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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북통일

[지방선거] '통일은 대박'이 겨우 선거 홍보용인가?

잠용(潛蓉) 2014. 4. 1. 07:37

'통일대박' 만큼 '통일쪽박'도 준비하고 계시죠?
[이데일리] 2014-03-30 10:15


<신성대의 이제는 품격>
'대박' 기회주의적 명분 비쳐
쪽박이어도 해야하는 통일 태도적 가치 의미 담아야

수년 전부터 ‘가치’란 단어가 글로벌 비즈니스계에 화두로 회자되기 시작하더니, 근자엔 우리나라에서도 ‘가치추구’니 ‘가치경영’이니 하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만 기실 그 의미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성찰도 없이 그저 막연히 글로벌 성공기업들을 따라 읊조리는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끌려가 모진 고초 속에 살아남은 유대인 의사 빅토르 에밀 프랑클은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 ‘태도적 가치’로 분류했었다.

 

이 ‘가치(value)’를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적 시각으로 달리 해석하자면 우선 ‘경험적 가치’와 ‘태도적 가치’로 대별할 수 있겠다. ‘경험적 가치’는 또 다른 말로 하면 계산적 가치, 즉 유불리(有不利)에 따른 ‘제 수준 통빡에 맞춘’ 소위 합리적인 가치가 되겠다. 대개 기회주의자들이 추구하는 가치겠다. 그에 비해 ‘태도적 가치’는 인간 존엄성 및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체성에 기준을 둔 가치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무대에선 이 두 가치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반드시 낭패를 보게 마련이다. 이익을 추구할 땐 ‘경험적 가치’를 중시해야 하고 인간 존엄성과 정체성을 추구해야 할 땐 반드시 ‘태도적 가치’를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도(道)’란 ‘태도적 가치’ 추구의 동양적 표현

한국인들은 자기비하에 익숙해서 정작 자신의 좋은 문화를 잊거나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긴다. 그러다가 서양 선진국에서 누가 떠들어주면 그제야 그게 무슨 대단한 것인 양, 새삼스레 호들갑을 떤다. 근자의 ‘가치’에 대한 맹목적 따라읊기 역시 마찬가지 현상이라 하겠다. 사실 ‘태도적 가치’란 한국인들이 그토록 입에 달고 다니는 ‘도(道)’에 다름 아니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어떤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으로 ‘태도적 가치 추구’라 하겠다. 하여 도덕(道德)이란 곧 ‘덕(virtue)’의 추구란 의미다. 아무렴 도(道)를 닦든 ‘태도적 가치’를 추구하든 자신의 포지션(본분)부터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중간에 갈팡질팡 엉뚱한 길로 빠지지 않는다.

 

더없이 감정에 충실한 많은 한국인들은 이 ‘경험적 가치’와 ‘태도적 가치’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호불호(好不好)에 따른 ‘기호(嗜好)’를 자신의 ‘태도적 가치’인양 오해하고 있다. 똥고집이 곧 ‘가치’인줄 아는 것이다. 이념 또한 유행이자 수단일 뿐, 가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그런 걸 가치라고 우기며 지성인 혹은 지사인 양 한다. 이처럼 가치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다보니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무조건적 맹종이 마치 훌륭한 일인 양 착각하는 것이다. 한국 짝퉁 진보의 ‘닥치고 반대’도 거기서 나온다. 철이 안 들었고 또 안 들 것이라는 말이다. 영웅적 투사가 되고자 하다가 결국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되고 마는 것도 그 때문이다.

 

 
▲ 북으로 향하는 도라산역 발 기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국 진보 지식인들이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이 ‘경험적 가치’와 ‘태도적 가치’를 혼동하는, 아니 인식조차 못하는 대표적인 집단이 이 나라에선 정치인들이다. 가령 의사로서 길을 가다가 사이드로 밀리자 엉뚱하게 컴퓨터 백신을 만들고, 그마저 세계적인 기업이 되지 못하고 국내 중소기업으로서 한계에 이르자 대학 교수로, 하지만 연구니 논문이니 하는 것에 자신 없자 졸지에 대통령 하겠다고, 절대 민주당과 합당 안한다더니 자신이 창당 자금을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되자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며 합당(실은 입당)해버렸다.

 

자신은 신인이니까 그것도 새정치라고 우겨대지만 하는 짓은 갈짓자 정치꾼 중 으뜸이다. 나중에 뭐가 되든 자신의 정체성부터 확실히 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라도 뭔가 바뀌었으면 하고 막연한 바람으로 왕초보에게 운전대를 맡기려 드는 일부 국민이나 그런 상황으로 몰아가는 정치인들이나 한심하기는 매한가지겠다. 하여 허구한 날 ‘철학이 없다’ ‘개념이 없다’는 소릴 듣는 게다. 덕분에 ‘깡통’인지 ‘계륵’인지도 모르고 입맛 다시며 쫓던 늙은 여우만 우습게 되었다.

 

정체성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일본의 아베 정권 역시 이 ‘태도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는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다. 박사논문 표절 판정이 났음에도 버젓이 배지 달고 있는 국회의원은 버티면 살더라는 ‘경험적 가치’에 매달리기 때문이겠고, 막무가내 정권 퇴진운동이 정의구현인 줄 착각하고 막말도 서슴치 않는 극소수 종교인들은 ‘기호적 가치’라는 가치 아닌 가치, 헛것을 따르는 것이겠다. 법정과 감옥을 들락거리는 한국의 일부 재벌 오너들은 ‘태도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본 적조차 없을 것 같다.

 

‘가치’란 말조차 아까운 짝퉁 진보

천안함 폭침 4주기를 맞아 그동안 온갖 악담으로 거품을 물던 종북정당 인사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조의를 표해야 한다’며 안면을 바꾸는가 하면 추모식에 참석하려던 인사는 유가족들에게 쫓겨났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라 유불리에 따른 계산적 행동임을 모르는 국민이 없을진대 어지간히 다급했던 모양이다만 이미 사금파리, 밟히고 차일 일만 남았다. 이참에 안철수 따라 도로 민주당으로 들어가 연명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아무렴 까짓 통진당이 추모식에 오든 안 오든, 천안함 폭침을 자작극이라고 우기든 말든, 천안함에 참배를 하든 침을 뱉든, 군인은 그만한 일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 군인은 군인의 본분만 지키면 된다. 이순신 장군이 그렇게 매를 맞고도 고작 13척의 배를 몰고 다시 싸우러나간 것은 ‘태도적 가치’를 따랐기 때문이다. ‘경험적 가치’를 따랐다면 도무지 승산이 없으니 내던지고 도망갔어야 마땅했다. ‘기호적 가치’를 따랐다면 조선은 그때 망했다.

 

이순신 장군의 진짜 차별적 경쟁력 ‘창조적 가치’

진정한 용사는 유불리에 상관없이 패하거나 죽을 수밖에 없는, 세상의 경험법칙상 1%의 가능성조차 없는 전투라 해도 나가 싸운다. 13척마저도 없었다면? 뗏목이라도 엮어 타고나가 싸웠을 것이다. 그게 군인의 본분이다. 스파르타 레오니다스 왕의 300 용사도 페르시아의 10만 대군 행렬에 맞서 그렇게 싸웠고, 기드온의 300 용사도 강변의 모래와 같이 많은 적군을 기습하여 13만 5천 명을 전멸시켰다.

 

일본 유학중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전차가 달려오는 선로에 뛰어든 고(故) 이수현 군도 ‘태도적 가치’를 따른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강호 협객, 제도권 무사, 기사, 민간의 자원봉사 열사, 지사들이 그렇게 목숨을 바쳤던 것도 ‘태도적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인류사의 최고 성인으로 기록되는 예수나 소크라테스도 그래서 기꺼이 죽임을 받아들였다. 인간 존엄성,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안중근은 그래서 의연했다. 무혼(武魂)이야말로 ‘태도적 가치’의 전형이라 하겠다.

 

덕(virtue) 없는 가치(value)는 없다. 가치 없는 품격(品格)도 없다. ‘태도적 가치’ 없인 ‘창조적 가치’도 없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란 ‘창조적 가치’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자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무혼(武魂)은 무인만의 가치가 아니다.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이 진보를 계속 자처하고 싶다면 차제에 ‘사적(私的) 우물안 나와바리’에서 벗어나 선진문명권의 태도가치적 공적(公的) 아젠다로 글로벌 무대에 나서야 할 것이다.

 

‘통일대박’이 몰고 온 ‘닥치고 통일’ 열풍

문민정부 이래 이 나라 최고지도자들의 말의 격이 많이 떨어져왔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에 많은 시민들이 당황스러워 했다. 해외언론들도 이에 합당한 어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한다. 결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는 ‘대박’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북한 주민들 역시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온 나라가 ‘닥치고 통일’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도 가는 곳마다 ‘통일대박’을 외쳐댔는데, 과연 그만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아무렴 독일이 대박을 기대하고 통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남북한이 통일된다고 독일처럼 대박난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독일은 이렇게 요란스럽게 말로 통일하지 않았다.

 

우리가 부르짖는다고 통일이 제 발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통일에는 상대가 있기 마련인데 과연 상대도 통일을 바라고 있을까? 그들에게 물어보기라도 하고 ‘통일대박’인가? 그게 아니면 북한이 절로 무너져 남한에 흡수 통일 될 것이라 기대하는 건데 이는 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가 입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아 솔직히 낯간지러운 느낌도 든다. 어쨌든 ‘통일대박’이란 독일의 ‘경험적 가치’, 즉 통일 되면 우리도 독일처럼 잘 살고 강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 나온 말이겠다. 그렇지만 남의 나라 대박 나는 일이 뭐 그리 즐겁겠는가? 횡재, 즉 불로소득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대박’이란 용어에 과연 글로벌 선진사회의 리더들이 공감할까? 그저 입에 발린 인사치레에 지나치게 흥분하는 건 아닌지?

 

분단된 지 70년이 다 되었다. 고작 통일에다 ‘대박’이라는 기회주의적 명분을 내걸기에는 우리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 이왕지사 ‘태도적 가치’의 의미를 담은 아젠다를 던졌어야 했다. 북한 주민들의 인간답게 살 권리 회복, 인간존엄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양심에 호소하는 메시지여야 했다는 말이다.

 

대박이든 쪽박이든 ‘태도적 가치’를 따라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박통일’을 위한 모임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한반도를 이대로 두면 대형 사고를 칠 것 같아 미리 단속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통일이 아니라 현상유지가 6자회담의 목표다. 문제는 우리의 태도와 준비다. ‘태도적 가치’를 따른다면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라 해도 기어코 통일을 해내야 하고,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적 가치’를 쫓는다면 세계가 나선다 해도 통일은 점점 더 멀어만 갈 것이다. ‘경험적 가치’는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일에 대해 좀 더 깊은 성찰이 있어야겠다.  [글/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전병헌 "朴, 통일 대박보다 평화 정착이 우선"
[아시아경제] 2014.04.01 10:05 입력 2014.04.01 10:05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일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와 관련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을 엄중히 권고한다"면서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무력도발로) 북한이 얻을 것은 고립 뿐이며, 고립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에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에게 "통일은 대박보다 평화 정착이 우선되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태와 대치국면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야당도 통일 대박론을 납득하고 협력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당부했다. 전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을 꺼내 보이며 "(공약집) 380페이지에 "기초단체장과 읍면에 정당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돼 있다"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어떤 입장인지 최소한의 소신과 입장을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가 아니겠냐"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공자의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정치의 기본이 신뢰이고 실천이라는 말을 박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했다"면서 "제1야당 대표의 약속 이행 회담 제안에 박 대통령은 책임 있는 응답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통일대박-드레스덴 연설' 3일 만에 기다렸다는듯 터진 남북 포격전
[오마이뉴스] 2014.03.31 21:36l최종 업데이트 14.03.31 21:36l황방열(hby)

 

 

▲ 통일 구상 밝히는 박 대통령 (드레스덴=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현지시간)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 교수. 학생등을 대상으로 통일 프로세스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통일 드라이브' 북한과 교감 없었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통일 대박'발언을 시작으로 통일 드라이브를 본격화했을 때, 많은 이들의 최대 궁금증은 북한과의 교감 여부였다. 2월 12일과 14일,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북한의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남북고위급접촉'을 한 뒤 이산가족 상봉과 상호 비방·중상 중단에 합의하자, 이에 앞서 남북 간에 물밑접촉이 있었고 그 결과물이 수면위로 올라온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치러진 뒤 통일준비위원회 설치 발표에 이어 박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방침이 나오고, '드레스덴 연설'이 예고될 때도 역시 북한과의 교감여부가 큰 관심대목이었다. 그러나 애초 '통일 독트린'으로까지 예고됐던 '드레스덴 연설'의 실 내용은 북한과 '일정 수준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대단히 빈약했다.

 

'서울-평양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는 우리 정부가 이미 1990년 이후 6차례나 제안했다가 거부당한 것이었다. 북한은 특히 2008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포스트>지 인터뷰를 통해 이를 제안하자 "북남 관계 책임을 돌리려는 얕은 수"라며 맹비판했다. 북한이 '비핵개방3000'을 '반통일선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부르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사전 교감도 없이 불쑥 던진 데 대한 반발이었다.

 

드레스덴 선언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제안도 마찬가지다. 이미 박 대통령에게는 "편리한 시기에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까지 한 '김규현-원동연'라인이 있다. 이들은 이산가족 상봉을 끌어낸 바 있고, 북한이 헌법상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대표단'이라고 힘을 실어준 연결선이었다. 그런데 이 라인은 어디로 가고, 박 대통령은 독일에 가서 다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꺼냈다.

 

'드레스덴 연설'여운 가시기도 전에 포격전

 

 
▲ 합참의장 서북도서 현장지도 최윤희 합참의장이 연평도 포격도발 3주기를 앞두고 지난 2013년 11월 11일 오후 서북도서에 실전 배치된 스파이크 유도미사일 부대를 방문해 군사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그로부터 이틀만에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예고하고 나섰고, 3일만에 남북은 서해 NLL(북방한계선)에서 포격전을 벌였다. 드레스덴 연설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이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 발 중 100여 발이 백령도 인근 NLL 이남 최대 3㎞ 해상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해상사격 훈련을 사전 통보한 것과는 별개로 남한을 자극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는 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재 진행중인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 그 중에서도, 1993년 팀스피리트 훈련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상륙훈련(쌍용훈련)과 북한 어선 나포 사건에 대한 '단기적 대응'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박 대통령의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비핵화 발언과 관련해 "방구석 아낙네"(3월 2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북남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정치, 군사적 도발의 진범인도, 반인륜 범죄의 우두머리도 다름 아닌 박근혜"(3월 30일 조선중앙통신)라고 박 대통령을 실명비난하고, 4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과 연결시켜보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아직까지 공개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지만,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이 읽혀진다. 이는 박 대통령의 '통일 드라이브'가 북한과의 물밑교감이 없이 진행됐거나, 물밑접촉이 있었다 해도 낮은 수준이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북핵 문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선조치'만 반복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와 독일에서 한 숱한 북핵 관련 발언중에 핵과 관련, 북한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없었다는 점도 이미 북한의 이후 행보를 예측케 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과 뒤이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 목소리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선조치'만을 반복했다. 중국이 움직일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모자패키지 사업'(임신부터 2세까지 북한의 산모와 유아에게 영양과 보건을 지원하는 사업)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였지만, 그 외 박 대통령이 말한 교류협력사업 대부분은 5·24조치 그리고 북핵 문제와 연결돼 있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연설을 마친 뒤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이 드레스덴에서 시작된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날'은 통일의 날을 의미하는 것이겠으나, NLL에서 포탄을 주고받는 현재 상황에서 보면 공허할 수밖에 없다.

 

동독 출신 첫 총리로 자신을 "통일의 산물"이라고 표현한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한 조언이 절절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을 열린 마음(개방적 자세)으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4월 1일 한겨레 그림판] '남북 긴장의 대박'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4년 4월 1일 '통일대박 약속중'

 

 [장도리] 2014년 4월 1일 '정권이 곤경에 처하기만 하면...'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4년 3월 31일 '통일대박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