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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참패] 韓-伊, 너무나 다른 실패 대처법

잠용(潛蓉) 2014. 7. 5. 08:11

韓-伊, 너무나 다른 월드컵 실패 대처법
스포탈코리아 | 김도용 | 입력 2014.07.05 04:37

 

[스포탈코리아]2000년대 중반까지 유럽 무대에서 맹위를 떨치던 이탈리아 축구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승부 조작과 인종 차별, 폭행 사건 등이 문제가 되며 스타 선수들이 하나 둘 잉글랜드나 스페인으로 떠났다. 하지만 세계 축구 전술의 변화에는 늘 이탈리아가 중심이었다. 이제 겨우 다사다난했던 이탈리아 축구의 전반전이 끝났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후반전을 앞두고 '메타 템포'(하프타임)를 가져본다.

 


4년을 기다리며 준비했던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은 지난 6월 27일 끝났다. 1무 2패 초라한 성적이었다. 16년 만에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며,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이에 한국 축구팬들은 단단히 화가 났고 이는 지난 6월 30일 대표팀이 귀국하는 현장에서 '엿 세례'라는 굴욕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실패와 실망스러운 모습에 단단히 화가 난 국민들은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게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표팀 귀국 후 4일이 흐른 지난 3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자 월드컵 팀 단장이었던 허정무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허정무 부회장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홍명보 감독을 유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축구계에서 볼 수 없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그 동안 한국은 한, 두 경기에서 패한 뒤 여론이 좋지 못하면 감독을 경질했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관대했다.

 

한국은 축구협회와 감독 모두 책임을 회피 할 때 축구 강호 이탈리아는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벗었다. 이탈리아의 감독 체사레 프란델리와 잔카를로 아베테 이탈리아 축구협회장이다. 둘은 이탈리아가 16강에 탈락하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프란델리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2016년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계약 했었으나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프란델리 감독이 먼저 사퇴를 선언하자 아베테 회장은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질 테니 프란델리 감독은 남아달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은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이유로 얼마 남지 않은 아시안 컵을 이유로 들었다. 아시안 컵은 내년 1월 열리는 데 그동안 새로운 감독이 오면 오히려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감독과 협회장이 자리를 비운 이탈리아는 오는 9월부터 유로 2016 예선에 돌입한다. 이탈리아는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몰타,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조에 속해있는 상황이다. 크로아티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강팀이 없어 본선 진출에 어려운 상황은 아니지만 이탈리아는 책임을 느끼고 빠른 변화를 주기로 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월드컵 전부터 선수 선발과 평가전의 경기력 저하로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도 상대팀에 대한 맞춤 전술과 선수들 컨디션 조절 등에 실패하며 대회 내내 어려움을 겪는 공통점을 나타냈다. 하지만 둘은 월드컵 후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축구협회와 감독이 모든 잘못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반면 한국은 모두들 뒤로 한발 물러나며 사태가 조용해지길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글=김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