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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의혹

'유병언 변사체' 3대 미스터리… '술병', '겨울옷', '백골'

잠용(潛蓉) 2014. 7. 29. 14:26

'유병언 변사체' 3대 미스터리… '술병', '겨울옷', '백골'
 2014.07.22 12:09 | 수정 : 2014.07.22 16:10


전남 순천에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돼 유병언·대균 부자(父子) 수사가 급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변사체는 유씨가 맞다’는 경찰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유씨는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변사체 주변에선 다량의 술병이 발견됐고, 수천억 대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마치 노숙자와 같은 ‘겨울 복장’으로 발견된 점 등이 그것이다. 최소 5월 25일까지는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유씨가 단기간에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백골’처럼 된 것도 수사팀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 중 하나다.   

 

 

[사진] 2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경찰서 3층에서 우형호 서장이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한 밭에서 발견된 시신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일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이 공개한 유 전 회장 유류품 중 계열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된 스쿠알렌./뉴시스

 

◆ 술 즐기지 않는 유씨… 변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술병

경찰이 지난달 12일 발견된 변사체를 유씨라고 ‘확신’한 결정적 증거 중 하나는 현장에 널려 있던 물품들이었다. 경찰은 변사체 주변에서 구원파 계열사의 제품인 ‘스쿠알렌’ 빈 통이 발견됐으며, 함께 발견된 가방 안 쪽에는 유씨의 저서 제목인 ‘꿈 같은 사랑’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는 이들 물품과 함께 막걸리 1병, 소주 2병이 빈 채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져 의문이 일고 있다. 유씨는 평소 유기농식품만 먹는 등 음식에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술은 전혀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구원파 이태종 대변인도 “유병언 전 회장은 평소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었다. 이 대변인은 유씨의 시신 발견 소식에 “변사체 주위에 막걸리 병 등 술병이 많이 놓여 있었다는데 유병언 전 회장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변사체는 유병언 전 회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 한 여름에 겨울 옷… 왜 노숙자 복장을?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발견 당시 두꺼운 겨울 점퍼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거기에 내복까지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무더위가 시작됐던 지난달 12일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걸 감안하면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또 유씨는 재산 수천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초라한 행색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씨의 핵심 조력자로 지명된 사람도 ‘김엄마’, ‘신엄마’ 등 여러 명이고, 그의 도주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사람도 수십 명인데 유씨가 홀로 시체로 발견된 점도 석연치 않다.

 

일각에선 유씨가 홀로 배회하다 결국 자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현장에선 어떤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변사체 주변에 신발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는 점은 자살 가능성을 높여주는 단서다. 경찰은 1차 부검결과 사체에 칼자국 등 타살 증후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지명수배)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 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매실밭 풀 숲에서 숨진채 발견된 시신이 옮겨진 뒤 22일 현장에 남아있던 흰 머리카락과 잃어버린 목뼈 조각. 시신이 발견된 곳은 유병언이 머물렀던 송치재 별장에서 2~3㎞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5월 25일까지 생존해 있던 유씨, 불과 2주만에 ‘백골’로?

‘유씨 사망설’의 또다른 미스터리는 유씨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는 점이다. 유씨는 최소 5월 25일까지는 살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찰의 발표로 뒷받침된다. 검찰 수사팀은 과거 유씨가 5월 25일까지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생활해 왔다고 발표하며, 그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4명을 체포했었다. 그런데 유씨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건 지난달 12일이다. 만약 유씨가 5월 25일 당일 사망했다 치더라도, 불과 18일 만에 멀쩡한 시신이 부패돼 백골 상태까지 됐다는 얘기다.

 

구원파 이태종 대변인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지난 5월 25일까지 유 전 회장이 살아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경찰이 순천에서 지난달 12일 발견한 사체는 이미 상당히 부패된 상태라고 하는데 불과 2주 만에 부패가 그 정도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시신이 초여름 야산 매실밭에서 발견된 만큼, 일반적인 경우보다 훼손 및 부패가 빨리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의 대퇴부 뼈에서 채취한 DNA와 오른손에서 채취한 지문을 분석한 결과 유병언 전 회장으로 확인됐다”며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타살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져 정밀 부검 중이다. [윤형준 기자 이메일yun@chosun.com]

 

백골로 돌아온 유병언, 풀리지 않는 의문 7가지

기사입력 2014-07-22 10:33         .

 

헤럴드경제]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다. 반백골인 상태로 돌아온 유병언 전 회장.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의문이 적지 않다. 과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체가 맞는지부터 논란이 무성하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정리했다.

 

 

 

[의문 1] 반백골이 가능한가?

=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 시신은 지난 6월 12일께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반백골화돼 있어 얼굴이나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유 전 회장과 동행하던 구원파 신도가 체포된 시점은 5월 25일. 최소한 5월 25일까진 유 전 회장이 살아 있었단 뜻이다. 그 직후 사망했다고 해도 단 보름 만에 반백골 상태가 된 셈이다. 6월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기도 전이다.

 

[의문 2] 유 전 회장의 왜 죽었나?

= 검ㆍ경은 유 전 회장이 도피행각을 벌이면서도 유기농 음식을 챙겨 먹는 등 치밀하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餓死)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밀폐된 장소도 아닌 상태에서 자수를 하거나 도피행각을 이어가지 않고 아사에 이르기까지 참았다는 정황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매실밭이란 지형이 실족사로 보기에도 마땅치 않다.

 

[의문 3] 수행원은 어디 있나?

= 유 전 회장은 도피를 이어가는 동안 조력자나 수행원이 계속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체가 발견된 장소나 정황으로 볼 때 조력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맞다면 왜 유 전회장은 홀로 남았는지, 조력자나 수행원의 흔적은 왜 없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의문 4] 6월달에 겨울 점퍼를 입었다?

= 유 전 회장은 발견 당시 겨울점퍼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물론 고령의 나이를 감안할 때 추위를 이기고자 이 같은 복장을 착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전 국민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고 있던 상황. 6월에 모두의 이목이 쏠릴 겨울점퍼와 벙거지 모자를 착용한다는 건 도피자의 행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의문 5] 소주와 막걸리병은 왜 가지고 있었나? 

 = 구원파는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유 전 회장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검ㆍ경은 유 전 회장이 발견될 당시 주변에 소주와 막걸리병이 흩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 술병이 발견된 시신과 관련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복장과 술병 등을 모두 고려하면, 추위를 이기고자 겨울옷을 입고 술을 여러 병 마셨다는 정황 등은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상상일 뿐이다.

 

[의문 6] 주민 신고후 왜 두 달이나 지나 발표했나?

= 지난 두달 동안 검사 15명 등 검찰 인력 110명을 비롯해 전담 경찰관 2600여명이 유 전 회장 검거에 동원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에 대한 영장을 지난 21일 재청구하면서도 유 전 회장이 밀항에 성공하지 못한 채 국내에 잠적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때 이미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은 발견된 이후이다. 결론적으론 수사팀이나 검찰 수뇌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문 7] 현대적 과학수사를 자랑하면서 사인(死因)은 왜 여전히 오리무중인가?

= 워낙 충격적인 소식이다 보니 다양한 사인이 제기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변수도 워낙 많을 수밖에 없다. 아사, 실족사, 급사 외에도 유 전 회장이 자살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물론 공개된 장소에서 발견된 시신이기 때문에 살해됐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끝까지 밝히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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