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 미인도, 26년만에 빛 본다
조선일보ㅣ김윤덕 기자ㅣ입력 2017.02.25 03:07 수정 2017.02.25 10:50 댓글 42개
4월 과천 국립미술관서 일반공개
위작(僞作) 논란으로 미술계 최대 스캔들이 된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사진〉'가 수장고에 틀어박힌 지 26년 만에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23일 "미인도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국민 요청이 많고, 이를 숨겨둘 이유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오는 4월 미인도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처음 공개된 미인도는 천경자 화백이 "내가 낳은 자식을 모를 리가 있나. 내 그림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20년 넘게 위작 논란에 시달려왔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과학 감정 기법을 총동원한 결과 미인도는 진품으로 판단된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유족 측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고한 상태다.
'미인도'는 오는 4월 18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소장품전: 균열'을 통해서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균열'전은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백남준 등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획을 그은 대표 작가 100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여기에 천경자 스페셜 섹션을 마련해 '미인도'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또 다른 작품 '청춘의 문'(1968년작)을 함께 전시한다. 마리 관장은 "미인도를 실제 보니 그림이 너무 작아(세로 29㎝×가로 26㎝) 깜짝 놀랐다"며 "논란거리로 전락한 미인도의 미술사적 위상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도 했다.
'미인도' 전시가 무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유족 측이 "진위가 확정되지 않은 미인도를 공개 전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 관장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전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법 전문가인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적으로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시는 저작물이 지닌 성명 표시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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