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마리 베를렌 (Paul Marie Verlaine, 1844~1896)
프랑스의 시인. 동부 프랑스 메스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둘이 파리로 이주하여 어렵게 중등교육을 받았다. 파리 대학 법학부를 들어갔으나 곧 중퇴하고 파리시청 서기로 근무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1869년 <풍자시>를 통해 시단에 들어갔다. 같은 해 <멋있는 향연>을 발표하고 친구의 여동생과 결혼했으나 보불전쟁이 일어나 군대에 소집되었다.
그 뒤 파리코뮨의 반란에 가담하여 아내와 갈등을 겪기 시작했고 아르튀르 랭보와 동거하면서 아내에 대한 횡포로 지속적인 가정불화를 일으켰다. 시집 <말없는 연가>의 여러 편의 시는 이 무렵에 쓴 것이다. 1873년에 순간적인 감정으로 랭보에게 권총을 쏘아 2년간 감옥생활을 하였으며 출옥 후 깊은 회한에 뻐져 카톨릭에 귀의했다.
사실 베를렌은 결혼 직후 자신보다 10살 어린 천재시인 랭보를 만나 자신의 아내를 버리고 둘이 벨기에로 방랑여행을 떠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결국에는 두 사람 사이에 잦은 다툼이 생겼고 베를렌이 취중에 권총으로 랭보를 쏘았고 그 결과 2년간 금고를 하게 되고 이로써 둘의 동성애는 끝나게 된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토탈 이클립스>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시절에 <예지>〈지난날과 지금〉등을 발표하여 상징파 시인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높아가는 명성과는 달리 개인생활은 극도로 문란하여 말년에는 비참하게 보냈다. 즉, 누구보다 심한 우여곡절의 일생을 보낸 베를렌은 프랑스 상징시의 선구자로 명성을 얻었지만 끝내 명마와 가난으로 불우한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는 ‘시는 음악적이고 율동적이어야 하며 독자에게는 상징적인 말로써 나타내어야 한다’ 고 주장하여, 이른바 상징파의 길을 열었다. 시집 이외에 평론집 《저주받은 시인들》, 회상기 《나의 감옥》, 《참회록》등의 저서가 있다. [사진] 폴 베를렌
◇ 상징주의 시의 이해
이러한 심층 의식의 세계를 시의 내용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때까지의 시인들처럼 지성에 의지하는 표현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1880년대의 시인들은 그것을 '상징'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이를테면, 시인이 어떤 꽃을 보고 감동을 느끼는 경우, 그 꽃과 조금도 닮지 않았으면서 그 꽃과 그 꽃을 피우는 나무를 연상하게 하는 시어들을 하나의 구조 속에서 나열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징의 기법인데, 이러한 상징의 기법에 의하여 심층 의식의 세계를 노래한 시를 상징주의 시라고 한다.
◇ '가을의 노래' 감상
이 시는 베를렌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를렌은 처녀 시집 '사튀르니앵 시집'에서부터 상징주의의 경향을 찾아 볼 수 있다. 상징주의자들은 시에서 음악성을 상당히 중요시했는데 이는 사물에 뚜렷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시흥의 4분의 3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말한데서 알 수 있다. 이러한 음악성은 '암시'를 통해서 발현되고 이 암시는 곧 상징을 말하는 것이다.
이 시도 가을날의 쓸쓸한 심정을 표현하는데 상당한 음악적 요소가 보이고 있다. 인간 심연의 바닥에 깔린 감성을 음악적인 상징으로써 이끌어 내고 있는데,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은 화자 내면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 주는 역할을 해내고 2연의 청명이 울리는 '종소리'는 옛날의 기억 속에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와 같은 청각적 심상과 가을 이미지의 일치는 음악성을 통한 시적 효과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출처: 한마음의 멜로디]
Chanson d'automne, poème de Paul Verlaine - Charles Trenet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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