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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환율폭탄] 수출업계 결정타, 코스피 상승동력 상실

잠용(潛蓉) 2013. 1. 27. 08:41

수출株 결정타… 한국 주식시장만 부진
[연합뉴스] 2013.01.27 05:53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배영경 기자 = 국제적 부러움을 받았던 한국 경제가 '환율 덫'에 걸려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이 엔화 약세, 원화 강세의 '태풍권'에 들어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이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책임졌던 양대 업종인 자동차와 전기전자(IT)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동력이 사라졌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예상보다 원화강세 속도가 빨라 현대ㆍ기아차가 환 헤지 대응에 실패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밖에 환율 문제가 수출기업 실적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출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 車, 원화강세 '직격탄'…"하락폭보다 속도가 문제"

지난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작년 연간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작년 4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기아자동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반 토막이었다. 영업이익은 4천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1% 감소했다. 매출액도 11조2천770억원으로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자동차의 지난 4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판매량 122만6천847대, 매출액 22조7천190억원, 영업이익 1조8천319억원 등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2011년 4분기, 작년 3분기보다도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환율이었다. 원화 강세와 더불어 작년 연말부터 계속한 엔화 약세가 실적에 부담을 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는 직접적으로, 엔화약세는 간접적으로 각각 국내 자동차 기업들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팀장은 "원ㆍ달러 환율하락 탓에 작년 4분기 기준으로 기아차가 1.7%, 현대차가 1%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해 두 회사 모두 약 2천억원씩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실적이 원화 강세에 타격을 입은 주요 원인은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폭보다 속도에 있다. 전문가들은 환 헤지(회피)를 통해 환 리스크를 완화하기에는 원화 강세 속도가 너무 빨랐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채희근 팀장은 "환율은 사전에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거시지표 중 하나"라면서 "특히 작년 4분기에는 환 헤지로 대응하기에는 하락 속도가 너무 빨랐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는 원화 강세처럼 국내 자동차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요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연찬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본격화한 작년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일본 자동차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도요타는 36.6%, 혼다는 41.6%, 닛산은 25.9%의 비율로 주가가 상승했다.

 

◇ 환율 악재에 수출株 압박…코스피 상승동력 '부재'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견인해온 양대 업종 중 운수장비가 삐걱거리자 한국의 주식시장이 '나홀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외적으로 경제지표가 개선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부터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이슈, 외국인 수요 부진, 국내기업 4분기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문제는 국내 주식시장의 양대 업종 중 나머지 한 축인 IT마저 환율 악재에 시달리면서 코스피의 상승을 견인할 업종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작년 7월 말 이후 최근까지 증가한 코스피 시가총액 중 IT가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가까웠다"면서 "IT가 전체 업종 중 코스피 상승 기여도가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애플의 실적 부진과 더불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원ㆍ달러 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생기면서 IT가 오히려 코스피의 반등탄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환율문제가 외국인의 투자전략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출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최근 엔화약세를 계기로 외국인들이 한국과 대만 주식시장에서는 수출주 매도 전략을, 일본에서는 매수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외국인 매수 위축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도 "최근 일본은행(BOJ)의 정책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당국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주식시장에서 시총 상위 종목인 대표적 수출주들의 강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faith@yna.co.kr ykbae@yna.co.kr]

 

'환율폭탄'에 4개월간 운수장비업 시기총액 34조원 증발

[연합뉴스] 2013.01.27 05:53 | 수정 2013.01.27 07:53

 

전기전자, 운수장비 코스피 반등 발목 잡아
자동차업계, 올해 환율 전망치 긴급 수정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배영경 기자 = 급격한 엔저ㆍ원고 현상의 여파로 대표적인 수출주인 운수장비 업종의 시가총액이 최근 4개월여동안 34조원 이상 사라졌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는 올해 환율 전망치를 전면 수정하고 사업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애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운수장비 업종의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현재 142조8천257억8천400만원으로, 작년 하반기 이 업종 시총이 가장 높았던 9월 17일 176조8천401억5천800만원에 비해 34조143억7천400만원(19.2%) 줄었다.

 

현재 운수장비 업종의 시총은 작년 코스피가 가장 낮았던 7월25일(159조3천589억2천200만원)과 비교해도 13조원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운수장비가 한국 주식시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일 현재 12.88%로, 전기전자(26.5%), 금융(13.37%)에 이어 3위로, 전기전자와 함께 양대 수출주로 코스피를 떠받쳐왔다.

 

그러나 저점이었던 작년 7월25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상승에 대한 업종별 기여도(운수장비 시총 변화금액/코스피 시총 변화금액)를 분석해본 결과, 운수장비는 -11.21로 기계(-0.31%)와 함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코스피 상승 동력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추락한 것이다. 코스피 상승 기여도는 전기ㆍ전자가 47.37로 가장 컸고, 금융업(17.51), 서비스업(13.72), 전기가스업(7.00)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들어 글로벌 경제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와 달리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환율하락에 따른 실적부진을 꼽고 있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직격탄을 맞은 운수장비 외에 전기전자 업종도 환율하락의 `태풍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환율 영향에 따른 손실액만 3천6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 한해 동안 3조원 가량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전기전자 업종은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 가이던스(잠정치)를 발표한 지난 8일 이후 코스피 지수의 흐름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코스피 저점(7월25일) 이후 지난 1월8일까지 코스피와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률은 각각 12.3%, 23.0%였으나, 1월8일 이후 수익률은 각각 -0.87%,-2.24%로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환율로 인한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부진 우려가 주가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코스피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환율 폭탄을 맞은 자동차업계는 최근 올해 환율 전망치를 전면 수정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운영하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작년 10월에 세웠던 올해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를 최근 달러당 1천110원에서 1천50원으로, 엔ㆍ달러는 달러당 82엔에서 90엔으로 각각 긴급 수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2천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해왔지만, 이는 엔ㆍ달러 환율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가정한 것인데다 이미 수년 전에 계산했던 것"이라며 "엔저로 인한 간접피해를 포함하고 최근 수출 비중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faith@yna.co.kr ykbae@yna.co.kr]

 

1달러=92엔 뚫어… 日기업들은 잔칫집
한국경제 | 입력 2013.02.01 17:05 | 수정 2013.02.01 17:06

 

환율 2년7개월만에 최고…혼다·샤프 등 영업이익 급증

일본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엔화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급락하고 있다. 시장에서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달러=92엔'이 무너졌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2.25엔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2엔을 넘어선 것은 2010년 6월14일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엔화 가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유민주당 총재로 당선된 지난해 9월26일 이후 약 18% 떨어졌다.

 

 

 

"엔저(低) 는 과도한 엔고 조정 과정"

일본은행이 아베 정권의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에 적극 협력하는 행보를 나타내는 가운데 신임 일본은행 총재 취임 후엔 엔화 가치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아소 다로(麻生太) 일본 재무상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저는 그동안 과도했던 엔고 현상이 조정되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차기 일본은행 총재 후보를 물색 중이며, 이달 중순께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은행 총재인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의 임기는 오는 4월까지다.

 

 

엔저 효과에 영업이익 대폭 개선

샤프와 혼다 등 일본 주요 대기업들은 엔저 효과를 등에 업고 줄줄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샤프는 2012회계연도 3분기(2012년 10~12월) 영업이익이 26억엔으로 전년 동기(244억엔 적자)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초 대규모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샤프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건 5분기 만에 처음이다.

 

혼다는 2012회계연도 1~3분기(2012년 4월~12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의 3배 수준인 1319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요타그룹의 경차 제조업체인 다이하쓰공업은 2012회계연도 1~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100억엔 상향 조정한 1300억엔으로 내놓았다. 일본 수출기업의 엔저 수혜와 관련해 노무라증권은 "엔·달러 환율이 1엔 상승할 때 일본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350억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95엔대까지 추가 하락 전망도

엔화 가치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엔화 가치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지게 될지도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엔대까지 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타 가즈마사(岩田一政)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도 "달러당 95엔대까지 하락해도 엔화 가치는 균형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7일 "일본 내 20명의 외환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명이 달러당 95엔대 수준까지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