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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

[테러방지법] 39번째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 최후 토론중

잠용(潛蓉) 2016. 3. 2. 06:44


[생방송]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39번째 토론 이종걸 원내대표(더민주) 

(케이블TV 국회방송에서 24시간 생중계)



38번째 심상정 필리버스터, 직접 등판해 '강속구'  
CBC뉴스 이수형 기자 | 승인 2016.03.01 19:14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반대했다. 지금와서 그만두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견해이다. 정의당은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당한 현실을 이겨내야 하는 그 순간,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에 민주적으로 저항하던 필리버스터의 중단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격적 중단 결정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민주주의 소중함과 반민주 악법의 위험성을 깨달았던 민주시민들에게 놀람과 우려를 안겨주었다. 혹시나 하는 우려가 실망으로 다가온 것이다. 


↑ 심상정 대표


정의당은 테러방지법에 담긴 독소조항이 조금도 수정되지 않고 양당의 합의 하에 통과 되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에 대해 명확히 반대의 입장을 밝힌다. 비록 양당이 합의 처리한다면 물리적으로 막기 힘들지만, 정의당 의원 5명 전원은 테러방지법의 악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공식적으로 더민주당과는 다른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상임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국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심대표가 직접 등판할 것임을 밝혔다. 정의당 논리에 따르면 독소조항이 조금도 수정되지 않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합의했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심상정 필리버스터는 이런 행위에 대한 항의성 성격이 짙다. 심상정 대표는 필리버스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며 야당답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상정 총선 출마 공식 선언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28일 20대 총선 고양갑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심상정 대표는 "사랑하는 고양시민 여러분! 고양의 심바람을 불러 일으켜 대한민국의 심바람을 만들어 주십시오. '대한민국에서 민생정당 하나 제대로 만들자!' 이게 정치인 심상정의 목표입니다. 이것은 12년 전 저를 국회로 이끈 분들과의 약속입니다."라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심상정 대표의 총선출마 선언 등 정의당은 총선체제로 돌입했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전 대표 등 어벤져스 팀을 풀가동 했다.


심상정 필리버스터 더민주 부담될 수도

심상정 대표의 필리버스터 강행 요구는 더민주당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듯 하다. 필리버스터 중지는 김종인 대표가 국면을 총선국면으로 끌어가자는 의도가 반영된 전략의 일환이다. 필리버스터 중지가 전략적으로 미스일지 아닐 지는 아직 모른다. 어차피 필리버스터는 한시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심상정 대표의 결정은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필리버스터 중지는 백기투항이라는 생각이 짙은 듯 하다. 심상정 대표의 백기투항론과 김종인 대표의 전진을 위한 후퇴론이 상충되는 면이 많다.


야권공조로 시작한 필리버스터 전선에 어찌됐든 파열이 생긴 셈이다. 심상정 대표는 더민주당을 비판하며 필리버스터 강행을 한다고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공조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순간 예기치 않은 전력 이탈이 빚어진 셈이다. 심상정 필리버스터는 더민주당에겐 부담이다. 처음으로 김종인 대표와 심상정 대표 간의  간극을 보이는 견해가 나왔다. 심상정 필리버스터 강행은 김종인과 간극을 보여주는 것일까? 심상정 필리버스터 강행으로만 본다면 심상정 대표와 김종인 대표는 견해가 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심상정 대표나 김종인 대표 두사람 모두 야권공조를 매우 중시한다. 심상정 필리버스터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앞으로의 야권공조를 지켜보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듯하다.


더민주, 필리버스터 중단... 김종인 "경제 문제로 총선 승리해야 한다"
이뉴스투데이ㅣ2016.03.02 07:10


1일 밤 4시간여 의총 난상토론...
김용익 의원 "빵점짜리 출구전략" 반대도 극심

[이뉴스투데이 김성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시간여의 의원총회 끝에 2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중단키로 했다. 테러방지법과 선거법 등이 2일 본회의에서 표결될 전망이다. 더민주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1일 오후 10시50분께 기자들을 만나 "2일 이종걸 원내대표의 무제한토론을 마지막으로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마지막 무제한토론인 만큼 테러방지법의 실상, 우려되는 부분 등을 호소하며 토론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 원내대표의 토론이 종결되는대로 더민주의 필리버스터는 끝난다"고 "내일 본회의 의사일정을 잡았느냐"는 질문에 "무제한토론이 끝나면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소조항을 수정하지 못했지만 국민께 충분히 위험성을 알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이종걸 원내대표 (더민주)


더민주는 이날 오후 7시10분께 비공개 의총을 시작해 3시간40분 가까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의총에 참석, 당 소속 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 중단의 배경 등을 설명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필리버스터 정국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념에서 경제로 국면을 전환해 당이 총선에서 이기는데 진력해야 하니 필리버스터를 종료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김 대표 등 지도부의 설명을 듣고 필리버스터 문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특히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김용익 의원은 "빵점짜리 출구전략"이라며 "필리버스터로 얻은 지지, 감동, 점수를 다 까먹었다. 제발 정치 제대로 하라"며 비대위 결정을 맹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공천배제를 통보받고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강기정 의원 역시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이 승리하는데 힘을 보탤 생각이다. 그런데 지도부는 무엇을 내려놓고 희생할 것이냐"며 비대위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종인 대표는 모두발언을 한 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2시간 가까이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후 잠시 밖으로 나와 기자들로부터 "필리버스터 논의가 끝났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끝나고 물어보라"며 대답을 피했다. 의원들의 반대의견이 생각보다 강경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총을 중단시킨 후 오후 9시4분부터 약40분 가량 당 대표실에서 담판에 나섰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정청래 의원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이미 오늘(1일) 아침에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확정적으로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기했고 의총을 열면서 판단을 유보한 것"이라고 발언, 필리버스터 중단을 번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후에는 "어떤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할 것 같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후 10시10분께 의총을 재개, 의원들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의원들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8일간 진행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1일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김종인 대표가 "원내대표가 이 선거판을 책임질 것이냐"며 강하게 압박, 중단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의총을 열어 안건 처리 등을 논의하고 이르면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테러방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오전 중 이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데다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이 오전 10시로 잡혀 본회의는 이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법사위에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사건 특검 국회 의결 요청안,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법 등 67개 안건이 상정된다. [김성하 기자   yong@enewstoday.co.kr]


국회 8일만에 필리버스터 정국 종료, 선거 앞으로

아이뉴스24ㅣ2016년 03월 02일 오전 06:43



[채송무 기자] 국회가 2일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 획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시도한 것에 야당이 반발하며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에 돌입한 지 8일 만에 국회는 완전 정상화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이종걸 원내대표를 마지막으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테러방지법은 한 줄도 수정하지 못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종걸 원내대표의 무제한 토론 발언을 마지막으로 종결할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를 끝까지 이어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에 대해 최대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격론도 있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일면서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적 비판 의식이 올라왔고, 테러방지법 수정이라는 요구가 전혀 성과가 없는 만큼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원회가 총선 역풍을 경계하며 필리버스터를 강하게 요구해 이것이 관철됐다.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용익 의원은 "필리버스터로 얻은 지지, 감동, 점수를 다 까먹은 빵점짜리 출구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공천 배제를 통보받은 강기정 의원도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인데 비대위는 무엇을 희생할 예정인가"라며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대위원 전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총 전에도 은수미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시작은 우리가 했으나 필리버스터는 야당 만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고, 이학영 의원도 "힘이 없어 쓰러질 때 쓰러지더라도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다. 생각과 말까지 억압하는 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 무참히 짓밟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이어나가고 있어 종료 시간은 미지수다. 심상정 대표의 발언이 끝나면 이종걸 원내대표를 마지막으로 필리버스터가 중단된다. 새누리당은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2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테러방지법과 선거법, 북한인권법,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무쟁점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선거법과 쟁점법안들이 통과되면 여야는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


이종걸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시민사회단체 강력 반발 ‘맹비난’

환인협 l 2016.03.01 수정 2016.03.01 09:47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김종인 이종걸에 비판의 화살 쏟아져
 이종걸 필리버스터 중단은 빅브라더 잡을 아기장수 죽이는 것!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필리버스터 중단 발표 소식에 이종걸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관련 시민 사회단체에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본래 1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필리버스터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됐다. 하지만 시민 사회단체는 잇단 성명을 내고 이종걸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중단 강력히 비판하며 ‘필리버스터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이종걸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철회를 요구하면서 “죽은 정치의 위협에 진짜 정치를 포기하지 말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 이종걸 필리버스터 중단 발표 기자회견이 잠정 연기됐다. 1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의총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다음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대표회의실로 들어서는 김종인 대표(좌)와 이종걸 원내대표(우)의 모습이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어제(2월 29일) 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발표했다. 선거구 획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를 끌어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필리버스터를 지속한다 한들 여권의 합의가 없는 한 야권 단독으로는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저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를 지금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며 필리버스터 중단을 철회해야 하는 6가지 논리를 차근히 전개했다.


첫째, 시민들은 아직 ‘테러방지법안’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 충분히 토론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테러방지법’이 민간인에 대한 무장공격을 예방하는 법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법이라는 사실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제야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다. 국정원에는 날개를 달아줄 이 법안이 자신의 삶에는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시민들은 알 권리를 행사하는 중이다. 지금 필리버스터 중단은 이러한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둘째, 정부와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안’에 쏟아지는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 최소한의 대답도 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토론이 이어질수록 정권과 국정원, 그리고 이들의 하수인이 되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돌격대를 자처하는 국회의장과 집권여당에게 최소한의 상식과 공정함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필리버스터 중단하겠다는 야당도 아직 이 법안이 가져올 현실이 무엇을 의미할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가져오게 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쟁점들에 대해 정부와 국정원이 진지하게 답변하기 시작할 때까지, 아니면 적어도 야당 스스로 ‘테러방지법’ 이후의 시민권에 대해 분명한 상을 얻을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셋째, 김종인 이종걸 지도부를 비롯한 야당은 아직 자신들의 대안조차 만들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이종걸 지도부는 필리버스터 중단 이유를 설명하고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한다. 그 후 총선에서 심판을 호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야당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Q&A조차 국민들에게 내놓은 적이 없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해온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던진 질문들,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함께 토론해온 시민사회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문제 제기를 담은 수정안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필리버스터는 계속되어야 한다.


넷째, 시민들은 지난 일주일간의 필리버스터를 통해 비로소 의회 민주주의가 살아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국회의 회기는 아직 3월 10일까지 남아있고, 살아 숨 쉬는 진짜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높다. 이를 여당의 공격이나 역풍을 우려하여 외면한다면, 겨우 살아나는 정치를 다시 박제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야당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 역시 저버리게 될 것이다.


다섯째, 단언컨대 야당의 필리버스터와 국민의 참여는 ‘발목 잡기’나 ‘파행’이 아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근거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식으로서, 합리적 토론을 강제로 중단시킨 국회의장의 위헌적인 직권상정에 대응하기 위한 절박하고도 불가피하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방법이다. 필리버스터에 따른 선거 일정 연기의 책임은 ‘테러방지법’ 처리를 밀어붙인 대통령과 국정원, 법적 근거도 없이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의회의 토론을 강제로 중단시킨 국회의장, 독소조항이 훤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정을 거부하고 있는 여당에게 있다. 선거법을 우선 처리하지 말고 ‘테러방지법’ 등과 연계하여 처리하는 원내 전략으로 총선 일정에 차질을 빚어온 책임도 여당에게 있다. 어차피 필리버스터는 2월 국회가 끝나는 3월 10일 이후엔 더 하려야 할 수도 없다. 역풍이 두려워 잘잘못조차 따지지 않고 국민을 위한 최후의 수단을 포기하는 것은 정략적인 것이다. 정부나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다.


참여연대는 다시 “지난 2/22(월) 저녁에 시작한 ‘테러방지법’ 폐기 촉구 긴급서명에는 약 일주일 만에 35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동참했다”면서 “이 중 28만여 명의 서명은 이미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되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더 나아가 “2/23(화) 본회의 시작 직후 국회 정문 앞에서 시작된 시민 필리버스터는 오늘(3/1) 아침 10시까지 158시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마이크를 잡았다”면서 “의원들도 없는 본회의장은 매일 시민 방청객들이 가득 채워왔다.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수는 헤아릴 수도 없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참여연대 덧붙여 “죽어가던 정치가 살아나고 있다. 참여민주주의가 시작되고 있다. 스스로 중단하지 않아도 부득이 중단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며 “시민의 목소리가 좀 더 자랄 때까지 필리버스터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이종걸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취소를 강력히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끝으로 “정권과 국정원의 공포와 겁박에 굴복하여 ‘빅브라더’로부터 세상을 구할 ‘아기장수’를 스스로 죽여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된 필리버스터 중단 관련 이종걸 원내대표의 기자회견은 잠정 연기됐다. 연기 사유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 관련 의사를 아직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종걸 원내대표는 짧은 문자 성명을 통해 필리버스터 중단은 이날 예정된 대로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귀성 기자] 


[Why뉴스] 더민주, 왜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나?
노컷뉴스ㅣ2016-03-01 09:27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더불어 민주당이 무제한토론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회기가 끝나는 3월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선거를 무효화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선거구획정안 통과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더민주 왜 필리버스터를 중단 할 수밖에 없었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 (사진=윤창원 기자)


▶ 야당이 필리버스터 무제한토론을 끝내기로 했군요?

=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밤 심야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여야는 29일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는 '마지노선'으로 정했지만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해소하는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에 담고 있는 독소조항의 개정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으로서는 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3월 10일까지 이어겠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당 지도부로서는 선거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따라서 심야비대위 회의를 통해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도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더이상 필리버스터를 끌어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 원내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인 박영선 의원은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야당에 모든 걸 뒤집어 씌우려 한다"면서 "1일 테러방지법 수정안을 내고 우리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소수 야당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총선 때 과반 이상 달라고 마지막 호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테러방지법 처리 반대를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방청객들이 무제한 토론을 벌이고 있는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진 뒤 로텐더홀 계단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및 입법마비 규탄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야당으로서는 왜 필리버스터를 중단 할 수밖에 없었나?

= 야당으로서는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의 문제점, 국정원에 국민감시권을 강화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설명하는 좋은 계기였다. 야당지지층이나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정치 무관심층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 정치다운 정치를 본다거나 야당답다는 호평도 받았다. 중앙일보가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야당이 43년 만에 부활시킨 '필리버스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27일 오후 8시까지 무려 12만에 육박하는 투표가 이뤄졌는데 적절하다는 답변이 10만1842명, 부적절이 1만8043명으로 85% vs 15%였다. 그런데도 왜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을까?


첫 번째는 시간은 여당편이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선 오는 10일 2월 임시국회 회기 끝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다음 대안이 없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106조2의 7항과 8항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⑦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할 의원이 더 이상 없거나 제6항에 따라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가 가결되는 경우 의장은 무제한 토론의 종결 선포 후 해당 안건을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

⑧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종료되는 때에는 무제한 토론은 종결 선포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 있지만 3월 11일 임시국회가 열리면 지체없이 표결을 하게 되니까 새누당이 국회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테러방지법을 통과 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이대로 갈 경우 국회가 사라지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4.13 총선이 일정상 치러지지 못하게 되면 국회가 기능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19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5월 31일인데 이 때까지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지 못하면 국회의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1987년 개정된 제6공화국 헌법에서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권력불균형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온 국회해산권이 전면 삭제되었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은 없다. 그렇지만 국회가 존재하지 않는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임시입법기구를 만들 수 도 있고 비상한 상황이 빚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의원 일부가 국회 해산을 주장하기도 했다.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2일 언론인터뷰에서 "내일 본회의에서도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이는 초비상사태로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회를 해산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세 번째는 일종의 독박론이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올 1월 1일부터 선거구가 무효가 된 무법 위헌 상태가 60일이 지났다. 선거구가 무효가 된 건 새누리당이 선거구획정안에 테러방지법을 연계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몽니로 선거구가 획정되지 못했는데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선거구 획정안이 처리가 늦어지게 되면 그 책임을 야당이 떠 안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민주 심야 의원총회와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언론의 보도에서 여당 편향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인 상황에서 야당이 책임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4.13 총선이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이 이슈가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갈 경우 이념논쟁으로 흐를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더민주 심야비대위 회의가 열렸는데 김종인 대표가 "여기서 더 하면 선거가 이념 논쟁으로 간다. 경제 실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 원내대표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념 논쟁으로 끌고가면 우리 당에 좋을 게 없다. 경제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말했고, 다른 비대위원들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야당의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엿새째인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시민 방청객들이 토론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야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그렇다. 더민주로서는 '필리버스터 정국' 출구 전략을 두고 고심이 깊었다. 필리버스터를 계속하자니 총선 일정 차질이 걱정되고, 중단하자니 테러방지법이 처리될 수밖에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든, 중단하든 어느쪽이든 '결단'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필리버스터가 일주일 이상 진행되면서 야당지지층이 '야당다운 야당을 본다'며 결집이 이뤄졌고 오랫만에 정치다운 정치를 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원내지도부와 상당수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끝내기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끝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직후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야당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그런 이유로 인해 야당으로서는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버텨봐야 선거 차질만 빚어질 것이고 오는 11일에는 자동으로 표결이 이뤄지면 테러방지법은 통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보도에서 균형보도를 얘기하지만 테러방지법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횡포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책상을 열차례나 내려치면서 국회를 압박했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한 글자도 고칠수 없다"며 버티는 상황이었다. 야당이 국회가 사라지는 비상사태를 예견하면서까지 버티기에는 한계 있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권석천의 시시각각]

그렇게 민주주의가 된다
[중앙일보] 2016.03.01 00:01 수정 2016.03.01 00:11


↑ 권석천 논설위원


지난 일요일 오후 4시. 국회의사당역 출구를 막 나왔을 때였다. 눈발이 내리는 국회 정문 앞에 ‘시민 필리버스터’ 앰프가 울리고 있었다.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 간첩사건 증거 조작, 해킹 프로그램 구매…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로 수많은 불법을 저지른 국가정보원에 무엇을 믿고, 무슨 일을 시키려고 더 강한 권한을 주려고 하는가?”


성균관대 로스쿨 학생 박용흘(26). 그는 “로스쿨 중심의 전국 인권법학회 연합 인;연의 성명서를 읽은 것”이라고 했다. 그의 뒤에서 두 사람이 각각 ‘테러방지법 반대하는 더불어당은 테러리스트 양성소’ ‘테러방지법! 국민의 입을 도끼로 찍는 것’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의사당을 향해 걸으며 필리버스터를 한 의원들을 떠올렸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이는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이었다. 가장 짧은 시간(1시간49분) 단상에 섰지만 가장 일목요연하게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테러 예비·음모 등을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규정은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합니다. 부칙으로 다른 법률, 즉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개정하는 건 법 원칙을 무시한 것으로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좌익효수’나 선거 댓글 사건에 연루된 요원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국정원에 근무하고 있고, 국정원이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많은 권한을 준다는 것은….”


본회의장이 내려다 보이는 의사당 4층 방청석에 앉았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야 의원 10여 명 앞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었다. 방청석엔 50여 명이 앉아 있었다. “이 휴대전화가 뭐라고, 맘대로 들여다보려고 합니까.” 이 의원은 동백림, 민청학련, 인혁당 사건, 그리고 자신이 당했던 구타와 물고문을 이야기하며 김지하·김남주·하이네의 시를 낭독했다. 여당석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의제와 관계 없는 얘기 그만하세요.” “OECD에서 3개국 빼곤 대테러법이 있잖아요.”


순간 방청석 왼편에서 “조용히 합시다”가 들렸다. 중년 남성은 자신을 제지하는 방호원들에게 “내가 범죄자야?” “한나라당, 뭐 하는 짓거리들이야”하고 목청을 높였다. 그가 퇴장당한 뒤 한 젊은 여성이 방호원에게 물었다. “(방청객은) 왜 의견 표시를 하면 안 되나요?” 오후 9시5분. “하나 둘 셋.” 본회의장 입구 ‘국회 마비 121시간째’ 입간판 옆에서 여당 의원 대여섯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독사진도 찍어줘요.” 한 사람씩 카메라 앞에 섰다. 반대편엔 ‘국민 기본권 지키기 무제한 토론 121시간째’가 놓여 있었다.


오후 10시55분. 이 의원이 내려온 단상에 같은 당 홍종학 의원이 올라섰다. 그는 성장률 하락, 국가부채 증가, 고용 불안을 그래픽과 표로 나타낸 스케치북을 펼쳤다. “진짜 국가비상사태는 테러 위협이 아니고 경제입니다. 대한민국이 망해가고 있는데, 국민들이 울고 있는데….” 날짜 변경선을 넘긴 새벽 2시40분. 방청석을 나오다 마주친 국회 직원은 본회의장 전구가 걱정이라고 했다. “며칠씩 24시간 불을 밝히다 보니 과열돼서….” 그때였다. 문득 어린 자녀 둘과 방청석에 앉았던 여성의 한마디가 스쳤다. “국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민주주의가 어떤 건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 소수의 발언권을 보장해주는 필리버스터는 답답하고 피곤하며 비능률적인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의회민주주의다. 국회는 마비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아무리 책상을 내리쳐도 의사당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그렇게 민주주의가 된다. 중요한 건 필리버스터, 그다음이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가 왜 중요한가?’ 묻는 과정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지속되고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새벽 3시. 국회 정문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가 소매 속을 파고들던 그 시간에도 한 시민이 의자에 웅크린 채 유인물을 읽고 있었다. “저 안에서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도 멈추지 말아야죠. 저녁은 드셨어요?” [권석천 논설위원]


[사설] 절망과 불통, 그러나 성과도 남긴 필리버스터
한겨레 | 입력 2016.03.01. 19:26 | 수정 2016.03.01. 23:36 


[한겨레] 국가정보원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줌으로써 사생활 및 인권 침해 우려를 불러온 테러방지법안의 저지를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일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30명이 넘는 야당 의원이 무려 9일 동안 170시간이 넘는 세계 최장기 필리버스터 릴레이를 하며 사력을 다했으나, 끝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불통 스크럼’을 뚫지 못했다. ‘옳고 그름’이 ‘많고 적음’에 막혔다는 절망과 아쉬움을 느낀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하루빨리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을 악용해,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이 속속 폭로되고 시민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한 자도 고칠 수 없다고 막무가내로 버틴 정부·여당의 비민주성과 소통 부재를 가장 먼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테러방지법안을 사리에 맞지도 않는 ‘국가 비상사태’ 조건에 뜯어 맞추어 직권상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처신도 의회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이번 필리버스터가 마냥 무위한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우선 야당 의원들은 수일간 국회 밖의 시민들과 공명하며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드러내는 성과를 거뒀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은행 계좌도 통화 내역도 국정원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알려졌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시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큰 성과다. 필리버스터를 중계하는 매체가 인기를 얻고 누리꾼이 발언하는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조했다. 국회 밖에선 장외 필리버스터가 열리고, 본회의장 방청석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의원들이 시민의 대표자로서 입법 활동을 하는 과정에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의식도 고양되었다.


이 시점에서 필리버스터가 중단된 데 대해선 사람에 따라 실망과 체념, 분노와 아쉬움 등의 복잡한 감정이 교차할 것이다. 그러나 필리버스터가 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고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더 끌고 가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비타협적 자세로 철벽처럼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느낀 문제의식과 정치에 대한 관심을 4·13 총선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