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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그리운 가곡] '남촌'(南村 1935)- 김동환 작시, 김규환 작곡

잠용(潛蓉) 2013. 4. 15. 19:13

 


 

‘남촌’(南村 1935)

- 김동환 작시/ 김규환 작곡/ 노래 수원시립합창단 -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南風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였다 이어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밑줄 그은 부분은 원시에 따른 것임


(수원시립합창단 노래)


(노래- 테너 엄정행)


(노래- 그라시아스 합창단 Gracias choir)


(남촌 -소프라노)


(남촌 - 볼쇼이 합창단)

 

[‘산 너머 남촌에는’ 시의 집필 의도 및 감상]
김동환의 초기 시 <국경의 밤>, <눈이 내리느니> 등에는 대륙적인 남성적 힘과 춥고 어두운 북방의 겨울을 그려 민족적 슬픔과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후기 시에 속하는 <산 너머 남촌에는>에서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어조와 겨울이 없는 따스한 ‘남촌’을 배경으로 시적 화자가 그리워하는 이상향을 민요조로 그리고 있다.

 

사랑과 평화의 이상향인 ‘남촌’엔 ‘진달래 향기’가 있고, 구수한 보리 내음새가 나며, 호랑나비 떼가 날고 종달새가 노래부르는 한국의 향토미가 물씬 풍기는 낙원의 이미지를 시각·청각·후각을 통해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향은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완벽한 이상 세계는 아니다. ‘남촌’이 현실에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손에 잡힐 것 같으면서도 꿈 속의 환상 같은 세계임을 이 시의 제 3단락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세계는 더욱 그립고 아쉬운 느낌을 주는 세계가 된다.

1935년 <삼천리>에 발표된 이 시는 신석정의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와 같은 ‘전원시파’에 속하는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향을 상징하는 ‘산 너머 남쪽’에 대해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은 ‘백조파’와 ‘신경향파’ 사이에 자리하고 있던 그의 문학의 방향을 낭만주의 방향으로 틀게 만드는 전환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김규환의 작곡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3음보의 율격으로 민요조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4음보 율격의 민요에 비해 3음보의 율격은 경쾌하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 민요의 장르로 볼 때 이 작품은 ‘서정 민요’에 속한다. 따라서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노래한 이 작품은 낭만적인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자료: http://www.kg55.org/ 글: 김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