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인간’을 상징하는 ‘수선화’를 청자 (聽者)로 하여 인간의 근원적 외로움을 담담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화자 (話者)는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듯이, 외로움이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순응하라고 말한다. 또한 이 외로움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슴 검은 도요새, 하느님, 새들, 산 그림자, 종소리로 무한히 확장된다. 이를 통해 화자는 외로움이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보편적 정서이므로, 이를 삶의 한 부분으로 수용하고 담담히 견디며 살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 근원적 고독에 대한 성찰 이 시는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느끼는 근원적 고독감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이런 외로움을 다른 대상을 통해 벗어나거나 피하려고 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외로움은 다른 누군가를 통해 해소되어야 하는 부정적 정서가 아니라 모든 존재가 느끼는 보편적 정서로, 우리가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 작가 소개 - 정호승(鄭浩承, 1950 ~ ) 시인. 경남 하동 출생.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첨성대’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정치적 ·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슬프고도 따뜻한 시어들로 그려 냈다.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1979), “외로우니까 사람이다”(1998), “포옹”(2007) 등이 있다. [다음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