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북한의 로켓이 발사되기 불과 하루 전에 정부 관계자 발로 흘러나온 로켓 해체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북한은 당초 지난 1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장거리 로켓을 10~22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일부터 발사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일련의 사정’이 제기돼 발사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밝힌 데 이어 이틀 뒤인 10일에는 “운반로켓의 1단계 조정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며 발사 예정기간을 29일까지로 연장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대체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더라도 1차 예고기간 만료일이었던 22일은 넘길 것으로 관측해왔다. 특히 로켓 발사 하루 전인 11일에는 북한이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발사대에 세워졌던 로켓을 발사대에서 내려 해체했다는 얘기까지 우리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나왔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정보력이 이리도 뒤지나" "대선에만 눈돌린거 아니냐" "나로호 발사보다 더 시급한건 대북 정보력"이라며 정부 당국의 정보력에 비난하는 글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북한 스스로 “성공했다”고 밝힌 외에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게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는 인공위성이 성공했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완성이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주변국의 강력 제지에도 불구하고 로켓 발사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대내적 이유가 우선했던 것이다. 김정은은 강성국가로서의 성과를 과시해야 했고, 이는 북한이 결국 선군정치 노선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기술적 문제로 로켓 발사기간 연기까지 해놓고 돌연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이번 로켓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정부는 안보적 현실에 깊은 고민과 함께 근본적인 안보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s ⓒ (주)이비뉴스]
한국 정부, 북한에 완전히 속았다
[세계닷컴] 북한의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는 그야말로 기습적이었다. 북한 로켓 대응 주무 부처인 국방부도 북한의 기습발사를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정말 쐈나” “어제 북한이 로켓을 해체했다는 이야기는 뭐란 말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혀 예상치 못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북한은 지난 1일 “로켓을 10~22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8일 발사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10일에는 운반로켓에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며 발사 예정기간을 29일까지 늘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11일에는 로켓이 발사대에서 내려 해체했다는 이야기까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까지 며칠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연내 발사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 태도를 두고 정보 수집 및 판단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 자리에서 “언론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해체했다고 나왔는데 그 부분을 우리가 확인해 준 적 없다”며 “북한의 발사 준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위성사진을 제대로 본 건지 의심된다”며 “정보 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발표한 기술적 결함이 예상외로 작은 문제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를 계기로 로켓을 발사하려는 북한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김동환 인턴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