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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북통일

[X파일] 9일은 북쪽 총선일… 장수 정치인 남북 비교 (?)

잠용(潛蓉) 2014. 3. 8. 15:49

[정치X파일]

南 최고다선은 서청원·정몽준 7선, 北 최고다선은?
헤럴드경제 | 입력 2014.03.08 13:33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에 해당하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9일 치러지는 북한의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시대 개막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입니다. 선거 결과 공개될 대의원 명단은 지난해 장성택 숙청 이후 변화된 북한 권력구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총선이 끝나면 빠지지 않는 최다선 의원은 누굴까? 최고령은 누굴까? 여성 의원 비율은 어떻게 될까? 등 다소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자료를 뒤져봤습니다.

 

 

우선 북한의 최다선 의원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이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핵심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지만 김영남은 '겨우' 8선으로 세번째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최고다선 대의원은 10선의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양형섭은 1962년 제3기부터 시작해 2009년 제12기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양형섭은 제13기 선거에서도 중앙선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11선에 오를 것이 유력합니다. 1925년생인 양형섭이 최다선 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소련 모스크바대 정치경제학과를 나와 당 중앙당학교장과 마르크스·레닌연구소장을 맡는 등 공산주의 이론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찌감치 대의원이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9선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입니다. 1930년생인 오극렬은 제4기부터 제12기까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연임하고 있습니다. 오극렬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인 아버지 오중성과 5촌 당숙인 오중흡의 후광을 입어 혁명 2세대로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의원이 된 탓에 다선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오극렬 역시 이번 제13기 선거를 통해 대의원이 될 것이 유력해 10선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양형섭과 오극렬은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이제 초선이 되는 김정은은 물론, 각각 6선과 9선에 그쳤던 김정일, 김일성을 뛰어넘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정치9단으로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조차 9선으로 10선 고지를 넘지 못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6선에 그쳤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기록은 어마어마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19대 국회 최다선은 국회의원으로서는 신선의 경지라고 하는 7선의 정몽준,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두명입니다.

 

제12기 때 북한의 최고령 대의원은 1921년생인 리을설 인민군 원수였습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19대 국회의 최고령인 1942년생의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보다 무려 스무살 이상 많은 셈입니다. 리을설은 최근 고령으로 인해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제13기 선거를 통해 최고령 대의원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리을설 다음으로는 김일성의 동생인 1922년생의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인데, 김영주 역시 초고령이다보니 제13기 때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여성 의원·대의원 비율은 남북한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19대 총선 결과 여성의원은 47명으로 15.7%였으며, 북한의 제12기 여성 대의원은 687명 중 107명으로 15.6%였습니다. 다만 북한은 이전의 제10기와 제11기 때 여성 대의원 비율이 20.1%에 달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밖에 우리의 경우 19대 총선 투표율이 54.2%였던 반면 북한은 제12기 때 99.8% 투표율에 100% 찬성율을 보였다는 점도 눈에 띄는 차이입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비록 주권기관이고 대의원 선거가 일반, 평등, 직접, 비밀선거에 따라 진행된다고 표방하고는 있지만 그 지위와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