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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함정] "박 대통령 지지율 68.5%로 상승"… 그러나 '응답률'은 겨우 13.7%, 이것도 여론인가?

잠용(潛蓉) 2014. 4. 15. 16:54

“박 대통령 지지율 68.5%로 상승”

[KBS뉴스] 2014.04.14 (23:38) 수정2014.04.15 (00:57)

 

 

<앵커멘트> 6.4 지방선거 D-50일을 하루 앞두고 KBS가 여론 조사를 해봤습니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68.5%로 나타났습니다. 젊은층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8.5%였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6.5%였습니다. 지난 2월 취임 1주년 조사 때보다 긍정 평가가 5.4%p 올라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2,30대 젊은층에서도 부정적 평가보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아졌습니다.

 

<인터뷰> 김지연(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 부사장) : "대통령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보여줬던 모습들에 젊은 연령층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46.8%, 새정치민주연합 29.1%로 새정치연합은 통합 선언 직후보다 10.6%p 하락했고, 새누리당은 3.9%p 상승했습니다.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라면 수정할 수도 있다'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응답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기초 연금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 61.3%, '빨리 지급돼야 하므로 여야가 서둘러 합의해야 한다' 36.2%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무인기에 대해서는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응답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을 압도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어제 전화로 실시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오차 한계는 플러스마이너스 3.1% 포인트입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 68.5%, 2월보다 5.4% ↑
[데일리안] 2014-04-14 21:34 

 

 
▲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25일 시민들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월 취임 1주년 조사때보다 5.4%p 높아
6.4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68.5%로 나타났다. 14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68.5%로 지난 2월 취임 1주년 조사 때보다 5.4%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46.8%)이 새정치민주연합(29.1%)을 17.7%p 차이로 앞섰다. 새정치연합은 통합 선언 직후보다 10.6%p 하락했으며 새누리당은 3.9%p 상승한 수치다. 아울러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라면 수정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64.5%로, ‘무조건 지켜야 한다’(32.6%)보다 높게 나왔다.

 

또한 기초 연금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61.3%)가 ‘빨리 지급돼야 하므로 여야가 서둘러 합의해야 한다’(36.2%)보다 25.1%p 높게 나왔다. 한편, 이번 조사는 13일 유선과 이동전화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한계는 ±3.1%p, 응답률은 13.7%다.[데일리안 = 스팟뉴스팀]

 

여론조사, '응답률'의 덫!

'응답률' 낮으면 믿을 수 없는 허수... 목소리를 들어라!
[다음아고라] 2013.08.26 12:28 


<세계일보>에서 발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를 과학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관리'가 가능하다는 뜻이죠. '설계'에 따라 결과를 만들어 낼 여지가 상당히 크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여론조사 방식을 집전화만 할 것인지, 휴대전화만 할 것인지 혹은 두 가지를 어떤 비율로 섞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두 가지를 섞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설문 항목'을 만드는 것인데요. 질문의 방식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간혹 대놓고 어떤 대답을 강요하는 설문도 있지만, 보통 교묘하게 질문 속에 '의도'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죠. 그 외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유심히 봐야 하는 것은 '응답률'인데요. 사실 필자도 응답률 10%짜리 여론조사는 그만보고 싶다는 글을 쓰기도 했었죠.

 

◇ 박근혜 대통령 취임 반년.. "국정운영 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지난 24일, 지상파 3사 뉴스의 헤드라인은 '박비어천가'로 채워졌습니다. GH의 취임 6개월 맞이 기념 이벤트(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인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KBS - 64.3%, MBC - 65.8%, SBS - 70.4% 정말 놀라운 숫자죠? <오마이뉴스>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문제는 이 여론조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방송 3사 모두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조사했고,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라 밝혔다. 기간은 KBS, MBC가 23일 하루, SBS가 23~24일 양일간 조사했다. 또 응답률을 밝힌 것은 SBS뿐으로 12.1%라 말했다.

 

응답률은 여론조사에서 표본오차신뢰수준만큼 중요한 수치다. 몇 명에게 물어 몇 명이 답했냐는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천 명을 조사했는데 응답률이 12.1%라는 것은 약 8300명에게 물어 1000명만이 답했다는 뜻이다. 결국 SBS 여론조사 결과를 뜯어보면, 국민 8300명 중 704명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했다고 말한 것이 된다.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응답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조금 과장된 측면도 있습니다. 응답을 안 한 사람이 모두 GH가 국정운영을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론조사를 기피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죠. (여러가지 이유로) 바빠서, 귀찮아서, 02로 걸려오는 전화는 그냥 끊어버리기 때문에,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여론조사에 응하기 싫어서.. 물론 논리적으로는 8300명 중에서 704명 만이 '국정운영을 잘한다'고 응답한 것이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응답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난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 노 대통령 지지도 급상승... KBS 53%-SBS 43% <오마이뉴스>

지난 2007년 10월 6일, <오마이뉴스>는 위의 기사를 씁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급상승했다는 소식을 담은 뉴스입니다. 여론조사는 KBS-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것인데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53.7%로 나타났습니다. 이전 조사에 비해서 18.6% 상승한 수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얼마였을까요? 17.6%였습니다. 앞서 인용한 <오마이뉴스>의 논리대로라면, 5681명 중 537명이 잘한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 이대통령 국정운영 “잘하고 있다” 49% <한겨레>

시간을 약 5개월 정도 뒤로 옮겨보죠. 2008년 3월 3일,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MB의 취임 직후 국정운영 지지도는 49%였습니다. 과거의 정부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였습니다만 그러한 평가는 차지하고,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6.2%였습니다. 역시 <오마이뉴스>의 논리대로 따져보면, 6172명 중 490명만 '잘한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응답률만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 합당한 것일까요? 물론 응답률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신뢰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률은 10%로 낮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여론조사 응답률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는 아니지만, 위에서 인용한 세 가지 여론조사에서는 17.6% → 16.2% → 12.1% 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응답률'을 밝힌 여론조사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응답률'이 강조되기 시작한 최근에도 방송 3사 중 SBS만 응답률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오죽했을까요.

 

응답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여론조사에 대한 고민이 정말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문제를 여론조사 회사들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는 문제죠. 다만, 지나치게 응답률에만 집착해서, 응답자가 지나치게 적으므로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응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에도 그다지 높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과거의 조사들에 비해 '신뢰도'가 더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여론조사, 참 골칫덩어리입니다. 참고 자료로 삼기 좋은 자료이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이긴 합니다만 악용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우선, 여론조사 기관들이 보다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해야겠죠. '응답률'을 꼭 밝히는 것은 필수입니다. 또, 여론조사 설문 항목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질문을, 어떤 순서로, 어떤 뉘앙스로 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만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응답률의 덫'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들에는 허점이 많습니다.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들이 보여주는 숫자들에 현혹되어 '촛불'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앞으로 GH는 큰 화를 입게 될지도 모릅니다. 참모들이 정리해서 보고하는 70%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목소리'이니까요.

 

응답률이 낮다는 이유로 모든 여론조사를 무시하거나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모든 여론조사를 부정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중에 국정원과 관련해서 국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64.7%가 나왔고, 국정조사가 진상규명에 불충실했다는 응답도 69.9%가 나왔습니다. 권은희가 가장 신뢰간다는 응답도 40%나 나왔어요. 그런 가운데 GH의 국정조사 지지율이 60~70%가 나오는 겁니다. 왜 그럴까, 무엇 때문일까?

 

맥락을 이해하려고 해야해요. 무턱대고 '조작'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도 낮았습니다. 투표율이 고작 50~60%가 나오는데, 여론조사 응답률이 높다는 것도 사실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겠죠. 여론조사 기관의 투명화는 물론, 응답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겁니다. [어소뷰둘암 (wandering****)]


[여론조사의 덫- 응답률]
"10% 수준 머무는 '응답률' 최소 30%로 높여야"

[한국경제] 2012-11-23 17:13:40수정2012-11-24 03:43:46면

 


[사진]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사진)은 여론조사 신뢰성 제고 방안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여론조사만 인용하는 문화를 만들고,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여기에 여론조사 회사의 자구책이 더해지면 여론조사가 국민들의 판단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배 본부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방식이나 시간, 질문 문항 등에 따라 결과가 일부 달라지는 것을 두고 여론조사 자체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무리”라며 “여론조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론조사가 유통되는 문화를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방식으로 이뤄진 여론조사만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될 경우 여론조사 간 차이에 따른 혼선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때 오차범위와 신뢰도 등 용어에 대한 설명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도 있다”며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어제는 A후보가 이겼는데 왜 오늘은 B후보가 이겼느냐’는 문제제기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본부장은 또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 안타깝다”며 “다른 선진국처럼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주는 문화가 정착되면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10% 수준에 머무는 여론조사 응답률을 20~30%대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제도 정비 필요성도 제안했다. 그는 “여론조사 정확성을 높이자는 목적의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는 형편”이라며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홍준표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월 여론조사 목적에 한해 이동통신사가 휴대폰 번호를 제공할 수 있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배 본부장은 “여론조사 회사는 면접원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면접원 인증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01%差가 民意 반영?… 여론조사, 믿어 말어?
[한국경제] 2012-11-23 17:15:58수정2012-11-24 03:43:10면


갤럽, 美 대선서 롬니 승리 예측 '망신'
오차 범위내 결과 사실상 의미 없어
여론조사는 추이일 뿐 맹신은 금물

2010년 6·2 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5월 중순께. 언론사와 여론조사회사들은 사전 예측치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조사마다 편차는 있었지만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47.0~59.7%였다. 경쟁 상대인 한명숙 민주당 후보(31.8~36.8%)를 많게는 20%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인천시장에 나온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도 40~45%의 지지율로 32~39%에 그친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쉽게 낙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여론조사와 딴판이었다. 오세훈 후보는 47.4%의 득표율로 46.8%를 얻은 한명숙 후보를 불과 0.6%포인트 차로 이겼다. 개표 중반까지 계속 밀리다 막판에 근소한 차로 역전승한 것이다. 오 후보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뒤지자 패배를 인정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인천시장은 아예 여론조사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안상수 후보가 아닌 송영길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그것도 송 후보가 52.7%의 득표율로 44.4%에 그친 안 후보를 8%포인트 이상 큰 차이로 이겼다.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은 멀리갈 필요도 없다. 올해 4·11 총선 때도 반복됐다. 여론조사 회사 관계자들은 4월 초까지 원내 제1당으로 민주당을 꼽았으며 135~14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해 1당이 됐고, 민주당은 127석에 그쳤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최대 여론조사 회사인 갤럽은 지난 6일 끝난 미국 대통령선거 예측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갤럽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을 49% 대 48%로 앞선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롬니의 득표율을 너무 높게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득표율에서도 롬니에 앞서며 3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206명에 그친 롬니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갤럽은 망신만 당했지만, 망한 곳도 있었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The Literary Digest)’라는 미국 잡지사는 193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알프레드 랜던이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누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61% 대 37%로 뉴딜정책을 내건 루스벨트가 승리했고, 잡지는 2년 뒤 폐간됐다.

여론조사가 이처럼 자주 틀리는 것은 수많은 함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조사업체 성향에 따라 결과 편차가 나올 수밖에 없다. 만나서 직접 묻는지, 전화로 하는지, 휴대폰은 포함하는지, 사람이 직접 묻는지, ARS(자동응답시스템)가 하는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도 휴대폰을 조사 대상에 포함한 기관들의 오차는 평균 3.5%포인트로, 집전화만을 조사한 기관의 평균 오차 4.7%포인트보다 낮았다. 미국인 중 3분의 1이 집전화 없이 휴대폰만 사용 중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이거나 중남미계인 히스패닉이라는 게 이유다.

 

조사를 오전과 점심 저녁 중 언제 실시하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문구도 중요하다. “누구를 지지하는지” “누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지” “누가 당선이 돼야 한다고 보는지” 사이엔 많은 차이가 함축돼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구 하나와 단어 하나 때문에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쓰일 여론조사 문구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표본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0%가 채 안 된다. 10통 전화하면 한 통도 대답을 제대로 못 듣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전화를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으로 대체된다. 이러면 표본이 흔들린다. 여론조사를 잘못해 폐간된 미국 잡지도 자동차와 전화를 가진 잡지 구독자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일 경우 사실상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줘 그쪽으로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 효과’를 낳기도 한다. 0.01%의 차이가 민의를 반영하는지는 더욱 의문이다. 역선택에 따른 조사 결과 왜곡 현상도 나타난다.

 

표본조사 샘플을 조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조사기관이 표본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을 샘플에 몰래 포함시키는 게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2002년 단일화 때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정몽준 후보 측에서도 이런 의혹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표본이 과대포장될 우려도 있다. 연령과 지역별 응답자 비율이 실제 인구통계 비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반적으로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비율을 맞추기도 한다. 이때 해당 연령대 또는 지역의 경우 응답한 사람들만의 의견이 과대 포장돼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이런 여론조사의 한계 때문에 여론조사는 추세 등을 확인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는 참조만 할 뿐이지 이를 통해 중대한 일을 결정하면 명백한 오류를 낳게 된다”며 “특히 야권 단일화와 같은 대통령 후보를 뽑는 일을 여론조사로 한다는 건 매우 적절하지 못하며 경우에 따라 지는 쪽에서 결과를 승복하지 못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hu@hankyung.com]


박근혜 지지율 '사상 최고'?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오마이뉴스 | 입력 2014.04.23 17:01

 

[오마이뉴스 최요한 기자] 새벽마다 눈이 떠진다. 그리곤 머리맡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여전히 생존자 소식은 없고 날마다 황망한 소식만 들려온다. 낙담하고 다시 잠을 청하게 된다. 이 짓도 벌써 일주일째다. 짜증이 나고 답답하고 힘이 빠진다. 얼마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아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넘겨주나…" 하고 이야기하다가 울컥해서 방송사고를 낼 뻔했다. 아내는 뉴스만 보면 눈물을 흘리더니 이제는 아예 뉴스를 보지 않으려 한다.

 


▲ 간절한 마음의 시민들 '꼭 돌아와 다오'세월호 침몰사건 1주일째인 22일 오후 경기도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실종자 무사귀환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초등학교 4학년인 큰아들이 22일 현장학습을 갔다. 부지런히 유부초밥 도시락을 싸주는 아내, 들떠 있는 아들, 오빠를 부러워하는 둘째와 셋째. 평소 같으면 그냥 평온한 일상이겠지만, 무시무시한 저 사고가 자꾸 생각의 어깨를 짓누른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유체이탈 발언과 지지율은 관계가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서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지난 2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래 사람들을 질책하면서 철저하게 3자적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 사이의 제 3자적 위치에서 평론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다. 마치 정부와는 별개의 존재인 듯, 아래 사람들의 책임은 엄하게 묻겠다면서 정부의 수반인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 < 폴리뉴스 > 기고 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전임 이명박 대통령의 소위 '유체이탈 화법'을 꼭 닮았다. 특히 집권 첫 해 동안 보인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입장은 '유체이탈'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다.

"작금에는 부정선거까지 언급하는데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 - 2013년 8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이 상황에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자동응답 RDD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0%p라고 한다. 세월호가 16일에 침몰했으니까 침몰에 대한 여론조사의 반영분은 반쯤이라 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60주차 지지율(4월 셋째 주)은 64.7%를 기록했으며,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다음 날인 18일에는 일간 집계상으로는 취임 후 처음으로 71%를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위기관리체계가 엉망인데 여당 지지율이 이렇게 올라가고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박근혜 지지율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이번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뿐 아니라 다른 여러 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노출되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리얼미터 조사의 경우 4500만 국민 가운데 2500명을 표본으로 삼았는데, 이번 조사가 얼마나 대표성을 띨 것인가(표본추출 문제)의 문제, 가중치 보정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 사이의 이견(異見) 등이 분명히 있다.

 

아직까지는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여론조사는 전체의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지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이 71%의 지지를 받고 있다'라고 단정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글은 여론조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듯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정치 공학적 분석의 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있다. /ⓒ 청와대

 

[박근혜 지지율의 비밀①] /피난민 정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지지율 71%의 비밀은 바로 '위기감'이다.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은 '박근혜'라는 이름을 '구원자'로 읽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쓴 책( < 오마이선거 오마이전략 > 매일컴 펴냄)에서도 밝혔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여전히 피난민 정서가 버젓이 살아 있고, 이 정서의 근원은 사회 불안이다. 안전을 희구하며 '슈퍼맨'을 갈구한다. 이를 지식소매상 유시민은 아주 정확하게 지적했다.

 

책을 다 쓰고 나니 어쩌면 좋은 공부 교재가 되는 이 대화록에 대해 왜 사람들을 저런 식으로 가짜 논쟁을 할까? NLL 포기냐 아니냐, 굽신거렸냐 아니냐만 갖고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우리가 피난민 정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싫어서, 또는 미워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물론이고 남의 주민들도 북의 무력 도발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난민촌이 아닌데, 전쟁이 끝난 이후 우리 스스로 경제적 효율성, 정치적 정당성을 갖춘 국가로 투쟁과 노력을 통해 이 나라를 60년 전과 전혀 다른 나라로 세워 놨는데, 이렇게 해놓고 왜 난민촌 정서를 못 버리는지. 최근에 군인들이 북한과 싸우면 진다고 말하는 것도 보면서 이것은 정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피난민이고, 억울하게 침략을 당했고 북에서 못된 짓을 하는 바람에 우리가 많이 죽었고 그것 때문에 고생을 엄청나게 했고, 저 나쁜 놈들이 또 쳐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몸은 아파트에 사는데 마음은 난민촌에 있는 것이다. 이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 < 프레시안 > 2013년 11월 18일자 < 유시민 "한국이 피난민 정서 벗어나야 남북화해 가능" > 의 일부

 

원래 이미지 정치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한 말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아주 적확하게 설명한다. 우리는 소위 '압축성장'을 하면서 수많은 것을 무시하고 시간을 건너왔다. 전쟁 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신생독립국의 위치에서 전 세계에 자랑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유일한 나라, 경이롭다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 세상에서 유일하게 일본과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하지만 늘 우리 국민은 불안했다. 자살률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출산율이 세계에서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족 중 누군가 연락이 되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 언제 백화점이 무너질지 모르고, 타고 가던 지하철에 불이 날지 모른다. 다리가 무너지고 비행기가 추락할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서 사람들이 찾는 것은 당연히 신(神)이다. 그래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기독교를 비롯해서 종교인구가 폭발했다.

 

더군다나 우리 국민은 착하기까지 했다. 국가적 위기가 닥쳐오면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쳤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서 나라가 망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국민들은 나라를 그 지경으로 만든 독점재벌과 관료들을 축출하기보다는 돌반지를 빼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피 묻은 권좌에서 독재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고통을 준 '전두환' 일당을 국민들은 아직도 '살려'두고 있다. 어쩌면 극히 불안한 국민에게 있는 '피난민 정서'는 강력한 지도력으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박근혜 지지율의 비밀②] /잘 가공된 정치컨설팅 전략과 협업 언론사

정치에서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1) 나의 표 지키기
(2) 상대 표 깨기
(3) 부동표 흡수하기

 

사실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는 정치세력들과 시민들에게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터무니없다. 박근혜 정권의 출발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통해 왜곡된 선거로 출발했으며, 그 후 1년 내내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으로 국력을 소진하다시피 했다. 인사파동에 몸살을 앓은 것은 물론 경제민주화는 실종되었고 공약의 파기는 일상화됐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경이로울 뿐이다. 잘 생각해보면 이는 박근혜 정권이 정치컨설팅에 대단히 능수능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 판단할 수 있다. 우선 '나의 표 지키기' 항목을 보자. 박근혜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절대로 흔들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원칙대로 수사하려 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찍어낸' 혐의까지 있다.

 

거기에 해외 '패션쇼'를 통해 '위대한 대한민국'을 국위선양하면서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보수를 단단히 결집시키며 '유신공주'를 넘어서 '국모'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서 '언론'의 왜곡이 기반이 된다. 어찌 됐든 전통적인 자신의 지지기반을 착실히 다지면서 점수를 따고 있는 것이다.

 

 

▲ 무릎 꿇고 애원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던 중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 이희훈

 

'상대 표 깨기' 항목을 볼까?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김한길 체제로 맞서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존재다. 특유의 종북몰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잔뜩 '쫄게' 만들었다. 통합진보당 해산시도를 비롯한 수많은 종북몰이에 야당은,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너무나 무력했다. 무인기에 관한 합리적 의심과 질문을 한 정청래 의원에 대해 김한길은 구두경고까지 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이러한 행태에 대해 심각하게 실망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야권은 한마디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것이다.

 

'부동층 흡수하기' 항목을 보자. 부동층이란 흔히 이야기하는 중도층이다. 2014년의 중도층은 상당히 상충적인 태도를 가진다고 이야기한다. 상충적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ambivalent'의 사전적 의미는 '반대감정이 병존하는, 애증이 엇갈리는'이다. 그래서 이 상충적인 유권자들은 서로 모순돼 보이는 가치와 정책을 함께 선호하는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노동 친화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주장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든지, 미국에 비판적 사고를 가지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는 층을 의미한다(이 지점을 안철수 공동대표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파고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상충적 태도를 가진 중도층 유권자에게 '솔깃함'을 던져준다. 예를 들어 올 초에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통일은 대박'이라는 메시지는 중도층 유권자의 머릿속에서 '박근혜 정권은 반(反)통일 정권이다'라는 생각을 아예 원천봉쇄했다. 또 '규제완화' 토론회를 통해 경제성장의 이미지도 국민들에게 안겼다. 상충적 태도를 가진 중도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아무리 박근혜 정권이 이 세 가지 과제를 잘 수행했다 하더라도 이런 효과가 확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효과는 박근혜 정권이 걱정하지 않는다. KBS, MBC, SBS는 물론이요, 종편이 그 역할을 맡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하는데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새벽에 또 눈이 떠지면 어쩌나?

 

리얼미터의 이번 여론조사는 14일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 대처에 대한 여론을 완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유가족들을 만나는 장면이 매우 정교하게 편집돼 방송됐는데, 여론조사에는 이도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또 옛날처럼 언론을 통제한다고 해서 다 통제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피난민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정치컨설팅에 능하여 국민들 전체의 생각까지 휘어잡고 흔든다 하더라도,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서 목숨을 걸고 증언할 수많은 이름 없는 누리꾼들이 존재한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려다 손바닥 데는 수가 있다. 옛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낙인 찍히고 권좌에서 내려왔지만, 어쩌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박근혜'라는 이름 자체가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론이란 그런 것이다. 현장학습에 갔던 큰아이는 별 탈 없이 돌아왔다. 아내는 여전히 뉴스 보기를 꺼려할 것이고 나는 새벽에 또 눈이 떠질 것 같다. 사망자 수가 15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어른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고 또 떠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요. 이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원래 제가 쓰던 '착한 정치컨설팅'을 연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좀 더 기다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