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대 vs 1명"...
알파고-이세돌 대국 '불공정 논란'
JTBC | 강나현 | 입력 2016.03.11. 20:31
[앵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무의미하다. 앞서 이승녕 부장과도 잠시 짚어봤지만 어차피 이 9단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고 불공정한 경기라는 얘기인데, 오늘(11일) 하루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세돌은 필패할 것이다.' 한달 전 SNS에 오른 이 게시물이 오늘 뒤늦게 인터넷을 달궜습니다. 자신을 IT 전문 변호사로 밝힌 게시자는 이번 대국을 불공정한 게임으로 규정했습니다. 알파고가 단일 컴퓨터가 아니라, 광케이블로 사실상 1202대의 컴퓨터를 동원하기 때문에 일대일 대결이란 바둑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처음부터 알파고가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힌 만큼, 정확한 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한국기원이 구글에게 알파고의 기보를 요청했다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한국기원 측은 부인했습니다.
[양재호 사무총장/한국기원(프로기사 9단) : (구글에 알파고 관련 정보) 요청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실제로는 요청을 하지 않았어요.]
이 9단의 패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검증되지 않은 추측과 주장이 무성한 가운데, 내일 3차전에서 이 9단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한순간도 앞선 적 없어" 이세돌, 알파고 실력에 당혹
[JTBC] 입력 2016-03-11 08:30
이세돌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앵커] 알파고와 1국에서 패한 뒤, 흔들리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인 이세돌 9단은 또한번 패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순간도 앞서지 못했다" 완패를 인정했는데요. 앞으로의 승부에 대해서도 "한판이라도 이기겠다" 한발 더 물러났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알파고와 두 번째 대결을 마친 뒤 이어진 이세돌 9단의 기자회견은 내내 무거웠습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완패를 인정했습니다.
[이세돌 9단/프로기사 : 할 말이 없을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순간도 앞섰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승부를 지켜본 프로기사들 역시, 알파고의 실력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마이클 래드먼드/2국 영어해설가 : 알파고의 실력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꼈고 바둑을 두는 기품이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2연패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이 커진 이 9단. 앞으로의 대국은 감정 동요가 없는 알파고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1국이 끝나고 앞으로 승부는 50대50이라고 말했던 이 9단은 2국이 끝나고선 한발 더 물러섰습니다.
[이세돌 9단/프로기사 : 이제 2대0이고, 쉽지 않을 것이지만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알파고의 '무서운 끝내기'… 이세돌 충격의 2연패
[JTBC] 입력 2016-03-10 21:08
[앵커] 설욕전에 나섰던 이세돌 9단이 다시 한 번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9단은 어제(9일)와 달리 침착한 바둑을 선보였지만 알파고의 냉정한 계산 능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돌을 던졌습니다. 구동회 기자입니다.
[기자] 알파고는 초반부터 새로운 작전으로 이세돌 9단을 압박했습니다. 지금까지 양화점으로 대국을 시작했던 알파고는 처음으로 소목에 돌을 두며 선제 공격에 나섰습니다. 50수 무렵, 이 9단은 알파고의 실수를 파고들어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때를 기다리던 알파고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자 이 9단이 갑자기 흔들립니다. 승부는 이 9단이 제한시간 2시간을 다 쓰고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급격히 알파고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계산에 강한 알파고는 끝내기에선 완벽에 가까운 바둑을 선보였습니다. 결국, 211수 만에 이 9단이 돌을 던지며 불계패를 선언했습니다.
[유창혁 9단/프로기사 : 이세돌 9단이 너무 안전하게 뒀습니다. 알파고가 어제 끝내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끝내기에서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종합 전적 0대2로 막판에 몰린, 이세돌 9단. 내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모레 오후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 3차전 대결에 나섭니다.
[세기의 대국]
IT·과학계 "이세돌, 알파고 꺾을 가능성은 제로"
연합뉴스 | 입력 2016.03.11 14:59 | 수정 2016.03.11 15:35
[사진] 2국마저 패한 이세돌 9단
알파고 5전 전승 전망… 매수마다 끝까지 수읽기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3연승할 수 있을까? 인류 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IT업계와 과학계는 앞으로 남은 3번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알파고를 꺾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이 1997년 체스 게임을 완전히 정복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통해 바둑까지 평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딥러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지금 같은 조건이라면 이세돌 9단이 이기는 길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대표는 "알파고는 고도의 최첨단 알고리즘을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에 얹은 수학"이라며 "알파고는 가능한 모든 착점에 대해 대국 끝까지 수읽기를 해서 가치 평가를 하지만 인간은 30∼40수 정도 앞을 내다보는 수읽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너무나 불공정한 싸움"이라며 "기계의 수읽기 시간을 제한하든지 아니면 수읽기 한도를 30~40수로 제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세돌 9단이 판후이와의 대국을 보고 알파고를 얕봤고, 무조건 이기는 수만 두는 알파고의 경기방식이 대국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 대표는 이세돌 9단이 안정적인 집내기 바둑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패싸움을 포함해 초반에 난전을 벌이면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않는 이상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이 9단의 승리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기존에 묘수나 정석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인간의 시야에서 본 최선의 해결책이었지만 알파고는 인간의 시각에서 '실수'로 여겨지는 수들을 놓고 승리했다"며 "알파고의 계산이 인간보다 훨씬 멀리 내다보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후이를 꺾었을 당시 알파고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알파고 개발자 데이비드 실버는 알파고가 16만 개의 기보를 5주 만에 학습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는데 지난 5개월이라는 시간은 더 많은 학습을 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대국 시간과 관련, "알파고는 판후이와의 대결 때보다 생각할 시간을 2배 더 가졌다"면서 "이 9단이 고수였기 때문에 시간이 늘어났겠지만, 연산 시간이 길어지면 알파고에 훨씬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역시 "둘을 두는 횟수가 많아지면 컴퓨터가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다"며 이 9단의 5전 전패를 예상했다. 조 교수는 "인공지능은 실수를 해도 돌을 두면서 빠르고 멀리 내다보는 계산에 힘입어 만회할 기회를 계속 만든다"며 "컴퓨터를 엄청나게 돌려 계산한 후 이겼다고 하는 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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