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시·문학·설화 149

[명시감상] '윤사월' - 박 목월(朴木月) 작시

“閏 사월” - 박 목 월 - 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閏四月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處女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서정시 '윤사월' 감상 ◇ 7.5조의 민요시 운률을 바탕으로 한 리듬감 있는 2행의 자유시로서 전체 4련의 기승전결(起昇轉結)로 구성되어 있다. 윤사월 초여름 녹음 짙은 깊은 산속, 송화가루 날리는 고갯마루 언저리의 산지기 외딴집에, 혼자서 문설주에 기대 서서 먼 산에서 들려오는 꾀꼬리(뻐꾸기) 소리를 듣고 있는 눈먼 처녀. 향토적이고 약간은 샤머니즘적인 색감까지 벤 토속적 정서와 눈먼 처녀의 애절함이 한가로운 아니, 어쩌면 서럽기도 한 윤사월의 뻐꾸기 소리와 잘 어우러져 있다. 민요풍의 이 서정시는 “외딴 봉우리, 외딴집, 눈먼 처녀” 등 세 개의 비..

시·문학·설화 2015.02.02

[명시감상] '나그네' - 박 목월(朴木月) 작시

(solomong 사진합성) “나 그 네” - 朴 木 月 -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Peace’-by Mehdi 자작시 '나그네' 해설 / 박목월 ◇ ‘나그네’는 청록집(靑鹿集)에 수록한 내 작품들의 가장 바탕이 되는 세계다. 그 즈음, 나는 ‘강나루 건너서 밀밭’과 ‘술 익는 강마을’과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의 그 향토적이며, 한국적인 정서가 어린 풍경을 묵화적(墨畵的)인 고담(枯淡)한 필치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으며, 묵화에서 점 하나를 소중히 하듯 말 하나를 아꼈다. ‘나그네’의 주제적인 것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였다. 그야말로 혈혈단신 떠도는 나그네를..

시·문학·설화 2015.02.01

[명시감상] '님의 침묵(沈默)'(1926) -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작

'님의 沈默' / 한용운 님은 갓슴니다 아아 사랑하는나의님은 갓슴니다 푸른산빗을깨치고 단풍나무숩을향하야난 적은길을 거러서 참어떨치고 갓슴니다 黃金의꽃가티 굿고빗나는 옛盟誓는 차듸찬띠끌이되야서 한숨의 微風에 나러갓슴니다 날카로은 첫「키쓰」의追憶은 나의運命의指針을 돌너노코 뒷거름처서 사러젓슴니다 나는 향긔로은 님의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은 님의얼골에 눈머럿슴니다 사랑도 사람의일이라 맛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경계하지 아니한것은아니지만 리별은 뜻밧긔일이되고 놀난가슴은 새로은 슲음에 터짐니다 그러나 리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源泉을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깨치는것인줄 아는까닭에 것잡을수엄는 슲음의 힘을 옴겨서 새希望의 정수박이에 드러부엇슴니다 우리는 맛날때에 떠날것을염려하는 것과가티 떠날때에 다시맛날것을 밋슴니..

시·문학·설화 2015.01.12