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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21C 최악의 건물 고척 스카이돔

잠용(潛蓉) 2015. 12. 25. 11:44

21C 최악의 고척돔, 잠실돔은 제대로 짓자
OSEN | 입력 2015.12.25 05:58

 

박시장 건설계획 재천명, 난관 수두룩
21C 최악의 돔구장 혹평 고척돔 반면교사

[OSEN=김태우 기자] 박원순 시장이 잠실 신구장을 돔구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야구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고척스카이돔이 혹평을 받은 가운데 잠실돔구장 신축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가 많다는 평가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잠실 신구장의 돔구장 건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평소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이에 한 시민이 “야구에 좀더 관심을 가져달라”라는 트윗에 “잠실야구장 제대로 된 돔구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라고 답변을 달아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1980년대에 지어진 잠실야구장은 건축된 지 30년을 훌쩍 넘어 현재는 시설이 많이 노후화 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물론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이 매년 많은 돈을 들여 시설 개보수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적인 성지인 잠실구장을 신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서울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최근 강남구 코엑스와 한국전력 부지 주변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발표한 서울시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제2롯데월드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정비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를 사실상 재개발해 그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다.

 

이에 잠실야구장을 새로 짓고, 현재 야구장은 철거해 복합문화센터를 짓겠다는 기본적인 계획이 서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시장이 잠실 신구장을 ‘돔구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야구계는 이를 반기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서울시의 돔구장 신축 의지 자체에 대해 현 시점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서울에 상징적인 명소가 생기고, 야구팬들도 좀더 좋은 시설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다. 산적한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초 서울시는 잠실 신구장을 2만5000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으로 만들겠다는 기본적인 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의 책임자 중 하나인 시장의 입에서 돔구장 발언이 나왔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재원조달 문제부터 뚜렷하게 드러난 방법이 없다. 한 관계자는 “광주나 대구 신축구장의 사례로 볼 때 LG와 두산에도 일정 부분 건축비를 분담케 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방형 구장과 돔구장은 그 비용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두 구단은 아직까지 별다른 협의가 이뤄진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재원을 마련하고 양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착공이 된다고 해도 고척스카이돔의 사례가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임 오세훈 시장의 서남권 야구장 건축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고척스카이돔은 아마추어 전용 야구돔, 그리고 하프돔으로 건설될 계획이었으나 수차례 설계변경이 이뤄진 끝에 완전 돔구장으로 바뀌었다. 입지와 야구계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런 독단적인 변화 끝에 결국 수많은 혈세가 투입된 것에 비해 완성도는 형편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은 “21세기 이후 지어진 돔구장 중 최악이다”라고 단언할 정도다.

 

물론 잠실 돔구장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단계이며 엄밀히 말하면 ‘구상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추이를 보면 언제쯤 삽을 뜰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며 시장이 바뀌면 계획이 또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가장 이상적인 기초를 만들고, 그 기초에 야구 및 문화 관계자들이 합류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모두가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는 고척스카이돔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