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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살수 없는 지구… 청정지역 하와이 CO₂400ppm 육박

잠용(潛蓉) 2013. 5. 2. 11:20

하와이 CO₂400PPM 육박… 지구 大氣 사상 최악 
조선일보 | 박은호 기자 | 입력 2013.05.02 03:33 | 수정 2013.05.02 10:38

 

한국은 이미 작년 400PPM 넘어…

하와이 CO₂ 450PPM 넘으면, 기후변화로 지구 파국 올수도

대규모 홍수와 한파, 이상 고온 등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의 대기(大氣) 중 농도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400ppm(피피엠·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을 곧 돌파할 전망이라고 국제적 기후변화 연구 기관인 스크립스(SCRIPPS)연구소가 1일 밝혔다.

 

전 세계 CO₂농도의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는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산에서 측정한 대기 중 CO₂농도가 지난 25일과 26일 일평균 399.7ppm을 기록한 데 이어 29일에도 399.5ppm으로 측정됐다. 미 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해발 3400m 높이에서 1958년부터 대기 중 CO₂농도를 측정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측소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랄프 킬링 소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약 300만년 전부터 시작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대기 중 CO₂농도가 400ppm에 육박한 상태"라며 "5월 중에는 400ppm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사진: 하와이 알로하섬에서 카약 타기 www.aloha-hawaii.com)

 

◇ 하와이발(發) 'CO₂위기 경보'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배출할 경우 대기 중 CO₂농도가 수십 년 안에 450ppm을 돌파한 뒤 금세기 말에는 540~940ppm까지 뛸 것으로 예상한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CO₂농도를 450ppm 이하로 막지 않으면 지구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과 미국·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시키면서 CO₂농도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 이동일 센터장은 하와이의 일평균 CO₂농도가 400ppm을 돌파하는 시기가 오는 5~10일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기후변화 과학자들 사이에서 400ppm은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이었는데,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최근 관측 결과는 이런 저지선이 무너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한국은 이미 400ppm 돌파
중국에서 불어오는 CO₂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에서는 이미 400ppm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됐다. 1990년부터 충남 태안에서 미국 NOAA와 함께 국내 대기 중 CO₂농도를 측정해온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은 "2012년 연평균으로 401.2ppm을 기록, 관측 23년 만에 처음 400ppm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하와이에 이어 세계 50여곳 관측소의 기록을 합한 세계 평균 CO₂농도도 곧 400ppm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용승 소장은 "하와이에는 CO₂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오염원이 거의 없어 하와이에서 400ppm을 넘으면 세계 평균은 400ppm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극 지방에서 몇 차례 400ppm을 넘은 적은 있지만, 북극은 CO₂를 흡수하는 식물이 거의 없고 북반구 지역에서 배출한 CO₂가 바람을 타고 모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CO₂농도가 짙은 편이다.

 

◇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CO₂농도가 상승하면서 지구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겨울에는 기록적 한파가, 여름에는 잦은 태풍과 폭우·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잇달았다. 일본 북부 지역에서는 작년 1~2월 큰 눈이 내리면서 150여명이 사망했고 1500여명이 다쳤다.

 

반면 여름엔 가뭄이 발생하거나 큰 비가 내리는 '기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다. 작년 8월 미국 뉴욕 등지에서는 집중호우로 도시가 침수됐고, 크로아티아 곡창 지대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2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 남부 지방엔 지난해 5월 홍수로 519만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