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데일리안 = 류영주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재외‧해외동포 여러분,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이 순간에도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 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입니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 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입니다.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입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습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 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동아시아 광복의 날이었습니다.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세계는 고도의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왔습니다.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습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구조를 포용과 상생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겠습니다. 대중소 기업과 노사의 상생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과학자와 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성찰하면서도 스스로 비하하지 않고 함께 격려해 나갈 때,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크게 협력하고 더 넓게 개방하여 이웃 나라와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였습니다.
올해 11월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아세안 및 메콩 국가들과 획기적인 관계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립니다. 남과 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저성장, 저출산·고령화의 해답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광복의 그 날처럼 우리 민족의 마음에 싹틀 희망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희망과 열정보다 더 큰 경제성장의 동력은 없을 것입니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며, 함께 잘 살자는 것입니다. 세계 경제 발전에 남북이 함께 이바지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습니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랍니다.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같이해 주시길 바랍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역량이 커졌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
[현장영상] 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식 ③ / YTN
풀영상]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 연합뉴스TV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천안=뉴스1) | 2019-08-15 15:01 송고
▲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8.15 /뉴스1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 막판까지 고심
아시아투데이ㅣ홍선미 기자 | 기사승인 2019. 08. 11. 16:39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74주년 8·15 광복절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대일·대북 메시지 내용과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주말 동안 광복절 경축사 초안을 놓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의견을 나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일 메시지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지난 7월 4일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지난 8월 7일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공포하며 경제보복을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지난 8월 8일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품목 중 1건에 대한 한국 수출을 허가하며 강경 기조에서 다소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문 대통령 “일본 무역조치, 승자 없는 게임”… 관계 회복 강조 가능성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이 일방적인 무역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며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를 다시 한 번 강력 촉구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간 경제 갈등을 어떤식으로든 최대한 빨리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종전기념일이기도 한 8·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결정한다면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을 향한 메시지도 주목된다. 2017년과 2018년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는 ‘평화’였다. 하지만 올해는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을 앞두고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를 외면한 채 평화만 강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북한은 11일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한패싱’인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다시 들고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광복절 경축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수정될 여지가 많아 현재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일본·북한 상황 등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최종안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선미 기자 smhong@asiatoday.co.kr]
(광복절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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