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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청와대

[2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권, 분노의 원인은 덮고 공안 탄압 나서'

잠용(潛蓉) 2015. 12. 6. 03:35

"박근혜 정권, 분노의 원인은 덮고 공안 탄압 나서"

[오마이뉴스] 2015.12.01 18:57l최종 업데이트 2015.12.01 18:57l

 


▲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1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5일 서울에서 열리는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할 것과 12우러 총파업을 결의했다. ⓒ 조정훈


민주노총 대구본부 2차 민중총궐기대회 이어 12월 총파업 예고

정부가 오는 5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이라며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기자회견을 갖고 민중총궐기 대회 참석과 함께 총파업 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표자들은 1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나선 15만 노동자민중들의 분노가 서울하늘을 뒤덮었다"며 "노동자민중들의 분노는 가계부채 1천 조 대 사내유보금 700조로 극단적인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배경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은 분노의 원인은 덮어두고 민중총궐기를 빌미로 유례없는 공안탄압에 나서고 있다. 공안탄압의 노림수는 노동개악"이라며 "한국처럼 극단적인 빈부 격차 사회에서 평생 비정규직, 장시간 저임금, 마음대로 해고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개악은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한중FTA가 국회에서 통과된 것에 대해 "특히 쌀 수입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밥을 먹고 사는 국민들의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한중FTA는 그동안 체결한 50여 개 FTA와는 차원이 다른 농산물 시장개방의 완결판"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1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5일 서울에서 열리는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할 것과 12우러 총파업을 결의했다. ⓒ 조정훈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자본의 착취와 정권의 탄압 때문에 민주노총이 만들어졌다"며 "노동개악을 감행한다면 총파업으로, 민중들을 탄압한다면 민중총궐기로 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정훈 민주노총 대구본부 9기 부본부장 후보는 "우리는 개사룟값보다 못한 쌀값을 받고 있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평생 비정규직으로 가난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민중총궐기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이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이 되면 2000만 노동자가 죽고 한중FTA가 발효되면 농민들이 다 죽는다"며 "하지만 언론은 이런 우리의 목소리 대신 폭력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합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이미 수차례 노동개악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로지 재벌들을 위한 노동개악을 하려 한다며 노동개악 중단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전력을 다해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노동개악을 멈추지 않는다면 12월 총파업 투쟁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훈 tghome]


정부의 민중총궐기 불허, '다른 목적'이 의심된다

[오마이뉴스] 2015.12.01 18:06l 최종 업데이트 2015.12.02 10:05l

 

[언론포커스]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하여
'언론포커스'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고정 언론칼럼으로 격주 한 번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언론계 이슈를 다루면서 현실진단과 더불어 언론 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한 민언련 활동에 품을 내주신 분들이 '언론포커스' 필진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고승우(민언련 이사장),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김유진(민언련 이사), 박태순(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 신태섭(동의대 교수), 이완기(민언련 상임대표),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최진봉(성공회대 교수)의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 - 기자 말

 

전국농민총연맹(전농)이 오는 12월 5일 서울광장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를 경찰이 금지했다. 경찰은 "11월 14일 불법 폭력 시위의 연장선상에서 또다시 불법 폭력 시위로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금지 이유를 밝혔다.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때 있었던 불법폭력 시위로 미뤄보아 오는 5일 2차 민중총궐기 시위가 열리면 또 다시 폭력시위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노동단체들은 2차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어 경찰과 시위대 간 정면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헌재 "과거 전력 이유로 집회 금지해선 안 돼"

 


▲ '민중총궐기 대회', 경찰에 막힌 민중들 지난 11월 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 이정민

 

시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항의하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다. 정부가 이 자유를 제한하려면 해당 집회에서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의 행위가 집단적으로 이뤄짐으로써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끼칠 게 명백하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돼야 한다. 경찰은 집회를 신고한 전농이 20일 전인 1차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가한 점을 집회 금지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주최자의 성향이나 과거의 전력만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사실이 있다. 뿐만 아니라 1차 대회 후 조계사에 은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제의한 평화시위 제안을 받아들였다.

 

한 위원장은 지난 11월 27일 '현 시국 및 거취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2차 민중총궐기 대회는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 외 4개 종단에서도 평화시위를 보장하기 위해 경찰의 차벽 대신 종교인들이 사람벽을 쌓아 충돌을 막겠다고 자원했다. 누가 봐도 평화적 시위가 가능한 객관적 조건이 갖춰진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찰이 1차 대회의 폭력성을 빌미로 합법적인 시위를 금지한 것은 헌법 위반행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집회에서 충돌이 벌어지는 이유는 매번 비슷하다. 시위는 '주최 측의 집회 신고→경찰의 불허→주최 측의 집회 강행→경찰의 저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11월 14일의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도 집회에 앞서 시위과정을 사전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이 차벽을 쌓고 행진을 막아서자, 시위대들이 밧줄로 경찰차를 끌어내려고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상을 입는 불상사가 벌어졌던 것이다. 하여, 집회 측은 폭력사태의 원인 제공자가 경찰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경찰이 폭력시위 가능성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 금지 이유는 설득력이 약하다. 그러면 경찰은 왜 헌법이 보장한 집회를 금지했는가? 경찰이 시위를 금지하면 시위대의 반응은 뻔하다. '도발'하려는 저의가 엿보인다.

 

시위대 반응 뻔히 알면서 금지하는 이유는?

 


▲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강화하는 경찰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을 준비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개리 마르크스 명예교수는 "민주국가 시위의 경찰 규제 고찰"이라는 글(1999)에서 1960년대에 미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에서 흔히 발생하던 폭력사태가 20세기 말에 와서는 크게 줄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 원인 중 하나로 경찰이 시위대에 가하는 국가 폭력이 줄어든 점을 들었다. 시위가 폭력화 하는 1차 책임이 경찰에 있다는 뜻이다. 경찰이 시위대를 도발하는 행위가 시위를 폭력화하는 도화선이었다. 따라서 경찰이 폭력을 자제하니 폭력시위도 줄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군사정권 시절 한국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다.

 

1960~1970년대에는 미국에서도 폭력시위가 많았다. 시위 군중의 폭력은 닉슨이나 레이건 같은 보수 정치인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개리 마르크스 교수는 지적했다. 폭력시위가 군중의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행동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제2차 민중총궐기 시위를 경찰이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민중총궐기 시위를 거론하며 이슬람국가(IS)와 연계시키려는 발언을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 국가의 국민이 정부를 상대로 불만을 표출하는 권리의 하나인 집회 시위를 정치적 종교적 파괴행위인 테러와 같은 차원의 행동으로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하는 발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공언하는 경찰의 태도는 명백한 폭력시위를 부르는 도발이다. 또한 이날 시위에서 또 다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폭력 사태가 벌어진다면, 경찰 그리고 해당 지시를 내린 정부가 일차적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 글쓴이는 언론광장 공동 대표입니다.

 

열세 살 '대구 초딩'도 나라 걱정, 부끄럽지 않나요?

[오마이뉴스] 2015.12.04 21:29 l 최종 업데이트 2015.12.04 21:29l

 

[인터뷰] 12.5 대구 학생 총궐기를 준비하는 청춘들
지난 11월 14일 경찰은 고압의 물대포로 맨손 상태인 69세 농민을 조준했습니다. 그가 의식을 잃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져도 경찰은 계속 물대포를 쏘아댔습니다. 그를 도우려 다가간 이들에게도 조준은 계속되었습니다. 현장 동영상이 SNS와 포털사이트에 나타나면서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여론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날 절규하듯 요구사항을 외친 국민을 향해 꽁꽁 얼어붙은 칼날 같은 말을 토해냈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국민들을 테러리스트, 'IS'로 규정했습니다. 1차 민중총궐기가 끝난 후 새누리당의 아성, 대구 청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10대, 20대, 30대 청춘들이 오는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 때 서울로 상경하지 못하는 청춘들을 모아 대구 학생총궐기를 열기로 했습니다. 11월 말 누군가 트위터에서 제안하자, 짧은 시간에 50여 명이 모였고 재능기부로 집회를 준비 중입니다. 대구에서 학생 총궐기 집회를 개최하는 청춘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기자 말

 

"서울 상경 어려운 우리, 대구에서 뭐라도 해보자"

 


▲ 12월5일 대구 학생총궐기 준비에 한창인 스태프들. 토론하며 처음 하는 피켓 만들기도 진지하다. ⓒ 조석원 
 

어느덧 대구에도 제법 세찬 바람이 손가락 끝에 차갑게 와 닿는다. 날씨가 흐렸던 지난 3일 오후 대구 학생총궐기를 준비하는 청춘들을 만났다. 앳된 얼굴에 눈빛은 보석처럼 반짝였다. 트위터에서 오는 5일 대구 학생총궐기 준비를 위해 스태프를 자처한 청춘들은 당일 집회에 사용할 피켓을 만들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으로 바쁜 이들이 무엇 때문에 분노하게 되었는지,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에서 왜 학생총궐기를 진행하려고 하는지 몹시 궁금했다. 실무 준비로 바쁜 와중에 틈틈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이들 활동을 제약할 수도 있어 익명을 사용했다).

 

- 우선 만나서 반갑습니다. 학생 총궐기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청춘1 : "대구 학생총궐기는 지난 11월 14일 광화문에서 진행한 1차 민중총궐기 때 경찰의 과잉 진압을 보고 분노한 사람들이 트위터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되었어요.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인 정부의 대응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안타까움을 토해냈어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시위를 한 번 열어보자는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갔어요. 그래서 대구를 포함해 부산, 경주, 천안, 강원, 제주, 공주, 대전, 광주 각자의 지역에서 총궐기를 준비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죠. 사실 저희 청년들은 엄청 바빠요. 스펙 쌓느라, 아르바이트 하느라….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막상 토요일에 상경하려니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은 못 가지만 무엇이든 함께 의견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지역 학생총궐기를 준비했어요. 2차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12월 5일 오후 4시. 대구 한일극장 앞에서 서울과 동시에 총궐기를 진행합니다. 지역에서 총궐기를 하려는 이유는 바로 가까이에서라도 함께 행동해보자는 마음이에요."

 

- 그렇군요. 저도 트위터를 통해 대구 학생총궐기의 주요 요구안을 보았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온전한 인양, 노동개악 중단, 차별금지법 제정 등 총 4가지 요구를 내걸었던데, 이 4가지를 주요 주제로 올린 이유가 있나요?
청춘2 : "우선 지난 1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11대 요구안 중에서 4가지를 선정했어요. 트위터에서 많은 의견을 들으면서 선정하였죠. 우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10대들의 열망이에요. 저희가 트위터에서 모였는데 10대들이 정말 많거든요. 노동개악 중단은 저와 같이 비정규직이거나 알바생 혹은 취업을 준비하는 20, 30대들의 요구이고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우리 모두의 문제잖아요. 세대를 넘어서 모든 분들이 진실을 알고, 제대로 인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어요. 차별금지는 인권 측면에서 함께 넣었어요. 69세 농민을 향한 경찰의 살인적 폭력은 물론, 장애인 등 각종 소수자들이 우리나라에서 굉장한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열세 살도 나라 걱정하는데 정부는 뭐하는 건지"

 


▲ 처음 만든 피켓을 든 대구 학생총궐기 준비모임 처음 만든 피켓을 만들고 한 컷. ⓒ 조석원 
 

- 경찰 차벽으로 광화문 일대를 원천봉쇄하고, 고압 물대포를 시위대에게 직사하는 등 정부가 민중총궐기 시민들을 테러범 취급하며 집회 자체를 불허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청춘3 : "사실 평소에는 정말 평범하게 살았어요. 지역에서도 총궐기를 만들어보자는 트윗을 보고 스태프를 자청한 것도 1차 민중총궐기에서 물대포를 살인적으로 사용하는 경찰의 대응을 보고 엄청 분노했거든요. 특히 부상자를 싣고 가는 응급차를 향해서 물대포를 조준하는 걸 보고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이건 살인미수 아닌가요? 차벽도 위헌이라는 목소리가 있는데, 거기에 사람에게 그런 엄청난 물대포를 어떻게 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경찰이 그런 식으로 집회를 원천봉쇄하니까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성사시키려고 한 거잖아요. 누가 준법 정신 운운하는 건지, 우리 정부와 경찰은 너무 뻔뻔한 것 같아요. 헌법에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쓰여 있어요. 기본권을 먼저 침해한 것은 박근혜 정부잖아요. 신고제인 집회를 허가제처럼 사용하려는 것도 정부고요.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게 범법 아닌가요? 복면금지법은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복면을 쓰고 시위에 참가하면 무조건 기소하겠다고 하는 것도 순 억지인 것 같고요."

 

- 정말 화가 많이 난 것 같군요. 그럼 대구 학생총궐기를 준비하면서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
청춘1 : "사실 우리는 대구의 여느 집처럼 보수적인 부모님을 두었답니다. 뉴스 보다가 사회적인 내용이 나오면 정말 부모님과 신경전이 대단하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우리 대구도 좀 변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그런 목소리를 내 본 경험이 없었어요. 처음 스태프로 참가해서 집회를 만들려고 하니 앞이 깜깜하더라고요. 집회 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랑 준비해야 할지, 연설문은 써야 하는지, 집회신고는 어떻게 하는지…. 저희에게는 하나하나가 다 처음이고 힘든 과정이었어요."

 

청춘2 : "전 대학생인데 주변 친구들과 가끔 나라 걱정을 할 때가 있어요. '큰일이다', '민주주의가 아닌 것 같다', '헬조선이다' 이러면 많이들 공감하지만, 막상 행동하자며 집회 같은 곳에 가자고 하면 한두 명 외에는 모두 도망가요. 저는 비정규직, 인턴 같은 우리 장그래들이 과도한 경쟁을 강요당하는 현실을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해요. 자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사회가 못나서 그런 것인데, 바보처럼 자기 탓만 하고 있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요. 친구들이 현실을 제대로 응시했으면 해요.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그 근본 원인을 생각해보자는 것이죠. 내 탓도, 네 탓도 아니에요. 바로 사회와 정부의 잘못이거나 실수가 만든 것이죠. 그래서 함께 행동하고 외쳤으면 해요."

 

청춘3 : "총궐기를 준비하면서 만 14세 미만 청소년은 참가 못하게 했어요. 아직 초등학생들이라 부모님 허락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6학년 13살 친구가 참가하면 안 되느냐고 엄청 조르던 게 기억에 남아요. 13살도 이렇게 나라 걱정인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는 건지. 에휴."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청춘1 : "미디어에선 집회 시위의 폭력적인 측면만 부각해요. 그 주체가 시위 참가자든 경찰이든 마찬가지로요. 저희는 집회의 일부분만 보지 말고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13만 명이 거리에 나왔는지, 그들이 외치고 절규하는 목소리가 무엇인지, 그 목소리가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노동자들은 무엇을 외치는지, 농민은 무엇을 외치는지, 청년들은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런 것은 미디어에서 거의 다루지 않더라고요. 국민들 목소리는 안 듣고 본질을 흐리면서 폭력에만 모든 초점를 맞추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청춘2 : "다시 한 번 함께 행동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2월 5일 토요일 오후 4시 대구 한일극장 앞. 함께 해주세요. 학생총궐기지만 누구나 환영합니다."

 


▲ 대구 학생총궐기 웹포스터. 굳게 주먹쥔 손 아래 청춘들의 민주주의 열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 조석원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발걸음 앞에 옅은 눈발이 흩날린다. 대구에서 총궐기를 준비하는 청춘들의 마음처럼 세상이 변할 수 있을지, 이곳 대구가 변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조석원(highwindow)]

 

□  편집/ 손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