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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국회

[김영란법] 부정청탁 주요 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지면?

잠용(潛蓉) 2015. 3. 4. 21:04

'김영란법’은 내장이 배 밖으로 나온 형국
[베이비타임즈] 2015/03/04 14:01 등록 (2015/03/04 18:31 수정) 

 

[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  ‘김영란법'이 국무회의 공포는 차치하고라도 법제처 심의도 끝내기 전부터 수술대 위에 오를 처지에 몰렸다. 졸속입법 논란 속에 국회를 통과한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이 '잉크도 마르기 전'이 아니라 아예 '인쇄도 하기 전'부터 정치권에서 보완입법이 거론되고 있다. 본회의 표결결과에서 보듯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들은 온통 한통속이다. 법안이 만들어진 지 2년반동안 관심밖의 형태를 보여온 국회가 정무위 차원의 논의로만 방치하다 최근 며칠 새 허겁지겁 조문을 완성해 본회의 표결을 거친 지 불과 하루만인 4일, 2월 국회에서 마무리 한다며 여야 원내대표들이 서둘러 졸속입법으로 본회의 처리를 하면서 내부에서 조차도 조속한 보완입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수정보완이 거론되는 부분은 공직자를 넘어 민간영역까지 확장한 법 적용 대상, 시민단체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전문직을 제외한 민간부문 내에서의 형평성위배, 부정청탁 기준의 모호성, 검찰공화국의 전초기지화를 만들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권남용 가능성, 위헌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우자신고 의무, 직무와 무관하게 금액기준으로 청탁과 뇌물수수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조항, 등이다. 다만 여야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정을 요구하는 내용이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주로 '제5의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시민단체가 적용대상에서 빠진 부분과 부정청탁 기준의 애매함 등을 지적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검·경의 '표적수사' 가능성과 과잉입법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법안협상과 처리를 주도한 여야 원내 지도부조차 보완입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19대에서 정치인 본인들은 미꾸라지 빠지듯 잘도 빠지면서 애매한 민간기관들은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날강도 심보와 뭐가 다르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의 '근본취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모든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1년 반의 준비기간에 입법보완이 필요하다면 수정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잘못된 부분은 다 밝혀졌지 않는가? 몰라서 그런 이야기로 얼버무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책임하기 짝이없다 할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김영란법 예외조항(8조3항)에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부조등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의 금액수준을 시행령으로 정할 때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통속으로 똘똘 뭉친 결과이다. 여당 내에서도 법사위 간사인 홍일표 의원이 가장 강하게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무조건 돈 받으면 처벌하게 해놓은 것은 너무나 과잉금지"라며 "민간에서 언론은 들어가고 다른 공적영역인 시민사회 등은 빠졌느냐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검찰권남용과 과잉입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시행 전이라도 문제점이 드러나면 수정할 필요성에 동의했다. 문제점이 이미 드러난 마당에 집단으로 이기적인 발상은 정치인 본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무위 소속인 강 정책위의장은 "검찰개혁 등을 통해 검찰권의 남용우려에 대한 제도적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장난에 불가하다. 강 정책위의장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검찰의 권력남용으로, 6개월 전 김영란 전 대법관과 만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면서 "검찰권 남용을 막기 위한 주된의견 이라도 달았어야 한다는 일부분의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의적 수사문제 때문에 부정청탁 유형을 항목별로 나눠 구체적으로 적시했는데, 그러다 보니 법안자체가 약간 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보완입법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위원장은 "문제점을 빨리 보완하는 작업을 국회가 할 것이고 나도 그런 노력을 하겠다"면서 "본래 취지대로 공직자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형사처벌 전제조건이 되는 모호한 규정들을 명확히 손봐서 시민의 혼란이나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변호사회나 의사회, 방위산업체, 시중은행, 시민단체 등 다른 공적영역을 담당하는 부분은 왜 빠져 있는지 형평성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부분도 전부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만 교묘하게 빠져나갈 조항을 끼워 넣었다는 지적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지 않도록 서둘러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래 기자 star939@babytimes.co.kr]

 

[김영란법 '허와 실'] 취지 공감하나 '극약처방' 우려
[시사위크] 2015.03.04  11:44:15 
 

▲ 김영란법의 실익과 맹점 분석 도표.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우리 몸에 뿌리내린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항암치료제는 너무나 강한 독성에 암세포 뿐만 아니라 건강한 세포를 함께 죽인다. 그럼에도 생명을 위협하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건강한 세포의 죽음까지 불사해야 한다. 그래서 ‘극약처방’이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부패와 부정청탁이라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한 극약처방과 다름없다. 극약처방인 만큼 이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마저 죽을 수 있다는 우려는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시사위크>에서는 국가적 화두인 김영란법의 핵심 내용과 함께 ‘허와 실’을 분석해봤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된 김영란법의 골자는 법 적용대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을 수수할 경우,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핵심은 ‘직무관련성’이다. 앞서 벤츠여검사·스폰서검사 사건에서 공직자가 금품을 받은 것은 명백하지만 직무관련성을 입증하는데 애를 먹었다. 김영란법의 통과로 앞으로는 ‘직무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무조건 처벌 대상이 된다.

100만원 미만의 금품수수는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2~5배 사이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연간 수수액이 300만원이 넘는 경우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른바 쪼개기 수수를 막기 위한 방편이다. 적용대상자는 당초 고위공직자에서 전체 공직자, 공공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 종사자,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까지 크게 확대됐다. 그간 공직자들의 부모자식·형제자매의 비리가 적지 않았지만 최종 처리과정에서 직계혈족들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개선을 제안하는 경우는 제외된다는 것이다. 입법권을 가지는 국회의원의 행위가 대부분 공익목적이라는 점에서 국회의원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적용대상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는 위헌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공공의료원의 의사는 적용대상이지만, 민간병원 의사는 제외된다. 또 유치원 교사는 적용대상이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제외된다. 산업은행 종사자는 적용대상이지만 연기금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일반은행 종사자는 제외된다. 법 적용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불고지죄’도 논란이다. 형법상 범인을 은닉해줄 경우 처벌대상이지만, 부부나 직계혈족 등 가족은 예외로 두고 있다. 그러나 김영란법은 부부사이에도 위법행위가 있을 경우 서로 신고를 강제하도록 ‘불고지죄’를 규정했다. 위헌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모든 규정이 그렇듯이 김영란법에도 예외조항이 존재한다. 예외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일정가액 내 통상적인 사교·의례·부조 목적의 경조사비와 선물 ▲ 공직자의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 상급 공직자가 위로·포상 등 목적으로 내리는 금품 ▲ 직무 관련 행사라도 주최자가 통상적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 등 ▲ 그밖에 다른 법령이나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금품이다.

 

예외 조항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가액 내에서 사교목적으로 식사대접 등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 인정되는 가액은 대략 3~5만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혼이나 장례 등 경조사비의 제공이나 수수도 이 범위 내에서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금품’이라는 예외의 범위가 모호해 자칫 법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영란법의 유예기간을 두고 국회의원들의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안대로라면 김영란법은 2016년 3월부터 적용이 된다. 그러나 처리과정에서 6개월을 추가, 내년 9월부터 시행이 된다.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원들이 김영란법 적용을 피하고자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계성 기자  |  minjks@gmail.com]   

 
[김영란법 후폭풍] 사외이사, 그들은 누구인가? 

[파이낸셜뉴스] 2015.03.04 17:26 | 수정 : 2015.03.04 17:28

 

평균연령 59.3세·이사회 한번 참석으로 400만~950만원 받는 '예스맨' 

평균연령 59.3세. 주로 기업인·교수·관료 출신으로 회당 400만~950만원의 몸값을 받는다. 연간 10회 남짓 기업의 주요한 경영현안을 다루는 이사회에 출석하지만 "아니오(No)"라고 말하지 않아 예스맨으로 통한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주주의 전횡과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고, 이사회 중심의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 대부분은 '거수기' 내지 권력에 대한 '방패막이'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윤계섭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는 기업지배구조원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를 적격자이면서 독립적인 인사로 선정해야 하는데 추천 방법부터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외국과 같이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받거나 소액주주, 기관투자가의 의견을 받거나 공모절차를 거쳐 추천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최대주주·경영진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현행 사외이사 추천제로는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 상법은 자산규모가 2조원을 넘는 기업은 최소한 이사의 2분의 1을 사외이사로 등재토록 하고 있다. 코스피 업체는 1700여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며 코스닥 포함, 국내 상장법인 전체로 따지면 3000여명이다.

 

이들이 받는 보수는 회당 수백만원이다. 본지가 시가총액 상위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연간 보수액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8800만원 △현대자동차 9500만원 △SK하이닉스 7100만원 △현대모비스 7300만원 △포스코 6588만원 △SK텔레콤 8005만원 △신한지주 5600만원 △KB금융지주 9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이사회는 연간 10차례 남짓 열린다. 지난해 정기·임시 등 총 10차례 이사회를 개최한 현대차는 회당 950만원을, 포스코는 658만원을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셈이다.

 

직장인 한 달치 월급 이상이다. 심지어 연간 열 차례뿐인 이사회에 불참하는 인사도 있었다. 두 회사 사외이사 모두 경영진이 제시한 이사회 안건에 대해 단 한 건도 '반대'를 표명하지 않았다. 총 17회 이사회 개최에 사외이사들에게 평균 575만원을 지급한 KB금융지주는 이사회의 기능 마비로 사외이사들의 역할론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사외이사들의 법률상 권한과 책임은 일반 사내이사에 준한다. 그러나 이들이 법적, 경영상 책임을 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 점이 거수기로 전락시킨 이유로 지목된다. 다만 지난 1월 대법원에선 사외이사도 회사의 분식회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