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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북통일

[북한] SLBM 보도로 신호체계 바꿨다… 이번 정보실패도 이 때문?

잠용(潛蓉) 2016. 1. 11. 16:22

북한, SLBM 보도로 신호체계 바꿨다…

4차 핵실험 징후 포착 실패도 이 때문인가?
경향신문ㅣ2016.01.11 11:51:52ㅣ수정 2016.01.11 14:00:42  

 


북한이 지난해 11월 북한군내 통신 신호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남측 정보당국의 시긴트(신호정보·SIGINT) 수집체계가 상당기간 무너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북핵 4차 실험 징후 포착 실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국방부와 합참은 이달 초 전 근무자를 대상으로 ‘보안 서약서’를 제출토록 했다. 보안 서약서를 제출한 직원들은 군 조사기관이 요구하면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목록 등을 자진해서 제출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2차 시험발사 실패가 한 언론에 매우 세세하게 보도된 후 북한군이 신호체계를 바꿨다”며 “이에 따라 정보기관의 대북정보 수집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보기관의 대북 신호수집 체계가 복구됐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국방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관련 정보가 국방부와 합참이 아닌 외부 기관에서 흘러나간 정황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를 구실로 전 직원의 통화 정보 등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는 보안 서약서 제출을 요구해 상당수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1차 SLBM 발사 때에는 제한된 부분이나마 언론에 정보를 공개했으나 2차 발사 보도 이후 일체의 관련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군 정보당국은 암호부대와 미 군사위성 등이 수집하는 각종 음성 및 영상 데이터 관련한 신호정보를 수집·해독해 북한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즉, 군사위성이 수집하는 우주신호정보를 비롯해 휴전선 인근의 백두·금강 정찰기, 777부대(대북감청부대) 등이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블랙북(북한 일일동향보고서)을 작성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이 시긴트의 핵심인 ‘SI((Special Intelligence) 첩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Humint·휴민트)가 터무니없이 부족할 뿐더러 탈북자들이 내놓는 정보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한지역에서 잡히는 신호정보와 도·감청정보인 SI 첩보는 대북감청 전문부대인 ‘제777’(일명 쓰리세븐) 부대가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쓰리세븐 부대는 백두 신호감청기와 지상의 감청장비를 통해 전자신호정보를 잡는다. 해상에도 선박이나 무인기를 띄워 정보를 수집한다. 쓰리세븐 부대는 정보본부 예하 조직이지만 한·미 연합으로 운용되고 있다. 한국군과 미군이 합동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도 남측이 SI 첩보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장성택이 전격 처형된 이후 북한군의 무선 교신이 예년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든 것도 남측으로 흘러나가는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북한군은 또 감청을 피하기 위해 도·감청이 불가능한 광케이블 유선 통신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무선교신의 경우에도 주파수 대역과 암호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잘못된 역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북한군은 무선 암호나 교신체계 등이 남측에 노출됐다고 판단하면 이를 전격 변경한다. 정보당국이 다시 정상적으로 파악하는 데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개월 이상 걸리면서 정보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군은 지난 9일 북한이 새로 공개한 SLBM 사출시험 영상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SLBM 기술이 일부 개선됐으며 당초 예상보다 1년 단축된 3∼4년 내에 전력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군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서 SLBM이 하늘로 높이 솟아오르는 장면은 조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어제 공개한 영상에서 SLBM 발사각이 지난해 5월 사출시험에서는 74도였지만 이번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90도로 높아졌다”며 “SLBM 사출 기술이 일부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지난해 12월 동해에서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SLBM 사출시험 영상을 공개한 것은 남측이 관련 정보를 전혀 밝히지 않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군사전문 온라인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북한이 지난달 21일 신포항 부근에서 시험을 단행, 수중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28일 실패한 시험에 뒤따른 것이다. 그러나 당시 국방부는 이에 대한 일체의 확인 요구나 논평을 거부했다가 이번에 북이 관련 화면을 공개하자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를 뒤늦게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