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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창원성산, 범진보 단일화가 최대 이슈

잠용(潛蓉) 2019. 3. 22. 20:22

[4·3 재보선 민심현장 르포]

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 vs. "뽑았더니 그나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2. 17:49 수정 2019.03.22. 18:05 댓글 230개


"창원 일감 없어 못살겠다 한다" 지역경제 악화에 민심 요동쳐
대형사업장 노동자 밀집 '성산' "진보 유리하지만 동정표는 없어"

[창원(경남)=박지애 기자] "선거고 뭐고 내는 몰겠다. 갱기가 더 나빠져 먹고사는 게 바쁘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운동 첫날인 21일. 경남 창원역 광장에서 만난 60대 택시운전사 이모씨는 선거 얘기를 꺼내자 손사래부터 쳤다. 이씨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 자영업자들이 하나같이 못살겠다 하고 탈원전 정책인지 뭔지로 지역 먹여살릴 일감이 없단다. 창원 민심은 정부에 돌아섰다"고 했다. 이 지역 대형사업장 일부는 신고리 등 원전의 주요설비 공급을 해왔다. 창원· 성산은 아직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처럼 지역경기 악화와 중앙정치에 대한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며 선택을 미루고 이직 요동치고 있었다.


"언제까지 보수냐?" vs "그래도 영남은 보수"
창원·성산은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 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많았던 몇 안되는 곳으로 꼽힌다. 이번에도 민주당과 범 진보진영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25일 민주당과 정의당이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때 조선·중공업 호황으로 경남에서 가장 잘나간다던 곳이 창원이지만 요즘은 탈원전뿐 아니라 전체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지역경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상남시장 근처에서 옷장사를 하는 이모씨(38·여)는 "전에는 알바를 하루종일 쓰고, 사입(옷을 떼러 동대문가는 일)하러 가는 날은 알바에게 맡겼는데 최저임금 오르고는 본전도 안 나와서 주말에만 알바를 쓴다"고 전했다.


물론 시민들이 선거에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창원 경기가 나빠도 너무 나빠 이번엔 바꿔볼란다"(50대 김모씨)는 사람도 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언제까지 보수냐. 경상도도 이젠 많이 변했다"(30대 여성 엄모씨)는 시민들도 있었다. 성산은 창원과는 또 다른 분위기도 느껴졌다. 대형사업장 밀집지역으로 민주노총 산하 노동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전통적으론 진보진영, 그중에서도 정의당 강세 지역으로 불린다. 인근 공장에 근무한다는 남모씨(40대)는 "단일화를 할 경우 사실 정의당이나 민중당이 되면 더 유리하겠지만, 설령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성산에서는 진보가 이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에 이모씨(30대·여)는 "창원은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이나, 민주노총 산하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운명을 달리한 노회찬 전 의원이나 구속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향수와 아쉬움도 느껴졌다. 특히 김 지사에 대해선 중소기업 관리자인 유모씨(62)는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겠나. 동정론? 우리는 그런 거 없다"고 했다. 반면에 남모씨(40대)는 "김 지사가 경남지역 제조업 부응 정책을 펼치려던 찰나 구속된 점이 아쉽다"고 했다.


▲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내에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창원성산, 범진보 단일화 최대 이슈
창원성산은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 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많았던 몇 안되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51.50% 득표율로 당선됐다.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는 40.21%로 노 전 의원과는 11.3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앞서 19대 총선에선 강 후보가 49.04%를 얻어 상대인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43.83%)를 5.21%포인트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현재 창원성산은 여야 정당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해 7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등록 후보는 권민호(더불어민주당)·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정당순)다. 남모씨(40대)는 "단일화를 할 경우 사실 정의당이나 민중당이 되면 더 유리하겠지만, 설령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성산에서는 진보가 이길 것으로 본다"며 "1987년 진보에서 단일화를 안해 패배할 걸 시민들 모두 알고 있어 후보들도 단일화를 안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일화를 하더라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진영과의 최종 승부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pja@fnnews.com]

 

자유한국당 4·3 재보선 가시밭길 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 2019.03.15 17:44 수정 : 2019.03.15 17:44


통영고성은 공천 결과 불복... 창원성산 범여권후보 단일화 변수
황교안 리더십 시험대 올라

경남 통영·고성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자유한국당의 공천 후유증이 거세지면서 판세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영·고성은 두 곳(경남 통영·고성, 창원·성산)의 재보선 지역 가운데에서도 한국당이 텃밭으로 일찌감치 승리를 자신하던 지역이다. 15일 한국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 정점식 후보 공천을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나머지 후보들이 1차 경선 결과 공개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내부 갈등 수습이 '급한불끄기'가 되고 있다. 경선 후보였던 김동진 전 통영시장,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와 당에 경선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했으나 어떤 결과도 듣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김 전 시장은 지지자들과 함께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서 전 차관은 무소속 출마 대신 법적 대응으로 당 지도부와 맞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양문석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양 후보는 통영 고성 지역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사태가 이처럼 적전분열 양상으로 번지면서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도 15일 정점식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총출동해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가 대표 취임 이후 첫 시험대가 되고 있는 만큼 부담도 늘고 있다. 이번 선거가 2석에 불과하지만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영남권 전투의 전초전 성격을 가지면서다.


또다른 선거구인 창원·성산은 범여권 딘일 후보가 당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점도 한국당에선 부담이다. 협상이 연일 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단일화에는 모두가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정점식 후보는 대검공안부 시절 황교안 대표와도 인연이 있어 황 대표 측근으로 불린다. 다만 범여권 단일화 결과에 따라 범여권 정당의 이해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후보자리를 내줄 경우 집권 여당으로 부담도 커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영남권 동진정책도 기운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정의당도 현재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 1석 이외에 창원·성산에서 지역구 확보가 급선무가 되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