 있다.
주요 쟁점 법안 협상은 벌써 몇 달 째 쳇바퀴만 돌고 있고 여야 지도부는 정치력 부재 속에 성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임시국회가 나흘 남았지만, 각종 경제·노동 관련 법안은 이대로 가면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현상들은 무엇보다 정치권 전체가 개인의 이익, 자파(自派)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 이기주의에 기반한 공천 경쟁과 권력 다툼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선거구 협상 대신 국민의 이해와는 사실상 전혀 상관없는 내부 공천 규칙 논의에만 몰두하면서 19대 국회 임기 말까지 국정의 틀을 주도해야 하는 집권 여당이자 다수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야권 역시 냉정하게 보면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 등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데에만 치중한 채 법안과 선거구 협상은 외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새 정치'를 외치며 정치권에 진입한 안철수 의원 역시 최근 들어 쟁점 법안을 비롯한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해 구체적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정당간, 정파간에 논쟁을 벌이다 합의 조정되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다수결 시스템도 합리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과반수가 아니라 전체 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국회선진화법 체제에 발이 묶여 국회는 중요한 쟁점 현안에 대해 어떠한 매듭도 못짓고 있고, 선거구 획정위도 여야 추천 위원 비율이 4:4 동수라는 틀에 갇혀 다수결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상태이다. 박형준 사무총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곳이고 가장 먼저 법을 준수하는 기구임에도 이렇게 초법적인 상황을 스스로 초래했다는 것은 국민에게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무책임 정치의 극치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익명을 전제로 "19대 국회처럼 무능하고 정치력 없는 국회를 본 적이 없다"면서 "시체처럼 가만히 있으면서 혈세만 빨아먹는 '좀비' 300명이 여의도 의사당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19대 국회가 막판 들어 사상 유례없는 '태업'을 하면서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조선일보·동아일보·서울신문·한국일보·문화일보 등 중앙 일간지가 주요 여론조사 기관과 함께 발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공통으로 현역 의원 교체를 바라는 의견이 현역 재당선을 지지하는 여론을 배 이상 압도했다.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신뢰수준 95%±3.0%P)에서는 현역 의원 교체를 원하는 응답이 52.4%로, 현역 의원에 투표한다는 응답 22.2%를 압도했고,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조사(95%±3.09%P)에선 현역 의원 교체가 55.4%로 현역 재당선 19.1%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사설] 현역 위해 선거구 없애버린 여야…
‘물갈이 민심’ 두렵지도 않은가?
[동아일보] 2016-01-02 00:00:00 수정 2016-01-02 00:00:00
대한민국은 새해 첫날을 ‘입법 비상사태’로 맞았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시한까지 여야가 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 합의하지 못해 어제 0시를 기해 전국 246개 선거구가 법적으로 사라진 초유의 상황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어제 대(對)국민담화를 통해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과 지역구 국회의원 246명(비례대표 54명), 그리고 선거구 간 인구편차 2 대 1을 기준으로 “1월 5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제출해 달라”고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에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신년하례식에선 직권상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니 비상사태를 매듭지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예비후보들은 한마디로 “미치고 팔짝 뛸 심정”이라고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일도 선거구 획정이 안 될 수 있느냐”는 예비후보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여당은 ‘선(先) 쟁점법안 처리, 후(後) 선거구 획정’으로 연계할 계획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여당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후보들의 손발을 묶은 ‘무법(無法) 무능(無能) 무치(無恥)의 직무유기’를 해놓고도 여야 지도부는 신년 행사를 마친 뒤 이미 없어진 자기들 지역구로 향했다니 불공정 게임이 따로 없다.
동아일보 새해 여론조사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찍겠다는 의견(24.4%)보다 새로운 사람에게 투표하겠다는 의견(32.1%)이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높게 나왔다. 아직 실체도 안 갖춘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18.9%)도 제1 야당인 더민주당(16.3%)을 능가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선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적 역량조차 검증되지도 않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3.3%)이 안철수, 김무성, 문재인을 제치고 압도적 선두에 올랐다.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고민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의 ‘물갈이 민심’을 보고도 19대 국회의원들이 위기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말했던 ‘국회 심판론’이 4월 총선에서 위력을 떨칠 수밖에 없다.
[선택 2016 총선 여론조사 파장]
현역 심판론에 부산 야권 "해볼 만하다"
부산일보ㅣ 김백상 기자ㅣ2016-01-05 [23:01:30]
與·박 대통령 지지도 감안 이념이나 정당 논의 자제
당보다 인물 위주 전략 세워 초선의원 지역구 집중 공략
본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부산의 야권 진영이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현역의원 물갈이 여론이 거센 만큼, 야권 진영의 예상 밖 선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신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크기 때문에 당보다는 인물 위주로 승부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총선 전략법까지 언급되고 있다. 본보 여론조사에서 부산 16곳 중 11곳에서 현역 의원 교체 여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한 야당 진영의 반응은 "추락하는 부산의 민생 경기에 대한 현역 의원의 책임론이 확인됐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 현역 의원 심판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야당 후보들의 4·13총선 자신감도 퍼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우 북강서을 예비후보는 "그나마 현역 의원의 인지도 프리미엄이 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새누리당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여론은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안에서는 이번 여론 조사를 계기로 '인물론'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도가 또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부산에서의 새누리당(58.1%) 지지율은 '더민주'(14.8%)보다 4배 정도 앞섰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던 초선의원 지역구에선 야당 후보들이 '현 의원의 무능력'을 공격하는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재선 이상 의원 지역구에선 '인물교체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역에 대한 교체 바람에 맞춰 새 인물을 앞에 내세우고, 이념이나 정당의 문제에 대한 논의는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부산 야권에서는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지역 내 낮은 정당지지도에도 인물론을 내세워 선전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현역의원 평가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나온 지역도 있다 보니, 야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현역 교체 여론에 따른 자신감의 온도 차가 존재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더불어민주당 한 예비후보는 "부산일보 여론조사의 결과를 분석해 3가지 사실을 얻었다"며 "새누리당의 벽은 높다. 대신 후보의 벽은 높지 않다. 그래서 해볼 만 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
총선 D-100, ‘세대교체‘ 강진 몰아친다
전북도민일보ㅣ2011.12.30
2012년 새해 벽두부터 도내 정치권에 ‘세대교체’의 강진이 몰아칠 전망이다. 여야 중앙정치권이 현역 물갈이를 통한 쇄신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 돌입 이후 전북도당의 총선 인선작업 자체를 뒤로 미뤄놓았다. 중앙당 차원에서 현역의 절반을 교체하겠다는 의지가 나오며 사고지구당인 전북에 어떤 여진이 밀려올지 예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이 텃밭인 민주통합당 역시 오는 15일 당 지도부 선출과 이달 하순 구정 연휴를 양대 분기점으로 정치권 지각의 판 운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도 일당독주의 피로감과 폐해를 지적하며 민주당과의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2일로 19대 총선 D-100일을 맞은 도내 정치권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과 초조함에 휩싸여 있다. 그간의 여론·설문조사는 현역들에게 강한 경고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전북도민일보가 도내 고위 공직자와 지방의원(19명), 경제기관·단체(17명), 사회단체·연구소(13명), 문화·교육·체육단체(17명)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 66명을 대상으로 작년 말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 응답자의 무려 97%(64명)가 “세대교체론, 물갈이론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두 명을 제외한 전원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을 말해준다. 앞서 본보가 작년 11월 22일 창간 23주년을 맞아 일반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4.2%)이 “현역보다 새로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도내 각계의 여론 주도층은 물론 일반 유권자들조차 지역 정치권의 파괴적인 변화와 세대교체의 열망이 강한 셈이다. 변화를 위한 외부충격은 성난 민심과 함께 젊은층의 투표참여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은 새 지도부 선출 방식에 모바일 투표를 추가했고, 젊은층의 핸드폰 투표참여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바꿔, 바꿔”를 주장하는 수도권 2040세대의 대거 가세로 지도부 판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불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통합당은 또 이 과정에서 실험을 끝낸 모바일 투표를 올 4월 총선의 예비후보 컷오프(Cut Off)에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기성 정치인들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세대교체의 강진은 구 민주계의 본토인 전북부터 몰아치고, 기존 정치지형의 붕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3개월 이상 남아 있어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인적쇄신에 대한 여론이 비등하는 것은 사실이어서 현역이나 도전자들이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향후 민심의 향배에 따라 세대교체의 폭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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