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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축 현판] 옛사진으로 복원건물 현판 오류 바로잡는다

잠용(潛蓉) 2016. 5. 13. 14:08

사진이 거짓말하랴, 덕분에 궁궐 현판 오류 바로잡는다
뉴시스 | 신동립 | 입력 2016.05.13. 10:55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바탕색 13건, 글자색 2건, 형태 5건, 단청·장식 9건, 게시 위치 1건 등 현판 24개에서 오류 30건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이 궁궐의 옛 사진 속 현판과 현재 설치된 현판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이 가운데 바탕색과 게시 위치 오류 14건을 올해 우선 교정한다.

 

↑ 게시위치 오류, 창덕궁 희우정

 

↑ 글자색 오류, 창덕궁 선정전

 

↑ 테두리 오류, 창덕궁 소요정

↑ 바탕색 오류, 경복궁 청연루

 

↑ 단청·장식 오류, 경복궁 건춘문

 

경복궁 자경전 누마루의 ‘청연루’는 경복궁 중건 당시 원형이거나 일제강점기에 유지 관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사진에서는 흰 바탕에 검은 글자이므로 보수 시 개칠을 하면서 색이 바뀐 듯하다. 고사진 속의 경복궁 ‘건춘문’ 현판은 알판의 테두리에 밝은 띠가 선명하다. 현재는 이러한 띠가 단청이나 다른 장식 부재로 표현돼 있지 않다. 후대 개보수 과정에서 테두리 장식이 제거됐다고 본다.

 

창덕궁 ‘선정전’은 글자색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 바탕이 검은색으로 나타나면 글자는 흰색 또는 금인 것이 대부분이다. 선정전 고사진에서 바탕의 검은색은 명확하며 글자는 흰색이라기보다는 짙은 유색이다. 유색 글자는 단청이 박락돼 나무 색이 드러나거나 금으로 됐을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 테두리의 단청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는 점과 건축물의 위계로 봤을 때 금 글자일 개연성이 크다.

 

건축물과 같이 촬영되는 현판의 특성상 게시 위치가 확인되는 사례는 많다. 현판의 게시 위치는 건축물의 어칸으로 논란이 적은 사항이지만, 간혹 짝수칸의 건축물에서는 위치 혼동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번 조사연구에서 밝혀진 창덕궁 ‘희우정’의 게시 오류다. 희우정 현판 자체는 원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게시 위치는 고사진과 현재가 다르다. 고사진에는 동편의 대청 쪽, 현재는 서편의 방이다. 동궐도형의 희우정 부분에서도 현판의 위치는 동편 대청 쪽으로 표기돼 있다. 현판의 원위치는 대청칸의 중앙으로 판단된다.

 

창덕궁 후원의 정자인 ‘소요정’ 고사진 속의 모습은 궁양형 현판으로 직선형 테두리에 단청문양이 시전돼 있다. 그러나 현 소요정 현판은 테두리 없는 편형이다. 테두리가 유실된 것인지, 아니면 기록되지 않은 다른 사정으로 제거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주로 별당과 후원의 정자 등에 궁양형 현판을 사용하는 사례로 볼 때 소요정 현판은 테두리에 단청이 시전된 편양형이 원형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나선화 청장은 “원형 색상에 대한 고증이 명확하지 않은 글자색 2건(창덕궁 선정전 현판 등)과 오류사항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으나 세부적으로 원래의 형태·단청·장식을 재현하기 어려운 형태 5건(창덕궁 소요정 현판 등), 단청·장식 9건(경복궁 건춘문 현판 등) 등 16건은 현 상태를 유지하되, 추후 현판 노후 등으로 인한 수리상황 발생 시 추가 고증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