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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국민혁명

[6차 촛불집회] '촛불은 바람에 꺼진다고? 횃불 들자'… 분노로 승화

잠용(潛蓉) 2016. 12. 4. 11:31

"촛불은 바람에 꺼진다고? 횃불 들자"… 분노로 승화
연합뉴스 | 2016/12/03 22:54

 

 

횃불 들고 청와대로(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제5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부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청와대 인근으로 향하고 있다. 2016.11.26 hihong@yna.co.kr

 

경찰, 집회종료 신고시각 1시간 전 "임박했다" 방송해 빈축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에서도 시민들은 정권을 향한 분노를 폭력이 아닌 풍자와 해학으로 표출했다. 3일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는 집회 시작 전인 정오께부터 일찌감치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각자 기발한 방식으로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처벌 등을 촉구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닭'을 향해 '당장 꺼지거라!'라고 호통치는 세종대왕 그림이 전시됐고, '박근혜 전격 구속'이 헤드라인인 '가짜 호외'도 뿌려졌다.

 

한 시민은 '연쇄담화범 박근혜 즉시 탄핵'이라고 쓰인 피켓으로 주변 사람들을 웃게 했다. 박 대통령의 세 차례에 걸친 대국민 담화가 국민의 분노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채질하는 점을 비꼰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조선하청노동자들은 '근혜퇴진호', '고용안정호'라고 적힌 배 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끌며 행진했다. 박 대통령과 대기업 로고를 오랏줄로 묶은 모양의 조형물도 등장했다. 특이한 복장으로 다른 참가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시민도 있었다. 해동검도 체육관을 운영한다는 임영환(43)씨는 지인들과 조선 시대 장군 복장을 하고 광장을 누볐다. 임씨는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 무예 하는 사람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장군 복장을 하고 나왔다"고 힘줘 말했다.

 

시민들은 풍자에 '놀이'를 결합하기도 했다. 광장 한쪽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얼굴이 그려진 짐볼(고무 재질의 운동용 공)을 발로 차는 놀이판이 벌어졌다. 원활한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자로 나선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말에 한강에서 구조 봉사를 한다는 직장인 권일(60)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응급치료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권씨는 "오늘은 한강보다 이쪽이 더 중요한 것 같아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다"라면서 "앞으로도 집회에 나와 응급 상황이 벌어지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의 절정은 '횃불'이 밝혔다. 오후 7시 30분께 광화문 앞에 횃불을 든 참가자들이 등장했고, 이어 내자동과 삼청동 쪽으로 행진했다. 주최 측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촛불 발언에 항의하려고 횃불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최근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9시 30분까지 서울에만 170만명, 전국적으로는 232만명이 운집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경찰은 서울에 32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주중 있었던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내용이 성이 차지 않았던데다 담화에 이어 새누리당이 '내년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시민들이 대거 광장으로 몰려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민들은 매주 증폭돼온 분노를 이번에도 평화적으로 발산했다. 오후 10시30분 현재까지 연행자는 한 명도 없었고 큰 충돌도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도 불필요한 충돌을 막고자 애쓰는 모습이었으나 일부 집회 해산 과정에서 잘못된 내용의 방송을 해 빈축을 샀다.

 

서울경찰청 5기동단장이 경찰 경비병력을 지휘한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앞 차벽에서는 행진 허용시간이 1시간이나 남은 오후 9시30분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집회 신고 (종료)시각이 임박했다. 신교로터리에서 집회 하던 시민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으니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란다"고 방송했다. 주최 측인 퇴진행동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법원의 행진 허용 결정 이후에도 내자동 로터리에서 시위대를 막아 세우더니 이번에는 시위대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며 경찰이 '막무가내'로 집회 관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hs@yna.co.kr]

 

'최순실 폭탄' 맞은 여의도 정가... 휴일없는 연말정국
얀합뉴스ㅣ2016.12.04 08:26 댓글 12개 
 


◇ 요즘 여의도 정가가 '최순실 증후군'을 앓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부터 보좌관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으로 인해 유무형의 고충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최순실 국정조사 의혹 국정조사 특위'가 이번주 두 차례 청문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숨돌릴 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100일"..쉴틈없는 일정,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회동
국회부터 예산·국조·특검·탄핵까지 대형 이벤트 줄줄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배영경 기자 = 요즘 여의도 정가가 '최순실 증후군'을 앓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부터 보좌관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으로 인해 유무형의 고충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3선의원은 4일 "숨 돌릴 틈이 없다"며 "요즘은 하루가 100일 같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특히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당이 흔들리고 내년 대선에 '빨간불'이 들어온 새누리당 의원들이 신체적 피로 누적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10월말부터 지도부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문제를 두고 주류·비주류별로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수시로 비공개 회동을 해왔고, 그 와중에 틈틈이 지역구 예산 문제도 신경써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탄핵안 찬성·반대 명단과 함께 새누리당 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무더기로 유출되면서 심리적 압박이 더욱 커졌다. 한 대구·경북(TK)의 3선 의원은 지난 2일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새벽 3∼4시에도 전화가 걸려와 한잠도 못 잤다"고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보좌진들의 업무량도 평년 이맘때보다 곱절로 늘어난 상태이다. 지난 9월말 국정감사 때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헛심을 쏟아 한 차례 맥이 빠진 상태에서 체력을 채 수습할 틈도 없이 '예산·특검·국정조사·탄핵'이라는 4중고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의원의 보좌진은 "그간 함께 일하며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된 기관 관계자나 언론인과 소주라도 한잔 기울이고 싶지만, 괜히 '김영란법' 관련 구설수에 오를까봐 식사자리를 잡기도 망설여진다"며 "여러모로 답답한 연말"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장외 집회일정까지 더해져 피로가 더욱 가중된 상태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은 토요일에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대규모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일요일에는 비상시국 대처를 위한 당 회의 소집으로 국회로 출근하는 등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는 주도 많다. 서울에서 먼 지역구 의원들은 국회 일정이 마치는 금요일 저녁에 지역구로 가 여러 일정을 챙기고 월요일 오전에 서울로 돌아오고는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주말 일정이 많은 시국에서는 지역구를 아예 못 가거나 짧게 다녀오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방에 가족을 두고 홀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한 '기러기' 보좌관은 "가족 못 본 지 좀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순실 국정조사 의혹 국정조사 특위'가 이번주 두 차례 청문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숨돌릴 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