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중간숙주는 천산갑(穿山甲)일 가능성 99% (상보)
뉴스1ㅣ박형기 기자,김서연 기자 입력 2020.02.08. 07:22 수정 2020.02.08. 09:06 댓글 1469개
▲ 멸종위기 종인 천산갑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김서연 기자 =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밀매되는 포유류 중 하나인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화난농업대학 연구진은 7일 "야생동물한테서 추출한 1000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 샘플과 확진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이 99%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방과 통제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7일 현재 중국에서만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망자 수는 630명이 넘는다. 신종 코로나는 자연 숙주인 박쥐에서 발원한 뒤 중간 매개체를 통해 인간한테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연구진이 지목한 천산갑은 멸종위기종이지만 중국 등에서는 고가에 대량으로 밀거래되고 있다. 천산갑의 고기나 비늘 등은 중의학 재료로 쓰인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 에드워드 홈스는 "흥미로운 관찰"이라며 "좀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다른 자료에서도 천산갑이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운반한다는 결과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처음 전파됐을 것이라는 중국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지난달 22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높은 유사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일박쥐를 숙주로 삼는 'HKU9-1' 바이러스에 주목,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조상뻘로 지목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는 박쥐일 수 있다"며 "다만 박쥐와 인간 사이에는 알려지지 않은 중간 매개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중간 매개체가 뱀이라는 연구도 나왔으나 이번 연구 결과,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 샘플과 확진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이 99%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중간 매개체가 천산갑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우한 폐렴 진원지로 지목된 화난 시장에서는 천산갑, 악어, 고슴도치, 사슴 등 각종 야생동물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편 천산갑은 비교적 포획이 쉽고 고기 맛이 좋아 중국에서 고급 식재료로도 거래된다. 특히 천산갑의 등비늘이 정력에 좋다는 소문에 밀렵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획됨에 따라 천산갑은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돼 있다. 2016년 9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천산갑 거래 금지안이 통과됐다. [sinopark@news1.kr]
◆ 천산갑 穿山甲 - 포유류 천산갑과에 속한 동물. 몸 전체의 길이는 30~90센티미터 정도이고 꼬리와 몸통의 길이가 거의 같으며 머리와 배의 일부를 제외한 몸 전체가 갈색의 비늘로 덮여 있다. 머리는 원뿔꼴이고 긴 혀를 이용하여 개미 따위를 핥아먹는다. 비늘은 약으로 쓰이는데 한의학에서는 ‘천산갑(穿山甲)’의 비늘을 천연두나 홍역 따위에 치료약으로 쓴다. 네팔, 중국, 타이완, 미얀마 등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Manis pentadactyla이다.
"코로나 사람전파 가능성" 천산갑, 정력제 소문탓에 멸종위기
중앙일보ㅣ2020.02.08 09:55 수정 2020.02.08 12:22
▲ 중국 대학 연구진에 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간 매개체로 지목된 멸종위기종 천산갑. /사진 위키피디아
멸종위기종 ‘천산갑’(穿山甲)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매개체라는 난데없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파했을 수 있다는 중국 대학 연구진의 잠정적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다. 7일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최근 남중국농업대 연구진은 천산갑에서 분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서 추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균주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책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산갑과 인간에게서 추출된 바이러스 DNA 서열이 99%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험 샘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확보된 것이 아니어서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학 연구팀 역시 이 같은 점을 한계로 제시하며 “천산갑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로를 밝히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천산갑은 주로 중국 남부, 대만, 미얀마 등 열대우림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나무에서 혼자 생활하며 야행성이다. 개미와 흰개미, 벌의 유충, 파리, 애벌레, 지렁이, 귀뚜라미 등을 먹는다. 몸길이는 30~90cm로 비교적 온순하며 위기 상황에서는 고슴도치처럼 몸을 말아 보호한다. 천산갑은 세계에서 밀매가 가장 왕성한 동물로 꼽힌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자양강장제로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고급 식재료로 쓰이며 비늘은 부적이나 한약재,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산갑의 고기에 약효가 있다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고 비늘도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어 특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해 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양분하고 있는 보르네오섬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천산갑이 흔한 동물이었지만, 무분별한 밀렵 탓에 지금은 오지에서나 간혹 발견되는 수준으로 개체 수가 줄었다. 2014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면서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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