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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논란] "검찰이 미술계 악행에 면죄부 주나?"… 유족측 반박

잠용(潛蓉) 2016. 12. 20. 23:29

'천경자 미인도 논란' 내일 종지부...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
이데일리 | 2016.12.18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위작 논란"이 일었던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의 진품 여부가 19일 가려진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천 화백의 ‘미인도" 위작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내일 낮 2시 이번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프랑스의 유명 감정팀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논란이 된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결론을 내고 관련 보고서를 유족과 검찰 측에 제출했다.

 

감정팀이 문제의 미인도를 촬영해 천 화백의 다른 작품과 비교 분석한 결과 진품일 확률이 0.0002%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감정팀의 보고서를 수사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프랑스 팀의 감정 결과가 절대적인 최종 결론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데일리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검찰 "미인도 진품"…

유족측 "감정위원 공개하라" 반발
서울=뉴스1ㅣ김아미 기자 | 2016-12-19 17:55 송고

 

 

27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천경자 화백 유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취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화려한 색채를 선보인 세계적인 여류화가이다. /2015.10.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검찰이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소장하고 있던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의 '미인도'에 대해 '진품' 결론을 내렸지만 유족 측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제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미인도'의 소장이력 조사와 더불어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전문가 자문,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및 위작자를 자처해 온 권 모씨의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가 진품으로 판단된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가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주장해왔던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 6명을 상대로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해 5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한 결과,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 정 모씨를 사자명예훼손죄로 불구속 기소하고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다른 피고소·고발인 5명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배용원 형사6부장이 고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논란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25년간 위작 논란이 이어졌던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해 과학감정과 안목감정을 거친 결과 '진품'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2016.12.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김정희 씨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 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배금자 변호사와 공동변호인단은 검찰 발표 직후 서면 자료를 내고 "국제적인 과학감정전문기관인 프랑스의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가 한 달에 걸친 검증 끝에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로 도출해낸 명백한 위작판명 결과를 대한민국 검찰이 부정했다"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비공개로 실시한 안목감정에 참여한 감정위원 9명의 명단 공개도 요구했다.

 

배 변호사는 검찰이 미인도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고 밝힌데 대해서도 "'미인도'가 김재규한테서 나왔다고 하지만, 김재규가 1980년 1월28일자에 기증했다고 하는 기증서는 김재규가 항소심 중 감옥에 있던 기간으로 기증서를 보면 무인과 성명부분이 문질러져 있고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도 의심스럽다"며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음은 유족 측의 반박문 전문이다.

 

검찰 발표에 대한 고소인 및 공동변호인단 반박문

검찰이 <미인도> 를 진품으로 발표했다. 검찰은 공정수사의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가. 아니면 상부의 압력에 휘둘린 것인가. 국제적인 과학감정전문기관인 프랑스의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가 한 달에 걸친 검증 끝에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로 도출해낸 명백한 위작판명 결과를 대한민국 검찰이 부정했다. 검찰은 10월 초, 뤼미에르 감정팀이 감정을 마치고 출국한 후, 곧 바로 국내의 9명의 안목감정위원들을 불러모아 안목감정을 따로 실시했다. 검찰은 이들 안목감정위원들의 명단을 끝내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동조해, 세계 최고의 과학감정기관의 결과를 무시한 채 안목감정위원들을 내세워<미인도>를 진품으로 둔갑시키는 해괴한 해프닝을 저질렀다. 이는 단연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안목감정을 과학감정으로 대체해 작품의 진위감정을 한 지가 오래다. 위작이 전문가를 농락하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기에 이제는 최첨단 과학장비와 광학, 수학적 수치로 감정하지 않으면 작품의 진위판정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검찰이 형평성을 잃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이 프랑스 과학감정단 방한 시, 검찰과 동등한 위치로 버젓이 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 팀의 감정결과가 검찰에 제출된 후 검찰이 즉각 그 감정결과를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에 전달한 것 등 그간 여러가지 징후가 있어왔다.


검찰은 국제적으로 검증받고 있는 광학연구소의 감정결과를 완전 무시하고 안목감정단의 등 뒤에 숨어 이 사건을 종료시키려하고 있다. 이는, 불행하게도 1991년 천경자 화백이 <미인도>를 처음 발견하고 조목조목 가짜임을 천명했을 때, 처음에는 자기들의 불찰을 용서해달라며 빌던 현대미술관이, 태도를 돌변하여, 현대미술관과 끈끈하게 유착되어있던, (당시 친목단체에 불과했던) 화랑협회를 동원, 졸속 안목감정결과를 앞세워 한 예술가의 혼을 짓밟았던 행태와 너무도 유사하다.


구악을 답습하고 있는 검찰의 행태가 심히 실망스럽다. 이로서 고소고발장에 적시된 미술계의 온갖 비리 즉 예술가의 혼을 죽이기 위해 동원됐던 각종 거짓, 음해, 또한 비리를 감추기 위해 국회 답변서에까지 위증을 했던 미술계 기득권자들의 대부분 비행은 다시  덮어지게 되는 것인가. 고소고발장에 적시된형사 혐의는 수사를 중단한다는 뜻인가. 과학은 눈부시게 앞서가고 있는데  한국의 문화계와 검찰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으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작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뤼미에르팀은 본 감정의 결과를 2017년 국제과학저널에 소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의 쟝 뻬니코 소장은 “<미인도>가 위작이라는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 진위 감정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고수하고, 모든 주관적인 요소를 배제하였으며, 오직 과학적 대상 탐구를 통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의 이미 이번 <미인도>감정 과정에 대해 파리 소르본느 대학의 물리학자 등 학계로부터 연구의 치밀함에 대해 칭송을 들었으며, 곧 국제 과학 저널에 <미인도> 연구 결과를 발표, 학계의 주목이 예상된다.  또한 우리는 한국내 학계, 미술계 관계자들을 위해서도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들의 연구에 대한 발표 및 강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뤼미에르 팀은 세가지 검증 포인트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아홉가지 검증을 거쳤으며 모든 검사는 일관성있게 <미인도>가 진품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요구한다.  안목감정단의 명단과 의견의 근거, 위작이라는 소수의견을 굽히지 않은 감정위원 (들)과 그 의견 근거를 공개하라. 안목감정위원들이 천경자 작품에 대해 한편의 논문이라도 작성했는지 궁금하다. 국민이 민주 사회  바로서기를 열망하는 이 시점에서, 그간 온갖 악행을 저질러 온 미술계 인사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지 용인되고 가짜가 공공연히 판을 치는 현 미술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말 것이다. [amigo@]

 

천경자 측 “검찰의 ‘미인도’ 진품 판단 근거없다”
[연합뉴스TV] 2016-12-20 20:45:51

 

 

[앵커]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발표에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미인도’의 위작 논란이 미술사에서 영구 미제로 남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임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5년 간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미인도’. 검찰의 ‘진품’ 발표에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은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냈습니다. 유족 측은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사실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직접적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미인도’를 준 것으로 알려진 오종해 전 중앙정보부 대구 분실장이 천 화백의 그림을 가져간 적은 있지만, 해당 그림의 크기는 ‘미인도’보다 작았다는 겁니다.

 

또 ‘미인도’가 천 화백 작품의 표구를 전담하다시피한 동산방 화랑에서 이뤄진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그림을 가져온 이가 누구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화랑 대표의 증언을 반박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압인선과 석채 안료는 다른 동양화가들도 종종 사용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미인도’를 위작이라고 판명한 프랑스 감정팀의 감정 방법을 진품으로 알려진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 대입한 결과, 진품일 확률이 4%에 불과했다는 게 검찰의 발표. 유족 측은 해당 감정 방법은 특수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누가 어떻게 계산했는지 밝히라고 검찰에 요구했습니다. 검찰의 진품 발표 이후 천경자 화백이 생전에 왜 자신의 작품을 위작이라고 말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임은진입니다. (끝)


천경자 측 "검찰의 미인도 진품판단 근거없다" 조목조목 반박

YTNㅣ 2016-12-20 13:25

 

(서울=연합뉴스) 권혜진기자 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은 20일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공식입장을 통해 검찰의 판단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낸 자료에서' 미인도'의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사실이 진품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미인도'를 선물했다고 지목된 오종해 중앙정보부 대구 분실장에 관한 이야기는 천 화백이 생전에 먼저 꺼낸 이야기이며, 오 씨가 그림을 가져간 사실은 있지만 '미인도'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라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 그 그림이 김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유라고 해도 그의 몰수 재산 가운데 가짜 골동품이나 그림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실이 진품의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천 화백의 작품 표구를 전담하다시피 한 동산방 화랑의 화선지와 액자로 표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그림의 액자가 동산방에서 만든 것은 분명하나 그 그림을 천 선생이 가져왔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져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당시 동산방 화랑 대표의 증언을 반박 증거로 제시했다. 위작자가 이 작품을 가져와 표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맨눈으로 관찰되지 않는 압인선이 확인됐다거나 희귀하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송곳 같은 도구로 본을 뜨는 것은 동양화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며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채에도 여러 종료가 있으며 안료는 누구나 쓸 수 있어서 아무런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유명 프랑스감정단의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검찰이 완전히 무시했다는 주장도 다시 한번 펼쳤다. 또 검찰이 시행했다는 과학적 검사는 프랑스 감정단의 검사 기술보다 뒤처진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한) 웨이블릿 검사는 프랑스 감정팀의 다중층간확대분석 방법보다 차원이 낮은 테크닉이어서 당연히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며 "세계 최고 기술의 분석 결과를 무시하고 대검 자체 내에서 진행한 국내 과학진의 분석방법만을 갖고 밝혀낼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과학적 열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팀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 사용한 계산 식을 미인도를 제외한 9개 진품에 그대로 적용한 결과, 다툼의 여지가 없는 진품조차 진품 확률이 4%대로 낮게 나왔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검찰 측 측정자가 임의로 계산해 만들어낸 자료다. 누가 이런 수치를 도출했는지 정확한 방법과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변호인단 중 한 명인 배금자 변호사는 "프랑스 감정팀이 검찰에 계산 공식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런 계산을 하려면 특수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장비 없이 어떻게 계산을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가 검찰 발표와 관련 "전혀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이며 임의적 자료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 연구소의 25년 이상 축적된 첨단 기술과 경험을 그렇게 쉽게 흉내 낼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는 20일 오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검찰 발표에 대한 성명을 낼 예정이다.

 

"미인도가 진품이든 위작이든, 천경자 화백 예술 세계엔 흠 안돼"
경향신문ㅣ도재기 선임기자ㅣ입력 2016.12.20 21:21 댓글 35개

 


천경자 화백의 작품 기증으로 세워진 서울시립미술관 상설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검찰 ‘진품’ 결론 이후

“위작논란으로 묻힌 천경자 화백의 뜨거운 예술혼, 작품세계를 미술사적으로 조명해 한국 현대미술사에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할 때다.” 25년이나 위작논란이 벌어진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의 ‘미인도’를 검찰이 ‘진품’으로 결론냈다. 하지만 논란에 마침표가 찍어질지는 미지수다. 천 화백이 위작이라 밝힌 데다 그에 뜻을 같이하는 유족들은 추가적인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고, 위작이라고 강조하는 미술계 전문가들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20일 만난 원로 화가·평론가·큐레이터·갤러리 관계자 등 상당수 미술계 전문가들은 “이제는 논란을 묻고 천 화백의 예술세계를 찾을 때”라고 입을 모았다.

 

천경자 화백

 

“천 화백 유족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전제한 이들이 천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위작논란이 25년 이어지면서 한국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천 화백의 성과가 철저히 묻히고 있어서다. 미술평론가 윤범모 가천대 교수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천 화백은 한국 전통채색을 새로운 어법으로 현대화한 작가”라며 “당시 여류 전업작가가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영역을 당당히 구축한 점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작품세계 등에 대한 연구·분석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 많은 사람들에게 천 화백이 위작논란 사건으로 기억되는 게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한국 현대미술사에 이룩한 천 화백의 큰 예술적 성과들이 위작논란으로 모두 묻혀온 형국”이라며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천 화백의 업적을 기리고 알리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원로화가는 이번 논란과 관련,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몰라보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하는 게 일반적 상식”이라며 “하지만 논란이 지속되면서 천 화백의 예술세계가 잊혀지는 것은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로서 천 화백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 하지만 역시 작가로서 제 작품을 몰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인도’의 위작 여부에 대한 내 의견은 없으니 오해 말라”는 그는 “제 경우만 해도 30~40년의 작품에 대한 진위는 관련 자료가 없으면 자신할 수 없다. 사람의 일이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설사 ‘미인도’가 진품이라 하더라도 천 화백의 큰 예술세계에 절대 한 올의 흠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술계에는 진품이 위작으로 뒤바뀐 사례가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2010년 저명한 서양화가 ㄱ씨가 자신의 작품을 “위작”이라고 밝혔다가 3년 만에 “진품”으로 번복했다.

 

이 사건은 2007년 경매사 측이 경매 출품작을 작가에게 감정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작가는 “내 작품이 아니다”라며 캔버스 뒷면에 매직펜으로 ‘위작’이라는 글자까지 썼다. 경매사 측은 작품 훼손에 따라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고, 이후 작가 본인과 보험회사, 경매사 등 관계자들이 진위 조사에 나섰다. 2008년 결정적 자료가 발견됐다. 문제의 작품이 1976년 10월과 11월에 각각 부산과 대구의 갤러리 개관기념전에 출품된 카탈로그에서 확인된 것이다. ㄱ작가도 진품으로 인정했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천 화백의 예술세계가 화제성으로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술계 전문가들이 앞장서서 미학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검찰이 미술계 악행 면죄부 주나?" 유족측 반박문
한국일보ㅣ이윤주 기자ㅣ등록 : 2016.12.19 16:54 수정 : 2016.12.19 16:54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19일 열린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논란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 현장에 진품으로 밝혀진 '미인도'가 놓여있다. /홍인기 기자 ikhong@hankookilbo.com

 

 

검찰 발표에 대한

고소인 및 공동변호인단 반박문

 

검찰이 <미인도> 를 진품으로 발표했다. 검찰은 공정수사의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가? 아니면 상부의 압력에 휘둘린 것인가? 국제적인 과학감정 전문기관인 프랑스의 뤼미에르 광학연구소가 한 달에 걸친 검증 끝에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로 도출해낸 명백한 위작판명 결과를 대한민국 검찰이 부정했다. 검찰은 10월 초, 뤼미에르 감정팀이 감정을 마치고 출국한 후, 곧 바로 국내 9명의 안목 감정위원들을 불러모아 안목감정을 따로 실시했다.


검찰은 이들 안목 감정위원들의 명단을 끝내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동조해, 세계 최고의 과학감정기관의 결과를 무시한 채 안목 감정위원들을 내세워 ‘미인도’를 진품으로 둔갑시키는 해괴한 해프닝을 저질렀다. 이는 단연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안목감정을 과학감정으로 대체해 작품의 진위감정을 한 지가 오래다. 위작이 전문가를 농락하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기에 이제는 최첨단 과학장비와 광학, 수학적 수치로 감정하지 않으면 작품의 진위판정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검찰이 형평성을 잃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이 프랑스 과학감정단 방한 시, 검찰과 동등한 위치로 버젓이 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 팀의 감정결과가 검찰에 제출된 후 검찰이 즉각 그 감정결과를 피고발자인 현대미술관에 전달 한것 등 그간 여러 가지 징후가 있어왔다. 검찰은 국제적으로 검증 받고 있는 광학연구소의 감정결과를 완전 무시하고 안목감정단의 등 뒤에 숨어 이 사건을 종료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불행하게도 1991년 천경자 화백이 ‘미인도’를 처음 발견하고 조목조목 가짜임을 천명했을 때, 처음에는 자기들의 불찰을 용서해달라며 빌던 현대미술관이, 태도를 돌변하여, 현대미술관과 끈끈하게 유착되어있던, (당시 친목단체에 불과했던) 화랑협회를 동원, 졸속 안목감정결과를 앞세워 한 예술가의 혼을 짓밟았던 행태와 너무도 유사하다.

 

구악을 답습하고 있는 검찰의 행태가 심히 실망스럽다. 이로써 고소 고발장에 적시된 미술계의 온갖 비리 즉 예술가의 혼을 죽이기 위해 동원됐던 각종 거짓, 음해, 또한 비리를 감추기 위해 국회 답변서에까지 위증을 했던 미술계 기득권자들의 대부분 비행은 다시 덮어지게 되는 것인가? 고소 고발장에 적시된 형사 혐의는 수사를 중단한다는 뜻인가? 과학은 눈부시게 앞서가고 있는데 한국의 문화계와 검찰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으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작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뤼미에르팀은 본 감정의 결과를 2017년 국제 과학저널에 소개할 예정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의 쟝 뻬니코 소장은 “‘미인도’가 위작이라는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 진위 감정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고수하고, 모든 주관적인 요소를 배제하였으며, 오직 과학적 대상 탐구를 통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이번 ‘미인도’ 감정 과정에 대해 파리 소르본느대학의 물리학자 등 학계로부터 연구의 치밀함에 대해 칭송을 들었으며, 곧 국제 과학저널에 ‘미인도’ 연구 결과를 발표, 학계의 주목이 예상된다. 또한 우리는 한국내 학계, 미술계 관계자들을 위해서도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의 연구에 대한 발표 및 강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뤼미에르 팀은 세 가지 검증 포인트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아홉 가지 검증을 거쳤으며 모든 검사는 일관성 있게 ‘미인도’가 진품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요구한다. 안목감정단의 명단과 의견의 근거, 그리고 위작이라는 소수의견을 굽히지 않은 감정위원(들)과 그 의견 근거를 공개하라. 안목 감정위원들이 천경자 작품에 대해 단 한편의 논문이라도 작성했는지 궁금하다. 국민이 민주사회 바로서기를 열망하는 이 시점에서, 그간 온갖 악행을 저질러 온 미술계 인사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용인되고 가짜가 공공연히 판을 치는 현 한국 미술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